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장인터뷰> 야권단일화 날선 공방전

정우택 “학습효과 구태정치” VS 변재일 “옐로카드 줘야”

[일요시사=정치팀] 이민기 기자 = 여야가 역대 최대규모인 7·30재보선의 승리를 위해 사활을 건 가운데 야권연대 카드가 또 등장했다. ‘수도권대첩’의 중심축인 서울 동작을과 수원정, 수원병에서 야권후보단일화가 이뤄진 것이다. 여당은 “야합에 불과하다”고 비판의 날을 세운 반면, 야당 후보들은 박근혜 정권에 경고를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지난 23일 <일요시사>는 새누리당 최고위원을 지낸 정우택 의원(현 국회 정무위원장)에 이어 새정치민주연합 민주정책연구원장인 변재일 의원과 연쇄 전화인터뷰를 통해 야권연대에 대한 견해와 현재 판세, 재보선 이후 당내 역학관계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정 의원과 일문일답.

- 이번 재보선에서도 다시 야권연대가 등장했다.

▲ 국민은 야권연대 자체에 관심이 없다. 야당이 그동안 너무 많이 써먹었던 카드다. 뭐랄까. 식상하다고 할까. 동작을 등에서 야권연대를 한다고 하는데 국민들에게 줄 임팩트가 없다. 결과적으로 시너지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본다.

- 후보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있다.

▲ 야권이 첫 연대(2010년 6·2지방선거)를 이뤄 단일후보를 냈을 때는 신선감을 줬지만 연대도 한 두 번이지…. ‘학습효과’라는 게 있다. 이젠 야권연대는 구태정치일 뿐이다.

- 일각에선 ‘야권연대를 할거면 차라리 합당을 하라’고 하는데.

▲ 당내 일부 의원 중에 그런 말을 하는 분도 있지만 연대든 합당이든 정체성이 맞아야 같이 할 수 있는 것이다. 야권이 왜 비판을 받았느냐. 정체성 없는 세력 간 선거 때마다 ‘이합집산식’으로 합쳐서 비판 받은 것 아니냐. 각 야당이 연대를 하기 전에 자기 당의 정체성부터 확인하길 바란다.


정 “임팩트 없는 카드” 9대6 

- 당내에선 재보선 판세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 우리당이 9대6으로 완승할 것이다. 현재 자체 여론조사 등에서 이런 결과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과 충청권 등 전반적으로 여론이 좋다.

- 재보선을 승리할 경우 정권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승리하면 정부여당에 어느 정도 탄력이 붙겠지만 재보선 하나의 결과를 통해 정부여당에 탄력이 붙고 안 붙고 하는 관점으로는 바라보지 않는다. 승리하면 승리하는 대로 만일 패배하면 패배하는 대로 집권여당답게 정치를 하면 된다.

- ‘유병언 변사체’가 40일이 지난 상태에서 신원이 확인돼 공권력이 무능하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재보선에서 결국 세월호 침몰 참사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잖아 보인다.

▲ 공권력이 무능하다고 비판하는 것은 비약이다. (단적인 사례로) 미국에서 9·11테러가 났을 때 소방관들이 몸을 사리지 않고 건물 안으로 뛰어 들어가 구조를 한 것과 (세월호 참사를) 비교할 때 (사고 현장에서) 해경 등의 대응에 문제가 있었던 점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이 비판을 넘어 정권심판론으로까지 연결하는 것은 정쟁의 목적을 띄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 유력 후보자 간 7·14전당대회에서 날선 공방을 벌였다. 당내 화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치열하게 선거전을 치르다 보면 스파크가 튀는 등 과열이 될 수도 있다. 김무성 대표도, 서청원 최고위원도 경륜이 뛰어난 분들이기 때문에 갈등으로 비춰졌던 일들을 조기에 봉합하고 박근혜 정권의 성공을 위해 힘을 합칠 것으로 생각한다.

다음은 변 의원과 일문일답.

- 동작을에서 야권연대가 이뤄졌다. 당선만을 위한 후보단일화란 비판이 적잖은데.

▲ 그동안 야권연대가 ‘나눠먹기식’이란 비판을 받았다. 이런 이유 등으로 당의 공식 입장은 ‘당 대 당’ 연대 논의는 안 된다는 것이다. 다만 선거구별 연대 논의는 적극 권하고 있다. 이번 재보선에서 경고장을 받아야 할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줘선 안 되기 때문이다.

- 선거구별 단일화란 방법을 쓰지만 사실상 내용은 전과 동일하지 않나.

▲ 전에 야권연대를 할 땐 이 지역은 A당이, 저 지역은 B당이 공천을 나눠 먹었는데 이젠 그런 것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세월호 침몰 참사 등 박근혜 정권이 출범한 뒤 무엇을 했나. 재보선을 통해 레드카드는 아니더라도 옐로카드를 받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선거구별 연대가 이뤄지고 있다.

- 새정치연합이 승리해야 하는 이유는.

▲ 4·16 세월호 참사 이후 이 정권의 어느 누구도 책임을 안지고 있다. 박근혜정권은 ‘2기 내각을 통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정권 출범 초기에도 했던 말이다. 박근혜정권이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정권은 국민으로부터 옐로카드란 경고장을 분명 받아야 한다.

변 “이건 나라도 아냐” 8대7 


- 당내에서는 현재 판세를 어떻게 보는가. 
 
▲ 자체 분석 결과 8대7로 이긴다. 권은희 후보(광주 광산을)의 재산 축소 신고 의혹에 대한 파장이 크지만 새누리당 김용남(수원병) 후보의 재산 신고 문제가 불거지면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김 후보의 경우 당선이 되도 당선무효형을 받게 될 것이라고 하지 않나.

- 세월호 침몰 참사가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적잖아 보인다. 

▲ ‘유병언 변사체’가 40일이 지나서야 신원이 확인됐다. 이런 나라가 있나. 이건 나라도 아니다. 이 정권이 국민으로부터 준엄한 경고를 받아 국정운영의 근본 틀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 재보선에서 야당이 패할 경우 조기 전당대회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 당내 일부에서 벌써 그런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만약 패한다면 당권을 놓고 조기 전대가 치러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일단 이 문제는 나중 일이고 지금은 재보선에 당력을 집중할 때다.

- 못다 한 얘기가 있나.

▲ 6·4지방선거는 사실상 무승부로 끝났다. 그런 만큼 이번 재보선은 의미가 크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 있다. 국민들이 묵과하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 

 

<mkpeace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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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