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1일 전철 여행-부산

낭만의 도시, 교통카드 한 장으로 ‘누려~’

부산 지하철 1호선은 사하구 신평역에서 금정구 노포역까지 이어지는 노선으로, 가야 시대부터 조선 시대를 거쳐 광복과 한국전쟁 이후 부산의 근현대 역사를 만끽할 수 있는 지하철 여행 코스로 제격이다. 지하철 여행을 하기 앞서 4500원짜리 1일권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승차권을 구입하는 순간부터 24시까지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지하철 자유이용권이다.


‘칙칙폭폭’ 지하철 타고 떠나는 역사여행
구석구석 볼거리·놀거리·먹을거리 한가득
 
먼저 부산에서 가장 오래된 과거의 역사를 만나보자. 동래역 4번 출구에서 6번 마을버스를 타면 복천박물관 앞에 내린다. 복천박물관은 부산 복천동 고분군(사적 273호)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복천동 고분군은 4~6세기 가야의 생생한 흔적이 있는 가야 지배층의 무덤이다. 토기, 말머리 모양 뿔잔, 금동관, 철갑옷과 말갖춤새 등 유물 1만2000여 점이 출토되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금동관, 철기 문화로 대표되는 가야 무사들의 갑옷과 투구 등 철기 유물도 많다. 야외 전시장에는 53~54호 고분이 발굴된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부장품, 순장의 흔적 등 가야 시대의 매장 풍습을 확인할 수 있다.

 
 
복천동 고분군 주변으로 성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임진왜란 때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동래읍성이다. 동래부사 송상현은 “싸우겠다면 싸울 것이로되, 싸우지 않으려면 길을 빌려달라”고 한 왜군에게 “싸워 죽기는 쉬우나 길을 빌리기는 어렵다”고 답했으며, 결국 왜군과 한바탕 싸워 순절하고 말았다. 
동래읍성역사관과 복천박물관에서 출발해 동래의 문화 유적을 만날 수 있는 8km 산책로가 있다. 동장대와 북장대 등 동래읍성 유적, 송상현과 정발의 위패를 모신 충렬사, 동래부동헌, 송공단 등을 차례로 만난다.
 
‘1박2일’ 만에 
부산 뽀개기


동래읍성 서쪽으로는 부산의 진산으로 불리는 금정산과 우리나라에서 규모가 가장 큰 금정산성이 있다. 길이가 무려 17km에 이르는 성이다. 산행이 목적이 아니라면 금강공원의 로프웨이(케이블카)를 타고 쉽게 오를 수 있다. 금강공원은 동래역 4번 출구로 나와 1-1번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 금강공원 로프웨이는 해발 540m 금정산 자락까지 오른다. 높이 오를수록 동래구 전경이 펼쳐지고, 이어서 부산 시내의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장산과 황령산 사이로 마린시티와 광안대교도 보인다. 로프웨이 도착 지점에서 조금만 오르면 금정산성의 남문과 동문을 만나는 오붓한 능선 길이 이어진다. 

 

범어사는 해인사, 통도사와 함께 영남의 3대 사찰로 꼽히는 곳이다. 범어사역 5·7번 출구로 나와 90번 버스를 타고 범어사 입구에서 내리면 된다. 범어사는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천년 고찰이다. 서산대사가 승병 활동을 한 곳이고, 일제강점기 만해 한용운과 함께 ‘범어사 학림 의거’라는 독립 만세 운동을 한 곳이기도 하다. 범어사 입구에서 소나무와 서어나무, 팽나무 등을 감고 올라가는 450여 그루 등나무 군락(천연기념물 176호), 다른 사찰의 일주문과 사뭇 다른 조계문과 대웅전, 삼층석탑 등 보물로 지정된 문화재를 차례로 만난다. 관음전의 용마루를 장식한 용머리 망와와 꼬리, 용머리가 새겨진 공포 장식도 눈여겨볼 만하다.


가야와 조선 시대 역사 여행을 했다면, 부산의 근현대사도 만나보자. 중앙역과 남포역, 자갈치역은 부산 여행의 메카라 불릴 만하다. 40계단 문화관, 부산근대역사관, 용두산공원 등 부산 근현대 역사의 흔적뿐 아니라 BIFF광장, 국제시장, 부평시장, 깡통시장, 자갈치시장 등이 밀집되었기 때문이다.

중앙역 11번 출구로 나오면 40계단을 만난다. 40계단은 한국전쟁 당시 판잣집을 짓고 부두에서 노동하며 계단을 오르내리던 피란민의 삶을 대변하는 곳이다. 40계단 앞에 서면 피란민의 힘겨운 삶보다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서 비지스의 명곡 ‘홀리데이’와 함께 펼쳐지는 명장면이 떠오른다. 
동광동 주민센터 5층에 마련된 40계단 문화관도 찾아보자. 한국전쟁을 겪으며 40계단 주변으로 난립한 피란민의 삶을 한눈에 볼 수 있다. 40계단은 원래 유진봉투 건물에 있었는데, 1953년 부산역 화재로 판자촌이 폐허가 되어 지금의 위치로 옮겨진 것이다.


40계단에서 부산근대역사관과 용두산공원은 지척이다. 부산근대역사관은 원래 일제강점기에 수탈의 상징인 동양척식회사 부산지점으로 지어졌다. 개항과 일제강점기 일본인 이주, 수탈, 한산한 어촌에서 근대 도시로 변모하는 부산의 역사를 만나볼 수 있다. 용두산공원 정상에는 120m에 이르는 부산타워가 있다. 전망대에 올라가면 부산 시내 전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부산항과 최근 복원된 영도다리, 남항대교, 태종대가 있는 봉래산 등이 한눈에 들어온다. 용두산공원은 남포역 1번 출구로 나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공원까지 오를 수도 있다.
 
별미 곁들인
건강여행
 
남포역과 자갈치역에서 내리면 부산에서 내로라하는 시장들을 만난다. 자갈치역 4·6·8·10번 출구로 나오면 명실상부 우리나라 최대의 수산물 시장인 자갈치시장이다.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라는 캐치프레이즈가 걸린 입구에 들어서면 싱싱한 활어와 선어, 해산물 등 다양한 수산물을 구경하고 맛볼 수 있다. 특히 자갈치해안로를 따라 늘어선 수산물 시장은 가장 활기 넘치는 곳이다. 노릇노릇 생선을 구워내는 집들이 늘어서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갈치, 불볼락, 가자미, 서대 등이 나오는 생선구이는 자갈치시장의 별미다.


남포역 7번 출구나 자갈치역 3·5·7번 출구에서 만나는 BIFF 거리, 국제시장, 부평시장, 토성역 6번 출구로 나와 2번이나 2-2번 마을버스를 타고 감정초등학교 앞에 내려 만나는 감천문화마을도 꼭 가봐야 할 여행지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여행정보>

당일 여행 코스
· 동래 역사 코스 : 금강공원→금정산성(금강공원 로프웨이, 금정산성 남문 산책)→동래읍성역사관→복천박물관→동래온천
· 영화 드라마 코스 : 40계단 문화관(40계단)→부산근대역사관→부산타워(용두산공원)→BIFF광장→감천문화마을→자갈치시장
 

1박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감천문화마을→자갈치시장→BIFF광장→국제시장, 부평시장→보수동 
책방골목→부산근대역사관→부산타워
· 둘째 날 : 40계단 문화관(40계단)→백산기념관→동래읍성역사관, 복천박물관→
금강공원→금정산성(금강공원 로프웨이, 금정산성 남문 산책)→범어사
 

관련 웹사이트 주소
· 부산 문화관광 http://tour.busan.go.kr
· 금정산성 www.kumjungsansung.com
· 금강공원 geumgangpark.bisco.or.kr
· 범어사 www.beomeo.kr
· 복천박물관 bcmuseum.busan.go.kr/main
· 40계단 문화관 www.bsjunggu.go.kr/40stair/main.php
· 부산근대역사관 http://modern.busan.go.kr/main
· 부산타워 www.busantower.co.kr
· 보수동 책방골목 www.bosubook.com
 

문의 전화
· 부산광역시청 관광진흥과  051)888-4302
· 금정산성  051)517-5527
· 금강공원  051)860-7880     
· 범어사  051)508-3122
· 동래읍성역사관  051)550-4488
· 복천박물관  051)554-4263~4
· 40계단 문화관  051)600-4041
· 부산근대역사관  051)253-3845
· 부산타워  051)257-9771
· 보수동 책방골목  051)743-7650
 
 
대중교통 정보 
버스> 서울-부산 :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20~40분 간격(06:00?다음날 02:00) 운행,
                              약 4시간20분 소요.
* 문의 : ·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www.exterminal.co.kr 
             · 코버스 www.kobus.co.kr 
             · 부산종합버스터미널 1577-9956, www.bxt.co.kr
기차> 서울-부산 : KTX 하루 50여 회(05:30~23:00) 운행, 약 2시간40분 소요.
* 문의 : 코레일 1544-7788, www.korail.com

자가운전 정보 
· 중앙고속도로 대동 IC→대동 방면 좌회전→대동화명대교 건너 와석교차로에서 금곡동 방면 좌회전→화명삼거리에서 금정산성 방면 우회전→산성로→금정산성
· 중앙고속도로 대동 TG→백양터널→좌천삼거리에서 부산역 방향→중앙대로→부산우체국에서 부산근대역사관 방향 우회전→부산근대역사관에서 좌회전→부산타워
 
 
숙박 정보
· 펀스테이게스트하우스 : 중구 구덕로, 051)254-2203, www.funstayguesthouse.com  
· 게스트하우스코리아 부산역 : 동구 중앙대로, 051)464-5800, www.guesthousekoreabs.com 
· 타워힐호텔 : 중구 백산길, 051)243-1001, www.towerhill.co.kr 
· 토요코인호텔 부산역1 : 동구 중앙대로196번길, 051)466-1045, www.toyoko-inn.kr
· 부산관광호텔 : 중구 광복로97번길, 051)241-4301, www.pusanhotel.co.kr
· 호텔농심 : 동래구 금강공원로20번길, 051)550-2100, www.hotelnongshim.com
 
 
식당 정보
· 동래할매파전 : 파전, 동래구 명륜로94번길, 051)552-0791
· 충무횟집 : 생선구이, 중구 자갈치해안로, 051)246-8563
· 초량밀면 : 밀면, 동구 중앙대로, 051)462-1575
· 가야할매밀면 : 밀면, 중구 광복로, 051)246-3314
· 부산족발 : 족발, 중구 광복로, 051)245-5359
 
 
주변 볼거리
BIFF광장, 백산기념관, 부평시장, 깡통시장,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보수동 책방골목, 영도다리, 부산해양자연사박물관, 금강식물원, 용두산공원, 절영해안산책로, 태종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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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