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을 찾아서 ④경기 파주-궁시장 영집 유영기

활 잘 쏘는 나라의 혼과 맥을 잇다

주몽, 김윤후, 이성계 그리고 조선 정조.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역사적으로 활을 잘 쏜 인물이다. 우리나라는 예부터 활을 잘 쏘기로 유명했다. 활을 잘 쏘는 민족답게 활과 화살의 혼과 맥이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곳이 있다.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영집 궁시박물관이다. 중요무형문화재 47호 궁시장 영집 유영기 선생이 세운 활과 화살 전문 박물관으로, 5대째 이어 내려온 활과 화살에 대한 애정과 전통문화에 대한 신념과 고집이 오롯이 남아 있는 곳이다.

전통 활·화살의 숨은 이야기 흥미진진
한립토이뮤지엄ㆍ한향림 세라믹뮤지엄

영집 궁시박물관은 고유의 전통문화를 묵묵히 지키는 곳이다. 중요무형문화재 47호 궁시장 영집 유영기 선생이 평생 연구·수집한 우리나라의 전통 활과 화살, 해외의 활과 화살을 전시한 공간이다.
1층 전시관에는 우리나라 전통 활과 화살의 역사가 함축되었다. 물소 뿔과 쇠심줄, 대나무와 뽕나무, 민어의 부레(부레풀 재료) 등 각궁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재료부터 시대별로 다양한 화살까지 만나볼 수 있다. 적이 다시 사용하지 못하게 한 편전(아기살), 임금의 명령을 전달할 때 쓰던 신전, 소리 나는 명적, 고구려를 대표하는 육량시, 태조 이성계가 주로 사용했다는 명중률 높은 유엽전 등 화살에 숨은 이야기도 재미있다.

명품 손에
반하고

우리나라의 활과 화살은 단순히 무기가 아니었다. 활쏘기는 임금이 갖춰야 할 덕목이었고, 선비들은 활쏘기를 통해 호연지기를 기르고 한데 어울려 실력을 겨루며 풍류를 즐겼다. 요즘으로 치면 활쏘기는 당대의 스포츠였다. 특히 우리나라의 각궁은 탄력이 좋아 멀리 나가고, 파괴력이 좋아 단연 세계 최고다. 각궁은 대나무와 구지뽕나무, 물소 뿔과 쇠심줄이 어우러진 복합궁으로, 서양의 활과 비교되지 않는다. 서양식 활은 나무에 활시위를 달아 반달 형태가 되도록 잡아당겨 쏘는 방식이지만, 각궁은 물소 뿔과 쇠심줄을 붙여 둥글게 말린 나무를 180° 뒤집고, 다시 활시위를 걸어 쏘는 식이기 때문에 더 강하게 멀리 나간다.

팔순에 가까운 궁시장 유영기 선생의 얼굴에는 굴곡진 삶의 흔적이 역력하다. 선생의 고향은 파주와 가까운 북한 땅 장단면이다. 예부터 예천은 활, 장단은 화살이라 할 정도로 장단은 화살로 유명한 고장이었다. 당시 활과 화살을 만드는 장인들은 격이 높았고, 유영기 선생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때 집문서를 두고 살 만드는 도구와 부레풀만 챙겨 피란할 정도로 장인 정신이 투철했다. 활과 화살 한 벌을 팔면 쌀 한 가마니를 살 수 있을 정도였다. 전수하는 제자가 많고, 멀리 신의주에서 화살을 구하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유명했다.
유영기 선생은 아버지 어깨너머로 자연스럽게 화살 만드는 법을 배웠다. 하지만 양궁이 보급되고, 카본 화살이 등장하면서 시련이 닥치기 시작했다. 화살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130번이나 되는 복잡한 과정을 거칠 뿐만 아니라, 화살의 재료인 대나무와 꿩의 깃털을 구하는 일 또한 쉽지 않았다. 화살대 10만 개를 구해도 화살은 5000개 남짓 만드는 게 고작이고, 깃털 또한 꿩 한 마리에 10개 정도밖에 나지 않는다. 더구나 화살은 하루에 3개쯤 만들 수 있어, 기계에서 무수히 찍어내는 카본 화살의 공세를 당해낼 수 없었다.


활 만드는 과정은 복잡하고 다양한 과정을 거친다. 하루아침에 뚝딱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대나무의 물이 빠지고 가장 단단해지는 겨울이 되면 전국을 돌며 대나무를 구하는데, 해풍을 맞으며 2년 정도 자란 대나무가 가장 좋다. 대나무는 약 한 달간 건조 과정을 거쳐 숯불에 갈색으로 구운 뒤, 저울로 무게를 달아 분류한다. 이는 사수의 신체 조건에 맞는 화살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숯불을 피운 대잡이통에 살대를 넣고 구울 때는 졸대로 화살을 곧게 펴는 교정 작업을 한다. 이를 ‘졸을 본다’고 한다. 살대가 마련되면 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대나무의 마디를 갈아 없애고, 살대의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다. 활시위가 걸리는 오늬와 촉을 끼우기 위해 살대의 끝을 깎는 작업부터 오늬를 끼우고, 깃을 달고, 촉을 만들어 끼운 뒤 다시 졸을 보면 비로소 화살 한 개가 만들어진다.

영집 궁시박물관에서는 활 만들기와 활쏘기 체험을 할 수 있다. 활 만들기는 전통 방법 그대로 하는 알짜배기 체험으로 추천할 만하다. 만든 활과 화살 한 개는 가져갈 수 있으며, 체험 비용은 2만원이다. 활쏘기는 바른 자세를 숙지하고 직접 활을 쏘아보는 체험이다. 자세에 따라 화살이 날아가는 모습이 제각각이다.
헤이리 예술마을은 박물관과 미술관, 갤러리 카페와 체험 시설이 많아 가족이나 연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가족과 함께 가볼 만한 곳으로는 한립토이뮤지엄, 연인과 함께라면 한향림 세라믹 뮤지엄을 추천한다. 한립토이뮤지엄은 40년 가까이 완구회사를 운영하면서 각국에서 수집한 장난감을 전시한 완구 박물관이다. 한정판 교복을 입은 흑백 아톰부터 한국을 대표하는 뽀로로까지 어른들에게는 향수와 동심을 자극하고,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장난감의 세계를 선사한다. 지하 1층에는 경찰서, 소방서, 방송국 등 18개 체험 시설로 꾸며진 스토리 랜드가 있다. 아이들이 직업의 세계로 들어가 미래의 이야기를 맘껏 풀어낸다.

전통숨결에
취하다

한향림 세라믹 뮤지엄은 옹기박물관과 현대도자미술관으로 구성된다. 옹기박물관은 규모는 작지만, 각 지역의 특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옹기들이 지역별로 전시되어있다. 소주를 내리는 소줏고리, 제주의 물허벅, 300년 전 청자 기법으로 제작된 강진옹기 등 다양하고 독특한 옹기를 만나볼 수 있다. 현대도자미술관은 근현대 도화 작품을 전시한 공간으로, 조선 순종의 어진을 그린 김은호 선생과 피카소의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현대도자미술관 건물은 모 제약 회사의 CF가 촬영된 곳이기도 하다. 최근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촬영된 갤러리 카페 아다마스253도 들러볼 만하다.

영집 궁시박물관 인근에는 모산목장이 있다. 송아지 우유 주기, 여물 주기, 젖짜기, 아이스크림과 치즈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다. 피자 만들기 체험을 곁들이면 가볍게 한 끼 식사도 가능하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코스

모산목장 체험→영집 궁시박물관→헤이리 예술마을(한립토이뮤지엄, 한향림 세라믹 뮤지엄)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모산목장 체험→영집 궁시박물관→헤이리 예술마을(한립토이뮤지엄, 한향림 세라믹 뮤지엄)
· 둘째 날 : 오두산통일전망대→반구정→임진각 평화누리→자운서원→벽초지문화수목원→파주삼릉


관련 웹사이트 주소
· 파주시 문화관광 http://tour.paju.go.kr
· 영집 궁시박물관 www.arrow.or.kr
· 헤이리 예술마을 www.heyri.net
· 한립토이뮤지엄 www.hanliptoymuseum.co.kr
· 한향림 세라믹 뮤지엄 www.heyrimuseum.com
· 모산목장 www.mosanfarm.com


문의 전화
· 파주시청 문화팀 031)940-4354
· 영집 궁시박물관 031)944-6800
· 헤이리 예술마을 070-7704-1665
· 한립토이뮤지엄 031)957-8470
· 한향림 세라믹 뮤지엄 070-4161-7271
· 모산목장 031)946-8026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 광화문역 6번 출구나 서울역 YTN 앞에서 9709번 광역버스 승차(혹은 합정역 1번 출구에서 2200번 광역버스 승차), 맥금동 종점에서 하차, 영집 궁시박물관까지 도보 약 1km.
* 문의 : · 신성교통 www.shinsungbus.com
             · 맥금동 종점 031)949-6040
지하철> 서울-금촌 : 경의선 하루 25회(05:50~23:30) 운행, 50분 소요. 공덕-금촌, 경의선 하루 56회(05:32~23:10) 운행, 45분 소요. 금촌역에서 900번 시내버스나 36번 마을버스 이용, 시그네틱스에서 하차, 도보 약 0.7km.
* 문의 : · 서울메트로 1577-1234, www.seoulmetro.co.kr
             · 금촌역 031)946-0788


자가운전 정보
서울외곽순환도로 자유로 JC→문산 방면 자유로→금촌·법흥리 방면 오른쪽→파주프리미엄아울렛 경유 통일촌삼거리에서 금촌 방면으로 우회전→법흥삼거리에서 좌회전→영집 궁시박물관


숙박 정보
· 파주칼튼호텔 : 탄현면 성동로, 031)942-3955, www.carltonhotel.co.kr (굿스테이)
· 마당안숲 :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031)8071-0127, www.forestgarden.kr
· 게스트하우스 모리 :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031)944-0760, http://heyrimori.com
· 모티프원 :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031)949-0901, http://motif.fortour.kr
· 게스트하우스 지지향 : 파주시 회동길, 031)949-0901, www.pajubookcity.org/jijihyang
· 알베로산토 : 탄현면 새오리로, 031)947-5558, http://alberosantto.com


식당 정보
· 프로방스 레스토랑 : 스파게티, 탄현면 새오리로, 031)945-0230, www.provence.co.kr
· 옛날시골밥상 : 시골밥상, 탄현면 새오리로, 031)945-5957
· 오두산막국수 : 막국수, 파주시 평화로, 031)944-7022, www.odusan.co.kr
· 복드림한우 : 한우, 탄현면 새오리로, 031)944-8060, www.bokdream.kr
· 카페 아다마스253 : 파스타,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47, 031)949-1296, www.adamas253.com
· 헤이리묵요리전문점 : 묵정식, 탄현면 새오리로, 031)946-9920


주변 볼거리

파주출판단지, 파주프리미엄아울렛, 파주삼릉, 파주 용미리 마애이불입상, 보광사, 벽초지문화수목원, 임진각, 평화누리공원, 화석정, 반구정, 심학산 둘레길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