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점포로 차별화 시도하자

창업시장에서 ‘컨버전스 점포’로 불황을 이겨내는 곳이 늘고 있다. 컨버전스 점포란 한 점포 내에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고객 수요를 창출해 내고 있는 점포를 말한다. 요즘 같은 장기 불황에는 한 가지 아이템만으로는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해 궁합이 어울리는 두 가지 이상의 아이템을 한 매장에서 동시에 운영함으로써 각 점포의 경쟁력을 높이고 수익을 다각화할 수 있다.
가장 일반적으로 찾을 수 있는 컨버전스 형태는 메뉴나 업종을 묶는 것. 최근에는 식당과 주점의 기능을 복합화한 ‘식당주점’ 형태의 점포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밥과 술을 동시에
‘식당주점’ 인기

돼지고기전문점 프랜차이즈 ‘미스터돼지’(www. mrpig.co.kr)는 불황 속에 주머니가 가벼워진 소비자들의 사정을 고려해 한 자리에서 밥도 먹고 술도 마실 수 있도록 했다. 김치찌개, 해물된장찌개, 제육쌈밥 등 충실한 식사 메뉴를 갖췄을 뿐 아니라, 국내산 최상급 돼지를 사용한 목살, 삼겹살, 껍데기 등 다양한 돼지고기 메뉴들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메뉴 중 하나는 ‘열탄불고기’. 돼지고기를 얇게 썰어 20여 가지의 특제 소스에 버무려 숯불에 구워먹는다. 매콤달콤한 맛으로 남녀노소 모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소스에 버무려 숯불에 바로 구워먹는 ‘미스터석쇠구이’는 숯불 향과 고기의 쫄깃한 맛으로 인기 메뉴에 이름을 올리고 있고, 목살돼지갈비와 소금구이, 생삼겹살 등 대중적인 메뉴들을 충실히 갖췄다.

메뉴가 다양해도 조리에 큰 어려움은 없다. 본사가 대부분의 식자재를 가맹점에 직접 공급하는 직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데다 모든 메뉴의 소스를 원팩화해 따로 조리하거나 맛을 내는 수고를 덜어주기 때문이다. 이신천(41) 사장은 “식당에 주점의 기능을, 주점에 식당의 기능을 접목함으로써 식당 창업을 고려하거나 고깃집 창업을 고려하는 예비창업자들의 수요를 모두 충족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빈티지주점 ‘창꼬’의 토마토베이컨 꼬치날개꼬치 등 10여 종의 직화구이 꼬치, 쯔꾸네, 간사이오뎅, 장어계란탕, 치킨가라아게, 삼치가라아게, 다양한 샐러드 등 40여 가지의 메뉴는 1차 식사와 2차 술을 함께 할 수 있어 직장들에게 인기다. 특히 오야꼬동, 치킨까스정식, 숯불정육덮밥, 튀김우동, 구운 고등어초밥 등은 안주와 식사를 함께 할 수 있는 메뉴로 제격이다. 여기에 오사케, 온나나까세, 쿠보타만쥬 등의 사케와 칵테일 막걸리, 생맥주 등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또한 일본라멘, 돈까스, 돈부리류(덮밥)를 주축으로 차별화된 점심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일본라멘&마끼전문점 ‘멘무샤’(
www.menmusha.co.kr) 역시 낮에는 ‘라멘전문점’으로 영업을 하다가, 밤이 되면 ‘사케전문점’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점심시간 즈음부터 오후까지는 돈코츠라멘, 미소라멘, 쇼유라멘 등 정통 일본라멘을 판매하고, 저녁에는 준마이다이긴조, 혼죠조야마다니시키 등 대중적으로 인기가 높은 10여 가지 이상의 사케와 도미뱃살조림, 간사이오뎅탕 등의 일식 안주류를 판매한다.

다양한 컨버전스 시도

판매 방식을 다양화해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곳도 있다. 친환경 실내환경관리업체 ‘에코미스트’(www.ecomist.co.kr)는 점포나 사무실 등에 자동향기분사기를 설치해 천연향을 매월 리필해 주거나 자체 개발한 향 공조 시스템을 건물 공조기에 설치해 주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때 100% 천연오일로 만든 피톤치드 스프레이나 비누, 치약 등 소비자가 직접 구매해 간단히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같이 판매함으로써 매출 확대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젤라또 아이스크림 카페 ‘카페띠아모’(
www.ti-amo.co.kr)는 아이스크림전문점에 커피전문점의 기능을 더하고, 여기에 인터넷카페와 북카페의 기능을 접목한 컨버전스 점포다. 이곳을 찾은 손님들은 아이스크림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인터넷도 하고, 책도 보는 등 그야말로 다양한 먹을거리, 놀거리를 즐기고 있다.

메뉴간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아이스크림은 홈메이드 방식으로 매장에서 직접 만든 정통 이탈리아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커피는 110년 역사의 이탈리아 ‘라바짜’ 제품을 사용하며, 와플도 정통 벨기에 방식으로 구워낸다. 북존에는 잡지, 소설, 에세이 등 400여 권에 이르는 책을 갖춰 놓았고, 전용 인터넷선이 설치된 인터넷존에서는 마음껏 웹서핑을 즐길 수도 있다.

 PC방에 간단한 스낵과 커피를 판매하는 카페를 숍인숍 형태로 결합한 카페형 PC방이나, 화장품 판매점에서 네일 아트나 피부관리숍 등을 함께 운영하는 것 등도 판매와 서비스를 복합화한 컨버전스 형태이다. 이때 타깃 고객층이 비슷한 업종의 경우 더욱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성공 전략과 주의점

불황기에는 한 가지 아이템만으로 고수익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고객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컨버전스 전략이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이때 전문점 수준의 아이템을 복합적으로 취급하면서 매출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성공할 수 있다. 각각의 아이템 간 연계 마케팅을 실시하거나, 낮과 밤 등 시간대별로 주 공략 아이템을 달리하는 것도 좋은 운영 전략이다.

단, 상호 연관성이 부족한 기능을 결합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얻기는커녕 점포의 정체성이 흐려져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다양한 기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드는 비용이 매출 증대 효과보다 커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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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