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골프 2013시즌 투자기업 성적표

기업의 선수마케팅 ‘대박과 쪽박 사이’

2013 국내 프로골프 투어가 끝났다. 남자투어인 한국프로골프(KPGA)투어는 일찌감치 마감했다. 여자투어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2013시즌이 끝나자마자 대만과 중국에서 2014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실질적인 2013년 시즌은 지난해 12월 현대차 중국여자오픈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선수들은 4개월가량 휴식을 취하면서 2014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쾌청-대박-씁쓸’ 회사별 극명한 대조
시즌 내내 슬럼프 빠진 선수 ‘먹튀’ 논란


지난 한해 골프시장은 뜨거웠다. 특히 여자골프의 경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박인비가 6승을 거두면서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국내투어에선 1인 독주가 아닌 춘추전국시대를 열며 팽팽한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팬들은 즐거웠다. 남자골프는 아직 여자골프의 인기에 비해 많이 떨어지지만 부활의 날개를 힘껏 펼쳤다.
이런 가운데 선수들을 후원하는 기업들도 다양해졌다. 많은 기업 중에서도 금융사들의 후원이 가장 활발했다. 금융사 스폰서들의 2013 성적표는 어떠했을까?
최근 프로골프투어 개최와 선수 후원 등 대대적인 골프마케팅이 전개되고 있지만 비용에 비해 상대적으로 효과가 적어 한숨 쉬고 있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선수 후원은 특히 예상 밖의 활약으로 대박이 날 수 있는 반면, 슬럼프로 거액을 날릴 위험도 도사린다. 실제 지난 시즌 내내 슬럼프에 빠져 ‘먹튀’ 논란에 오른 선수도 적지 않다.

‘인비효과’ KB금융

최고의 대박을 터뜨린 곳이 바로 KB금융그룹이다. 2012년 LPGA투어에서 상금퀸까지 등극했지만 스폰서 없이 백의종군했던 박인비(25)에게 지난해 5월 날개를 달아줬다. 계약 전까지 메이저 1승을 포함해 일찌감치 시즌 2승을 수확해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던 시기였다.
계약 직후부터는 말 그대로 훨훨 날았다. LPGA투어 역사상 메이저 3연승의 금자탑을 쌓으며 지구촌 골프계의 화두가 됐다. KB금융 측은 박인비 경제효과를 3000억원 이상으로 추정했다. 계약금이 연간 최대 5억원, 인센티브까지 포함해 10억원가량이 투입된 데 비하면 투자 대비 무려 300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하지만 양용은(41)과 정재은(24), 안송이(23) 등 다른 소속선수들은 이렇다 할 성적을 거두지 못해 대조를 이뤘다. 2009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PGA챔피언십에서 아시아선수 최초로 메이저 우승을 일궈낸 양용은은 2011년 KB금융에 둥지를 틀었지만 이후 오랜 내리막길이다. 2013시즌에는 특히 19차례 등판에서 10차례나 ‘컷 오프’되는 최악의 성적이다. 2012년부터 2년 연속 ‘톱10’ 진입조차 없다.
KB금융은 더욱이 앞으로는 적극적인 골프마케팅에 나서기에도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최근 직원의 횡령사고와 해외지점 부당대출, 비자금 조성 의혹 등 각종 불법과 비리가 포착되면서 올해에는 골프마케팅에 수십억원의 돈을 쏟아 붓기가 만만치 않다. 관련업계에서는 프로대회 개최까지 위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롯데마트·한화 ‘최악’

2013년 초 나이키로부터 10년간 최대 2억5000만달러에 달하는 ‘잭팟’을 터뜨린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골프채에 대한 부적응으로 세계 최고의 ‘먹튀’가 됐다.
이 같은 사례가 국내에도 있다. 우선 LG다. 김자영(21)을 국내 최고 대우로 모셨지만 소득이 전혀 없었다. 미모에 지난해 3승을 수확하는 기량까지 더해 ‘오빠부대’를 이끌었던 선수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우승사정권에조차 들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톱10’ 진입이 딱 1차례에 불과했고, 상금랭킹 3위에서 지난해는 36위(1억원)로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전 소속사와의 계약해지 문제가 법정다툼으로 이어지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었다. KLPGA 투어 흥행카드가 애물단지로 전락한 셈이다.
박유나(26)와 장수연(19) 등 5명이나 되는 선수들을 거느린 롯데마트도 성적이 시원찮았다.
권지람(19), 김현수(21), 홍진의(22) 등 젊은 피에 기대를 걸었지만 대어로 성장하지는 못했다.
한화도 비슷하다. 한화는 유소연(23)을 후원하면서 재미를 봤던 골프구단의 성공모델이었다. 유소연과 계약 해지 이후 김송희(25)와 윤채영(26)을 포함해 신인 발굴을 목적으로 무려 12명이나 되는 구단을 꾸렸지만 아무 성과 없이 시즌을 마감했다.
최경주(41)와 최나연(26)을 후원하는 SK텔레콤과 박세리(36)가 소속된 KDB금융그룹도 사정이 엇비슷하다. SK텔레콤은 경쟁사인 KT의 장하나(21)가 상금퀸과 대상 등 개인타이틀을 싹쓸이하는 모습을 바라만 봤다.
미래에셋은 국내에서는 유일한 소속선수인 김세영(20) 덕을 톡톡히 봤다. 장하나와 공동 다승왕에 올랐고 무엇보다 시즌 내내 드라마틱한 역전승부로 화제를 모았다.

KB금융 각종 비리로 골프마케팅 제동
무명 김세영의 반란에 미래에셋 ‘방긋’


미래에셋 ‘대박’

미래에셋은 지난해 KLPGA투어에서 3승을 거둔 김세영 덕에 대박이 났다. 2012년까지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했던 김세영은 첫 대회인 롯데마트여자오픈과 최다 상금액을 자랑하는 한화금융클래식, 메이저대회인 메트라이프·한국경제KLPGA챔피언십 등 주목도가 높은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었다. 미래에셋은 진정한 투자가 어떤 것인지를 골프마케팅을 통해 보여줬다. 이밖에도 수 년 전부터 후원하는 신지애가 LPGA투어 개막전인 호주여자오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발목 잡힌 하나금융

하나금융그룹은 골프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다. 국내 선수뿐만 아니라 외국 선수들도 후원한다. ‘글로벌 금융회사’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서다. 아울러 국내 유일의 LPGA투어 대회도 매년 알차게 준비한다. 하지만 지난해 선수 마케팅은 아쉬움이 남는다. 하나금융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유소연과 계약했다. 지난해까지 한화 소속이었던 유소연이 시장에 나오자 ‘거금’을 투자해 계약했다. 그런데 유소연은 지난해 무관에 그쳤다. 게다가 우승 문턱에서 여러 번 기회를 놓쳐 ‘2위 징크스’까지 생겼다. 다행히 박희영이 지난해 7월 열린 LPGA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에서 우승을 차지해 간신히 체면치레는 했다.

정관장·하이트진로 성공

정관장은 이보미가 일본(JLPGA)투어에서 2승을 거두면서 일본에서 브랜드를 알리는 데 성공했다. 양수진도 KLPGA투어에서 우승하며 제몫을 해 투자한 돈이 아깝지 않았다.
하이트진로 역시 국내에서 전인지가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하고 막판까지 신인상 경쟁을 펼치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아 홍보에 큰 도움이 됐다. 전미정은 일본에서 1승을 거두며 제 역할을 해줬다. 신한금융그룹은 강성훈이 시즌 막판 2개 대회 연속 우승하고 상금왕에까지 등극하면서 역전 홈런을 터뜨렸다.

넵스, 하이마트 무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대체로 무난한 성적표를 받아든 기업으로는 넵스가 꼽힌다. 넵스는 지난해 김자영, 양수진 등 ‘특급선수’들을 거느리며 ‘후원 대박’을 터뜨렸으나 지난해는 비교적 무명선수들과 계약하면서 저조한 성적이 우려됐다. 그러나 김다나가 우승을 거두면서 회사의 ‘알리미’ 역할을 충실히 해줬다.
6명의 선수를 거느리고 있는 하이마트도 김지현의 우승으로 간신히 체면치레를 했다. 볼빅은 국내에서 여자선수 9명, 남자선수 3명 등 총 12명을 후원했으나 한 명도 우승하지 못했다. 대신 이일희가 LPGA투어에서 우승을 하고 최운정과 포나농 파트룸(태국) 등이 좋은 활약을 보여 이를 만회했다.
LIG는 기대했던 양제윤과 최혜용이 부진하며 최악의 시즌이 예상됐으나 마지막 대회에서 이민영이 간신히 ‘위너스클럽’에 가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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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