배우들 웃고 울린 ‘캐스팅 비화’

드라마 제작자와 연출자에게 주연 배우 캐스팅은 가장 중요한 밑그림이다. 캐스팅은 제작비 조달에도 영향을 미치고 기본적인 홍보에도 큰 몫을 담당하기에 작품의 성패를 1차적으로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 그렇기에 제작자와 연출자는 캐스팅에 ‘목숨을 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열성을 쏟는다. 그러나 캐스팅의 시작과 끝은 항상 다르다. 처음에 의도했던 캐스팅이 이뤄진 사례는 ‘열에 하나’가 될까 말까다. 엇갈린 캐스팅의 결과 역시 천양지차다. 성공과 실패를 떠나 다양한 후일담을 남기기도 한다. 작품이 방영된 이후 뒤바뀐 캐스팅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할 수도 있다. 그래도 이들이 남긴 후일담은 방송사에 적지 않은 파란을 남기기도 해 되짚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연예계의 부지기수인 캐스팅 비화를 유형별로 살펴보자.

‘대박’ 작품 후에 뒤따르는 뒤늦은 고백(?)

가수에서 연기자로 변신한 윤은혜. 윤은혜가 원래 오디션을 봤던  배역은 주인공이 아닌 다른 역이었다. 그러나 오디션 장에서 윤은혜의 진가를 알아본 PD가 그녀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했고 윤은혜는 그 역할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윤은혜는 출연한 드라마마다 성공을 거두며 최근 가장 핫한 스타로 떠올랐다.
캐스팅계의 행운아는 또 있다. 바로 <내 이름은 김삼순>의 다니엘 헤니. CF모델로 활동하던 다니엘 헤니는 프로필 사진 한 장으로 드라마에 캐스팅된 경우다. 그 해 여름 대한민국을 ‘다니엘헤니 열풍’으로 물들일 정도로 큰사랑을 받았다.
이외에도 초짜 신인으로 대작 <태왕사신기>의 수지니 역에 캐스팅된 이지아까지 모두 억세게 운 좋은 캐스팅이었다고 할 수 있다.
갑작스런 스타들의 군입대가 새로운 스타를 탄생시킨 경우도 있다.

고소영·김희선·이나영 거절한
<미녀는 괴로워> 김아중 스타덤

연정훈은 송승헌의 갑작스러운 군입대로 남자주인공 한 자리에 캐스팅 됐다. 드라마 <슬픈 연가>는 시청률에서 성공하지 못했지만 연정훈은 주연급 배우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송승헌과 함께 2004년 11월 입대한 장혁은 원래 <왕의 남자>에서 감우성이 연기한 장생 역에 캐스팅됐었다. 장혁의 갑작스러운 군입대로 제작이 무산될 위기까지 처했던 <왕의 남자>는 1천2백만 관객을 기록했고 감우성은 생애 처음으로 대종상에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역시 2004년 11월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한 한재석은 드라마 <해신>의 염장 역에 캐스팅된 상태였다. 염장 역은 송일국으로 바뀌었고 송일국은 이 드라마를 통해 스타로 우뚝 섰다.
인맥으로 캐스팅된 유형도 있다. 영화 <사랑>의 멋진 남자 주진모. 시나리오를 받은 장동건이 곽경택 감독에게 절친한 주진모를 적극 추천했다고 한다. 드라마 <하얀거탑>의 대쪽 같고 소신 있는 의사 최도영 역을 연기한 이선균. 원래 캐스팅은 하정우, 박해일 등이 물망에 올랐었다. 그러나 이희도, 박광정 등 선배 배우들의 추천으로 이선균이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누구의 힘도 아닌 내 스스로 캐스팅 기회를 잡은 유형도 있다. 그 대표적인 스타로는 한예슬. 원래 드라마 <환상의 커플>의 주인공은 섹시한 그녀 엄정화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역에 욕심이 있었던 한예슬은 열정으로 연기했고 드라마는 대성공을 거뒀다. 또 다른 열정적인 스타 바로 김민희.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기 위해 5번이나 찾아가 거절당했지만 열정과 노력으로 결국 드라마 <굿바이 솔로>의 배역을 따냈다. 드라마 이후 김민희는 연기력의 재발견이라고 할 정도로 부쩍 성장했고 올해 백상예술대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동명의 일본 인기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미녀는 괴로워>는 많은 관객을 동원하며 그해 최고의 흥행을 기록한 영화이다. 사실 이 영화는 고소영, 김희선, 이효리, 이나영, 수애 등 쟁쟁한 여배우들이 모두 거절한 역이었다. 이 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한 김아중은 영화 한편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처럼 차선책으로 선택한 캐스팅이 대박을 쳐 많은 수입과 인기를 안겨준 스타들도 있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배우가 바로 이영애이다. <대장금>으로 아시아 스타가 된 이영애를 한 걸음 더 나아가 세계적인 배우로 우뚝 서게 한 영화 <친절한 금자씨>. <친절한 금자씨>는 당초 고현정에게 러브콜을 보냈었다. 2004년 말 캐스팅이 진행되며 연예계 복귀를 앞둔 고현정이 1순위로 꼽혔고 제작사와 고현정 측이 구체적인 조건을 주고받기도 했다. 고현정은 당시 영화출연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올드보이>로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오른 박찬욱 감독의 작품이라는 것에 큰 매력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나리오 검토 결과 고현정은 잔혹한 금자씨의 복수부분이 마음에 걸려 출연을 고사했다.

고현정 고사한 <친절한 금자씨>
이영애 출연 세계적 배우로 우뚝
 
한 영화계 관계자는 “고현정이 ‘친절한 금자씨’에 출연한다는 말이 확정적이라고 알려졌었다. 하지만 두 아이의 엄마인 고현정이 잔혹한 복수장면에 부담을 느껴 큰 아쉬움을 보이며 출연을 사양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고현정의 고사로 역시 함께 캐스팅 1순위에 거론됐던 이영애의 캐스팅이 급속도로 진행됐고 박찬욱 감독과 <공동경비구역 JSA>를 성공시킨 이영애가 출연을 확정 <친절한 금자씨>를 전세계에 알렸다.
반대의 스타도 있다.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풀 하우스>, <파리의 연인>까지 모두 놓친 스타. 바로 이정재. 소지섭, 비, 박신양에게는 누구보다도 은인이다. 또 안타깝게도 <대장금>, <허준>의 예진 아씨, <주몽>의 소서노까지 모두 거절한 스타가 있다. 바로 송윤아. 송윤아가 거절한 작품들은 모두 국민드라마로 사랑을 받은 작품들이었다.
캐스팅에 이 사람을 빼 놓을 수 없다. 소신 있는 선택이지만 안타깝게도 흥행영화들은 모두 놓친 배우 차인표. 그가 거절한 영화와 선택한 영화를 살펴보자면 1996년 67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한석규를 흥행보증수표로 만든 영화 <접속>. <접속>을 거절하고 차인표가 선택한 영화는 <알바트로스>. 흥행에는 참패했다. 2백43만명을 동원한 흥행작 <쉬리>도 거절했던 차인표. 그가 <쉬리> 대신 선택한 영화는 바로 <짱>이었다. 양동근, 송윤아와 함께 출연했다. 2000년 차인표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시나리오가 왔다. 그것은 바로 소심한 샐러리맨이 레슬러가 되는 영화 <반칙왕>. 또 2백50만명이라는 경이적인 관객 수를 동원한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도 왔다. 이 2편의 영화에는 송강호가 캐스팅되어 높은 흥행성적을 거두었다. 모두 거절하고 차인표가 선택한 영화는 <닥터K>. 이듬해 2001년 차인표에게는 많은 영화들이 들어 왔다. 조폭 계두식이 학교에 간 코미디 영화 <두사부일체>. 정준호가 대신 캐스팅되어 짭짤한 흥행을 맛봤다.
“우리는 친구아이가” 조폭 영화의 신화를 세운 곽경택 감독의 <친구>. 아쉽게도 이 영화도 거절했다. 여자 조폭이라는 소재의 <조폭마누라>. 이 영화 역시 차인표가 정중하게 거절했다. 코미디 영화감독으로 유명한 김상진 감독의 <신라의 달밤>까지 수많은 조폭 영화들이 차인표에게 들어왔지만 모두 거절했다.
대신 그가 선택한 영화는 영화 <장미빛 인생>의 시나리오작가로 유명한 육상효 감독이 만든 영화 <아이언팜>이었다. 아쉽게도 흥행은 참패했다. 2006년 차인표는 또 한 번 고민하게 된다. 봉준호라는 실력 있는 감독의 영화 <괴물>에 캐스팅 제의가 들어왔다. 한강에 괴물이 산다는 블록버스터 영화 <괴물>. 이 영화를 거절하고 그가 택한 작품은 <한반도>. 한반도도 3백30만명이라는 흥행기록을 세웠지만 1천만명이 넘었던 괴물에 비하면 약소한 기록이었다. 2008년 최근 영화 <크로싱>은 배우 차인표만의 작품선택 기준을 알 수 있다. 배우 차인표보다는 인간 차인표로써 선택이 더 중요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감독 영화에 이 배우 꼭 나온다. 영화계 사단이야기이다.

영화계에 유명한 장진 사단
정재영·신하균·류덕환·차승원

특히 영화계에 유명한 사단으로는 장진 사단이 대표적이다. 배우 정규수, 정재영, 신하균, 류덕환 등이 장진 사단에 속한다. 최근에는 차승원까지 합세했다. 이들은 어떤 시너지효과를 낼까. 이런 패밀리 사단들은 좋은 효과를 주기도 하지만 한편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순간의 선택이 배우의 운명을 좌우하는 연예계.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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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