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동료 살해한 노숙자 8개월 만에 덜미
욕설에 ‘울컥’ 순식간에 ‘살인’

노숙인 쉼터에서 함께 생활하던 동료를 살해한 뒤 달아난 40대 남성이 8개월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노숙인을 흉기로 살해하고 도주한 혐의로 이모(45)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지난해 8월31일 영등포동 2가에 있는 노숙인 쉼터에서 함께 생활하던 황모(46)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이씨는 “평소 자신에게 욕설을 하고 불친절해 순간적으로 살해를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범행 직후 도주한 이씨는 전북 군산시 인근 섬으로 들어가 김 양식장에서 일을 하며 은둔 생활을 하다 최근 천안의 한 노숙인 쉼터로 거처를 옮겼다. 경찰은 전국에 수배를 내려 이씨의 소재를 추적한 끝에 최근 천안희망쉼터에 주소가 등록된 것을 파악하고 이씨를 검거했다.

종파 비판에 교회 불 지른 30대
“내 종교가 이단이라고?”

부산 사상경찰서는 지난 6일 자신이 신봉하는 종파를 이단으로 비판하는 목사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교회에 불을 지른 혐의(방화, 살인미수)로 안모(36)씨를 구속했다. 찰에 따르면 안씨는 지난 2일 오후 9시30분쯤 부산 사상구 학장동 모 교회(목사 황모씨·50)에 침입해 등유 20ℓ를 뿌리고 불을 붙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불로 교회 집기 등 160여㎡가 타 소방서 추산 40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났다. 찰 조사결과 정신과 치료 전력이 있는 안씨는 황 목사가 평소 자신이 믿는 종파를 이단으로 비판하는데 앙심을 품고 불을 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안씨가 인근 주유소에서 등유를 구입한 사실 등을 확인해 안씨를 붙잡았다.

잔소리하는 어머니 살해한 패륜 10대
어버이날 코앞인데…

고등학생이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 뒤, 시신을 옆방에 둔 채 사흘을 지내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울 성동경찰서는 지난 1일 오전 5시30분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한 다세대 주택에서 어머니 백모(51)씨의 머리를 둔기로 내리쳐 숨지게 한 혐의로 남모(17·고2)군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찰에 따르면 남편과 이혼한 뒤 혼자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백씨는 이날 가게를 마치고 집에 들어와 잠자고 있는 남군을 깨워 “네가 학교를 자주 무단결석해서 살기가 싫다”며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꾸짖었다.

새벽에 자신의 잠을 깨워 화가 난 남군은 방에 있던 아령으로 백씨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쳐 숨지게 했다. 남군은 “그때 엄마가 나더러 죽여 달라고 했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찰은 백씨가 포장마차를 며칠 동안 열지 않자 이상하게 여긴 백씨 친구의 신고를 받고 지난 3일 집에 있던 남군을 붙잡았다. 출동 당시 남군은 어머니의 시신이 있는 작은 방의 문을 잠가 놓고 안방에서 통닭을 먹으며 TV를 보고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외제차가진 학부모 노린 2인조 강도
고급차 탄 여자만 ‘살금살금’ 미행

초등학교 주변에서 고급차로 자녀를 등·하교시키는 여성만을 골라 집까지 미행해 신상정보를 파악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지른 일당 2명이 경찰에게 붙잡혔다. 경기 분당경찰서는 송모(42)씨와 김모(41)씨 등 2명에 대해 강도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회 선후배 사이인 이들은 지난달 28일 오전 5시15분쯤 성남시 분당구의 한 주점에 들어가 잠자던 여주인(35)을 흉기로 위협, 현금 80만원과 벤츠 승용차를 빼앗은 혐의다.

경찰은 이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부녀자 15명의 신상정보가 적혀 있는 A4 용지 절반 크기의 수첩을 확보했다. 이 수첩에는 구리·일산·분당·서울시 노원구 중계동 일대에 사는 여성들의 아파트 호수와 휴대전화 번호 그리고 승용차 번호 등 신상정보가 자세하게 적혀 있었다. 경찰수사 결과 이들은 지난달 13일부터 20일까지 평일 오후 초등학교 주변에서 외제 승용차나 국산 고급 승용차를 타고 자녀를 태우러 온 여성 학부모만을 골라 집까지 미행했다.

이후 차량 앞에 부착된 연락처와 주차스티커에서 동·호수 등을 알아냈다. 또 우편함에 있는 우편물에서 가족 이름을 확인했고 초등학생의 이름을 알아내기도 했다. 경찰은 강도상해 등 7범인 송씨와 사기 등 2범인 공범 강씨가 수첩에 적은 여성을 대상으로 강도짓을 하려고 준비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대리주차 요원으로 꾸민 외제차 도둑
발렛파킹 맡긴 내 차가 해외로?
서울 서초경찰서는 지난 6일 강남 일대 커피숍 등에서 발렛파킹(대리주차) 요원으로 꾸며 고급차량들을 훔쳐 해외로 밀수출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절도 등)로 윤모(41)씨 등 6명을 구속하고 양모(39)씨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은 같은 혐의로 이모(24)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해외로 달아난 오모(46)씨를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 등은 지난해 5월16일 오전 1시쯤 강남구 신사동의 한 커피숍 주차장에서 서모(32)씨에게 “대신 주차를 해 주겠다”고 한 뒤 시가 2억2000만원 상당의 포르셰 승용차를 몰고 달아나는 등 2008년 8월부터 작년 5월까지 강남 일대 고급 음식점 등에서 벤츠와 아우디, 폭스바겐, 페라리 등 고가의 외제 승용차 13대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이들은 훔친 승용차의 번호판을 떼어낸 뒤 출고한 지 20년 넘은 싸구려 외제차인 것처럼 세관에 허위로 신고하고 인천항을 통해 일본과 홍콩 등지에 밀수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들은 고급 승용차를 렌터카 업체에서 빌려 허위로 도난신고를 한 뒤 도난을 막으려 달아놓은 위성항법장치(GPS)를 떼어내고 같은 방법을 해외로 빼돌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획부동산 차려 38억 챙긴 일당
“땅으로 재미 좀 보실래요?”

국가산업단지 조성 예정지 인근의 남의 땅을 자신의 땅이라고 속여 팔아 38억여 원을 가로챈 부동산 사기단 9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산지방경찰청 수사과는 지난 6일 국가산업단지 조성 예정지 인근 남의 땅을 자신들의 땅이라고 속여 토지 매입대금을 가로챈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등)로 기획 부동산업체인 H사 공동대표 배모(35)씨와 하모(34)씨를 구속하고, 상무이사 성모(44·여)씨 등 7명을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2월 부산 연산동에 사무실을 차린 뒤 텔레마케터를 통해 토지매매를 알선하면서 경북 포항시 구룡포 국가산업단지 예정지 인근 남의 땅 660여㎡를 김모(44)씨에게 7900만원에 파는 등 최근까지 48명으로부터 토지 매입대금 38억7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찰 조사결과 이들은 산업단지 예정지 인근 땅을 지주와 매매계약만 한 상태에서 중도금과 잔금을 지불하지 않아 계약이 해지됐거나, 아예 매매계약을 체결하지 않아 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인데도 지주들 몰래 텔레마케팅을 통해 확보한 고객들에게 파는 사기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바람에 이 기획부동산을 통해 토지를 사들인 일부 고객들은 매입한 땅이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나무를 심었다가 지주로부터 봉변을 당하는 사례까지 발생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씨 등은 100명이 넘는 텔레마케터를 고용, 불특정 다수에게 무차별적으로 전화를 한 뒤 “구룡포 일대 토지를 구입하면 높은 지가 상승이 기대되고, 토지 매매계약만 체결하면 한달 안에 소유권 이전을 해 주겠다”고 속여 계약금과 중도금을 챙겨 온 것으로 경찰조사에서 드러났다.

성매매 미끼 돈 뜯은 10대 6인조
“원조교제로 신고 안당하려면 돈 내놔”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성매매를 미끼로 남성들을 모텔로 유인해 돈을 뜯은 혐의(특수강도)로 현모(19)군 등 10대 5명을 구속하고 전모(19)양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현군 등과 공모한 김모(16)양은 지난해 12월25일 오후 6시10분쯤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만난 이모(32)씨에게 성관계를 제의해 강서구 화곡동 T모텔로 유인했다.

이씨가 김양이 기다리던 모텔방에 도착하고 나서 얼마 뒤 나머지 5명이 뒤따라 들어가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하려 한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부근 은행으로 데려가 현금 200만원을 찾도록 한 다음 이를 빼앗았다. 들은 다른 남성 2명에게도 같은 수법으로 63만원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소년원에서 만나 알게 된 10대 남성 4명은 지난해 11월 출소 후 찜질방, PC방 등을 돌아다니다가 생활비가 떨어지자 김양 등 여자친구 2명을 끌어들여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음란 공연 나이트클럽 적발
손님 끌려 ‘전라’ 섹시 댄스

대구 성서경찰서는 지난 4일 심야 나이트클럽에서 음란 공연 행사를 가진 혐의(풍속영업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나이트클럽 업주 박모(47)씨와 이모(26·여)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 3일 오전 2시쯤 상금 50만원과 양주 1병을 내걸고 대구 달서구 모 나이트클럽에서 ‘섹시댄스 경연대회’를 개최하고 미리 현금 30만원을 주고 매수한 이씨를 무대에 올라가게 해 전라 상태에서 춤을 추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찰은 박씨 등이 손님들을 끌기 위해 이같은 음란 행사를 가진 것으로 보고 이 업소의 법위반 행위를 행정기관에 통보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