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사이트나 밤 문화와 관련된 사이트에 가면 자주 접하는 이름이 있다. 서준 미디어헤이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유흥업소 등 밤 문화의 감춰진 뒷이야기를 공개해 인터넷 공간에서 알려진 인물이다. 서 대표의 르포에는 연예인이나 유명인들의 밤 문화, 유흥업소 여종업원들의 숨겨진 고충 등 일반인들은 접하기 힘든 생생한 경험담들로 가득하다. 본지에 르포를 연재하고 있기도 한 서준 대표를 만났다.
일반인들 궁금해 하는 유흥업소 뒷이야기 연재
성매매로 이어지는 남성 문화 폐해 지적하기도
“잘 노느냐구요? 술 한 잔 못 마시는 걸요.”
밤 문화 마니아가 아니라면 알 수 없는 감춰진 이야기들을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르포 라이터의 대답이라기엔 의외다. 서 대표가 쓴 남성문화 르포를 본 사람이라면 으레 ‘좀 노는 사람이구나’란 선입견을 가지기 십상인 탓이다.
감춰진 뒷이야기 공개
그런 서 대표가 소위 말하는 ‘유흥문화’와 만나게 된 건 불과 몇 해 전이다. 당시 개인적인 사정으로 우울증에 시달렸던 서 대표는 마음 붙일 만한 무언가를 찾고 있었다. 그러다 우연히 인터넷에서 남성들의 밤 문화에 대한 블로그를 발견했고 호기심에 유흥업소에 발을 들이게 됐다.
“단순히 시끌벅적한 공간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싶어 룸살롱 등 유흥업소를 찾아가게 됐습니다. 어울려 노는 것이 좋아서가 아니라 사람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됐으니까요.”
질펀하게 놀기 위해 업소를 찾는 다른 남자 손님들과는 달랐던 서 대표는 업소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인간적인 친분관계를 쌓을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뜻하지 않게 정보원도 생기기 시작했단다.
“술집 아가씨나 영업상무 등 유흥업소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 우연찮게 각종 정보를 듣게 되는 일이 많았어요. 몇 년 전 일어났던 모 그룹 회장 폭행사건도 알고 지내던 업소 관계자에게 들어 누구보다 먼저 알고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이처럼 우연히 접한 밤 문화에서 뜻밖의 정보들을 얻게 된 서 대표는 이를 다른 사람들에게도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유흥업소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이 당할 수 있는 피해를 막아보자는 의도에서였다. 이때부터 서 대표는 남성문화 르포를 쓰기 시작했다.
“가장 처음 쓴 주제는 소위 말하는 ‘삐끼’ 문제에 대해서였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취객들을 상대로 바가지를 씌우는 호객꾼들은 유흥업소 주위에 늘 있고 손님 중 60~70%가 피해를 당하는 일상화된 범죄이기에 경종을 울리려는 목적이었죠.”
이를 시작으로 서 대표는 일반인들이 궁금해 하는 밤 문화의 뒷이야기들을 르포로 풀어 연재하기 시작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손님의 눈으로, 때론 업소 직원들의 눈으로 바라 본 유흥업소 체험기는 밤 문화를 잘 모르는 이들에겐 흥미로운 이야깃거리였다.
“유흥업소에 자주 출입하는 연예인들의 뒷이야기와 같은 유흥업소에 종사하거나 관계되지 않은 이상 알기 힘든 감춰진 이야기들이 독자들의 눈에는 새롭게 다가갈 수밖에 없겠죠.”
서 대표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숨겨진 고충이나 각종 진상 손님 유형 등 흥미로운 소재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그는 유흥업소 안에서 일어나는 일뿐만 아니라 유흥업소로 인해 문제가 되는 세태를 고발하기도 했다. 경찰과 조폭, 유흥업소 업주간의 유착관계와 이를 통해 빚어지는 부조리들, 호텔과 대형 룸살롱 간의 성매매 계약, 성매매 단속의 문제점 등 최근 골칫거리로 떠오른 문제들이다.
“남성들의 문화를 접하면 접할수록 우리 사회의 많은 문제들이 밤 문화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특히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성매매 문화에서 비롯되는 문제들은 셀 수 없을 정도예요.”
이처럼 밤 문화 현장에서 몸소 문제점들을 경험한 서 대표는 ‘성인문화는 곧 성매매다’란 인식을 바꾸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회식문화나 접대문화가 많이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2차’를 가야 잘 놀았다고 생각하거나 제대로 된 대접을 받았다고 느끼는 풍토는 여전합니다. 이렇다 보니 성인문화는 날이 갈수록 음성화되고 음지에서 온갖 문제점들이 생길 수밖에 없어요.”
이렇다 보니 성매매 특별법 시행 이후 집중 단속을 벌여도 변종 업소들이 독버섯처럼 생길 수밖에 없다는 것이 서 대표의 말이다.
그는 “시쳇말로 택시기본요금만 들이면 성매매 업소를 찾을 수 있다고 하는데 그만큼 성매매가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이뤄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인터넷에서의 성인문화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누구나 알듯이 인터넷에 퍼져있는 성인 사이트는 성인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 아닙니다. 선정적인 영상이나 문구 등을 내세우고 화상채팅, 애인대행 사이트 등과 연계해 돈벌이를 하는 수단으로 변질 된 것이 대부분이죠.”
서 대표는 성인문화가 지나치게 남성 위주로 쏠려 있다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0~30대 여성들이 즐길 만한 문화가 한정되어 있다는 것.
‘성인’ 웹진 만들고 싶어
그는 “여전히 여성들의 성인문화라고 하면 ‘호스트바’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은데 그 외에는 별다른 문화가 없기 때문”이라며 “한류열풍으로 우리나라에 여행을 오는 일본 중년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여자들끼리 갈 데가 없다고 토로하는 일본 여성들도 있어 관광산업에도 해를 끼치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 대표는 앞서 언급한 성인문화의 문제점들을 보완하고 성인들이 진정 원하는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웹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유흥문화뿐만 아니라 술, 자동차, 여행 등 성인들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와 관련된 심도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토론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