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연예인 성매매’ 대부도 펜션 가보니…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12.23 11:53:00
  • 댓글 0개

평일 대낮인데도 쌍쌍 손님들 들락날락

[일요시사=사회팀] 돈, 섹스, 그리고 여자. 연예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사건으로 온 세상이 떠들썩하다. 여자 연예인과 성매매. 더 정확히 말하면 미모의 스타와 재계 재력가의 만남이다. 각종 소문과 추측이 무성한 가운데 이들이 은밀한 만남을 가졌다는 장소가 공개됐다. 대부도에 위치한 초호화 펜션, 과연 이곳에선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경기도 안산시에 위치한 대부도 펜션단지. 그동안 잠잠하던 이곳이 때 아닌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검찰이 여성 연예인의 성매매 장소로 이곳을 지목하면서 부터다. 이 소식은 수원지검 안산지청에서 흘러나왔다. 안산지청은 최근까지 성매매를 했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부도 내 고급 펜션에서 탐문 수사를 벌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입구부터
외제차 즐비 

검찰이 지목한 펜션단지는 33㎡ 짜리 소형부터 수영장을 구비한 346.5㎡ 규모의 대형 독채까지 40여개 동이 있으며 할인마트, 카페, 풋살장 등 부대시설을 갖춘 곳이다. 대부도에는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펜션 단지가 2군데 정도 있다.

지난 16일 오후. 안산역에서 출발해 사회방조제로 연결 된 도로를 지나자 한적한 대부도 마을이 모습을 드러냈다. 잘 다져지지 않은 울퉁불퉁 흙길을 10분쯤 달렸을까. 의심이 가는 2곳 중 1곳에 먼저 도착했다.

평일 낮이라 그런지 펜션 단지는 조용하다 못해 황량했다. 둘러보기 위해 내부로 들어가자 예상했던 것과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고급스러운 외관을 상상했지만 마치 동화 속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다소 유아틱한 건물들이 눈에 들어왔다.


커다란 풍차를 중심으로 빨강, 주황, 파랑, 노랑 등의 색으로 칠해진 건물들이 즐비했다. ‘고급’과 ‘초호화’라는 단어와는 어쩐지 거리가 멀어 보였다. 무엇보다 독채로 꾸며져 있긴 하지만 건물 사이사이 간격이 좁아 은밀한 사생활이 보호될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펜션 내부 관계자는 “이곳은 주로 동호회나 기업에서 단합대회 및 워크샵을 하기 위해 많이 찾는 곳”이라며 “생긴 지도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연예인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검, 성관계 장소로 초호화 펜션단지 지목
수영장 등 각종 시설 갖춘 럭셔리 하우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여기가 맞다면 수사를 나왔다거나 협조 공문이라도 왔을 텐데 전혀 그런 적도 없다”며 “(이번에 연예인 성매매로 지목된 장소는) 바다를 끼고 있으며 통유리로 된 건물이라고 들었다”고 귀띔했다.

발걸음을 돌려 두 번째 장소로 향했다. 첫 번째 장소보다는 유동성이 있는 장소에 위치해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 보였다. 서해안 바다가 한 눈에 보이는 곳에 터를 잡은 이곳은 펜션 40여개동이 들어서 있었다. 단지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일렬로 주차된 고급 외제차들이 눈에 띄었다.

앞서 간 장소와 달리 규모도 클 뿐 아니라 펜션 외관은 저마다의 특색을 자랑했다. 유럽풍 분위기를 풍기는 건물이 있는가 하면 드라마 속에서나 볼법한 고급스럽고 세련된 느낌의 건물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사생활 보호
가명으로 예약


이중에서도 A펜션과 B펜션은 특히 인기가 좋다. A펜션은 건물 외벽을 사선으로 디자인 한 뒤 모던한 회색빛으로 마감해 깔끔하고도 럭셔리한 느낌을 자아냈다. 정원 한 켠엔 대형수영장을 갖췄고, 내부에 세미나실 바비큐장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었다.

B펜션은 거실 전면을 통유리로 디자인해 눈길을 끌었다. 정원엔 3∼4m 높이로 자란 멋스러운 소나무와 함께 각종 분재와 꽃이 잘 정리돼 정원 주위를 장식하고 있었다. 잘 꾸며진 정원 한쪽엔 3∼4명이 함께 차 마시며 쉴 수 있도록 티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다. 90평 규모의 B펜션은 3층 규모로 지하에 당구장, 탁구장, 노래방 등의 시설을 갖췄고 최대 20명까지 입실이 가능하다. 펜션 이용료는 1박에 50만원 선이다. 




펜션 내부 관계자는 “A펜션과 B펜션을 포함한 몇몇 펜션은 워낙 인기가 많아 비싼 이용료에도 불구하고 많이들 찾는다”며 “주말은 항상 예약중이라 최소 2달 전에 예약을 해야 할 정도”라고 전했다.

이용하는 고객 층은 다양한 편이다. 평일에는 대학생들부터 시작해 직장인들이 많고 주말에는 주로 연인과 가족 단위로 찾는다고 한다. 이 펜션 단지는 몇 년 전부터 럭셔리 스타일의 대명사로 각종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실제 기자가 방문한 날에도 펜션 내부와 외부에서 드라마 촬영이 한창이었다.

그렇다면 이 펜션 단지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관계자들은 편리한 접근성과 독립성을 우선순위로 꼽았다. 서울에서 한 시간이면 닿을 거리에 위치해 있어 방문하기 편하고 각각 숙소가 따로 분리돼 있어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층 다양…1박 숙박비 40만∼70만원대
서울 근교 접근성과 사생활 보호 큰 장점

펜션 내부 관계자는 “예약제로 운영이 되다보니 누가 방문했는지는 특히 알 수 없다”며 “가명으로 예약하는 경우도 있고 대표 이름으로 예약을 한 뒤 많은 인원이 방문하기 때문에 (비밀 방문을 마음먹은 경우) 충분히 가능한 환경이긴 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40여개의 펜션 모두 각각 다른 개인이 소유하고 있으며, 예약 업무만 따로 받을 뿐 펜션 관리부터 청소까지 모든 제반 사항은 소유주가 별도로 채용해 관리하고 있다”며 “체계가 이렇다보니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는 더더욱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 번 들어가면
외부 출입 안해

이런 점들 때문에 평소에도 몇몇 연예인들이 이곳을 즐겨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펜션 관계자는 “일부 연예인들이 자기 이름으로 예약한 뒤 친구들과 함께 와서 놀고 가기도 한다”며 “연예인들은 오면 밖에 거의 안나온다. 펜션 내에 시설이 모두 갖춰져 있기 때문에 안에만 있다가 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대부도 한 주민도 “주변에 승마클럽도 있고, 고급 펜션도 많다보니 연예인들이 타는 벤 차량이나 고급 외제차들이 많이 왔다갔다한다”며 “최근 몇 년을 기점으로 방문이 잦아진 것 같다”고 전했다.

펜션 관계자는 그러나 성매매 장소 지목과 관련된 물음에서는 “들어는 봤는데 여기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추가 답변을 거부했다.


갑작스러운 대부도 유명세에 주민들은 적잖이 당혹스러운 분위기다. 취재 도중 만난 한 주민은 “구체적인 사건 경위가 밝혀지진 않았지만 대부도가 불미스러운 의혹에 연루됐다는 것 자체가 유감”이라며 “현재까지 도는 이야기들은 대부분 허무맹랑한 소설에 불과하다”고 불쾌한 반응을 내보였다.

반면 대부도에서 장사를 하고 있는 한 상인은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대부도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대부도를 찾는 이용객들이 많이 늘어나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연예인 성매매’수사 해프닝

유명 걸그룹이? 이름 같아 소동

유명 여성 연예인 성매매 사건이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성매매 사건과 관련한 해프닝을 들여다봤다. 


이 사건은 12월 초 수원지검 안산지청 마약수사과에서 나왔으나, 그 직전에도 이미 연예계에 소문이 퍼져 있었다. 유명 연예인이 많게는 억대의 돈을 받고 재력가와 성매매를 했다는 게 핵심 골자였다. 이 가운데 거론된 한 여성 탤런트는 유명 걸그룹 멤버와 이름이 같아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소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10여명의 연예인 이름이 거론된 증권가 찌라시가 등장했다. 연예인 화대 비용, 성매매 연예인 리스트 등이 돌았다. 이 가운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는 ‘민영화’가 인기 검색어로 떠올라 관심을 모았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성매매 여자 연예인은 ‘ㅁㅇㅎ’씨가 확실하다고 함’이라는 글이 올라오자 네티즌들이 몰려 이를 퍼나르면서 집중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이 글은 “검찰이 성매매한 여자 탤런트 등 수십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하자 네티즌들이 그게 누군지 열심히 찾고 다녔다”며 “여자 연예인 이름이 ‘찌라시’에 매우 구체적으로 오르내렸고 누군가 ‘ㅁㅇㅎ’씨가 확실하다고 포털, 커뮤니티 등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후 “그게 누군지 의견이 분분한데 어디선가 ‘민영화’씨라고 하자 민영화라는 여자 탤런트를 찾으려고 너도나도 검색했다”며 “결국 ‘민영화’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고 분석해 실소를 자아냈다. 

이와 관련해 검찰 음모론도 제기됐다. 네티즌들은 이번 사건이 발표된 시점을 문제 삼으며 음모론에 불을 지폈다. 성매매 알선 브로커로 지목한 A씨를 검찰이 지난 8월에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기각되고 4개월여 끌다가 돌연 튀어나왔다는 것이다.  

마침 수서발 KTX 매각을 놓고 철도노조가 철도민영화라며 파업에 돌입하고, 정부와 사측이 불법파업이라고 강경대응을 하던 시점이다. 네티즌들은 철도민영화에 쏠린 시선을 연예인 성매매로 돌리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유달리 사회적인 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연예인 사건사고, 열애 소식이 터져 의혹에 무게를 더했다. 실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이 무혐의로 발표된 뒤 곧바로 그동안 끌고 끌었던 이수근 등 연예인 도박사건이 차례로 공개됐다.

이런 음모론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도 덩달아 화제다. 내년 공개되는 영화 <위험한 소문:찌라시>는 연예인 매니저가 찌라시 내용이 하도 억울해서 배후를 찾아나서는 이야기를 다룬다. 세간에 의심이 가는 직업군이 영화 속에 고루 등장, 네티즌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