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 여야 신임 원내대표 맞장인터뷰 ①새누리당 이완구

"싸움질·무능한 국회 이미지 확 바꾸겠다"

[일요시사=정치팀] 허주렬 기자 = 여야는 지난 8일 의원총회를 통해 각각 이완구 의원과 박영선 의원을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했다.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시기, 여야의 원내사령탑이 동시에 교체된 것이다. 이번에 새로 선출된 여야 원내대표들은 세월호 사태로 성난 민심을 수습하고, 초접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무거운 짐을 지고 있다. 창간 18주년을 맞이한 <일요시사>가 새로 취임한 여야의 원내대표들을 차례로 만나 향후 정국 운영에 관한 나름의 복안을 들어봤다. <편집자 주>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신임 원내대표로 지난 8일 이완구 의원(3선, 충남 부여·청양)이 선출됐다. 이날 당 의원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추대된 이 원내대표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애도정국 속 6·4지방선거, 새누리당 7·14전당대회, 7·30재보선 등 주요 정치일정이 줄줄이 대기 중인 중요한 시기에 실질적으로 거대여당을 이끌게 됐다.

이 원내대표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충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후 2009년 이명박정부가 추진한 세종시 수정안에 강하게 반대, 도지사직까지 사퇴하며 잠시 정계를 떠났다.

'강단 있고 소신 있는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남긴 그는 지난 19대 총선에서 정계에 복귀할 예정이었지만 혈액암이라는 뜻하지 않은 복병을 만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10개월여에 걸친 투병생활 끝에 기적처럼 병마를 이겨낸 이 원내대표는 지난해 4월 재보선에서 80%에 달하는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되며 화려하게 재기했다. 게다가 원내에 복귀한 지 1년 만에 여당 원내사령탑까지 오르며 충청권의 떠오르는 맹주를 넘어 중앙정치에서도 확실하게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정운영 파트너 야당과 대화하고 협력"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 아끼지 않을 것"

우여곡절을 거쳐 중요한 시기에 여당을 실질적으로 이끌게 된 이 원내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특집인터뷰에서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을 지는 집권여당 원내대표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국가시스템을 개혁하는 등 대한민국의 국가역량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당·청 간 소통을 확대하고,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원내대표는 또 "여야가 협력하지 않을 때 그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만큼 야당과 대화하고 협력해 제대로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며 "특히 국민들 눈에 비치고 있는 싸움질하는 국회, 무능한 국회라는 이미지를 확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 원내대표와의 일문일답.

- 먼저 집권당의 원내대표에 선출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세월호 참사, 코앞으로 다가온 6·4지방선거 등 중요한 시기에 원내사령탑을 맡게 되셨는데, 향후 1년 간 원내사령탑으로서 어떤 역할을 해나가실 것인지 구상을 말씀해주시지요.
▲ 세월호 참사 등으로 국가적으로 참 어렵고 힘든 시기에 저를 믿고 중책을 맡겨주신 것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국민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는 집권여당으로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국가시스템 개혁 등 대한민국의 국가역량을 선진화,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방안을 국회가 주도하고 입법적으로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 향후 대야 관계는 어떻게 가져가실 예정인지요?
▲ 국회운영에 있어서 야당은 국정운영의 파트너라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야가 협력하지 않을 때 그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법이지요.

앞으로 많이 만나고, 대화하고, 경청하고, 협력해서 제대로 일하는 국회를 함께 만들어 갈 생각입니다. 상대방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새로운 여야의 협력 패러다임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특히 국민 눈에 비친 싸움질하는 국회, 특권 국회, 무능한 국회라는 이미지를 바꾸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일각에선 수직적인 당·청 관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향후 당·정·청 관계는 어떻게 가져가실 예정인지요?
▲ 당·정·청은 국정에 대한 철학과 가치를 공유한 공동운명체입니다. 건강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는 동반자적 관계가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현재의 당·정·청 관계에 대해 당내에선 아쉬움의 목소리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앞으로는 당·청 간 소통을 확대하고, 대통령에 대한 쓴소리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에 대해선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박영선 원내대표와 직접 얘길 나눠보니까 대단히 합리적이고 소신이 강한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역할에 대한 철학이 비슷해 앞으로 국회 운영에 있어서 대화가 잘 될 것으로 사료됩니다. 시급한 현안인 세월호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실시나, 하반기 원구성 등 큰 틀에서 이미 여야 이견 없이 시원시원하게 처리해 나가고 있습니다.

- 세월호 참사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6·4지방선거에서 불리해졌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중앙선대위 공동위원장이자, 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특별한 복안이 있다면?
▲ 개인적으로 많은 선거를 치러봤지만 이런 선거분위기는 처음입니다. 선거전략뿐 아니라 선거운동도 적극적으로 할 수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여러 가지 상황이나 여건이 여당에 썩 유리하지는 않은 상황이라 마음이 무겁고 걱정이 크지만 국민 여러분께 진정한 사과를 하는 한편, 사고 수습 마무리에 최선을 다하고 국가개조 수준의 전반적인 국가개혁 청사진을 제시해서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한다는 자세로 임할 것입니다. 세월호의 희생이 절대 헛되이 되지 않도록 국민생명, 안전을 위협하는 모든 잘못된 것을 도려내고 '바로잡을 테니 믿고 맡겨 달라'고 간절하게 호소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 박근혜정부 1기 내각에 대해 소신, 전문성, 책임의식 등이 결여됐다며 개각의 필요성을 언급하신 바 있습니다. 2기 내각으로는 어떤 인사들이 들어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 이번 세월호 참사가 국가와 국민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정말로 엄중합니다. 국가시스템과 문화를 이제는 선진국형으로 제대로 바꿔야 합니다. 세월호 사태에서 드러난 큰 문제점은 공직사회가 과거의 잘못된 관행, 구습, 공직사회의 무사안일주의, 보신주의에 빠져 있다는 것입니다. 인사권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지만 세월호 참사 등으로 흐트러진 공직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2기 내각은 대통령의 국가개조에 대한 이념과 철학을 이해하고 강한 추진력과 혁신적인 마인드로 무장해야 합니다. 또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공직사회의 적폐를 제대로 혁신해야 한다는 소명을 갖고, 자신의 자리를 걸고 적극적으로 몸 던져 일하는 열정과 자세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 끝으로 창간 18주년을 맞이한 <일요시사>와 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먼저 <일요시사> 창간 1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일요시사>가 정보의 신속성과 정확성을 바탕으로 우리 국가와 사회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론지로서 큰 활약을 많이 기대합니다. 아울러 독자 여러분께서도 앞으로 <일요시사>를 더 많이 사랑해주시고 성원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carpediem@ilyosisa.co.kr>

 

<이완구 원내대표 프로필>

▲ 새누리당 원내대표
▲ 3선 의원(15·16·19대)
▲ 충남 도지사
▲ 경기대학교 교수
▲ 충북·충남 지방경찰청장
▲ 미국 LA 한국총영사관 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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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