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세종시에 대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세종시특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정부의 수정안이 나오는 시점까지 여론을 수렴, 원내대표단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이다. 특위위원장은 정의화 의원이 맡았다. 4선 중진인 정 위원장은 친이계이기는 하지만 친박계와도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화합형 인사다. 때문에 특위가 세종시 문제에 대한 여론 청취와 더불어 세종시와 관련한 당내 친이·친박계의 갈등을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도 주목받고 있다.
정의화 의원이 무거운 짐을 졌다. 세종시를 원안으로 갈지, 보완할지 등에 대해 전제를 갖지 않고 여론을 수렴하는 역할을 맡은 것. 정 의원은 “국민여론을 철저히 수렴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다음은 정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 세종시 문제는 ‘한나라당의 역량을 시험하는 시험대’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어깨가 무거운 자리인데 당 세종시특위 위원장을 맡은 소감과 각오를 듣고 싶다.
▲ 세종시 문제가 정치·사회적 현안으로 급부상한 만큼 국정을 책임진 집권여당으로서 이 문제를 공론의 장에 올려 발전적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데 초점을 두고자 한다. 이를 위해 먼저 세종시 문제에 대한 국민여론을 철저히 수렴해서 당과 정부에 전달하는 소통의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
- 세종시특위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 세종시 원안만으로도 당초 계획했던 대로 국가균형발전의 취지에 맞으면서 행정중심복합도시의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는지, 원안 경우 만에 하나 효율성이나 자족성에 대한 우려가 없는지, 보완책을 만들어야 한다면 어떤 대안이 바람직한지 등 현재 불거진 모든 문제에 대해 국민들이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세종시 문제에 대한 해법이 반드시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 공주·연기를 비롯해 충청도민에게 실질적 이익이 되는 것이 무엇인지도 철저히 파악해 충청도민의 자존심과 미래가 보장되는 방안을 강구하는 데도 역점을 두고자 한다. 건설적이고 발전적 해법을 조속히 모색해 당내 화합과 단결을 이루는 것도 특위의 역할 중 하나다.
- 정례회의나 세종시 방문 등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 것으로 안다. 향후 활동 계획은 어떻게 잡고 있나.
▲ 매주 화요일 오전 정례회의를 하기로 했고, 빠른 시일 내에 공주·연기 등 충정도를 찾아 현장의 목소리를 들을 계획이다. 필요에 따라선 2차, 3차 방문도 하고, 현지 주민뿐 아니라 충청도 거점 지역 순회 간담회와 타지에 사는 충청향우회 의견도 수렴할 생각이다.
- 총리실 산하 세종시 실무기획단과 정부지원협의회, 민관합동위원회의 등이 출범하면서 당의 세종시특위는 출범과 동시에 ‘무용론’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민관합동위원회’는 정부에서 만든 위원회이고, ‘세종시특별위원회’는 한나라당에서 만든 위원회로 여론수렴 작업을 다양한 루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민관합동위원회’와 별도로 접촉할 생각은 없으며, 다만 정부가 추진하는 방향이 어떤지를 체크해 볼 것이다.
- 세종시 문제와 관련, 친이계와 친박계가 의견 충돌을 겪었다. 당 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13명의 위원 중 친박계는 안홍준·이계진·주성영 의원 등 3명에 불과하다. ‘반쪽짜리 특위’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는데.
▲ 특위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은 만큼 이미 능력이 검증된 당직자들을 모셨다. 친박계로 당직을 맡고 계신 분들이 친박계를 대표하는 분들이라 생각하기에 반쪽짜리라고 생각지 않는다.
- 정 위원장은 친이계이면서도 친박계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세종시 문제와 관련한 계파 간 의견차를 어떤 식으로 조율할 생각인가.
▲ 현재 당은 정몽준 대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무엇보다 나는 애초부터 친이, 친박 등 계파를 가르는 것에 관심이 없었다. 그동안 우리 위원들이 당직을 맡아 해온 것처럼 오직 국가발전과 국민이익을 위해 열심히 활동할 수 있도록 위원장으로써 잘 뒷받침할 생각이다.
- 개인적으로는 세종시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 기자회견을 통해 특위는 반드시 원안을 고수해야 한다거나, 수정안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는 등 어떤 예단이나 전제를 갖고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따라서 위원장인 내가 개인적인 의견을 공개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 특위 위원장을 맡았을 뿐 아니라 당 최고위원으로 선출됐다. 최고위원 활동에서 가장 중점을 두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 지금 우리 한나라당에 가장 필요하고 절실한 것이 무엇인가. 당내 화합이다. 국민들은 ‘계파싸움 하지 말고 제발 뭉치라’고 하고 있다. 지난 4·29, 10·28 재보선 결과가 이를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당내 화합 없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지난 20여 년간 동서화합에 주력해 온 정의화가 당의 화합에 앞장서겠다. 화합의 특장을 살려 당내 갈등을 치유하고, 당을 하나로 묶어 내겠다.
- 그렇다면 당이 하나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 소통이다. 하나가 되기 위해선 우리끼리의 소통이 첫 번째 관건이다. 당의 언로가 막히면 도그마, 즉 독단에 빠지기 쉽다. 내 주장을 앞세우기보다 동료 의원, 당원, 국민들의 이야기를 귀 담아 듣는 Great Listener, 위대한 경청자가 될 것이다.
소통을 위해 원내 의원들뿐 아니라 당세가 열악한 곳에서 묵묵히 노력하고 있는 호남, 충청권의 98명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당원들의 애로를 듣고 해결하는 데 앞장설 생각이다. 아울러 당정청의 원활한 소통을 위한 가교역도 마다하지 않겠다.
- 향후 정치 행보에 대해 여러 가지 말이 나오고 있다. 그중 내년 원내대표 재도전설과 부산시장 출마설에 눈에 띄는데.
▲ 대한민국 제1의 무역항으로 활력이 넘치던 부산이 최근 침체상태를 면치 못하자 정치적으로 능력이 검증된 내 리더십이 부산의 재도약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내년 시장선거에 나서라는 주변의 권고가 잇따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알다시피 당의 최고위원으로 추대됐고, 여기다 국가적 현안으로 급부상한 세종시 문제 해결을 위한 중책도 맡고 있는 만큼 지금 당장 원내대표 재도전, 시장 출마 여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일단 내게 당과 국민이 부여한 책무를 성실히 이행한 뒤 천천히 출마 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정의화는 누구?
▲1948년 출생
▲1995년 인제대 의학박사
▲2002년 한국해양대 명예박사
▲15·16·17·18대 국회의원
▲2004년 한나라당 지역화합특별위 위원장
▲2005년 한·폴란드의원친선협회장
▲2006년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유치특별위원장
▲2007년 제17대 대통령선거 중앙선대위 직능정책본부장
▲2007년 남북의료협력재단 이사장
▲2007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공동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