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 ⑤명절 때 더 붐비는 문전성시 변태업소들

24시 사창가 언니들도 “대목 잡자”

[일요시사 사회팀] 최용환 기자 =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명절하면 고향에 옹기종기 모인 가족들의 모습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연휴 동안 텅 빈 도시에 쓸쓸히 남게 되는 기러기 아빠나 고향에 가지 못하는 남성들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이들은 외로움을 달래고자 변태업소를 찾는다. 음지에 숨어 있는 업소들은 명절이 곧 성수기라며 쾌재를 부른다. 명절에 더 잘되는 변태업소를 낱낱이 파헤쳐 본다.

 
민족 대명절 추석, 많은 사람들이 가족을 만나기 위해 고향을 찾는다. 반면 만날 가족이 없는 일부 기러기 아빠나 고향에 가지 못하는 남성들은 외로이 도시에 남게 된다. 그러나 이들에게도 명절은 큰 의미로 다가온다. 외로움을 달래줄 변태업소가 기다리고 있어서다. 특히 성수기인 명절은 모든 여성들이 전원 투입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 유독 명절에 손님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도시 곳곳서
변태영업 중
 
명절 특수가 판치는 집창촌 및 변태업소의 현황은 이렇다. 우선 용주골은 경기북부의 대표적 성매매 집결지로 알려져 있다. 리즈 시절은 갔지만 이름값은 여전하다. 특히 명절엔 날씬한 여성들로 가득해 쇼윈도에서 눈을 뗄 수 없다. 1층에서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하고 2층에서 샤워를 한 뒤 바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청량리588도 여전히 화려한 쇼윈도를 자랑한다. 단속 탓에 주춤했지만 홍등은 여전히 빛난다. 양성적으로 드러난 모습은 확연히 줄었지만 음성적으로는 더 늘어났다는 말이 나온다. 이들은 청량리의 몇몇 건물에서 몰래 대기하고 있다가 손님으로 보이는 남성들이 지나가면 적극적으로 접근해 성매매를 제안하고 근처 PC방이나 미용실 등에 대기 중이던 여성과 연결시킨 뒤 모텔이나 여관으로 이동시킨다. 경찰이 와도 속수무책. 연인이라고 발뺌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영등포 집창촌도 빼놓을 수 없다. 단속으로 인해 업소가 대폭 줄어든 건 사실이지만 불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영등포역을 나와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면 홍등이 반짝이는 골목을 마주할 수 있다. 이 길을 쭉 걸어가면 양 옆으로 20여개의 업소가 펼쳐진다. 이 쇼윈도를 가로질러 가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할 정도로 많은 여성들이 남성을 유혹하는 손길을 뻗는다. 양쪽 팔짱은 기본. 
 
언급한 집창촌들의 특징은 홍등이 꺼질 듯 꺼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기하게도 명절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활활 타오른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많은 여성이 한데 결집해 손님을 받는다. 집장촌의 존재감은 아직 살아 있다. 그러나 요즘엔 전통적인 집창촌 성매매보다 더 자극적인 서비스를 찾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성매매 시장의 판도가 서서히 바뀌는 모양새다. 이에 따라 수많은 변태업소가 도시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외로운 남성들의 발길로 문전성시를 이룬다.
 
 
서울 강남에는 이른바 ‘초이스미러’가 존재한다. 초이스미러란 안에서는 밖이 보이지 않지만 밖에서는 안을 볼 수 있도록 특수 제작된 유리를 뜻한다. 이 업소는 여성들을 대형 룸에 열 맞춰 앉힌 후 한쪽 벽면에 초이스미러를 설치한 뒤 남성들이 여성들을 물건 고르듯이 살펴보게 하고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을 찾는 남성들은 초이스미러에 보이는 여성들이 자신의 시선을 눈치 채지 못한다는 점에 흥분을 느낀다고 전해진다. 단속을 위해 유명 커피전문점 브랜드를 모방한 간판을 내걸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것으로 ‘엿보기방’도 있다. 나체의 여성을 바라보며 자위행위를 하는 서비스다. 생생한 야동으로 알려져 있어 야동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명절 성수기
손님잡기 혈안
 
강남권에서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다. 바로 ‘오피방’이다. 겉으로는 평범한 오피스텔로 보이지만 내부는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 특히 강남 선릉역, 강남역, 논현역 일대가 핫스팟으로 알려져 있다. 늦은 밤 강남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오피방 전단지가 밟힐 정도로 많은 오피방이 존재한다. 최근엔 런치 서비스까지 추가됐다. 인터넷으로 미리 마음에 드는 여성을 선택하는 건 기본이 된 지 오래다.
 
명절이 되면 특히나 높은 수요에 오피녀들은 체력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성관계를 빨리 마무리하는 교육을 필히 받는다고 전해진다. 성수기를 앞두고 갖가지 포르노를 무한 시청하면서 고객들을 단시간에 흥분시키기 위한 연구에 한창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성관계 시 일부러 T팬티와 망사스타킹을 입는다고 한다. 남성들을 시각적으로 흥분시켜 빨리빨리 끝내기 위해서다. 달리 말하면 테크닉에 더 집중한다고도 볼 수 있다. ‘교육된 여성’에 대한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오피녀들의 직업적 열정이 오히려 성매매를 더욱 활성화시킨다는 말까지 나온다.
 
갈곳없는 기러기 아빠·솔로남들 러시
외로움 달래기 위해 뒷골목 ‘고고씽’
 
평소 깔끔함을 추구하는 남성들이 자주 찾는 ‘샤워방’은 샤워와 동시에 성적 욕구를 해결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물론 단순히 씻겨만 주진 않는다. 샤워를 수단으로 남성의 주요 부위와 성감대를 자극한다. 특별한 한방은 없지만 활발한 런치 서비스로 인해 샤워방을 찾는 이들이 많다고 전해진다. 신속성과 편리성이 손님을 끄는 원동력인 셈. 사실 인근 직장인을 위해 탄생한 서비스지만, 명절엔 하루 종일 샤워실 호스가 멈추질 않는다고 전해진다.
 
무엇보다도 샤워방은 수사망에서도 안전하다. 성매매 현장을 잡기 위해서는 콘돔이 매우 유력한 증거인데, 샤워방의 경우에는 유사성행위로 인해 콘돔을 사용할 일이 없다. 그래서 현장급습이 유일한 방법인데, 이를 맞추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샤워방이 활개 치는 이유 중 하나다.
 
음담패설로 성적 자극을 일으키는 ‘야설방’의 가장 큰 특징은 ‘자플’이다. 여성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마무리한다는 것이다. 야설방에선 다짜고짜 여성이 남성의 은밀한 부위를 애무해주는 행위를 하지는 않는다. 다만 키스와 탈의 없는 스킨십은 가능하다. 어떻게 보면 요즘 유행하는 키스방과 콘셉트는 비슷하다. 그러나 이보다 더 색다른 서비스가 있다고 알려진다. 바로 음란한 대화. 야설방에선 여성이 자신의 첫 경험 등 야릇한 농담을 던지면서 ‘자플’을 유도한다. 신체접촉 없이 흥분에 이르도록 만드는 것이다. 충격적인 건 간혹 이 과정에서 여성의 자플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기존 키스방 등 비슷한 업소 간 과다경쟁을 피해 서비스를 변경한 것으로 조심스럽게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신종업소로 꼽히고 있다. 한편으론 과거 폰섹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지만 면대면으로 음담패설을 나눌 수 있다는 점이 섹스 판타지를 갖고 있는 남성들의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또한 야설방 여성들은 시각적 자극과 야설만 제공하기 때문에 몸이 상할 일이 없어 이 일에 만족한다고 전해진다.

“쉴 때 다 간다”
유명 업소 순회
 
채찍과 수갑 등 각종 성행위 기구를 갖추고 있는 ‘SM(가학성 변태성욕)방’은 변태적인 남성들의 천국이라 할 수 있다. 독특하다 못해 조금은 과하다 싶지만 이곳을 찾는 이들은 여전히 많다고 전해진다. SM방도 다른 변태업소처럼 성매매를 한다. 그러나 그 과정이 다소 엽기적이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남성이 여성의 목에 목줄을 달고 질질 끈다든지, 반대로 남성이 여성에 의해 채찍질을 맞는다든지 하는 등 온갖 방법을 동원해 성적 자극에 도달한다. 성행위가 이뤄지는 방도 특별한 것으로 알려진다. 평범한 방이 아닌 ‘학교방’ ‘병원방’ ‘지하철방’ 등 다양한 테마를 설정해 방을 꾸며놓은 것이다. 이들은 보통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 연결고리를 만들어 성매매를 시도한다.
 
 
비교적 근래에 생긴 ‘귀청소방’은 말 그대로 귀를 청소해주는 곳이다. 특징은 젊고 예쁜 20대 여성이 남성의 귀지를 조심스럽게 빼준다는 것. 뿐만 아니라 귀를 살살 마사지해주는 등의 서비스로 남심을 유혹한다. 물론 변태업소답게 귀만 만지진 않는다. 귀청소방은 비교적 순진한 남성들이 많이 찾는다고 전해진다. 사실 일본에서 주로 오타쿠들이 찾던 ‘미미카키텐’으로 큰 유행을 했던 업종이다. 깊은 스킨십은 없지만 대부분 남성이 귀청소 서비스를 받으면서 여성의 가슴, 엉덩이 등 신체부위를 주무르는 일이 다반사다. 성매매가 이뤄지지 않아 단속이 애매한 상황이다.
 
‘물다방’과 ‘입사방’은 이름만 들어도 자극적이다. 한동안 사양길을 걷다 다시 살아난 변태업소다. 과거 성행했던 티켓다방이 진화한 형태로 음침한 다방이 남성들 사이에서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다. 우선 입장하면 간단한 안주와 맥주가 나온다. 분위기가 슬슬 무르익으면 본격적인 유사성행위가 시작된다. 단순히 손으로 자위를 해주는 ‘대딸방’을 넘어 입까지 동원한다. 충격적인 건 ‘입사’가 가능하다는 사실. 옷을 벗지 않고 모든 행위가 이뤄지기 때문에 단속 근거가 없다. 문제 시 간단히 옷을 올리고 지퍼를 채우면 끝. 경찰이 심증을 갖고 있다고 해도 남녀가 발뺌하면 딱히 답이 없다.
 
“아가씨들 모자랄 정도”
홍등가는 지금 성수기
 
변태다방 여성들의 나이는 보통 20대 후반에서 30대인데 단시간에 높은 수입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많이 몰린다고 한다. 이러한 여성들을 찾는 ‘다방 마니아’들은 저렴한 가격에 자극적인 행위를 할 수 있는 장점에 매료돼 자발적 홍보를 이어간다. 앞으로 변태다방은 끈질긴 생명력으로 길게 갈 전망이다.
 
변태남성들의 로망 중 하나인 ‘O치기방’도 성행 중이다. 이곳은 여성의 가슴을 주무기로 영업한다. ‘대딸방’과 비슷한 성격이지만 손을 사용하지 않고 가슴으로 남성의 말초신경을 끝까지 자극한다. 그래서 이곳 여성의 가슴은 최소 C컵으로 알려진다. C컵 이하의 크기론 일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 그래서 ‘거유천국’이라고도 불린다. 이곳 여성들은 자신의 가슴에 남성의 중요부위를 끼운 채 서서히 펌프질을 이어간다. 빠른 마찰 때문에 이곳엔 바세린이 필수라고 한다. 변태남성들의 섹스판타지를 극대화한 업소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브라질리언 ‘왁싱숍’ 일부도 변태업소로 변질되고 있다. 앞에선 제모 전문 업소라고 소개하지만 실상은 유사성행위 업소인 경우가 적지 않다. 간판은 ‘왁싱’이지만 정작 왁싱을 받으러 제모방으로 들어가면 음모는 제거하지 않고 남성의 중요부위를 주무르고 흔들면서 성적쾌감을 느끼게 해준다는 것이다. 널리 알려진 ‘대딸방’과 유사하지만 실제로 제모를 동반하는 경우도 있어 두 가지 서비스를 받고자 하는 이들에게 인기라고 알려진다.

질긴 고리
단속 어려워
 
명절에 TV앞에서 리모컨을 붙잡고 있을 외로운 기러기아빠들을 상대하는 ‘기러기바(데이트바)’도 서울 일대에 퍼져 있다. 이곳은 초저녁부터 남성들로 북적댄다. 기러기아빠들의 외로움을 달랠 시스템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이곳은 자극 보단 소통에 초점을 맞춘다. 원하는 여성을 선택해 1대 1로 술을 마시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다른 유사성행위 업소와 달리 깊은 스킨십은 없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스킨십은 본인 하기 나름. 이곳의 대표적인 자랑거리는 고급스러운 내부 인테리어와 대화녀들의 매너다. 대화녀로 일하기 위해선 기본적인 교양지식을 갖춰야 한다. 기러기아빠 중 다수는 학식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진다.
 
변태업소는 아니지만 자신이 입던 속옷을 판매하는 여성들이 있다.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요즘 유행하는 ‘1인 기업’과 비슷한 ‘1인 변태업소’다. 이들은 중고 속옷을 빌미로 유사성행위를 제안하며 돈을 번다. 그리고 결국 성매매에 이른다. 과거엔 중고카페에서 거래를 했지만 사이트 내 단속 때문에 족적을 감춘 지 오래. 지금은 단골영업으로 돈벌이를 이어가고 있다. 단골 대부분은 30∼50대로 알려진다. 외로운 이들은 처음엔 속옷과 성관계를 요구하지만 시간이 지나 관계가 깊어지면 일반적인 데이트를 원한다고 전해진다.
 
이렇듯 변태업소는 매우 다양한 형태로 우리사회 곳곳에 퍼져있다. 변태업소들은 외로운 남성들이 외로워할 틈이 없을 정도로 다각도의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늘 그렇듯, 단속은 요원해 보인다. 때문에 일부 남성들은 명절 기간 동안 전 변태업소를 순회하며 자신만의 페스티벌을 즐기기도 한다. 변태업소와 변태남들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생관계에 놓여 있는 현실이다.
 
 
<cyh@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변태업소 SNS 마케팅, 카톡으로 성매매 예약
 
최근들어 변태업소들이 매니저의 휴대폰 번호와 휴대폰 사용기록이 남지 않는 카카오톡 아이디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예약 접수를 받고 있다. 업소 나름대로 자구책을 마련한 것이다. 이들은 SNS 날개를 달고 단속을 교묘히 피하면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SNS를 통한 성매매가 확산되는 원인으로는 신원노출 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신상정보를 제대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과거에 SNS로 성매매를 제안하고, 이를 미끼로 유인해한 뒤 금품을 빼앗은 사례가 여럿 있었다. 범죄에 악용될 소지가 상당하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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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우리나라는 개발이 제한돼있는 토지가 있다. 해당 토지들의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장의 승인이나 대통령령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부동의 가구 1위 기업인 한샘이 개발제한구역을 마음대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상은 시흥 제1공장 부지 주변 필지다. 행정조치가 완료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한샘은 주방·인테리어가구를 판매·제조하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가구 업체다. 1970년 9월 한샘으로 창립한 뒤 1977년 국내 최초로 주방가구를 수출해 1979년에 수출 100만달러 돌파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샘의 2023년도 기준 매출액은 1조9669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9억4660만원이다. 최초의 공장 성장 시발점 한샘의 성장은 시흥 공장과 함께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본금 200만원으로 은평구 대조동에 23.1㎡의 매장으로 시작했던 한샘은 1976년 시흥시 조남동에 최초의 공장다운 공장을 설립했다. 제1공장을 통해 한샘은 생산 체계를 크게 개선하며 큰 실적 향상을 이뤘다. 한샘은 현재 시흥과 안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한샘 시흥 공장은 조남동 ▲594-1번지 ▲91-144번지 ▲91-145번지 세 곳의 필지, 약 1만4610㎡의 면적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한샘은 91-117번지 매수해 총 1만8429.8㎡의 면적을 공장 부지로 사용 중이다. 등기사항전부증면서 확인 결과 한샘은 해당 부지 외 시흥 공장과 인접한 4개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2076㎡ ▲조남동 91-165번지, 207㎡ ▲조남동 91-166번지, 109㎡ ▲조남동 산 57-1번지, 3273㎡도 소유하고 있다. 항공지도에 따르면, 한샘 시흥 공장의 정문 바로 앞을 3개의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조남동 91-165번지 ▲조남동 91-166번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산 57-1번지는 공장 뒤편 산과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형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2008년 항공사진부터 지금까지 해당 필지를 야외주차장 및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필지의 지목이 모두 ‘임야’라는 것이다. 임야는 산림과 원야로 구성된 토지로,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죽림지, 수림지, 암석지, 모래땅, 습지, 황무지, 자갈땅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임야는 대부분 산림자원보호법에 따라 산림보호구역 또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다. 즉, 산림청의 허가 없이는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간혹 산림보호구역이나 지역이 아닌 임야도 있지만 이 역시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시흥 제1공장 주변 4필지 무단 개발 개발제한지역·공익용 산지에 해당 한샘이 야외주차장과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한 필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있다. 한샘이 산림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제한구역 땅을 개발해 무단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흥시 도시정책과는 해당 필지와 관련해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해당 필지들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위반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적재)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제한구역의 건축물로서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취락지구로의 이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된 건축물을 이축하기 위한 이주단지의 조성 ▲건축물의 건축을 수반하지 않는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영농을 위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9가지의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샘의 4 필지 사용은 예외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림청장 허가받았나 민원을 접수한 시흥시 건축과 개발제한구역지도팀은 2020년에 해당 필지에 관한 현장조사 이후 한샘에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샘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감행했다. 재판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한샘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이행강제금 일부를 한샘에 돌려주도록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시흥시의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이 아니었다. 법적 싸움 끝에 시흥시의 원상복구 행정조치는 진행됐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에 따르면, 한샘은 행정소송 이후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원상복구를 완료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 관계자는 “행정조치 이후 원상복구까지 불법으로 개발한 것을 모두 해체하고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일이 걸린다”며 “해당 필지(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는 지난해 11월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한샘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했던 땅으로 불법 점용한 적이 없으며,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과 동일한 상태로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여전히 해당 필지들을 불법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가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한 필지는 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다. 하는 척 얼렁뚱땅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91-166번지는 도로와 인접한 부분의 절반의 울타리만 철거됐으며 여전히 4~5대의 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였다. 해당 필지는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역‧지구로는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로 구분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4층 이하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등이 불가능하다. 시장 혹은 도지사·군수 등의 허가를 받을 경우 가능하지만, 시흥시에서는 해당 부지의 주차장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행정조치 이후에도 계속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산 57-1번지도 마찬가지다.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해당 필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는 2013년에 사라졌지만 자재가 적재돼있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 콘크리트가 덮였다가 2022년 흙밭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재는 적재돼있다. 게다가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산 57-1번지와 조남동 산 57-5번지가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있어 보전산지로 분류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 57-5번지가 산지 그대로 있는 것과 다르게, 산 57-1번지는 콘트리트가 지반을 받치고 있으며 경계선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다. 행정조치 완료? 완전 복구 안돼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공익용 산지를 마음대로 개발하면 산지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부지 명의가 한샘이더라도 시장 등 지자체의 허가 없이 개발하면 안되는 곳으로 구조물을 통해 공장부지와 평행을 맞추는 지반을 만드는 것도 허가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행정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 문제가 되는 필지를 매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샘은 조남동 91-163번지의 필지를 1985년 매입했다. 이후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해당 필지를 2022년 11월4일 갑자기 팔아버렸다. 2022년은 한샘과 시흥시의 행정소송이 끝나고 행정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재 해당 필지는 ㈜효경개발이 매수해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상복구에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토지를 매매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토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토지를 원상복구하는 데 많은 금액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필지는 공익용 산지로 산지 조성까지 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며 “산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토지를 매매한 것은 이중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샘 관계자는 “크레인 등 장비가 있는 부지는 한샘의 소유가 아니므로 저희가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제의 필지 매매한 정황 한샘 측은 이번 불법 점용 의혹에 관해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공장 설립보다 늦게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개발로 분류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필지들은 지난 1976년 12월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기상 한샘의 공장 설립 이후에 묶인 셈이다. 하지만 산 57-1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필지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85년 매입한 땅이라 불법임을 알고도 마음대로 개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