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②> 경인년 국운 천기누설 훔쳐보기

“재앙의 해…청계천 원위치하면 만사형통”

경인년 새해가 밝았다. 불황에 전염병까지 여러 악재들과 싸웠던 국민들은 호랑이의 기운이 자신에게도 오길 바라며 새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그러나 예로부터 호랑이해는 국가의 위기가 찾아온 해였다는 점에서 불안한 기운이 감돌고 있다. 많은 역술가들은 2010년 경인년에 닥칠지도 모를 위기를 대비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박민찬(풍수지리 신안계형물학연구소) 원장을 만나 천기누설을 들었다.

정치  적잖은 공방전과 갈등 이어지면서 ‘으르렁’ 대는 형국
경제  몇몇 기업들 제외하곤 회생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련


박민찬 원장에 따르면 경인년은 예기치 못한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나며 국운을 위협받는 해다. 호랑이들이 날뛰는 해에는 환란이 많았다는 과거가 이를 말해준다. 특히 청계천 복원에 따른 풍수의 발복 현상까지 겹치면서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 원장은 이 같은 근거로 2010년은 ‘재앙의 해’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지적한다. 박 원장은 “경인년은 나라에 재앙과 큰 사건이 많았다. 올해도 재앙의 기운이 강하다. 예측하기 어려운 화재나 홍수, 붕괴 등 자연재해나 불미스러운 일, 예상치 못한 일들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2010 경인년은
재앙 기운 강해”


특히 국가의 존폐를 위협하는 엄청난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다”며 비관론을 내놨다. 그는 이어 “호랑이들이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기는 9월부터 11월 사이다. 이때 큰 사건들이 많이 발생할 것이며 예기치 못한 사건들의 집중포화를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강변했다. 실제 역사적으로 경인년과 호랑이해에는 유독 큰 환란들이 발생했다. 경인년에 일어난 대표적인 사건은 1950년 에 일어난 한국전쟁이다.

1170년 고려 말 문무차별에 한을 품은 무신정변이 발생한 해도 경인년이다. 이는 고려가 멸망하는 계기가 됐다. 그런가 하면 1890년 경인년에는 ‘운디드 니 학살사건’이 일어났다. 이는 같은 해 12월20일 미제7기병대가 수우스다코다주(운디드 니)에서 우리의 동족인 북미인디언 여자와 어린이를 포함해 400명 이상을 학살한 사건이다.

뿐만 아니다. 호랑이들은 자신의 해에 어김없이 날뛰었다. 1974년 갑인년 호랑이해에는 긴급조치 9호가 발동됐다. 그런가 하면 1998년 무인년에는 외환위기가 터져 국민들을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박 원장은 “정치적으로는 적잖은 공방전과 갈등이 이어져 서로 ‘으르렁’거리는 형국이 한 해 동안 계속되면서 대립각은 더욱 심화되고 과거 정치적 대립보다 더 심각한 양상으로 치달을 것”이라며 “집단이기주의가 만연하고 도덕적 불감증에 빠진 정치인들이 속출하며 국민으로부터 외면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경제적 비관론도 이어졌다. 지금 경제는 망가지고 있는 형국이라는 것. 기업들이 무너지고 실직자들이 급증하면서 과거 보릿고개 시절이 재현될 만큼 힘든 시기가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몇몇 기업들을 제외하고는 회생하기 어려울 정도로 시련을 겪을 것이란 예측도 내놨다. 박 원장은 “사회적으로도 좋지 않다. 아주 각박하고 살벌한 사회가 될 것이다. 따뜻한 기운이 점점 없어지고 평안함을 가지는 상태가 지속되지 못하는 운이다.

국민들은 마음의 여유가 없고 초초해지며 도덕, 윤리, 질서 등이 무너져 내리고 민심이 흉흉해지면서 강력범죄와 엽기적 사건사고 등을 접하게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북한과의 관계도 비관적이다. 북한의 핵 위협을 받고 있는 우리나라는 불미스러운 불상사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 앞으로 대북관계는 더욱 악화일로에 놓일 것이며 극한 대립각을 형성할 공산도 많다는 설명이다.

그는 “화합하고는 거리가 멀어진다. 일례로 과거 DJ정부 때 사이가 좋은 상태에서도 대치국면에 있었는데 현 MB정부에선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다. 좋지 않은 사이에서 대치국면이 지속되면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어 “2010년은 국운에서 북한 문제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 비참한 생활을 하는 북한으로는 언제 도발 또는 위협을 할지 알 수가 없다.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그 어느 때보다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다”고 조언했다.

“뱀과 호랑이는
좋은 사이 아냐”

박 원장은 “외교적으로도 모든 일이 과거보다 잘 풀리지 않을 것이다. 현재까지는 세계 각국들과의 관계가 좋았지만 미국의 입지 약화와 유럽 열강, 중국, 일본 등의 약진으로 인해 우리나라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외교적으로도 혼란이 가중될 것이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 이명박 대통령 사주와 국운과의 관계는 어떨까. 박 원장은 이 부분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그는 “국운이 대통령 사주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뱀과 호랑이는 좋은 사이가 아니다. 고전을 할 것이다”라며 “경제가 특히 걱정이 된다. 또 예상치 못한 재앙 즉 민족의 대격변이나 남북전쟁, 제2차 IMF 등이 걱정되는데 전쟁발발 같은 것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진단했다.
박 원장은 “정치적으로는 협조하는 융통성을 보임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무조건적인 견제와 비난은 지양해야 한다”며 “사회적으로도 예전 IMF 환란 시 보여준 것처럼 범국민적인 단합이 필요하다. 그래야만 최악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이 보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 박 원장이 이처럼 비관론을 제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고 비관론을 희망론으로 바꿀 방법은 없는 것일까. 그는 경인년 대환란의 근거로 청계천 복원을 지적했다. 박 원장은 “지난 2003년 복원된 청계천은 풍수적으로 올해 8년을 맞이한다.

풍수는 10년이 지나면 영향을 받기 시작하는데 올해 호랑이해를 맞이하면서 조금 일찍부터 그 영향권에 들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로부터 청계천은 우리나라의 역사와 운명을 결정했다. 북악산과 인왕산, 남산 등지에서 흘러내려 온 하천이 연결되어 있는 청계천은 한때는 국가의 성장을 가져다줬고, 한때는 국가를 위태롭게 하는 풍수적 작용을 했다.

사회  민심 흉흉해지면서 강력범죄와 엽기적 사건사고 속출
“청계천 길지로 만들면 국가·경제적으로 성장 탄력세” 조언

하지만 현재 청계천은 인위적 복원으로 인해 서울의 중심부를 갈라놓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 원장은 풍수지리학적으로 공동체 운명은 상징적 지역의 형태에 따라 변화되며 그 중심이 서울이고 청계천은 사람으로 치면 배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청계천 복원은 사람의 배를 가른 것과 같은 이치로 작금의 현실은 자연의 벌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지난 2003년 7월부터 서울의 중심부를 파기 시작하면서 나라의 모든 일이 엉망이 됐다.

우리나라의 운명은 서울이 중심이고 핵심인데 그 핵심을 갈라 흉상이 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청계천을 지나칠 정도로 넓고 깊게 만들어 서울 중심부를 6km 이상 끊어 흉상을 만들었다. 이어 “더욱이 한강물을 끌어 올려 인위적으로 흘려보내도록 한 것은 자연의 순리를 역행한 것이다. 이로 인해 국가 경제가 파탄됐을 뿐만 아니라 국민이 분열됐다. 또 외세에 더욱 약화됐고 북한의 도발 위협까지 받고 있다. 이러한 기운이 호랑이와 만나면서 올해 그 극치를 달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박 원장은 그 근거로 조선 영조 시기와 박정희 정권 시기를 꼽았다. 청계천 복원에 따른 흉(凶)이 발발한 것은 영조 재위 당시 자연적 하천 형태를 갖추고 있던 청계천을 좀 더 깊고 넓게 파면서부터라는 것. 재물을 상징하는 물은 기본적으로 3분의 2 정도의 수위가 흘러야 교량 역할을 하면서 길지로 작용하는데 개량으로 인해 흉지로 탈바꿈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그때부터 조선왕조는 시련을 겪기 시작했고 급기야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는 수난까지 겪게 됐다는 것이다. 만일 청계천 개량을 단행하지 않았으면 길지로서 국운을 위태롭게 만들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다.

반면에 박정희 정권 시기는 흥(興)한 대표적 사례라고. 예컨대 일제치하와 전쟁 후유증으로 1957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못사는 나라로 지목받던 우리나라가 1958년 청계천 복개를 진행하면서 발전하기 시작, 30년 만에 세계 11위 국가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박 원장은 “청계천을 복개해 길지로 만들면 국가적 차원의 흉을 없애는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호랑이의 기운을 상쇄시킬 수 있다. 호랑이를 자연에서 하나의 생명으로 본다면 청계천은 자연 전체다. 자연 속의 호랑이 한 마리가 되는 셈이다. 해법은 그것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나라 잘못은
풍수인들 책임이다”

그는 이어 “청계천을 길지로 만들면 서민경제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경제적으로 성장 탄력을 받게 된다. 경제가 안정되면 사회 전반적으로 불안감이 사라지고 국민들이 단합하면서 흥한 기운이 전국을 덮을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국가가 급신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우리나라가 위기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나를 비롯한 풍수인들에게 책임이 있다. 잘못된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해결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지 못한 것이 그 책임이다. 지금부터라도 위기에서 나라를 구하기 위해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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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