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 모둠 체험여행 ③충남 서산

캠핑과 승마, 골프까지 한 번에 OK!

올여름엔 캠핑하면서 승마와 골프도 체험하는 색다른 휴가를 계획해보자. 충남 서산에 자리한 삼원레저타운은 본래 9홀 규모의 파3 골프장이지만, 요즘 캠퍼들에게 더 인기다. 골프장 잔디에서 캠핑을 즐기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어서다. 잘 가꾼 조경수와 산책로에 둘러싸인 잔디 위의 캠핑은 탁 트인 개방감과 낭만을 선사한다. 캠핑 장비가 없어도 괜찮다. 4인용 거실형 텐트와 테이블, 의자, 침낭, 버너, 취사도구 등 기본 장비를 모두 대여하는 ‘글램핑’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캠핑장 이용객에게는 골프와 승마 요금을 할인해준다. 캠핑 음식은 서산동부시장에서 장만하고, 한 끼 정도는 서산 육쪽마늘로 만든 마늘한정식을 맛보자. 인근 해미읍성과 해미순교성지, 서산버드랜드를 연계해 여행하면 좋다.

 

 

캠퍼들의 핫 플레이스, 삼원레저타운
잔디 위 캠핑 탁 트인 개방감 낭만 선사

어디론가 훌훌 떠나는 상상만으로도 엔도르핀이 샘솟는 휴가철이다.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도 좋고 시원한 숲이나 계곡도 좋지만, 올여름엔 캠핑과 승마, 골프 등 레저 3종세트를 한곳에서 경험하며 색다른 휴가를 보내는 건 어떨까?

캠핑-승마-골프
3종세트 한번에


충남 서산에 자리한 삼원레저타운은 본래 9홀 규모의 파3 골프장이지만, 요즘은 캠퍼들에게 더 인기다. 골프장 잔디에서 캠핑을 즐기는 이색 체험을 할 수 있어서다. 잘 가꾼 조경수와 산책로에 둘러싸인 잔디 위의 캠핑은 나무 데크나 파쇄석에 텐트를 치는 일반 캠핑에 비하면 남다른 개방감이 특징이다. 푹신한 잔디에서 안전사고 걱정 없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어 자녀를 동반한 캠퍼들이 선호하고, 캠핑과 골프연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어 초보골퍼들도 즐겨 찾는다.
캠핑이 처음이라면 4인용 거실형 텐트와 테이블, 의자, 침낭, 버너, 취사도구 등 기본장비를 모두 대여하는 ‘글램핑’을 이용한다. 여자친구들끼리 가볍게 놀러와 하룻밤 수다 삼매경에 빠지기에도 적당한 곳이라는 뜻이다.

캠핑 음식은 지역 특산물 구경도 할 겸 20~30분 거리의 서산동부시장에서 장만하자. 주차장이 있고 서산공용버스터미널과도 가까워 편리하다. 서산동부시장은 서해에서 잡은 우럭을 비롯해 조개, 갑오징어, 전복, 낙지 등 수산물을 파는 시장, 채소 시장, 포목과 의류 시장, 먹거리와 잡화 시장 등으로 구성된 서산 최대의 재래시장이다.


서산 향토 음식이 궁금하다면 생선 좌판마다 올라앉은 우럭포를 추천한다. 반 가른 우럭에 소금을 뿌려 꾸덕꾸덕하게 말린 것으로, 서산 사람들은 우럭포를 쪄서 살은 발라 먹고, 대가리와 뼈는 새우젓과 두부를 넣고 우럭젓국을 끓여 먹는다. 캠핑장에서는 번거로우니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노릇노릇하게 구워보자. 짭조름하고 고소해 반찬이나 술안주로 적당하다. 

한끼 정도는 본관 1층 식당을 이용해도 좋다. 서산 육쪽마늘음식전문점 ‘마늘각시’에서 마늘한정식을 맛 볼 수 있다.

 

마늘각시는 서산 육쪽마늘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서산시가 개발한 브랜드로, 삼원레저타운에서 표준화된 조리법을 전수해 선보인다. 간장에 각종 채소와 과일을 넣고 조려 깊은 맛을 내는 ‘마늘맛장’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며, 마늘타락죽과 껍질통마늘구이, 마늘소스 돼지고기찜, 흑마늘두부선 등 다양한 마늘 요리가 한 상 가득 차려진다. 서산 육쪽마늘은 알싸한 매운맛과 특유의 감칠맛을 내며, 항암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졌다.
캠핑장 이외 시설은 어떨까? 골프장을 운영하는 곳이라 라커룸에 헤어드라이어까지 갖춘 샤워실이 있고, 화장실과 매점, 식당 등 부대시설 관리가 잘되는 편이다. 본관 3층에 2인실부터 25인실까지 다양한 객실이 있으니, 캠핑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용해 볼 만하다. 

골프장과 승마장은 캠핑장과 별개로 운영되는데, 캠핑장 이용객이 예약하면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승마는 정해진 체험장에서 숙련된 조교와 함께 진행한다. 경주마 출신으로 교육이 잘된 말들이라, 고삐 쥐는 법부터 기본자세까지 설명을 듣고 조교와 함께 체험장 안을 몇 바퀴 돌면 혼자서도 탈 수 있다.
서산시에는 해미읍성, 서산버드랜드 등 여유 있고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관광지가 여럿 있는데, 관광 취약 계층이 여행하기에도 무리가 없다. 둘레 1800m에 이르는 서산 해미읍성(사적 제116호)은 국내에 남은 읍성 중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곳이다.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1417년(태종 17)부터 1421년(세종 3)까지 쌓았고, 완전한 규모를 갖춘 것은 1491년(성종 22)이다. 남문은 원래 모습 그대로지만, 동문과 서문은 1974년에 다시 세웠다. 

 

해미읍성은 1790년대부터 100년 가까이 천주교 박해의 역사가 남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읍성 안의 감옥 터에는 천주교 신자들의 손발과 머리채를 매달아 고문하던 회화나무(충남기념물 제172호)가 아직도 그 상처를 안은 채 역사를 증언한다. 수많은 무명 신자들이 순교한 해미천 일대는 1985년 해미본당 설립 이후 성역화 사업이 진행돼 전국의 천주교 신자들이 찾는 순례지가 되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8월에 방한했을 때도 해미읍성과 해미순교성지를 찾았다.

 

해미읍성
신자들의 순례지

 


세계적 철새 도래지인 천수만을 보전·관리하기 위해 조성된 서산버드랜드는 철새박물관, 4D영상관, 둥지전망대, 탐방로 등으로 구성되었다. 철새박물관에서 큰기러기, 가창오리, 노랑부리저어새, 큰고니 등 천수만에 서식하는 철새 200여종의 표본과 전시·영상 자료를 만날 수 있고, 4D영상관에서 천수만과 새를 주제로 한 영상을 관람할 수 있다. 체험과 교육 중심의 생태 관광 명소답게 다양한 상설 프로그램과 계절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해미읍성→서산동부시장→삼원레저타운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서산동부시장→삼원레저타운
· 둘째 날 : 서산버드랜드→해미읍성→해미순교성지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서산문화관광  www.seosantour.net
· 삼원레저타운  http://samwonleisure.com
· 서산동부시장  www.seosanmarket.co.kr
· 서산버드랜드  www.seosanbirdland.kr
· 해미순교성지  www.haemi.or.kr

 

문의 전화

· 서산시청 문화관광과  041)660-2499
· 삼원레저타운  041)663-1111
· 서산버드랜드  041)664-7455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서산 : 센트럴시티버스터미널에서 20~30분 간격(06:00~21:50) 운행, 약 1시간 50분 소요. 서산공용버스터미널에서 삼원레저타운까지 택시로 약 25분 소요.
* 문의
· 센트럴시티터미널   02)6282-0114
· 이지티켓  www.hticket.co.kr
· 서산공용버스터미널  041)665-4808, www.seosanbus.co.kr

 

자가운전 정보

서해안고속도로 서산 IC→서산·당진·태안 방면 좌회전→운암로→운산교차로에서 서산 방면 좌회전→갈산무로치길→예천사거리에서 안면도·태안·법원·검찰청 방면 좌회전→서해로→진장리 방면 우회전→진장2길→진장서낭골길→삼원레저타운

 


숙박 정보

· 스카이모텔 : 서산시 동헌로, 041)668-7822 (굿스테이)
· 삼원레저타운 : 팔봉면 진장서낭골길, 041)663-1111, http://samwonleisure.com
· 용현자연휴양림 : 운산면 마애삼존불길, 041)664-1971, www.huyang.go.kr

  

식당 정보

· 서해안해물맛집 : 해물탕·해물칼국수, 서산시 시장3길(동부시장 내), 041)665-5466
· 도비마루 : 도비정식·녹두빈대떡·동동주, 부석면 부석사길, 041)669-6565
· 향토 : 꽃게장·우럭젓국·갈치조림, 서산시 율지로, 041)668-0040

  

축제와 행사정보

· 2014 해미읍성 전통문화 공연 : 2014년 10월 26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2시~3시 30분, 해미읍성, 041)660-2540(해미읍성)

 


주변 볼거리

개심사, 부석사, 서산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 간월암, 삼길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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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꼬박 720일이 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용산 대통령실이 꺼내든 최후의 카드는 영수회담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무색하게 이번 만남은 여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서 또다시 ‘강 대 강’ 매치가 예상된다. 정치권이 학수고대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어렵게 만났는데… 같은 날 민주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내주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 만큼 만남이 적절치 않다는 무언의 거절이었다. 윤 대통령의 변심에는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서 참패한 데 이어 인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자 비선 개입 의혹까지 가중됐다. 야당과 소통함으로써 단단하게 굳어진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등 현 상황을 돌파하겠단 뜻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야당 대표를 무시하다가는 총리도 임명 못하겠구나’라는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아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총리 인선 협조 정도를 받아내기 위한 피상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대표에겐 편한 회담이 될 것이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채 상병 특검 받고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대통령이 못 받으면 회담까지 하고 욕먹는 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기로 합의를 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 만큼 넘어야 할 고비는 많았다. 1차 실무진 회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지난 22일 예정됐던 만남이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의 수석급 교체 일정으로 인해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지만 준비 회동조차 잡음이 새 나오면서 위태위태한 앞날이 예고됐다. 결국 첫 실무진 만남은 이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23일 이뤄졌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영수회담 날짜는 물론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지지율 하락에 반등 노렸지만… 의제 놓고 격돌…샅바 잡은 윤-이 지난 25일 진행된 2차 회의도 큰 소득은 없었다.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담은 특검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이를 전해 들은 대통령실은 난감하단 태도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천 비서실장은 실무 협상 직후 브리핑서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후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수용’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제를 놓고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대로 영수회담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진통 끝에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두 사람의 입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서 만났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15분 독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들어선 이 대표를 웃음으로 맞이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건강 등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서 이곳으로)오다 보니 20분 정도 걸리던데, 실제 여기 오는 데 700일이 걸렸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갈음했다. 이날 영수회담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른바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멈춰 세운 뒤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700일 동안 묵혀둔 말을 몽땅 쏟아내겠다는 듯, 이 대표의 발언은 장장 15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고 국민의 삶이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또 외교 안보, 모든 영역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런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의제를 던졌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에둘러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생각할 것과 연구·개발(R&D) 예산 등도 화제로 올렸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답했다. 처음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이할 때와 달리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모두발언은 생략한 뒤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4시10분쯤에 마무리됐다. 130분간 자리를 함께했지만 도중에 배석자를 제외하는 등 두 사람이 독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영수회담 도중 배석자를 물리고 자연스럽게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도 기대했지만 이번 만남은 차담 수준서 그쳤다. 영수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브리핑을 진행했다. 같은 장소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회담을 바라본 양측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쪽 난 여론 국민의 판단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의 설명처럼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다만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야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달리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대해 이 대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으나 이 대표가 내민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딱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범야권 집중 포격 맞은 대통령실 “결과도 실리도 없다” 쏟아진 질타 범야권도 일제히 쓴소리를 얹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만났냐”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은 “윤 대통령의 답은 거의 없었다”며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면서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혹평했다. 조국당 강미정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조가 곧바로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변인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과 그럼에도 최대한 민심을 담아 질문을 한 야당 대표의 만남”이라며 “(대통령이)여러 가지 법안과 자신의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은 빼버렸다. 추후 만남을 기약한 정도일 뿐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래도 윤 대통령 측에서 ‘자주 소통하자’는 뉘앙스가 나왔다”며 “만남을 거듭한다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공동합의문은 없고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대란 관련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결과가 나왔어야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전도 성과도 없이 끝나 버렸다”고 혹평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30여분간 진행됐다는 대화의 결말은 결국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여야 모두 입장이 애초에 비슷했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이 아쉽게 끝난 것에 대해 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대화의 기본이 안 돼있다”며 “대화라는 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대표처럼)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1승”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무리하게 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부르랴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이 윤 대통령의 ‘자충수’라는 여론이 강하다.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TK·PK 기반의 집토끼를 꽉 쥐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층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영수회담 민심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레임덕 돌파구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선택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