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사고

외제차 손목 치기 일당 철창행


달리는 고급車에 손목 ‘슬쩍’  
운행 중인 고급·외제 승용차에 일부러 손목을 부딪친 뒤 금품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일 운행 중인 고급 승용차에 고의로 손목을 들이댄 뒤 운전자를 폭행해 끌고 다니며 금품을 빼앗은 혐의(특수강도)로 김모(25)씨 등 3명을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강남 일대를 돌며 좁은 골목에서 고급 승용차에 고의로 손목을 들이대 사고를 내는 ‘손목치기’ 수법으로 운전자들을 차량 밖으로 끌어냈다.
실제 김씨 등 일당은 지난달 25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에서 손모(41)씨는 BMW 승용차를 몰고 가다 봉변을 당했다. 백미러가 차 옆을 지나던 김씨의 손목을 치는 사고를 냈던 것.
깜짝 놀란 손씨는 차를 세운 뒤 “차에 치었다, 사과하라”며 강제로 차에 올라 타는 김씨를 보고 또 한 번 경악했다. 184㎝, 몸무게 120㎏인 그가 험악한 표정으로 “내가 지시하는 곳으로 가라”고 협박했기 때문이다.  
손씨가 강제로 끌려간 곳은 마포구 용강동의 한 주점이다. 이곳에서 손씨의 신용카드를 빼앗은 김씨는 뒤따라온 일행에게 넘겨줘 현금 9백10만원을 인출해 오게 했다. 이들 일당은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달 6일부터 28일까지 외제 승용차 운전자 10명으로부터 7천3백여만원을 뜯어냈다.
한편, 김씨는 동네 선후배인 김모(26) 최모(31)씨 등과 함께 주로 압구정 로데오거리를 주요 활동무대로 삼았다. 이들은 렌터카를 동원, 비좁은 골목길에 진입하게 한 뒤 맞은편에서 오는 외제 승용차가 속도를 줄이는 순간 백미러에 손목을 부딪히는 이른바 ‘손목치기’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 등은 “강남의 외제차 운전자들은 현금 인출 한도액이 많은 신용카드를 가지고 다닐 것 같아 이들을 범행 대상으로 정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사람을 치고 그냥 가면 되느냐”고 시비를 걸어 운전자를 폭행한 뒤 신용카드를 빼앗아 가까운 현금인출기에서 현금을 인출, 달아나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남호텔서 버젓이 도박장 운영
‘내부수리중’ 알고보니 ‘카지노바’  
서울 강남 호텔에서 불법으로 카지노 바를 운영, 2억4천만원 가량을 챙긴 일당이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호텔에 불법 카지노바를 차려놓고 수억원대 도박판을 벌인 혐의(도박개장 등)로 업주 서모(34)씨를 구속했다. 또 딜러 및 도박에 참여한 2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서씨 등이 도박장을 운영한 곳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소재 D호텔 2층이다. 이들은 이곳 3백30㎡(1백평) 규모의 카페에 3대의 게임대를 설치했다. 그리고 1회 기본 판돈 1백만원에 달하는 속칭 텍사스 홀덤 도박장을 열었다.
텍사스 홀덤은 각 개인이 받는 비공개 카드 2장과 테이블에 공개하는 3장의 공유카드로 승패를 가르는 게임을 말한다. 최대 10명이 게임을 할 수 있고 돈을 모두 잃으면 다시 무제한으로 칩을 구매해 무제한 베팅을 할 수 있는 등 사행성이 높아 불법 카지노바에서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단속을 피하기 위해 카페 출입구에 ‘내부수리중’이란 문구를 붙여 일반업소처럼 위장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그리고 나서 바로 옆 마사지업소의 주방과 연결된 미로식 통로를 통해 손님들을 끌어들인 것이다. 손님을 모으기 위해선 최종 승자에게 3백만원의 시상금을 지급하는 깜짝 이벤트도 열었다.
서씨 일당은 이 같은 방법으로 지난 7월 초부터 8월30일까지 2개월 간 불법 카지노 바를 운영, 2억4천만원 가량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경찰은 현금 및 수표 3백50만원과 종류별 게임 칩 3천여 개, 매출 장부 등을 압수했다. 또한 최근 주택가 호텔 등에서 이런 형태의 카지노 바가 성행 중인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가혹행위 당한 20대 변심녀
감금·성폭행 “지옥이었다”
변심녀의 수난시대 사건이 발생했다. 전에 사귀던 여자친구가 만나주지 않는다며 자신의 집에 감금한 뒤 가혹행위를 당한 것.
여자친구였던 A씨는 오모씨(28)는 지난달 25일 자신을 만나주지 않자 집에 가서 얘기하자며 포천시에 소재한 자신의 집으로 유인했다.
오씨는 집에 A씨를 감금한 뒤 흉기로 위협하고 성폭행했다. 뿐만 아니다. 오씨는 다음날 샤워기 호스를 콧속에 집어넣고 물을 틀고, 욕조에 물을 받아 거꾸로 머리를 담그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자행했다.
A씨를 이 같은 폭력으로 인해 전추 4주의 상해를 입었다. 경기 포천경찰서는 오씨를 강간 등 상해혐의로 구속했다.


여고생 상대 바바리맨 출현
“앗! 저게 뭐야”  
여고생을 대상으로 변태행각을 벌인 30대 남자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김포경찰서에서 공연음란 혐의로 검거 조사를 받고 있는 장모(36)씨가 장본인.
장씨는 8월27일 새벽 1시40분께 김포 북변동 한 아파트 후문 노상에서 독서실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가하던 여고생 B(18)양에게 바지를 내린 뒤 자신의 성기를 만지는 등 음란 행위를 했다.
그는 앞서 새벽시간대에 독서실에서 나오던 여학생에게 자신의 바지를 내리고 알몸을 보인 상습범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가 하면 충북에선 초등학생 술 먹인 뒤 성폭행을 한 ‘몹쓸 20대’가 구속됐다. 충북 청주 상당경찰서는 채팅으로 만난 초등학생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술을 먹인 뒤 성폭행한 장모(24)씨를 성폭력특별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
지난 23일 새벽 3시쯤 청주시 대성동 자신의 집에서 채팅으로 만난 가출한 초등학생 C모(12)양을 유인한 뒤 술을 먹이고 성폭행한 혐의다.


10대 장난전화에 대림역 소동난 사연
전동차에 폭탄 설치했다?
“가산디지털단지역에 도착하는 전동차에 폭탄을 설치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9시50분쯤 이 같은 내용의 문자메시지가 두 차례에 걸쳐 도시철도공사 민원접수처에 접수됐다.
경찰은 이 신고를 받고 출동했고 7호선 대림역 주변과 전동차를 3시간 동안 수색하는 소동을 벌였다. 또한 지하철 운행도 3분 가량 지체됐다.
하지만 고등학생 김모(16)군이 장난을 친 전화였다. 서울 금천경찰서에 불구속 된 김군은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처럼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대피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 영화 <다이하드>의 지하철 테러를 모방한 거짓 협박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고 진술했다.


조폭비호 수사정보 유출 경찰 적발  
‘돈’ 받고 ‘해외골프여행’ 가고
조직폭력배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검찰 및 경찰 수사관들이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수사부에 적발됐다. 이들은 수사정보를 유출하거나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서울지방경철청 형사과 폭력반장 김모(45) 경위가 그 장본인.
수사결과에 따르면 김 경위는 지난 2006년 1월, S파 폭력 조직 두목 최모 씨와 부두목 김모씨, 담당 검사실 계장 우모씨 등과 만난 자리에서 우씨에게 사건 무마를 부탁하고 김씨 지명 수배와 관련된 공소시효 등 수사 정보를 최씨에게 알려줬다.
그는 또 지명 수배된 김씨를 넉 달 동안 여러 차례 만나고도 체포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다. 서울경찰청 조직폭력배 수사 전담반에 근무하면서 폭력 조직 두목들과 함께 해외 골프 여행을 다니는 등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서울중앙지검 소속 검찰 수사관(7급) 우모씨는 김씨에게서 사건을 잘 무마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수사부(김주선 부장검사)는 수배 중인 조직폭력배에게 수사정보를 유출해 도주를 도운 혐의(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직무유기)로 이들을 불구속 기소했다.

 
공짜폰 되팔아 거액 ‘꿀꺽’
“휴대폰만 구입해 와”
신용불량자 등으로부터 ‘공짜폰’을 싼 가격에 구입한 뒤 되파는 수법으로 수억원을 챙겨 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의 범행대상은 신용불량자들이었다. 광주 남부경찰서는 급전이 필요한 신용불량자 등으로부터 공짜폰을 구입한 뒤 인터넷에서 판매해 온 김모(27)씨 등 3명을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김씨들은 범행을 위해 대출을 미끼로 내걸었다. 생활광고지를 통해 급전이 필요한 신용불량자와 통신불량자를 모집한 것. 그리고 나서 휴대폰 대리점에서 공짜폰을 개설해 오면 돈을 주는 수법으로 휴대폰을 확보했다.
이들 일당은 확보된 휴대폰을 인터넷 등에서 시중가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했다. 실제 이들은 지난해 11월11일 인천에서 신용불량자인 이모씨로부터 공짜폰 7대를 대당 5~10만원에 구입한 뒤 인터넷에서 19만원에 판매했다.
신용불량자들은 자신들이 제공한 휴대폰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알면서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출 명목으로 휴대폰을 저당잡힐 경우 처벌을 면한다는 것을 알고 교묘히 법망을 빠져 나간다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이 같은 수법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1백90여 명으로부터 공짜폰 1천5백여대를 구입해 총 2억8천여만원을 챙겼다. 경찰은 이들이 음성적으로 거래한 휴대폰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김씨 등이 금융거래에 사용한 대포통장을 압수해 추적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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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꼬박 720일이 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용산 대통령실이 꺼내든 최후의 카드는 영수회담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무색하게 이번 만남은 여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서 또다시 ‘강 대 강’ 매치가 예상된다. 정치권이 학수고대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어렵게 만났는데… 같은 날 민주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내주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 만큼 만남이 적절치 않다는 무언의 거절이었다. 윤 대통령의 변심에는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서 참패한 데 이어 인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자 비선 개입 의혹까지 가중됐다. 야당과 소통함으로써 단단하게 굳어진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등 현 상황을 돌파하겠단 뜻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야당 대표를 무시하다가는 총리도 임명 못하겠구나’라는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아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총리 인선 협조 정도를 받아내기 위한 피상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대표에겐 편한 회담이 될 것이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채 상병 특검 받고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대통령이 못 받으면 회담까지 하고 욕먹는 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기로 합의를 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 만큼 넘어야 할 고비는 많았다. 1차 실무진 회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지난 22일 예정됐던 만남이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의 수석급 교체 일정으로 인해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지만 준비 회동조차 잡음이 새 나오면서 위태위태한 앞날이 예고됐다. 결국 첫 실무진 만남은 이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23일 이뤄졌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영수회담 날짜는 물론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지지율 하락에 반등 노렸지만… 의제 놓고 격돌…샅바 잡은 윤-이 지난 25일 진행된 2차 회의도 큰 소득은 없었다.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담은 특검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이를 전해 들은 대통령실은 난감하단 태도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천 비서실장은 실무 협상 직후 브리핑서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후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수용’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제를 놓고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대로 영수회담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진통 끝에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두 사람의 입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서 만났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15분 독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들어선 이 대표를 웃음으로 맞이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건강 등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서 이곳으로)오다 보니 20분 정도 걸리던데, 실제 여기 오는 데 700일이 걸렸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갈음했다. 이날 영수회담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른바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멈춰 세운 뒤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700일 동안 묵혀둔 말을 몽땅 쏟아내겠다는 듯, 이 대표의 발언은 장장 15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고 국민의 삶이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또 외교 안보, 모든 영역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런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의제를 던졌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에둘러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생각할 것과 연구·개발(R&D) 예산 등도 화제로 올렸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답했다. 처음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이할 때와 달리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모두발언은 생략한 뒤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4시10분쯤에 마무리됐다. 130분간 자리를 함께했지만 도중에 배석자를 제외하는 등 두 사람이 독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영수회담 도중 배석자를 물리고 자연스럽게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도 기대했지만 이번 만남은 차담 수준서 그쳤다. 영수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브리핑을 진행했다. 같은 장소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회담을 바라본 양측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쪽 난 여론 국민의 판단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의 설명처럼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다만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야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달리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대해 이 대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으나 이 대표가 내민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딱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범야권 집중 포격 맞은 대통령실 “결과도 실리도 없다” 쏟아진 질타 범야권도 일제히 쓴소리를 얹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만났냐”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은 “윤 대통령의 답은 거의 없었다”며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면서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혹평했다. 조국당 강미정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조가 곧바로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변인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과 그럼에도 최대한 민심을 담아 질문을 한 야당 대표의 만남”이라며 “(대통령이)여러 가지 법안과 자신의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은 빼버렸다. 추후 만남을 기약한 정도일 뿐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래도 윤 대통령 측에서 ‘자주 소통하자’는 뉘앙스가 나왔다”며 “만남을 거듭한다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공동합의문은 없고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대란 관련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결과가 나왔어야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전도 성과도 없이 끝나 버렸다”고 혹평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30여분간 진행됐다는 대화의 결말은 결국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여야 모두 입장이 애초에 비슷했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이 아쉽게 끝난 것에 대해 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대화의 기본이 안 돼있다”며 “대화라는 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대표처럼)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1승”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무리하게 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부르랴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이 윤 대통령의 ‘자충수’라는 여론이 강하다.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TK·PK 기반의 집토끼를 꽉 쥐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층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영수회담 민심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레임덕 돌파구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선택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