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 마케팅’ 시대가 왔다

재미와 실속…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웃음·재미를 추구하는 아이템 뜬다


펀 마케팅(Fun Marketing)은 고객을 즐겁게 만드는 판매 전략으로 불황일수록 유행한다는 마케팅 기법 중에 하나다. 이에 최근 팍팍해진 경제 상황 속에서 재미와 웃음을 통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이른바 ‘펀(Fun)마케팅’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불황에도 여전히 인기 있는 아이템은 있다. 더불어 불황일수록 더욱 눈길을 끄는 상품들도 있다. 경기침체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함에서 벗어나 웃음과 재미를 추구하는 제품들이 바로 그것이다.

체험 마케팅

패션업체들은 가볍고 장난기 넘치는 동물 일러스트나 패턴을 넣은 아이템 등을 내세워 성인 남녀의 동심을 자극하고, 인테리어 소품이나 사무용품들은 익살맞은 캐릭터와 기발한 아이디어 상품을 통해 실효성과 더불어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이는 음식점도 마찬가지다. 맛있는 음식과 함께 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음식점으로 변신한 ‘펀’마케팅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현상을 반영하듯 지난달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에서는 ‘해외 신개발 유망상품 트렌드’ 보고서를 통해 최근 세계경기 침체 여파로 절약, 안전, FUN 등을 특징으로 하는 상품의 인기가 급상승한 것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펀 마케팅의 일종으로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체험마케팅이다. 체험마케팅은 소비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해 직접적으로 제품을 홍보하는 마케팅 기법으로 잊지 못할 체험을 하게 하거나 감각을 자극해 마음을 움직이는 마케팅이다.

2005년 3월에 오픈한 LG텔레콤의 즐거운 감성 충전소 ‘Phone & Fun’의 경우, 기존의 대리점에서 휴대폰 판매나 A/S 등 필요한 서비스만 제공했던 것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그야말로 디지털 놀이터를 방불케 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고객들은 이곳에서 무료로 자신의 휴대폰에 MP3 파일을 다운로드받는 것은 물론 벨소리, 게임 등 다양한 디지털콘텐츠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휴대폰 통신사들의 체험마케팅은 SKT의 TTL존이나 KTF의 Show매장 등에서도 서로 차별화된 전략으로 고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TTL존의 경우 삼성동 코엑스몰의 메가박스 영화관에 위치하고 있어 영화를 기다리고 있는 고객들이 일정금액의 멤버십 포인트만 차감하면 컴퓨터 게임이나 인터넷, 보드게임, 영화감상 등을 자유롭게 이용하고 음료쿠폰으로 원하는 음료를 무료로 마실 수 있도록 하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코엑스몰에 영화를 보거나 쇼핑을 하러 올 때마다 친구들과 TTL존을 찾는다는 A씨(23·여)는 “영화를 기다리는 30~40분 정도의 시간 동안 쾌적한 환경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서 자주 찾는다”면서 “커피숍에 가서 커피 한 잔 마시면 한 잔에 5000원이 훌쩍 넘는데 사용하지 않는 멤버십 포인트만으로도 이곳에서는 다양한 혜택을 누릴 수 있어서 정말 좋다”고 말했다.

한편, 여성들의 화장품 놀이터도 인기다. 여성들의 발길이 닿는 여대 앞이나 번화가 주변에는 TODA COSA나 뷰티크레딧, 에뛰드하우스 등 다양한 여성 화장품 브랜드들의 매장이 입점해 있다. 방문 고객들이 마음껏 제품을 사용해 볼 수 있도록 오픈된 형식의 매장으로 꾸며져 있어 누구나 부담 없이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

이러한 펀 마케팅은 제품 자체에 재미 요소를 가미해 제품 콘셉트 자체를 독특하게 만들거나 아이디어를 통해 재미있고 신선한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들의 호응을 끌어내는 것이다. 또한, 색상·디자인·포장 등에 재미 요소를 첨가하는 경우도 많다.
인테리어부터 사무용품까지 다양한 소품과 문구류, 가구 등을 판매하는 사이트인 텐바이텐(
www.10x10.co.kr)에서는 ‘아이디어 상품’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다.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듯 이 곳 아이디어 상품 코너는 젊은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펀(Fun)한 아이디어 상품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인 꽃잎 책갈피는 책을 읽고 난 후 표시할 부분에 꽃잎을 한 개씩 떼어내서 붙여두는 제품으로 특히 여성층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상품평에는 “너무 예뻐 아까워서 못 쓰겠다”는 불평 아닌 불평과 함께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는 등의 긍정적인 반응이 대다수다.

또한 엘라스토머수지(고무와 플라스틱의 성질을 모두 가진 폴리에틸렌계 탄성중합체) 소재로 만든 저금통으로 재미있는 표정의 얼굴 모형을 지닌 ‘페이스뱅크’는 손을 갖다 대면 자동으로 입이 오물오물 움직이며 돈을 달라고 졸라 마치 애완동물을 키우는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하는 상품이다. 독특한 디자인이라 이색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이 없다.

음식점도 즐기는 공간으로


패스트푸드와 패밀리레스토랑 등이 차세대 개념의 다이닝(dining) 매장으로 빠르게 변신하고 있다. 다이닝 매장이란 단순히 먹는(eating) 공간이 아니라 음식을 먹고 삶을 즐기는(enjoying) 개념의 친 고객형 차세대 매장을 의미한다.
T.G.I Friday’s나 아웃백, 베니건스와 같은 대표적인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생일을 맞은 고객에게 직원들이 다 같이 고깔모자를 쓰고 노래를 불러주거나 악기를 연주해 주며 흥을 돋운다. 또한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즉석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사진을 찍어주고 축하 카드를 써주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친근하고 재미있게 고객에게 접근할 수 있는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밖에 다른 패스트푸드업체들도 매장에 어린이 놀이터를 설치하거나 공부할 수 있는 시설을 구비하고 있다.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도록 컴퓨터를 설치하거나 통신망을 구축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한편, 단독 매장이면서도 재미있는 마케팅과 이벤트로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음식점들도 있다. 서울 수유리 먹자골목에 위치한 ‘웃기는 닭갈비’는 직원들의 특이한 옷차림과 유쾌한 유머, 다양한 이벤트를 앞세우며 수유리의 명소로 등극했다.
스파이더맨, 슈퍼맨, 환자복, 방금 탈옥한 죄수, 백설공주, 세일러문 등 이곳 직원들은 만화영화 캐릭터나 유명 연예인의 복장을 하고 매장 분위기를 주도한다.

첫인상으로 승부하는 ‘펀 네이밍’

트렌드에 민감한 외식 특히 프랜차이즈 창업시장에서는 소비자의 변화를 담은 상호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다. 고객에게 펀(Fun)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 유행어의 활용이다.
특히 방송을 통해 히트를 쳐 유행이 된 말을 변형시킨 이름이나 업종 및 상품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기발하면서 사람들의 기억에 쉽게 남을 수 있는 이름을 활용하거나 인터넷 유행어 등의 활용 등으로 광고효과와 더불어 고객에게 좀 더 친근하고 쉽게 연상을 시키는 것이다.

또한 타깃 층의 라이프스타일이나 트렌드의 핵심을 읽어 그들만의 통용어나 유행어 등을 활용할 수도 있다. 술집 ‘부어라 마셔라 젊음이여’ ‘호프 한잔과 인생역전’, 미용업소 ‘머털도사’는 고객들만의 감성으로 이해하고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이름의 좋은 예이다.
또한 업종 및 상품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유머감각을 동원해 표현한 ‘위풍닭닭’ ‘돈데이(Day)’ ‘酒주총회’와 같은 이름은 고객이 들었을 때 업태를 쉽게 연상함으로써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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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