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LH공사 횡포 제3탄- 힘없는 ‘주택공단 죽이기’

30조 공룡이 70억짜리 개구리 노린다

[일요시사 경제팀] 이창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의 무능함이 전 국민의 치를 떨게 하고 있다. 공급 아파트 3채 중 1채가 부실과 하자를 안고 있고, 시정을 요구하는 민원인들에 대해서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과 정부의 질타에도 요지부동이다. 성추행 파문에 성과급 잔치, 호화청사, 자회사에 낙하산 인사 등등 대한민국 거대조직에서 일어나는 모든 부조리가 LH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민간업체 같았으면 자리 지킬 자격 있는 사람 한 명이 없는 부실조직.’ LH에 대한 건설업계의 평가다. 부채만 142조원, 하루 이자 132억원에 이르는 ‘부실공룡’이 바로 LH의 또 다른 이름이다. 

갑질 이상의 
자회사 핍박
 
이 LH가 최근 자회사인 주택관리공단(이하 주택공단) 업무를 뺏기 위한 전방위 로비를 벌이고 있음을 <일요시사>가 두 차례에 걸쳐 보도한 바 있다. 여기에 국정감사에서도 LH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H의 강행돌파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브레이크 없는 벤츠다. 이는 LH의 자회사 죽이기 작전이 단순히 힘없는 자회사에 대한 갑질 정도가 아니라 그 이상의 목적이 있음을 암시하고 있다. 
 
정치권과 공기업 관련 인사들 사이에서는 LH가 국가적 개혁요구에 대비한 방비책 확보 차원에서 자회사 죽이기를 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이미 커질 대로 커진 모회사의 덩치를 유지하지 위해서는 미리 자회사의 밥그릇(업무영역)에 침을 발라둬야 할 필요성에 커졌다는 것이다. 조직과 업무영역 축소라는 비상상황을 대비해서 미리 분위기 조성을 할 필요성 때문에 정치권과 정부 각처에 로비를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LH공사의 행보는 바로 이런 분위기를 반증하는 일종의 정황증거인 셈이다.  
 

LH가 자회사 밥그릇 뺏기에 나서면서 내세우는 명분은 ‘효율성’. 주택공단은 매우 효율성이 낮은 집단이므로 임대운영 업무는 LH로 회수하고, 나머지 주택관리 업무는 민간부문과의 경쟁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LH가 작성하여 국회 및 관련부처에 배포한 자료는 주택공단의 강력한 문제제기를 통해 이미 그 허울이 드러났다.<본보 978호 참조>
 
도대체 자본금 30조원의 LH공사가 70억 자본에 불과한 주택공단의 밥그릇을 기어코 뺏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LH의 자회사 죽이기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한주택공사(주공)와 대한토지공사(토공)의 합병 이전, 주공시절부터 이미 반칙을 저질러왔다. 주지하다시피 ‘공영주택’은 토공이 부지를 매입하면 주공이 시공을 한 후 서민들에게 임대분양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후 분양받은 사람의 입주가 완료된 뒤부터 관리에 대한 수요가 발생하고, 이 관리수요 중 자산관리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임대운영과 주택관리 업무는 주택공단이 담당해왔다. 1998년 DJ정부 당시 공기업혁신 정책에 따라 주공이 출자하여 주택관리공단을 분사시킨 데는 바로 임대운영과 주택관리업무의 특화를 위한 목적 때문이었다. 

주공 시절부터 
반칙 또 반칙
 
주공에서 1721명의 인력이 주택공단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십여 년 정도는 나름 원만한 관계를 유지했다. 한 솥밥을 먹던 동료라는 인식도 남아 있었다. 그 덕분에 주공이 임대주택을 완성하여 첫 입주자를 선정한 이후에 발생하는 임대운영 업무와 주택관리 업무는 자연스럽게 주택공단으로 넘겨졌다.
 

그러던 것이 2004년 노무현 정부가 ‘공공주택 100만호 건설 사업’을 진행하면서부터 주공이 안면을 바꿨다. 향후 주택공급 업무만큼 관리업무 영역이 커질 것이란 판단 아래 자회사 업무 영역을 치고 들어간 것이다. 주택공단으로 넘겨야 할 국민주택의 관리업무를 민간에게 위탁을 주더니 이른바 ‘광역관리’라는 개념을 들고 나온 것이다. 주공이 먼저 반칙을 저지른 셈이다. 명분 없는 반칙 이후 주공 직원들이 예전 동료인 주택공단 사람들을 일개 자회사 직원 취급하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부터다. 
 
주공의 기습적인 영역침범에 대해 주택공단의 반발은 거셌다. 주택공단 모든 임직원의 항의방문과 삭발시위를 비롯 국회와 정부 각처에 LH의 부당함과 공단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택공단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LH의 반칙은 시정되지 않았다. 시정은커녕 주택공단에 대한 핍박만 커졌다. 주공으로부터 위탁받은 공공주택에 대한 대가로 책정된 관리 수수료의 삭감은 물론 주택공단이 관리할 공공주택 물량마저 동결됐다. 자회사의 반항이 모회사의 강력한 응징을 불러온 것이다. 주택공단은 차츰 투쟁동력을 상실했다.
 
모회사의 응징이 강력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주택공단의 경영진 대부분이 주공에서 투입된 낙하산 인사였다는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무리 주택공단 노조가 강력 대응을 주문해도 수뇌부가 움직이지 않았다. 이것이 최근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비교적 주택공단의 입장을 대변해왔다고 평가받은 이봉형 사장조차도 모회사의 반칙을 되돌리지 못했다.
 
공기업 정상화 대비책
결국 자회사 재물 삼나 
 
낙하산 인사를 통해 주택공단 수뇌부를 장악함으로써 시간을 번 주공은 이후 매년 공급되는 국민주택의 임대운영업무를 독차지했다. 그 결과 분사 이전부터 2004년까지 공급된 영구임대주택은 주택공단 위주로, 2004년 이후 최근까지 보급된 국민주택은 LH공사의 광역관리 방식으로 관리되는 이원화된 체제가 고착화됐다. 관리하는 세대 수도 역전됐다. 현재 주택공단이 관리하는 세대 수는 25만호인 데 비해 LH공사의 관리 세대 수는 45만 호 수준이다.
 
주공 시절부터 시작된 반칙은 토공과 합병한 LH공사 시대에도 계속됐다. 물론 본사 편향적인 수뇌부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주택공단의 반발도 지속돼왔다. 힘의 균형이 무너진 치열한 공방은 1998년 분사 이래 2014년 오늘까지 지속돼왔다. 
 
정부가 처음 주택공단의 업무 영역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2002년의 일이다. 당시 주택공단 민영화 관련 논의에서 노사정위원회는 ‘임대목적으로 건립한 영구, 국민 공공임대주택 및 외국인 임대주택의 관리는 주택공단이 그 기능을 수행하도록 한다’고 결론을 냈다.
 
이는 임대주택 관리에 관한 서비스는 그 성격상 공공성과 전문성이 필요한 것이니만큼 주택공단의 영역이라는 정부보증과 다름없다. 주택공단이 LH와의 갈등 속에서 “주택관리 업무는 원래부터 공단의 영역”이라며 “LH가 가로채간 관리업무를 즉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긴 셈이다.
 
이후 2009년 주공과 토공의 합병 과정에서 또 한 차례 임대주택운영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정부가 참여한 두 공기업의 업무범위 결정과정에서 ‘합병 이후 주공의 임대주택 운영업무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해당 업무는 주택관리공단으로 단계적으로 이관한다’는 결론을 도출한 바 있다.
 
정부가 개입한 두 차례의 논의(노사정위원회, LH공사 설립위원회)에서 도출한 결론 모두가 임대운영업무는 주택공단 소관이라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실제적인 업무이관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주택공단이 LH를 향해 “정부의 방침과 스스로의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하는 것은 이러한 배경 때문이다. 
 

주택공단의 업무이관 요구에 대해 LH는 모회사의 지위를 철저히 활용했다. 수수료 삭감, 물량동결, 수뇌부 장악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발판으로 명분을 앞세운 자회사의 요구를 회피해 온 것이다. 필연적으로 갈등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LH공사와 주택공단 사이를 규정하는 한 마디다. 

업무이관 지시
주공이 뭉갰다 
 
이 잠자던 시한폭탄의 뇌관이 기어코 이번에 불이 붙었다. 지난 7월부터 LH가 주택공단을 비효율적인 조직이라고 몰아붙이면서 ‘주택공단 임대운영 업무 회수, 민영화 추진’이라는 극단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모회사가 해도 너무하는 게 아니냐”는 주택공단의 반발은 충분히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LH의 구상이 현실화되는 것은 곧 주택공단의 사실상 해체와 마찬가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정부가 개입한 논의들의 결론, 즉 임대주택 운영 기능은 원래부터 주택공단의 영역이라는 당위성을 배신당한 격이기 때문이다. 
 
세월호 파문 때문에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지 못했지만 투쟁 강도는 만만치 않다. 주택공단 김용래 노조위원장이 개시한 투쟁을 2100여명의 임직원이 이어받아 10월 16일 현재 197일 째다. 수원시 정자동 소재 상가건물을 임대로 사용하고 있는 주택공단 사무실에는 입구부터 LH의 약속이행을 촉구하는 문구로 가득하다. ‘LH는 살모사보다 독하다’는 표현도 있다. 자식(주택공단) 잡아먹으려 드는 부모(LH공사)보다 더 지독한 이가 어디 있겠느냐는 비유다. 
 
주택공단 노조 김 위원장은 “노사정위원회가 요구하고, 합병 당시 스스로도 합의한 업무이관 약속을 미루더니 이제 와서 주택공단의 업무마저 회수하고 민영화시키겠다는 LH의 행위는 누가 봐도 파렴치한 것이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불어 “거대 공기업은 정부와 국민들 앞에 한 약속을 미루고, 어겨도 되느냐”는 일침도 빼놓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주택공단의 반발에도 LH는 크게 개의치 않는 분위기다. LH 관계자에 따르면 “2002년 노사정 위원회 건은 주택공단에 관한 건이 맞지만 2009년 설립위원회 건은 주택공단과는 상관없는 얘기”라는 입장이다. “2009년 합병 당시 임대주택운영에 대해 단계적 폐지 결정이 있었다고 해서 그것이 주택공단에게 준다는 의미는 아니다”는 것이다. 
 
대의명분은 주택공단에 있지만 조직의 규모와 힘을 앞세운 LH의 압력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주택공단 측의 입장을 지지하는 흑기사 군단이 등장했다.
 
지난 7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신기남 의원을 비롯한 이장우, 김상희, 이헌승, 오병윤 의원 등 국토위 소속 국회의원들이 입을 모아 “당장 주택공단에 임대운영 업무를 이관하라”고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특히 오병윤 의원은 “2011년부터 물량 중단, 임대기능 회수와 주식매각 시도는 민영화 속셈이고, 결국 LH가 다 가져가려는 것 아니냐”며 LH의 이재영 사장을 몰아붙였다. 자회사 죽이기에 나선 속셈이 보인다는 것이다. 
 
방만경영·주먹구구 사업·비효율 조직
LH는 정부도, 국회도 못 이기는 철옹성?
뼈 깎는 자성이나 개선책 내놓지 않아
 
이장우 의원 역시 “LH는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 임대운영업무는 주택공단으로 이관하라”고 주문했다. 김상희 의원은 아예 “업무이관 계획을 세워 보고하라”고 못을 박았다. 국토위 국회의원들의 이러한 질타는 LH가 몇 달 전부터 국회를 돌며 주택공단 무용론을 설파할 당시 기대했던 것과는 전혀 다른 결과다. 
 
국토위 의원 보좌진들 사이에서는 “LH의 명분 없는 민영화 시도가 오히려 사태 파악의 계기가 됐다”는 말이 오갔다. LH가 자회사의 기능회수 및 민영화 당위성을 펴면 펼수록 그에 대한 의원들의 관심과 의혹이 커졌고, 마침내는 이미 오래전에 실시됐어야 할 임대운영업무가 아직까지도 이관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원들이 알게 됐다는 것이다.
 
이재영 LH 사장은 국감기간 내내 연이은 의원들의 질타에 진땀을 흘리면서도 “업무이관 결정에 대해 임대운영업무는 폐지만 결정되었지 어느 기관으로 이관하라는 부분은 결정된 것이 없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노사정위원회와 LH 설립위원회가 작성한 문건의 미완전성을 내세워 업무이관을 회피하는 전략이다. (이 부분에 대해 주택공단은 당시 이관을 결정한 근거를 조만간 제시할 계획이다.)
 
이사장의 답변에 대해 혀를 차는 반응도 있었다. 주공과 주택공단, 노사정(또는 LH 설립위원회)이 도출한 결론이 ‘주공의 임대운영 업무의 이관’과 ‘주공의 임대운영 업무 단계적 축소 후 이관’이라면 ‘누구’를 명시하지 않아도 ‘주택공단으로’가 명백한데도 이제 와서 주어가 빠졌다는 문구 타령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국감 직후, 국토부 국회의원들과 보좌진 사이에는 “LH가 저렇게 얄팍한 논리를 내세우면서 까지 업무이관의 근거를 부정하는 것을 보면 급해도 엄청 급한 모양이다”는 식의 말들이 돌았다. 자회사의 거센 반발과 국회의 질타, 관계부처의 비난에도 막무가내로 버티는 데는 나름 절박한 이유가 있다는 시각이다.
 
그 절박한 이유로 추측되는 것이 바로 공기업 정상화 요구에 대한 퇴로 확보다. 박근혜 정부의 공기업 혁신 태풍이 목전에 온 만큼 조직의 규모와 사업영역의 보존을 위해서는 대안 마련이 절실해졌다는 분석이다. 
 
사업영역이 축소되면 인력과 예산감축이 불가피하고, 그간 누려왔던 각종 혜택과 특권의 축소가 뒤따르기 마련. 특히 사업영역 축소는 그간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시도된 무모한 투자, 예를 들어 아무런 경험과 사업성 검토 없이 발전소 사업에 뛰어들어 수천억원의 재원을 낭비하는 등의 일(979호 보도)이 불가능해진다. 결국 축소된 사업영역만큼 다른 사업 영역을 확보하지 못하면 인력감축은 불가피해진다. 
 
따라서 LH가 주택공단 업무를 회수해오면 ‘원래의 목적 사업에 충실하라’는 주문에도 대응할 수 있고, 회수한 사업 자체가 다수의 인력이 필요한 사업인 만큼 몸집을 크게 줄이지 않아도 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사업영역이 축소돼도 기존의 조직을 유지하는 데는 크게 보탬이 될 것이란 얘기다. 이것이 30조 거대 공룡 LH가 자본금 70억에 불과한 자회사 주택공단의 밥그릇을 탐내는 배경이라는 분석이다. 

아무런 명분 없이 
힘으로 밀어붙여
 
LH의 셈법이 어찌됐든 LH의 자회사 죽이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무엇보다 명분이 없다. 2002년 노사정위원회 결정을 비롯 2009년 LH 설립위원회의 합의, 최근의 국정감사에 이르기까지 정부와 국회 등이 일관적으로 ‘임대운영기능의 주택공단 이관’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주택공단이 LH가 100% 출자한 자회사라지만 엄연히 공공기관으로 분류된 만큼 지분논리만으로 주택공단의 업무회수 및 민영화를 관철시키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더욱이 LH가 그동안의 방만한 경영과 주먹구구식 사업 확대, 비효율적인 조직과 자금운영 등에 대한 뼈를 깎는 자성이나 개선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도 큰 요인으로 작용할 공산이 높다. 배수의 진을 친 주택공단의 저항도 한 요인이다. 
 
<일요시사>가 LH의 자구노력에 대해 취재한 결과 “토지매각 부분도 성과를 보이고 있고, 금융부채도 5조원 정도 감축하는 등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조직슬림화나 사업영역 축소에 대한 부분은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뉘앙스다. 또한 LH가 순순히 임대운영업무를 주택공단으로 이관할 것이란 징후도 전혀 보이지 않았다. LH 관계자는 국감에서 지적된 업무이관 부분에 대해 “대내외 여건이 변한 만큼 단계적 폐지나 업무이관은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LH가 버티기 노선을 택함에 따라 불똥은 국토교통부로 튈 전망이다. 국토위 신기남 의원 등은 오는 27일 국토교통부 국감을 통해 “LH의 업무이관에 대해 국토교통부 장관이 책임지고 완수하라고 주문할 것”을 벼르고 있기 때문이다. 
 
명분의 주택공단과 힘의 LH공사, 다윗과 골리앗 싸움을 연상시키는 영역전쟁이 과연 누구의 승리로 귀결될지 향방이 주목되는 대목이다. 
 
 
<manchoic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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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