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정치인들 몸값 높아진 속사정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4.02.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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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로 갈까?" 지금은 무소속 전성시대

[일요시사=정치팀] 무소속 정치인들이 연신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얼마 전까진 당에서 쫓겨나다시피 했던 인물들도 최근엔 여기저기서 쇄도하는 영입 러브콜로 몸살을 앓고 있을 정도다. 특히 이들은 거취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며 자신들의 주가를 한껏 더 끌어올리고 있다. 무소속 정치인들의 몸값이 높아진 속사정은 무엇일까?

무소속 국회의원들의 몸값이 높아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무소속 박주선 의원이다. 3선인 박 의원은 지난 2012년 19대 총선 당시 이른바 '동장 투신자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자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당시 사건은 선관위의 불법선거인단 단속과정에서 박 의원의 선거운동원으로 추정되는 전직 동장이 투신자살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 박 의원은 이후 민주당 모바일 경선인단을 불법으로 모집하도록 지시한 혐의로 기소됐고, 민주당은 박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까지 처리했다.

높아진 몸값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민주당과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연합(가칭)이 동시에 러브콜을 보내오면서 행복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고민이 길어질수록 몸값 또한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직접 박 의원과의 만남을 요청해 두 사람이 오찬을 함께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박 의원은 대놓고 김 대표에게 과거 자신에 대한 체포동의안 상정을 막지 않은 데 대한 섭섭함을 표했다고 한다.


지난 10일엔 민주당 권노갑 상임고문까지 나섰다. 권 고문은 박 의원을 만나 민주당에 복당할 것을 설득했다. 박 의원은 지난 2012년 대선 당시만 하더라도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에게 직접 복당을 요청했으나 답을 듣지 못하며 사실상 거절당했었다.

박 의원 외에도 다른 무소속 국회의원들의 몸값 역시 높아졌다. 총선 승리 직후 논문표절 의혹이 불거지며 새누리당을 자진 탈당한 문대성 의원은 최근 복당이 확정됐다. 당내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지만 당 지도부는 문 의원의 복당을 강행했다. 

정의당을 탈당한 무소속 강동원 의원 역시 안철수 의원이 이끄는 새정치연합(가칭)행 가능성이 끊임없이 거론되며 초선의원답지 않은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이처럼 무소속 의원들의 몸값이 높아진 이유는 매우 복합적이다. 우선 지방선거를 앞두고 현역 의원들의 출마선언이 이어지면서 각 정당들로서는 한 석이 아쉽게 됐다.

일례로 현재 새누리당은 총 155석으로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지만 지방선거에서 현역의원들이 대거 차출돼 후보로 나서고 7월과 10월 재보선에 의석을 잃을 경우 과반 의석(151석)이 무너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단 한 석이라도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민주당은 좀 더 특별한 이유가 있다. 무소속 국회의원들이 새정치연합행을 택한다면 민주당과 경쟁관계인 새정치연합에 더욱 힘이 실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무소속 국회의원 챙기기에 나서는 것은 안철수 견제 성격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진 안 된다던 복당, 지금은 '일사천리'
지방선거 차출 비상, 안철수 견제 '다목적 포석'


특히 박주선 의원의 경우 호남에서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박 의원이 움직이면 광주·전남 지역의 기초단체장, 전·현직 광역의원 등 20여명이 박 의원과 함께 새정치연합행을 택할 것이라는 예상도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사태다.

민주당으로서는 박 의원을 끌어안아야 호남에 부는 안철수 바람을 차단할 수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한때 내쳤던 박 의원에게 다소 굴욕적인 모습까지 보이며 복당을 추진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새정치연합도 나름의 사정이 있다. 새정치연합은 현재 현역 국회의원 2명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만약 의석 5석을 확보하게 되면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 후보들이 동일한 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고 국고보조금도 크게 늘어난다.

박 의원의 경우 동장 투신자살 사건뿐만 아니라 정치자금법이나 선거법 위반 의혹 등으로 자주 재판을 받은 바 있다. 모두 무죄로 끝났지만 '4번 구속 4번 무죄'라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은 결코 자랑스러운 기록은 아니다.

때문에 박 의원의 영입과 관련해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도 새정치와는 맞지 않는다는 반발이 있었지만 안철수 의원이 직접 "모두 무죄를 받은 내용인데 무슨 상관이냐"며 오히려 박 의원을 두둔했다는 후문이다.

또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현역 무소속 국회의원뿐만 아니라 당적은 없지만 지역에서 명망이 높은 정치인들의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6월 지방선거는 박근혜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을 띠게 되면서 여야 모두 선거 승리에 사활을 걸고 있다. 하지만 당내 마땅한 후보군이 부각되지 않으면서 오히려 무소속 후보군들에게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이다.

부산시장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새누리당과 민주당, 새정치연합 모두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오 전 장관은 과거 두 차례 열린우리당 후보로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한 경력이 있지만 현재 당적을 갖고 있지 않다. 최근 오 전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부산시장선거 지지율 1위를 기록했다. 그러자 각 당이 오 전 장관을 영입하기 위해 물밑 작업에 나선 것이다.

야권의 유력한 경기지사 후보로 거론되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의 경우도 몸값이 수직상승하고 있다. 김 교육감은 친민주당 성향이긴 하지만 교육감은 공식적으로는 당적을 가질 수 없어 무소속인 상태다.

지난 17일 열린 김 교육감의 출판기념회에는 수천 명이 모여들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개인 일정까지 변경해가며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고, 안철수 의원은 축사를 통해 "제가 가야 할 길과 김 교육감이 가는 길이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노골적으로 김 교육감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부작용도 생겨

하지만 정치권에서 무소속 영입 경쟁이 가열되면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새누리당은 앞서 지난해 10월과 11월에도 탈당·뺑소니 전력이 있는 김태환 전 제주지사와 성희롱·선거법 위반 전력이 있는 우근민 제주지사의 재입당을 승인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국민보다 정파의 이익을 우선해 문제가 있는 정치인을 무조건 받아들이고 보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행태라는 지적이다. 심지어 일부 정당에서는 문제가 있는 무소속 정치인을 영입하면서 '자리'까지 약속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사실 문제인사들을 슬그머니 복당시키는 행태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던 일"이라면서도 "문제인사를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다시 받아들이는 것은 공당으로서의 의무를 저버린 셈"이라고 꼬집었다.


김명일 기자 <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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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