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중공업 인원감축 문건 유출 파문

2차 서무직 여성·3차 14년차 이상 대상 "결국 생산직까지 해고할 것"

[일요시사 경제2팀] 윤병효 기자 = 현대중공업이 사무직 과장급 이상으로 1500명의 인원감축을 진행 중인 가운데 추가 인원감축 계획을 담은 2·3차 구조조정 문건이 유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29일, 현대중공업 노조 홈페이지에는 이 같은 인원감축 추가 계획이 담긴 '전사 2차 및 3차 구조조정안' 문건이 게시돼 노조원들의 반발이 일고 있다.

경영진단의견서란 제목의 문건에는 "최고 경영층의 의지를 적극 반영했으며 1차보다 신속하게 처리될 수 있도록 각 사업본부 별 시행준비 철저 및 대상자 선정 작업에 만전을 기할 것"이란 지시사항이 쓰여 있다. 또한 "언론 노출에 절대 주의할 것"이란 말까지 쓰여 은밀하게 진행 중인 사안임을 짐작케 하고 있다.

문건에 따르면 2차 구조조정 대상은 근무 연수가 오래된 서무직 여성이다.

사측이 정한 구조조정 기준은 11년 이상 근속, 4·5급 서무직(사원계약직 제외), 여성 직원 중 상반기 평가등급 B 이하인 자(B, C, D), 서무직 수시업무 점검 평가 시 2회 이상 부재 중인 자로 정하고 있다. 특히 2가지 이상 기준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우선 대상자로 정하고, 서무직 수시업무 점검평가 별도조직을 구성해 해당자와 태업하는 자에 대해 모니터링(감시)하도록 지시사항이 적혀 있다.

3차 구조조정 대상은 14년 이상의 차장, 부장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3차 구조조정을 "가장 혁신적으로 처리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구조조정 기준은 14년 이상 근속, 차장(연구원은 책임연구원) 8년차 이상, 1961년 이전 출생자, 부장(연구조직원은 수석연구원 및 부장 대우 제외) 6년차 이상, 부서장 평가 성적 하위 30%로 정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2가지 이상의 기준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우선 선정하도록 했으며, 평가 대상이 된 부서장은 해당 부서원을 은밀하게 선발해 부서장에 대해 평가를 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노조원 “쇠락한 일본조선업 전철 밟고 있다”
현대측 
“출처 알 수 없는 괴문서에 불과”

2·3차 구조조정 계획 문건이 노조 홈페이지에 유출되면서 이를 확인한 노조원들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한 노조원은 "조합원인 여사원을 해고 한다는 것은 결국 생산직원도 해고하겠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봐야 한다"며 "투쟁 방향을 임단협에서 정리해고 분쇄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노조원은 또 "박근혜 정부가 정규직을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고 있고 이와 연계해 현대중공업이 앞장서서 이를 시도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 노조가 무너지면 다른 기업으로 확산될 것이기 때문에 무조건 싸워서 정리해고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에서는 이미 총 5000명을 해고하는 7차 구조조정 계획까지 세워졌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내용에 따르면 1차 임원(회장 포함), 2차 고졸 과·차·부장 조직 비적응 및 고과 C·D 과·차·부, 3차 만년 4·5급 및 대리(여직원 포함), 4차 과·차·부장 미 진급자, 5차 조직 비적응 4급·대리 및 고과 C·D 및 미진급자, 6차 생산직 파업 참가자, 7차 생산직 장기 미진급자 및 고과 C·D로 설정돼있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사측이 단결력이 약한 사무직 위주로 해고하고 있지만 결국엔 생산직까지 해고할 것을 당연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며 "일본 조선업이 쇠락한 이유가 정규직을 줄이고 아웃소싱으로 전환한 것인데 현대중공업이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고 비난했다.

관계자는 이어 "정리해고에 대해 사측에 투쟁으로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또한 현대중공업이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점을 감안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노사간 문제에 정부나 정치권, 지자체가 적극적인 관심을 가져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 사측은 유출된 문건에 대해 "출처를 알 수 없는 괴문서에 불과하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ybh@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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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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