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하는 ‘생활고 연예인’ 백태

마이너 인생, 마이너스 생활

[일요시사=사회팀] 인기를 먹고 사는 연예계만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한 곳도 드물다. 화려한 조명, 수많은 팬들 속에서 별처럼 사는 스타들이 있는가 하면, 스케줄 하나 없이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는 연예인도 존재한다. 이들 중 일부는 정신적, 경제적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세상과 등지고 있다. 이른바 생계형 자살을 선택한 비운의 스타들을 재조명해봤다.

단역배우 우봉식이 생활고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생활고’를 비관해 자살을 선택한 연예인들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이들은 화려해 보이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선택했지만, 10원도 벌지 못하는 현실 속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극단적 선택

우봉식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자신의 월셋집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10일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주인집 딸이 이를 최초로 발견했으며, 조사 결과 우봉식은 이미 하루 전에 생을 마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고인이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향년 43세. 우봉식은 평소 우울증 약을 복용했고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우봉식은 1983년 MBC <3840유격대>로 데뷔, 이후 안양예고를 졸업한 뒤 본격적인 배우의 길로 나섰다. 영화 <6월의 일기> <싸이렌> <플라스틱 트리> <사랑하니까, 괜찮아> 등에 출연하며 연기활동을 이어왔다. 2001년 유명 고추장 CF에서 비빔밥을 비벼 먹는 남자로 단독 출연해 얼굴을 알리기도 했고, 2007년에는 KBS 1TV드라마 <대조영>에서 팔보 역을 맡아 활약했다.

그러나 우봉식은 <대조영> 출연 이후 이렇다 할 배역을 맡지 못했고,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인테리어 일용직 노동자로 일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우봉식은 극도로 의기소침해졌고 술로 밤을 지새우는 날이 많아졌다는 전언이다. 몇 해 전부터는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약을 먹기도 했으며, 주위 사람들에게는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경제적 궁핍으로 인해 스스로 생을 마감한 연예인은 또 있다. 배우 정아율은 2012년 6월 자살로 짧은 생을 마감했다. 정아율의 어머니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아율이 연예인 생활을 하면서 10원도 벌지 못했고 죽기 전 군대에 있는 남동생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할 정도로 형편이 어려웠다”고 고백했다.

정아율은 1987년 생으로 지난 2011년 4월부터 방송된 문화체육관광부 공익광고 <대한민국 구석구석에 해답이 있습니다-실연편>에 출연한 바 있다.

또한 모 화장품 CF에도 모습을 비추며 얼굴을 알렸다. 지난 2012년 KBS2 TV소설 <사랑아 사랑아>을 통해 배우로 정식 데뷔했으나 드라마 방영 도중 목숨을 끊어 데뷔작이자 유작이 됐다.

세상 떠난 후에야 이름 알린 그들은 누구?
우봉식-정아율-김수진-김지훈 등 잇단 자살
극심한 생활고 인한 우울증 “10원도 못벌어”

무명 배우였던 김수진 역시 지난해 3월 29일 생활고를 비관해 서울 논현동 자택에서 목을 매 숨졌다. 당시 소속사 측은 “김수진 사망 이유는 생활고다. 90년대 후반 호주로 건너가 식당을 경영했지만 잘 되지 않았고, 재기를 준비했던 영화마저 미뤄지며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다”고 전했다.

김수진은 지난 1994년 19세의 나이로 MBC 드라마 <도전>을 통해 배우로 데뷔했다. 이후 SBS 드라마 <도시남녀>,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특히 김수진은 큰 키에 이국적인 외모를 자랑하며 다수의 광고에 출연했지만 이후 저조한 활동으로 생활고를 겪게 됐다.
 

90년대 인기그룹 투투 출신 가수 김지훈도 같은 이유로 자살을 선택했다. 김지훈은 지난해 12월 12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40세였다.


김지훈은 1994년 그룹 투투로 데뷔해 <일과 이분의 일> <바람난 여자> 등이 히트를 치며 큰 인기를 얻었다. 2000년에는 가수 김석민과 그룹 듀크를 결성, 가수 뿐 아니라 입담꾼으로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김지훈은 그러나 2005년 마약 혐의로 기소되면서 모든 연예활동을 접어야했다. 이후 그는 사실혼 관계였던 5살 연하의 아내와 아들을 얻고 정식으로 결혼식을 올리는 등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SBS <스타 부부쇼 자기야>에 아내와 동반 출연하며 다정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2009년 다시 대마초와 엑스터시를 복용한 혐의로 입건됐다.

2010년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같은 해 아내와 결혼 2년 5개월만에 합의 이혼했다. 그의 아내는 2010년 신내림을 받아 무속인으로 살고 있다. 이후 김지훈은 모든 방송출연이 정지되고 생활고에 시달렸다는 후문이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연예인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인기에 따라 철저한 등급이 나뉘어지고, 등급에 따라 주어지는 생활의 화려함도 천차만별인 냉정한 곳”이라며 “일정치 않은 수입으로 인한 불안감에 몇몇 연예인들은 부업을 찾아 나서는 한편, 대부업체를 이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톱스타들을 제외한 다수의 연예인들은 최저 시급에도 훨씬 못 미치는 돈을 받으며 일을 하고 있다”며 “연예인 생활고로 인한 자살이 일어날 때마다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사실 일시적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다. 단역배우들의 삶은 10년 전과 비교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도 한땐…

반면 오랜 무명시절과 생활고를 뛰어넘어 제2의 삶을 사는 스타들도 있다. SBS 드라마 <세번 결혼하는 여자>에 출연 중인 중견 배우 허진은 극심한 생활고로 고통을 겪었으나 최근 재기에 성공했다.

tvN드라마 <응답하라 1994>의 삼천포 역을 통해 인기스타로 급부상한 배우 김성균도 영화 <범죄와의 전쟁>으로 얼굴을 알리기 전 생활고 때문에 연기를 포기하려 했다.

이밖에 조성하, 정은표, 김병옥, 김정태, 유해진, 류승룡, 손현주, 안내상, 성동일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 역시 무명시절 하나같이 생활고를 겪었다. 김보성과 아이비, 바이브, 이혁재, 박완규, 심진화, 김성수, 윤도현 등 유명 연예인들도 한때 일이 없어 생활고를 겪었던 사실을 고백해 놀라움을 준 바 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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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용산에 날아들 영수회담 성적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꼬박 720일이 걸렸다. 한 나라의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가 만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악재에 악재가 겹쳐 궁지에 몰린 용산 대통령실이 꺼내든 최후의 카드는 영수회담이었다. 온 국민의 관심이 무색하게 이번 만남은 여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가 3년 차에 접어든 시점서 또다시 ‘강 대 강’ 매치가 예상된다. 정치권이 학수고대하던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만남이 성사됐다. 이번 영수회담은 지난 19일,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만남을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브리핑을 통해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30분 이 대표와 통화했다”며 “이 대표에게 다음 주 형편이 된다면 용산서 만나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둘의 만남은 윤 대통령 취임 이후 1년 11개월 만이다. 어렵게 만났는데… 같은 날 민주당은 즉각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강선우 대변인은 “윤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내주에 만날 것을 제안했다”며 “이 대표는 ‘많은 국가적 과제와 민생 현장에 어려움이 많다’며 되도록 이른 시일 안에 만나자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그동안 이 대표는 꾸준히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윤 대통령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을 받고 있는 이 대표가 피의자 신분인 만큼 만남이 적절치 않다는 무언의 거절이었다. 윤 대통령의 변심에는 지지율이 20%대로 급락한 상황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4·10 총선서 참패한 데 이어 인사 문제를 두고 대통령실의 손발이 맞지 않자 비선 개입 의혹까지 가중됐다. 야당과 소통함으로써 단단하게 굳어진 불통 이미지를 벗어던지는 등 현 상황을 돌파하겠단 뜻이다. 개혁신당 이준석 당선인은 “이번 총선 이후 ‘야당 대표를 무시하다가는 총리도 임명 못하겠구나’라는 상황을 파악한 것”이라며 “아마 구체적인 내용보다는 총리 인선 협조 정도를 받아내기 위한 피상적 대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이 대표에겐 편한 회담이 될 것이다. 자기 할 말만 하면 되기 때문”이라며 “예를 들어 ‘채 상병 특검 받고 거부권 행사하지 말아달라’고 했을 때 대통령이 못 받으면 회담까지 하고 욕먹는 건 본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만남을 갖기로 합의를 봤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조율해야 하는 상황의 연속인 만큼 넘어야 할 고비는 많았다. 1차 실무진 회의도 쉽지만은 않았다. 당초 지난 22일 예정됐던 만남이 대통령실의 일방적인 취소로 불발된 것이다. 대통령실의 수석급 교체 일정으로 인해 일정에 변동이 생긴 것으로 전해진다. 피치 못할 사정이라지만 준비 회동조차 잡음이 새 나오면서 위태위태한 앞날이 예고됐다. 결국 첫 실무진 만남은 이로부터 하루 뒤인 지난 23일 이뤄졌다. 대통령실 측에서는 홍철호 정무수석과 차순오 정무비서관이 참석했다. 민주당 측에서는 천준호 비서실장과 권혁기 정무기획실장이 자리했다. 이날 회의는 영수회담 날짜는 물론 의제도 정하지 못한 채 빈손으로 종료됐다. 지지율 하락에 반등 노렸지만… 의제 놓고 격돌…샅바 잡은 윤-이 지난 25일 진행된 2차 회의도 큰 소득은 없었다. 테이블에 올릴 의제를 놓고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탓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을 담은 특검법 수용과 윤 대통령의 거부권 남용에 대한 사과 등을 의제로 다루자는 입장을 밝혀왔다. 반면 이를 전해 들은 대통령실은 난감하단 태도를 보이며 팽팽하게 대립했다. 천 비서실장은 실무 협상 직후 브리핑서 “사전에 조율해 성과 있는 회담이 되도록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대통령실이)제시하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도부와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추후 답변을 주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이 제안한 의제와 관련해서는 ‘포괄적 수용’이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의제를 놓고 양쪽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이대로 영수회담이 불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하지만 지난 26일 이 대표가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논의는 급물살을 탔다. 진통 끝에 영수회담 날짜가 정해지면서 세간의 관심이 두 사람의 입에 집중됐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지난달 29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서 만났다. 대통령실에선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 이도운 홍보수석이 배석했다. 민주당에선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과 진성준 정책위의장, 박성준 수석 대변인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영수회담을 통해 정국을 풀어갈 실마리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다. 민주당은 ‘총선 민의’를 가감 없이 전달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재명 15분 독주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로 들어선 이 대표를 웃음으로 맞이했다. 곧이어 두 사람은 악수를 한 뒤 건강 등 안부를 주고받았다. 이 대표는 “저희가 (국회서 이곳으로)오다 보니 20분 정도 걸리던데, 실제 여기 오는 데 700일이 걸렸다”며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윤 대통령은 대답 대신 웃음으로 갈음했다. 이날 영수회담서 가장 눈길을 끈 건 이른바 이 대표의 ‘작심 발언’이다. 윤 대통령의 인사말 이후 취재진이 퇴장하려 하자 이 대표는 “퇴장할 건 아니고, 제가 대통령님한테 드릴 말씀을 써왔다”며 멈춰 세운 뒤 품에서 종이 뭉치를 꺼내 읽어 내려갔다. 700일 동안 묵혀둔 말을 몽땅 쏟아내겠다는 듯, 이 대표의 발언은 장장 15분 넘게 이어졌다. 이 대표는 “대통령님께서 너무 잘 아시겠지만 지금 우리의 현실이 참으로 팍팍하고 국민의 삶이 어렵다”고 운을 띄웠다. 이어 “국가적으로 보면 정치, 경제, 사회, 또 외교 안보, 모든 영역서 많은 위기가 도출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가, 고금리, 고환율 이런 삼중고를 포함해서 우리 국민의 민생과 경제가 참으로 어렵다는 것은 대통령님께서도 절감하실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곧이어 이 대표는 ‘전 국민 1인당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본격적인 의제를 던졌다. 이 대표는 “민간경제가 어려울 때 정부가 나서는 것이 원칙이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한 긴급 민생회복 조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며 “특히 지역화폐로 지급하면 소득 지원 효과에 더해서 골목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 지방에 대한 지원 효과가 매우 큰 민생회복지원금을 꼭 수용해주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김건희 특검법’ 수용도 에둘러 촉구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국정운영에 큰 부담이 되는 가족 등 주변 인사들의 여러 의혹도 정리하고 넘어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태원 참사나 채 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을 밝혀 그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 대책을 생각할 것과 연구·개발(R&D) 예산 등도 화제로 올렸다. 거부권 행사를 자제할 것도 강하게 요구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게 상당히 불편하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또 민심을 과감하게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이 자리가 마련된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 대표의 말을 들으면서 중간중간 고개를 끄덕이는 식으로 답했다. 처음 웃는 얼굴로 이 대표를 맞이할 때와 달리 표정은 점차 굳어져 갔다. 모두발언이 끝나자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이 강조해 오던 이야기라 예상하고 있었다”며 모두발언은 생략한 뒤 비공개 회담을 이어갔다. 이날 회담은 예상 시간인 1시간을 훌쩍 넘은 오후 4시10분쯤에 마무리됐다. 130분간 자리를 함께했지만 도중에 배석자를 제외하는 등 두 사람이 독대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두 사람이 영수회담 도중 배석자를 물리고 자연스럽게 만찬 회동을 가질 것으로도 기대했지만 이번 만남은 차담 수준서 그쳤다. 영수회담을 마친 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각각 브리핑을 진행했다. 같은 장소서 같은 시간을 보냈지만 이번 회담을 바라본 양측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두 쪽 난 여론 국민의 판단은?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영수회담 종료 직후 브리핑을 통해 “전체적으로 볼 때 대통령은 제1야당인 민주당의 대표와 민생 문제 등에 대해 깊이 또 솔직하고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며 “합의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양측이 총론적 혹은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수석의 설명처럼 별도의 합의문은 없었다. 다만 의료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가 “의료개혁은 시급한 과제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다. 민주당도 협력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것이다. 다만 “민생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대통령실과 여야 간의 정책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데 대해서도 조금 이견이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며 “대통령은 민생 협의를 위한 여야정 협의체 같은 기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고 이 대표는 ‘여야가 국회라는 공간을 우선 활용하자’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이태원 특별법에 대해서는 “대통령은 이 사건에 대한 조사나 재발 방지책, 피해자 유족들에 대한 지원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지만 지금 국회에 제출된 법안이 법리적으로 볼 때 민간조사위원회서 그 영장 청구권을 갖는 등 좀 법리적으로 문제가 있을 부분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은 조금 해소하고 다시 논의를 하면 좋겠다’ ‘그렇게 한다면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대통령과 이 대표는 앞으로도 종종 만나기로 했다”며 “두 분이 만날 수도 있고 여당의 지도체제가 들어서면 3자 회동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양측이 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한 부분은 있었다는 대통령실의 평가와 달리 민주당은 이번 영수회담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회담에 배석한 박성준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서 브리핑을 열고 “영수회담에 대해 큰 기대를 했지만 변화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박 수석 대변인은 “상황 인식이 너무 안일해서 향후 국정이 우려된다”며 “특히 우리 당이 주장했던 민생회복 국정기조와 관련해 민생을 회복하고 국정 기조를 전환하겠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날 회담에 대해 이 대표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는 “답답하고 아쉬웠다. 소통의 첫 장을 열었다는 데 의미를 둬야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소통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서로 공감했으나 이 대표가 내민 청구서에 윤 대통령이 딱 떨어지는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범야권 집중 포격 맞은 대통령실 “결과도 실리도 없다” 쏟아진 질타 범야권도 일제히 쓴소리를 얹었다. “이럴 거면 대체 왜 만났냐”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은 “윤 대통령의 답은 거의 없었다”며 “총선 민심에 관한 시험을 치르면서 백지 답안지를 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혹평했다. 조국당 강미정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이번 회담을 통해 윤 대통령의 기조가 곧바로 바뀌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대변인은 “준비가 덜 된 대통령과 그럼에도 최대한 민심을 담아 질문을 한 야당 대표의 만남”이라며 “(대통령이)여러 가지 법안과 자신의 가족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은 빼버렸다. 추후 만남을 기약한 정도일 뿐 아무런 결실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래도 윤 대통령 측에서 ‘자주 소통하자’는 뉘앙스가 나왔다”며 “만남을 거듭한다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걸어본다”고 말했다. 새로운미래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은 없었다”며 “130분간 회담을 했으나 공동합의문은 없고 소모적인 정쟁에 불과했다”고 양측을 모두 비판했다. 새로운미래 신재용 대변인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가장 시급한 문제인 의료대란 관련해 조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결과가 나왔어야 이번 회담이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며 “진전도 성과도 없이 끝나 버렸다”고 혹평했다. 김준우 정의당 대표는 자신의 SNS를 통해 “130여분간 진행됐다는 대화의 결말은 결국 ‘2년 만에 첫 대화를 했다’는 그 자체와 여야 모두 입장이 애초에 비슷했던 의대 정원 확대 필요성을 확인한 것 외엔 아무런 성과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영수회담이 아쉽게 끝난 것에 대해 이 대표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봤다. 익명을 요구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는)대화의 기본이 안 돼있다”며 “대화라는 건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걸 전제로 해야 하는데, (이 대표처럼)하고 싶은 말을 모조리 한다고 해서 소통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이번 만남은 이 대표의 1승”이라면서도 “이 대표가 무리하게 정국을 끌고 갈 가능성처럼 비칠까 우려되는 지점도 있다”고 말했다. 첫술에 배부르랴 현재로서는 이번 회담이 윤 대통령의 ‘자충수’라는 여론이 강하다.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TK·PK 기반의 집토끼를 꽉 쥐는 데 효과적일지 몰라도 중도층이 보기에는 여러모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이다. 영수회담 민심이 반영된 여론조사 결과도 주목된다. 레임덕 돌파구로 이 대표와의 만남을 선택한 윤 대통령의 선택이 자충수인지 신의 한 수인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