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발언 때문에 김은혜 청와대 대변인이 좌불안석 했다. 지난달 이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영국 BBC방송 회견의 문구가 실제와 다르게 언론에 전달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동관 홍보수석은 2일 “혼선이 빚어진 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정말 미안하게 됐다”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제도적 개선책을 포함,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이 수석은 휘하의 김 대변인이 사의를 표명한 것과 관련해 “저한테 (사의를 표명)한 일도 없고 더욱이 대통령께 한 일도 본인으로선 감정적으로 격해서 (동료들에게) 얘기한 것이 증폭됐다”며, 유임시키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총괄책임은 나에게 있다”면서도 “언론에 사과하면 되는 것이지 정치쟁점화할 사안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앞서 김 대변인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이 대통령이 “연내라도 김정일 위원장을 안 만날 이유가 없다”고 돼있었다. 그러나 KBS가 BBC로부터 전체 인터뷰 테이프를 얻어 풀어본 결과, 실제 발언은 “조만간이라고 단정해서 말할 수는 없지만 아마 연내에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한 것.
당시 서울에 있던 이 수석은 다보스에 있던 김 대변인, 김성환 외교안보수석과 서로 협의해 이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문구를 고친 것으로 전해졌다.
즉, 김 대변인은 이 수석과 윗선에서 선택한 뜻대로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일 뿐 잘못은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정치칼럼니스트는 “MB 정부와 지난 정부와의 사이점이 여기에 있다”며 “아마 지난 정부의 대변인이 저런 실수를 했다면 벌써 목이 달아났을 것이다. 역시 힘 있는 정부와 MB식 인사 특징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