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향기 넘치는 우리 고장으로 놀러오세요 ②대전 유성

대청호오백리길 걷다보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네~

푸른 물결을 감싸 안고 도는 길이 대청호 500리에 초록빛 수를 놓고, 여행자의 마음까지 봄빛으로 물들인다. 대전 신탄진의 대청댐에서 출발해 충북 옥천과 보은, 청원을 잇는 대청호오백리길 27개 구간이다. 총 220여 km 가운데 4구간(호반낭만길)과 5구간(백골산성낭만길)은 잔잔한 호숫가와 초록빛 숲 속을 걷는 여유로운 길이다. 21구간(대청로하스길) 마지막 5km는 물 위에 설치된 나무 데크로 이어져 노약자를 동반한 가족도 무난히 즐길 수 있다. 농촌 체험 학습지로 유명한 찬샘마을을 비롯해 대청호에 안긴 여러 마을도 만날 수 있다. 엑스포과학공원 내에 자리한 세계엑스포기념품박물관과 대덕구 반석천 카페거리도 최근 주목받는 여행지다.

볼거리·명소 가득한 ‘대청호오백리길’ 대전 구간
찬샘정서 바라보는 대청호 풍광 한 폭의 산수화

220km가 넘는 대청호오백리길은 푸른 호수와 초록의 숲, 정겨운 마을을 함께 돌아보는 명품길이다. 대전 신탄진의 대청댐 아래에서 출발해 충북 옥천과 보은, 청원을 아우르고 다시 대청댐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총 27개 구간이다. 때로는 호수의 물결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때로는 발아래 호수를 굽어보며 대청호에 깃든 이야기도 만나는 길이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천천히 걸으며 호수의 풍광을 즐기고 마음을 나눠보자.
대청호오백리길의 대전 구간은 멋진 드라이브 코스와 이어지고, 대중교통과 연계가 용이해 가족 단위 도보 여행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그중 4구간(호반낭만길)은 호수의 풍광을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길이다. 총 10km 거리에 나무 데크로 만든 호반 길과 호젓한 숲길, 정겨운 마을이 이어진다. 

마산동삼거리에서 출발해 호반 갈대숲을 지나면 드라마 〈슬픈 연가〉 촬영지에 닿는다. 모래언덕에 자라는 나무들이 인상적인 호숫가는 불어오는 바람 소리가 들릴 만큼 고요하다. 누리장나무(개똥나무)를 비롯해 떨기나무 숲을 지나 걸으면 앙증맞은 봄꽃들이 식재된 대청호자연수변공원을 만난다. 작은 풍차가 이국적인 풍광을 연출하는 공원 위쪽에는 대청호자연생태관이 자리한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이들과 함께 대청호에 서식하는 동식물에 대해 알아볼 수 있다.

발길마다 눈길마다
넘실대는 초록숨결

연꽃마을을 지나 금성마을에 이르면 엉고개로 향하는 숲길이 이어진다. 나뭇가지마다 새롭게 틔운 잎사귀들이 푸른 호수 위로 연둣빛 물감을 풀어낸다. 땀방울이 맺히는가 싶을 때쯤 길은 다시 호수로 이어진다. 4구간 종착점인 신상교로 향하는 둑길이다. 이 길은 호수의 물이 불어나면 사라지기 때문에 여름에는 만날 수 없다. 


5구간(백골산성낭만길)은 해발 340m에 축조된 백골산성이 중심이다. 원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백제 산성으로, 대청호의 그림 같은 풍광을 굽어볼 수 있는 곳이다. 삼국시대 전략적 요충지로 신라와 전투에서 많은 사람들이 죽어 백골산성이라는 이름이 붙었으나, 이곳에서 바라보는 대청호의 풍광은 평화롭기만 하다. 

4구간의 종착점이자 5구간의 출발점인 신상교에서 바깥아감 방향으로 걷는 길은 크게 휘는 호반 길을 따라간다. 잔잔한 호수의 물결이 친구가 되는 길이다. 바깥아감에서 강살봉을 지나 백골산성에 이르는 2.7km는 산행 구간이다. 긴 산행이 부담스럽다면 바깥아감에서 잠시 국도를 따라 걸어 한식마을에서 올라도 된다. 산행 거리를 1km 정도로 줄일 수 있고, 등산로도 잘 정비되었다.
가파른 산행을 보상해주는 대청호의 절경을 감상하고 절골 방향으로 내려가면 호숫가에 자리한 작은 마을을 만난다. 옛날 대전과 청주를 오가는 사람들이 하룻밤 머물고 간 곳으로 알려진 마을이다. 절골에서 숲길을 지나면 다시 대청호와 얼굴을 마주한다. 대청호수질관리소로 향하는 이 길은 대청호를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 중 한 곳이다.
대청호에 안긴 작은 마을 중 2구간(찬샘마을길)의 찬샘마을은 농촌 체험 학습장으로 유명하다. 마을에서 나는 농산물을 수확하고, 다양한 먹을거리를 함께 만들어보는 식문화체험관이 인기다. 두부 만들기, 매실액 만들기, 장아찌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외국의 대학생들도 찬샘마을을 찾아 떡볶이 같은 음식을 함께 만들어보는 체험을 진행한다.
허수아비와 물레방아가 마을의 풍광을 넉넉하게 만들어주고, 숙박 시설도 잘 갖춰져 가족이 함께 머물며 시골 마을의 하룻밤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침 일찍 일어나 찬샘마을길을 걸어보는 것도 좋다. 산마루에 자리한 찬샘정에 올라 바라보는 대청호의 풍광은 한 폭의 산수화 같다.
대청호 드라이브에 나선 여행객이라면 잠시 차에서 내려 걸어보자. 대청호오백리길 21구간(대청로하스길)의 마지막 5km에 해당하는 이 길은 대청호 조정지댐에서 출발해 금강로하스대청공원에 이른다. 대청댐에서 흘러내린 작은 물길을 따라 초록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나무 데크로 이어져 유모차나 휠체어 이동이 가능하다. 물 아래 뿌리를 내린 왕버들 군락으로도 유명해 카메라를 들고 일부러 찾아오는 여행자가 많다. 갈대숲과 푸른 호수, 우거진 나무들이 잘 어우러져 아름답다.


대청호수 옆길
평화로운 풍광

엑스포과학공원 안에는 엑스포기념관과 세계엑스포기념품박물관이 새롭게 문을 열었다. 세계 최초의 엑스포 기념품 박물관이다. 1851년 런던만국박람회부터 현재까지 160년에 걸쳐 만들어진 엑스포 기념품 5000여 점이 전시된 곳이다. 런던만국박람회가 열린 수정궁 모형 전시관을 비롯해 카르티에, 에르메스 등 수공예 장인들이 만든 기념품이 눈길을 끈다. 시대를 대표하는 다양한 가전제품과 캐릭터 상품도 볼 수 있다.

커피를 즐기는 여행자라면 반석천 카페거리를 방문해보자.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와 커피 맛을 자랑하는 카페 20여 곳이 모인 거리로, 대전의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 도보 여행 : 4구간(호반낭만길 : 10km, 5시간 소요)이나 5구간(백골산성낭만길 13km, 약 6시간 소요) 걷기
· 가족 여행 : 21구간(대청로하스길) 중 마지막 5km 걷기→세계엑스포기념품박물관→반석천 카페거리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4구간(호반낭만길)이나 5구간(백골산성낭만길) 걷기→찬샘마을(숙박)
· 둘째 날 : 찬샘마을→2구간(찬샘마을길) 걷기→찬샘마을 체험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대청호오백리길   www.dc500.org
· 찬샘마을  http://chansaem.com
· 대청호자연생태관  http://nature.donggu.go.kr
· 대전관광포털  www.daejeon.go.kr/dj2009/tour/index.action
· 엑스포과학공원(세계엑스포기념품박물관)  www.expopark.co.kr


문의 전화

· 대전광역시청 관광산업과(대청호오백리길 안내)  042)270-3981
· 대청댐물문화관  042)930-7332
· 대청호자연생태관  042)251-4781
· 찬샘마을   042)274-3399
· 대전종합관광안내센터   042)861-1330
· 엑스포과학공원(세계엑스포기념품박물관)  042)869-5114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대전 :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15~20분 간격(06:00~다음 날 00:10) 운행, 약 2시간 소요.
대전복합터미널에서 2번 버스 승차, 남경마을 정류장에서 72번 버스 환승, 금강로하스대청공원 정류장 하차
* 문의 :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www.exterminal.co.kr
· 코버스 www.kobus.co.kr
기차> 서울-대전 : KTX 하루 60여 회(05:30~23:30) 운행, 약 1시간 소요.
대전역에서 2번 버스 승차, 남경마을 정류장에서 72번 버스 승차 환승, 금강로하스대청공원 정류장 하차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자가운전 정보

경부고속도로 신탄진 TG→덤바위삼거리에서 신탄진·청주 방면 좌회전→신탄진로 따라 약 4.5km 이동 후 대청호 방면 우회전→32번 지방도 따라 이동→대청댐휴게소 주차장 도착

 

숙박 정보
· 한일관광호텔 : 동구 용운로, 042)283-4401
· 태웅관광호텔 : 동구 대전로839번길, 042)224-8000
· 코스모스관광호텔 : 동구 동서대로1695번길, 042)628-3400, www.cosmoshotel.net
· 호텔선샤인 대전 : 동구 동서대로, 042)620-6500, www.hotelsunshine.kr


식당 정보
· 할먼네집 : 매운탕, 동구 대청호수로, 042)273-2225
· 더리스 : 바비큐, 동구 냉천로, 042)283-9922
· 조선 : 오리백숙, 동구 회남로79번길, 042)273-6143
· 후루룩손칼국수 : 낙지볶음면·손칼국수, 유성구 반석로11번길, 042)825-7565


주변 볼거리
계족산 황톳길, 한밭수목원, 대전문화예술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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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발 ‘채 상병 특검’ 파장

야당발 ‘채 상병 특검’ 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이 야당 주도로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해 7월19일 사건 발생 10여개월 만이다. 국민의힘은 표결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됐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서 ‘이태원참사특별법’을 합의 처리된 뒤 ‘의사일정 변경 동의안’을 제출하며 채 상병 특검법 상정을 요구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해병대 채수근 상병이 실종자 수색 작전 중 순직한 사건을 초동 조사하고 경찰에 이첩하는 과정서 대통령실·국방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경찰 이첩 개입 의혹 김진표 국회의장이 이를 수용해 의사일정 변경동의안에 대한 표결이 이뤄졌고, 재석 168명 전원 찬성표로 가결됐다. 표결에는 야당만 참여했고, 국민의힘은 반발해 사실상 표결에 불참했다. 민주당은 원래 본회의 안건에 없었던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기 위해 의사일정 변경을 우선 시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의힘은 이번 본회의에 합의되지 않은 법안이 올라가는 것 자체를 반대해 왔다. 당초 김진표 의장도 여야가 합의해 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양당 원내대표를 의장석으로 불러서 마지막으로 중재를 시도했지만 5분 뒤 김 의장은 여러 가지로 고려한 끝에 의사일정 변경 동의의 건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양당의 마지막 협상도 결렬됐고, 국민의힘에서는 유일하게 자리에 남았던 김웅 의원만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방청 중이었던 해병대 예비역연대 법률 자문, 김규현 변호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노년의 해병대 예비역들도 연신 눈물을 흘렸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야당이 강행 처리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로텐더홀서 규탄대회를 열고 “그간 우리 당은 이태원참사특별법에 합의 처리하는 조건으로 의사일정에 동의했다. (민주당과 김 의장이)채 상병 특검법을 애초에 처리하겠다고 했으면 저희는 오늘 본회의 의사일정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모처럼 이태원법 합의 처리를 통해 협치 분위기가 조성되고 의회정치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있는데 오늘 의사일정 변경까지 해서 채상병법을 처리하겠다는 것은 정치 도의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채 상병 특검법 표결 시 본회의장을 퇴장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채 상병이 의사일정으로 상정되는 것 자체를 반대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규탄대회 뒤 거부권 행사 건의와 관련한 질문에 “입법 과정과 법안 내용을 볼 때 거부권을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단언했다. 국힘 퇴장 속 야당 전원 찬성 조각난 협치···대통령 또 거부?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 의사일정 변경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날 본회의는 이태원특별법 처리를 위해 여야 합의로 잡은 일정인 반면, 여당이 채 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상황서 입법을 강행하기 위해 의사일정을 변경해 본회의 부의를 시도하겠다는 의도였다. 대통령실은 이날 야당의 강행 처리 예고를 예의주시하면서도 공수처 수사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정진석 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서 “민주당이 오늘 국회 본회의서 채 상병 특검법을 의사일정까지 바꿔가면서 일방 강행 처리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며 “엄중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 표명은 특검법에 대한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실장은 “채 상병의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서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며 “공수처와 경찰이 이미 본격 수사 중인 사건인데도 야당 측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특검을 강행하려고 하는 것은 진상규명보다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여권에선 채 상병 특검법 자체의 법리적 문제점을 지적하는 동시에 이미 수사 중인 사안에 특검을 도입하는 배경에 정쟁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바라봤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서 진행 중인 수사가 끝난 다음, 그 과정이나 결과를 토대로 특검 도입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순리라는 것이다. 야당이 특검을 당장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대통령실은 무엇보다 2021년 군사법원법 개정으로 해병대수사단에 수사권이 없어졌기 때문에 야권이 주장하는 ‘수사외압’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해병대수사단이 기초 조사는 할 수 있겠지만, 관계자 수십명을 소환하고 연루자가 몇 명이고 하는 것은 법에 규정된 권한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당시 박정훈 해병대수사단장의 ‘월권’ 가능성을 지적한 셈이다. “정치적 의도” 대통령실 발끈 또 과거 공수처 설치와 군사법원법 개정을 주도했던 민주당이 특검을 추진하는 모순을 거론하며, ‘참사의 정쟁화’를 시도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는 분위기다. 이날 정 실장은 “현재 공수처와 경찰서 철저한 수사를 진행 중이므로 수사 당국의 결과를 지켜보고 특검을 도입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공수처와 경찰이 우선 수사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특검 도입 등의 절차가 논의되고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공수처는 민주당이 패스트트랙까지 동원해 설치한 기구다. 당연히 수사 결과를 기다려보는 것이 상식이고 정도”라며 “지금까지 13차례 특검이 도입됐지만 여야 합의 없이 이뤄진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야당이 단독으로 주도한 이유도 있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과정서 윤 대통령,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이시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등이 수사를 왜곡하고 은폐하려 했다는 관련 정황은 이미 상당 부분 나왔다. 국방부는 사단장 등 고위 지휘관들의 혐의를 축소하려 했고, 경찰에 넘긴 수사기록도 매끄럽지 않은 과정을 통해 회수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과 국방부 관계자들이 전화와 문자메시지 등으로 조율한 흔적도 엿보였다. 국민의힘은 특검법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서 “공수처 수사가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다만, 공수처 수사가 1년 가까이 진척을 보이지 않으면서 야권서 반발이 터져 나왔다. 과거 대통령실이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조그마한 사고’라고 언급한 사건도 국민적 분노를 유발했다. 지난 3월22일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 매체와 인터뷰서 ‘조그마한 사고’로 표현하고 “전 지휘관이 법적인 문책을 받는 건 부적절하다”는 취지로 실언한 바 있다. 더구나 공수처는 지난해 8월 고발장을 접수한 이후 인력 부족, 수사 의지 등을 핑계로 현재까지 ‘수사 진행 중’이라는 변명만 되풀이했다. 해병대를 비롯한 국민 여론도 특검에 찬성하는 분위기다. 눈물 흘린 해병들 왜?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앞두고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채 상병 특검법 상정과 통과를 강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해병대를 상징하는 붉은 옷을 입은 이들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 모여 “채 상병 특검법 통과, 박정훈 대령 탄압 중지”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채 상병 특검법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같은)이런 세력들이 우리나라의 집권여당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을 대표해 마이크를 잡은 정원철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장은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이 나라의 안보를 생각하는 사람들인가. 국민의힘과 대통령은 민심을 외면하지 말고 채 상병 특검법을 수용하길 바란다”고 외쳤다. 해병대예비역연대에 법률자문을 하고 있는 해병대 출신 김규현 변호사는 “(국민의힘은)처음엔 ‘독소 조항이 있다’고, 지금은 ‘공수처와 경찰이 수사 중이니 그 수사가 끝난 다음에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과거 특검 때에는 (앞서)경찰·검찰이 수사를 안 했는가”라고 되물었다. 사실상 가장 신속하게 사건을 처리할 방법은 법정 수사 기간을 최대 3개월로 정해놓고 있는 특검밖에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병대 측은 이날 “3개월이 지나면 우리 군은 본연의 임무로 돌아가 안보에 전념할 수 있고, 정치권도 채 상병 문제를 일단락하고 지금 산적한 안보, 민생 정책을 논의할 수 있게 된다”며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는,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수사를 기다리며 이 정권이 끝날 때까지 채 상병 문제로 정쟁을 계속하겠다는 것인가. 지금이라도 국민의힘은 오후 2시에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전원 참석해 채 상병 특검법을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집회를 마친 해병대 예비역 연대 회원 45명은 채 상병 특검법의 상정·통과 여부를 보기 위해 곧장 국회 본회의장으로 이동했다. 앞서 채 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10월 민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후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지난달 3일 본회의 자동 부의 요건을 충족했다. 여야는 지난 1일 이태원 참사 특별법 처리에는 합의했지만, 채 상병 특검법과 전세 사기 특별법 개정안에는 합의하지 못했다. 민주당의 채 상병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통한 것이다. 1년 가까이 진척 없는 수사 역풍 뻔한데···용산 선택은? 특검법 통과에 대해 대통령실은 야당을 향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해석했다. 다만, 수세에 몰린 대통령실이 야당을 지적할수록 부정 여론만 키우는 분위기다. 더구나 대통령실은 스스로가 수사 대상이 되는 사안서 ‘협치’를 운운할 자격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는 있으나, 이로 인해 역풍을 맞게 되는 형국이다. 당장 여당 소속 국회의원들이 용산의 뜻을 따를지 의문이다. 윤 대통령이 어렵사리 여당 의원들을 단속하더라도 다음 달에 시작하는 22대 국회에서는 궁지에 내몰릴 것이 분명하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여부에 신중한 모습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거부권을 행사할지는 예단하기 어렵다”며 “김진표 국회의장은 합의 정신을 존중하는 분”이라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여야 합의 없이 거대 야당이 일방적으로 처리한 법안들에 대해선 ‘과도한 갈등을 초래할 수 있다’며 거부권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젊은 병사의 죽음’과 관련된 민감한 사안인 데다 야권과 언론이 국가안보실과 공직기강비서관실 등 대통령실 연루 의혹을 잇달아 제기한 상황이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당의 총선 참패 한 달여 만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도 윤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다. 국회 재표결 시 여당 이탈표도 우려해야 하는 부분이다. 윤 대통령이 지난달 29일 용산 대통령실 회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채 상병 특검법의 적극적인 수용을 요구한 데 대해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은 것도 복잡한 상황을 반영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채 상병 특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공수처는 특검 출범 여부와 별개로 ‘채 상병 순직 사건 조사 외압 의혹’과 관련된 핵심 인물들을 불러 조사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방부가 채 상병 사건을 회수하고 재조사하는 과정서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대통령실 등 ‘윗선’으로부터 외압이 있었는지 의혹을 풀어줄 핵심 인물들을 중심으로 소환조사가 이뤄지는 모양새다. 수사는 진행 중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지난 2일 오전 9시25분쯤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공수처는 박 전 직무대리를 상대로 국방부 조사본부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재조사한 후 혐의자를 축소해 경찰로 넘기는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