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돈되는' 금융상품의 비밀-KDB대우증권 ‘특별한 매칭RP’

혹하게 하는 특판 고금리 유혹

[일요시사 = 경제2팀] 박효선 기자 = 시장이 정체되면서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지만 시중은행의 금리는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증권사의 환매조건부채권(RP) 상품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KDB대우증권은 ‘특별한 매칭RP’를 통해 연 4%의 높은 고금리를 제공해 금융소비자들에게 각광받고 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대우증권 ‘특별한 매칭RP’상품에 쏠린 것이다. 그러나 기간 수익률을 잘 따져봐야 한다. 3개월 만기 후 수익률을 살펴보면 소비자가 기대하는 연 4% 이자와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고객님 아쉽지만 특별한 매칭RP상품은 마감됐습니다. 미리 신청하시면 다음주 월요일로 예약해 드릴게요.”

KDB대우증권의 ‘특별한 매칭RP’상품이 매주 완판 행진중이다. 안전하면서도 고금리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사가 추천한 상품에 투자하거나 타사의 금융투자 상품에서 이전한 고객에게 연 4%의 금리를 제공한다. 그러나 대우증권이 제시하는 연이율만 보고 무턱대고 가입해서는 안 된다. 단기상품이라는 점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숫자놀음 오해

특별한 매칭RP 상품은 지난해 큰 인기를 끌었던 ‘특별한 RP'의 후속 상품이다. 특별한 매칭RP는 3개월 만기에 연 4%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다.


RP는 환매조건부채권으로 증권사가 일정기간이 지난 후 약정된 금리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되사는 조건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증권사가 보유한 국공채나 우량채권 등을 담보로 발행해 안전성이 뛰어난 채권이다. CMA(RP형)의 기초자산으로도 이용되는 우량 금융상품이다. 증권사 영업점에 방문해 계좌를 개설하면 된다.

대우증권은 자사 직원이 추천하는 상품에 가입하거나 다른 증권사에서 유가증권을 옮겨오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연 4%의 금리를 제공한다. 매달 500억원 한도로 판매 중이다. 매주 100억원씩 완판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대우증권이 ‘그곳에 가면 특별한 혜택이 있다’는 슬로건으로 판매한 이 특판 상품은 가입고객 수 1만7000명, 가입 자금 1조4000억원, 50주 연속 매진이라는 진기록을 달성했다.

대상 고객은 최대 5억원 한도 내에서 추천 상품에 투자한 금액 혹은 이전한 금액만큼 이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매월 총 500억원 규모로 판매하고 있다. 매주 총 100억원 규모로 공급된다. KDB대우증권과 첫 거래하는 소비자는 별다른 조건 없이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다만 3개월 이내에 중도 환매하면 연 2.45% 수준의 수시금리로 가 지급된다.

대우증권 직원이 권유하는 상품에 가입하기를 꺼려하는 고객은 특별한 RP에 가입하면 된다. 매주 총 100억원 규모로 공급되는 특별한 RP는 3개월 만기에 연 3.3% 금리를 제공한다. KDB대우증권과 처음 거래하는 고객은 다른 조건 없이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1억원까지 가입할 수 있다.

특별한 매칭RP이 투자자들에게 주목 받는 이유는 시중은행보다 고금리를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ELS, 펀드, 주식 등에 비해 비교적 안전한 편에 속하기 때문이다.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고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원금보장형이라고 해도 결국 투자 상품이기 때문에 시중은행의 상품처럼 예금자보호가 되지 않는다.

특히 RP상품의 경우 기간 수익률을 잘 따져 보아야 한다. 연 4%라고 해서 말 그대로 4%의 이자를 받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예컨대 1000만원을 특별한 매칭RP에 투자했을 때를 가정해 이자를 계산해보았다. 실제 받는 금리 계산을 위해 이자소득세(15.4%)는 뺐다. 소비자들은 1000만원에 대한 연4% 이자로 33만8400원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자는 12개월, 즉 1년을 투자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이자다. 실제 3개월 후 붙는 4% 이자는 8만4600원에 불과하다. 특별한 매칭RP는 3개월 만기상품이기 때문이다.

연 4% 높은 금리로 소비자들에 인기몰이
기간 수익률 따져야…3개월 후 실제론 1%

대우증권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대우증권 관계자는 “대부분의 금융사들은 수익률을 표기할 때 12개월 1년을 기준으로 표기한다”며 “우리는 만기 3개월이라는 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저금리 시대에 대우증권은 고객들에게 높은 금리의 혜택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만기 3개월을 따져서 연 4%라고 해도 굉장히 높은 금리고,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인 만큼 중간에 해지할 가능성도 낮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대우증권이 RP상품의 기간 수익률로 광고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소비자에게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금융사들이 수익률을 표기할 때 1년을 기준으로 홍보하니까 소비자들이 오해할 수 있다”며 “금융사들의 이런 형식적인 홍보는 소비자들을 착각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금융사 직원의 말과 홍보만 믿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며 “소비자들은 수익률이 3개월에 대해서만 적용된다는 점을 주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소비자들도 RP상품의 기간수익률을 잘 따져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부연이다.

저축 아닌 투자

또한 RP상품 가입은 저축이 아닌 투자의 개념이라는 점을 염두해야 한다. 동양증권 사태로 금융업계가 큰 혼란을 겪은 만큼 증권사가 재무적으로 이상이 없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증권사 RP상품에 가입할 때는 저축이 아닌 ‘투자’라는 개념을 반드시 생 생각해야 한다”며 “증권사 RP에 자산을 투자할 때는 반드시 기관의 재무 건전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dklo21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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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