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업체 예다함 '이상한 광고' 논란

월 1만6000원만 내면 된다더니…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사랑하는 가족이 갑작스럽게 떠난다면? 남아있는 사람은 장례를 준비해야 하지만 밀려드는 슬픔에 경황이 없다. 그래서 생겨난 게 상조회사의 상조서비스다. 상조서비스가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상조회사는 범람했다. 상조회사는 너 나 할 것 없이 광고·홍보에 사활을 걸었다. 자연스레 부작용이 속출했다. 최근 과도하게 장점만 부각하는 한 상조회사에 대한 민원이 폭주하고 있다. 주인공은 교직원공제회 자회사 더케이라이프의 상조서비스 '예다함'이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부음 소식이 많이 들린다. 겨울철 기온이 1도 떨어지면 일일 사망자수는 1.35%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로 추운 날씨는 건강에 '적신호'다. 겨울철 상조회사의 문을 두드리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이유다.

국내 상조회사는 1980년대 초 부산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입소문을 타면서 전국적으로 우후죽순처럼 확산됐고 상조회사들은 자신들의 상조서비스를 알리는 데 온힘을 기울여 왔다. 인터넷은 물론, TV, 지하철, 터미널, 신문, 잡지 등 주변 어느 곳에서나 상조회사를 홍보하는 광고를 찾아볼 수 있게 됐다.

상조 광고 봇물

공정거래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올해 상조 서비스 가입자 수는 378만명으로 작년보다 10만명 증가한 수치다.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상조 서비스수는 1500개를 넘어섰다. 자연스럽게 소비자들의 불만도 급증했다. 환급 관련 피해가 주를 이뤘고 위약금, 고비용, 추가비용, 부당 서비스에 대한 피해 사례도 끊임없이 증가했다. 원인은 상조회사들의 과장·허위 광고에 있었다. 소비자들이 상조회사의 '장점'만 드러낸 광고에 속고 있다는 얘기다.

이달 초 TV 채널을 돌리던 김모씨는 눈에 확 들어오는 문구를 발견하고 채널을 넘기려던 손을 멈췄다. '한 달 1만6000원으로 150회 납입하면 장례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예다함의 홈쇼핑 광고였다. 노부모를 모시고 사는 터라 항상 상조서비스에 관심이 많았던 김씨는 예다함 홈페이지에 접속해 더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려 했다.


하지만 홈페이지에는 해당 상품이 없었다. 고객센터에 문의하자 '홈쇼핑 상품은 고객 부담을 줄여드리려고 특별히 기획된 상품으로 전담 부서에서 계약 진행을 도와드린다'는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비슷한 시기 같은 홈쇼핑 광고를 본 장모씨도 타 상조회사보다 저렴하고 미니전기밥솥과 도마 3종, 조리기구 4종, 도자기 8피스, 찜솥 등의 사은품까지 증정한다는 문구를 보고 가입문의를 하던 중 화면을 통해 순식간에 지나가는 작은 문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전체금액 480만원 중 50%인 240만원은 월납으로, 나머지 50%는 장례진행 후 납입'이라는 내용이었다. 장씨는 "하마터면 속을 뻔 했다"고 전했다.
 

해당 홈쇼핑에서 예다함은 월 1만6000원을 150회 납입하면 장례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만기를 채웠다 하더라도 장례진행 후 나머지 240만원을 일시불로 결재해야 한다. 이 같은 내용은 작은 글씨로 나와 있고 방송에서 설명되지 않을뿐더러 2초 만에 화면에서 사라진다.

교직원공제회 상조사 신규고객 유치 꼼수
사은품·광고비 끼워 넣고 "거품 뺐다"

방송이 끝난 뒤 해당 상품 관련 사항을 확인할 수도 없다. 예다함이 정식으로 제공하는 상조서비스는 '예다함 330' '예다함 390I' '예다함 460I' '예다함 680' '제주 예다함' '현장가입 360' 등 6개 상품이다. 홈페이지에서 확인이 가능한 상품도 6개가 전부다. 480만원짜리 상품은 없다.

고객센터에서는 "홈쇼핑에서 광고하는 480만원짜리 상품 구성은 홈페이지의 460만원짜리 상품과 구성이 비슷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이 상담원은 "다만 고객의 가족이 많지 않을 경우에는 330만원이나 390만원짜리 상품을 가입하는 게 유리하고 가족이 많을 경우에만 460만원 이상의 상품을 가입하는 게 좋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이 상담원의 안내는 예다함 홈쇼핑 광고에서 설명되지 않은 내용이었다.

가장 비슷한 가격인 '예다함 460I'는 매장형 기준으로상품금액은 466만6000원이다. 120회 납입 기준 월 납입액은 3만8890원, 150회 납입일 경우에는 3만1110원이다. 화장형일 때는 가격이 약간 낮아진다. 차액은 약 14만원. 사은품 값이다. 고객센터에서도 "차액에 대한 부분은 사은품과 광고비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인정했다. 결코 저렴한 상품이 아니라는 얘기다.


이상한 점은 또 있다. 홈쇼핑 광고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고객환급의무액, 중도해약환급금에 대한 환급기준 및 환급시기 등 약정 관련 사항 안내 하단에는 해당 상품 판매원을 '㈜미래와행복'이라는 회사명과 함께 서울 지역번호로 시작하는 일반전화번호가 등장한다.
 

상단의 080으로 시작하는 가입전화로 전화를 걸면 ㈜미래와행복 상담원이 전화를 받는다. 예다함 대표번호인 1566-6644로 전화를 걸어 홈쇼핑 상품을 문의하면 '해당 상품은 전담하는 부서가 따로 있다'며 서울지역번호로 시작하는 일반전화를 안내해준다. ㈜미래와행복 전화번호다.

㈜미래와행복은 스스로를 예다함이라고 칭하고 있다. 예다함의 홈쇼핑 상품과 관련된 문의와 계약진행을 대행하는 회사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예다함은 "고객들의 월납입금액을 줄여주기 위해 마련한 특별 상품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예다함 관계자는 "고객이 전화로 해당 상품을 문의할 경우 자택이나 직장으로 자세한 내용이 담긴 서류를 보내주고 상품에 대해 꼼꼼히 따져보고 비교할 수 있는 기간을 약 2주 정도 부여하고 있다"며 "장례발생 시 50%를 일시 납입한다는 내용이 짧게 지나가는 것은 시간이 정해져 있는 홈쇼핑 광고의 특성 때문이지 소비자를 속이려하는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수상한 전담 부서

예다함은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지난 2009년 9월 자본금 500억원을 출자한 상조회사로 상위10대 상조업체 중 하나다. 자본금만큼은 여타 상조회사 중 압도적인 1위를 자랑하지만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신의진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예다함은 자본잠식상태다.

교직원공제회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8개 자회사 중 6개사가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는 등 방만 경영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자회사별 자본잠식률은 더케이서드에이지가 177.4%로 가장 심각하고 더케이교직원나라 75.6%, 더케이호텔앤리조트 52.9%, 더케이예다함상조 43.4%, 더케이소피아그린 40.1%, 더케이손해보험 5.1% 등이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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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