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연말 시상식 '관전포인트'

  • 최현경 mw2871@ilyosisa.co.kr
  • 등록 2013.12.17 10: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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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최후의 왕중왕 누구?

[일요시사=사회팀올 한해의 끝을 장식할 연말 시상식이 돌아왔다. 몇몇 후보들의 이름이 거론되자, 대중도 올해 방영되었던 드라마를 회상하면서 특정 연예인을 지지하거나 수상 후보로 예상하고 있다. 과연 KBS, SBS, MBC 방송사의 금빛 트로피를 거머쥐는 영광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어느덧 찾아온 12월. 방송국에서는 2013년 한해동안 대중들을 울고 웃겼던 스타들의 시상식 준비에 한창이다. 연말 시상식을 열흘 가량 앞두고 방송 3사를 빛낸 별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올 한해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 <야왕> <그 겨울> <주군의 태양> 등의 흥행으로 드라마 제국의 명예를 거머쥔 SBS에서는 연기 대상의 자리를 두고 주연 배우들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배우 수애다. 수애는 SBS 드라마 <야왕>에서 야망을 위해 자신에게 헌신적인 하류(권상우 분)를 배신하고 악행도 서슴지 않는 ‘주다해’ 역을 맡아 열연했다. 지난 1월 시작한 <야왕>은 살인, 복수, 불륜 등의 소재로 최고 막장 드라마라는 오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시청률 25.8%로 큰 인기를 끌었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청순하고 우아한 이미지의 수애가 냉혈한 악녀 역할을 맡아 이미지 변신한 점은 높이 평가됐다.

올해 브라운관 빛낸 연기자·개그맨 
금빛 트로피 거머쥘 영광의 주인공은?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의 ‘태공실’역을 열연한 배우 공효진도 대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주군의 태양>은 인색하고 야박한 복합 쇼핑몰 사장 ‘주중원’과 사고 이후 귀신이 보이는 ‘태공실’이 만나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혼령들을 위로하는 로코믹 호러(호러와 로맨틱 코미디가 결합된 장르) 드라마다. 흥행 드라마 제조기인 홍정은, 홍미란 자매 작가의 집필로 방영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모은 <주군의 태양>에서 공효진은 순수하면서도 여성스러운 태공실 역을 맡아 ‘공블리(‘사랑스러운 여자 공효진’을 의미하는 말)’ 매력을 다시 한 번 발휘했다. 공효진은 <주군의 태양>에서도 까칠한 남자 소지섭과 달콤한 로맨스를 선보여 보는 이들로 하여금 부러움을 자아내 수목드라마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내면서 흥행면이나 연기력면에서 대상감으로 손색이 없다.

배우 송혜교 역시 SBS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이하 그 겨울)>를 통해 연기 대상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그 겨울>은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버림받고, 첫사랑에 실패한 남자와 부모의 이혼, 시각 장애로 외로운 삶을 사는 여자가 만나 삶의 희망과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그 겨울>에서 시각장애우 ‘오영’역으로 5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한 송혜교는 깊이 있는 내면연기로 호평을 받았다.


SBS 연기대상은
김혜수 vs 공효진

지난해 남자 배우들이 대상을 거머쥔 MBC(조승우), SBS(손현주)와 달리 유일하게 여자배우에게 상이 돌아간 KBS는 올해도 많은 여자 배우들이 후보자로 물망에 올랐다. 그 중 돋보이는 배우는 김혜수와 이보영이다.

김혜수는 KBS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124개의 자격증을 보유하고, 못하는 일이 거의 없는 똑부러진 성격의 계약직 ‘미스 김’을 열연했다. 빨간 내복을 입고 김연아 피겨 스케이트 선수의 ‘죽음의 무도’를 패러디 하는 등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연기로 시청자들의 웃음과 공감을 자아내 최고의 캐릭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배우 이보영 또한 지난해부터 방영된 드라마 KBS <내 딸 서영이>에서 선과 악을 구분 지을 수 없는 캐릭터 ‘서영’을 맡아 애절한 눈물 연기를 선보이는 등 복잡하면서도 세심한 감정표현으로 극을 이끌었다.

많은 여배우들 사이에서 유일한 남자 배우 주원 역시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뮤지컬 배우 출신답게 KBS 드라마 <제빵왕 김탁구>에서 차가운 성격의 ‘구마준’ 역을 맡아 탄탄한 연기실력을 입증한 주원은 KBS 드라마 <오작교 형제들> <각시탈>을 통해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올해 출연한 KBS 드라마 <굿 닥터>에서는 서번트 신드롬을 앓는 순수한 레지던트 박시온 역을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평을 받으며 많은 여성들을 ‘주원앓이’하게 만들었다. 주원의 자연스러운 자폐 연기로 흥행한 <굿 닥터>는 20%의 시청률을 넘어 동시간대의 월화드라마 중 1위를 차지해 2013년 KBS 최고의 드라마가 됐다.

KBS 연기대상은
주원 vs 김혜수

지난해 MBC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서 열연한 배우 안재욱이 무관에 그쳐 논란을 일으킨 MBC는 여느 때보다 올해 대상 선정에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력한 <MBC 연기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배우 박원숙, 한지혜, 고현정이다.

박원숙은 MBC 드라마 <백년의 유산>에서 ‘방영자’ 역을 맡아 며느리에게 악행을 저지르는 악독하면서도 코믹한 시어머니를 연기했다. 막장 시집살이 논란으로 대한민국 며느리들로부터 눈총을 받았지만 연기력만큼은 인정받았다. 최근 방영 중인 드라마 <황금무지개>에서도 악한 회장 ‘강정심’으로 출연 중인 박원숙은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지난해 MBC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배우 한지혜 또한 유력한 대상 후보이다. 그동안 청순가련 여주인공역만 맡아오던 한지혜는 MBC 드라마 <금 나와라 뚝딱>에서 쌍둥이 자매인 ‘몽희’  ‘유나’ 역을 오가는 1인 2역에 도전해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였다. 지난 9월 한 예능 방송에 출연한 한지혜는 “사실 대상을 받지 않아도 상관없다. 대상을 꿈꾸면서 그에 걸맞는 노력을 했다. 나는 이미 노력에 대해 충분히 값진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만족스럽다”며 겸손함을 보였다.

MBC 드라마 <여왕의 교실>은 일본 NTV <여왕의 교실>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까탈스럽고 차가운 성격의 여교사가 초등학교 담임 선선생님으로 부임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담은 드라마다. 저조한 시청률로 막을 내렸지만 김향기, 김새론, 서신애 등 명품 아역배우들과 마여진 선생역을 맡은 고현정의 카리스마 있는 연기와 주옥같은 어록을 남겨 호평이 이어졌다. 특히 냉혹한 현실에 거침없는 독설을 던지는 마선생 역의 고현정은 눈썹 하나까지도 연기했다는 평을 받아 <MBC 연기대상> 후보에 올랐다.




이외에도 최근 MBC 드라마 <기황후>로 급부상한 배우 하지원, MBC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의 배우 문근영, MBC 드라마 <투윅스>의 이준기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연기력과 시청률 등 다양한 기준으로 많은 후보들이 거론되고 있는 연기대상과 달리 연예대상은 다소 낮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다.

경쟁률 낮은 방송 3사 연예대상은?
김준호 이경규 유재석 김수로 거론

그 중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들로 즐거운 2013년을 보낸 KBS는 <KBS 연예대상> 후보로 개그맨 김준호, 강호동, 개그우먼 이영자가 거론되고 있다. 그 중 개그맨 김준호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1996년 SBS 5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준호는 올해 KBS <개그콘서트> ‘뿜엔터테인먼트’에서 시구를 탐내는 노년 연기자로 분해 “~자나”라는 유행어를 만들었다. 또 KBS <인간의 조건>에서는 매회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전달하면서도 후배 개그맨들을 챙기는 선배 개그맨으로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 KBS <1박 2일>까지 출연해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개그맨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어 가장 유력하다는 평이다.

지난해 세금 탈세로 물의를 일으킨 후 1년여 만에 방송에 복귀한 강호동도 <KBS 연예대상> 후보에 올랐다. 강호동은 KBS 첫 복귀 프로그램으로 독서 예능 KBS <달빛 프린스>을 선택했으나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조기 종영해 잠시 주춤하는 듯 했다. 그러나 KBS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전직 운동선수답게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프로그램의 재미를 더하면서 명MC로 부활했다. 

또 다른 후보자인 개그우먼 이영자는 올해 방송 3사 중에서 유일하게 여자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영자는 KBS <안녕하세요>에서 홍일점 MC로 함께 출연 중인 신동엽, 정찬우, 김태균의 놀림에도 굴하지 않고 다양한 상황극에 적극적으로 임해 방청객들과 시청자들로 하여금 웃음을 이끌어내고 있다. 연예인 출연진들의 어머니들과 함께하는 KBS <맘마미아>에서는 구수하면서도 친근감 있는 진행으로 흥미를 유발하고 있어 지난해 <KBS 연예대상> 쇼·오락 MC 부문 여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수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BS 연예대상은
김병만 vs 이경규

SBS는 올해 새롭게 선보인 <화신> <땡큐> <맨발의 친구들> 등의 예능프로그램들이 줄줄히 폐지되면서 메인급 프로그램들의 MC가 대상후보로 지목받고 있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김병만, 이경규, 유재석이다. 올해 SBS 연예대상을 노리고 있는 세 명 모두 단골 대상후보로 2013년 SBS 예능을 이끌었다.


타방송사에서 ‘달인’의 캐릭터로 대활약한 데 비해 무관으로 그쳐 아쉬움을 남긴 개그맨 김병만은 지난해 SBS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정글의 법칙>에 출연해 야생에서의 빠른 적응력과 생존본능으로 ‘병만 족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은 김병만은 위험천만한 환경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하면서도 위험이 도사리는 정글에서의 긴장감을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오지탐험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진정한 버라이어티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김병만의 노력에 유력한 대상 후보로 꼽히고 있다. 김병만은 지난해 유력한 대상 후보라는 주변인들의 말에 “사람인지라 혹시 하는 마음이 있었다”며 솔직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경규 또한 김병만과 쌍벽을 이루는 대상 후보감이다. 이경규는 SBS <힐링캠프> SBS <스타주니어쇼 붕어빵> MC로 후보자들 중 가장 많은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지난해 “3시간 앉아 있는데 최우수상 받으려고 앉아 있는 것 같냐” “대상 받으면 더 말하겠다” 등의 발언으로 대상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지만 토크쇼 부문 최우수상에 그쳤다.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돌직구 질문을 하는 등의 노련한 진행으로 프로그램을 이끌어 온 이경규에게 올해만큼은 수상의 영광이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 MC라는 타이틀에 맞게 <런닝맨>으로 2년 연속 대상을 받은 유재석도 무시할 수 없는 대상 후보다. SBS의 간판급 인기 예능 프로그램으로 성장한 <런닝맨>은 올해에도 다양한 게스트들이 출연해 재미를 줬다. 특히 MC 유재석의 유쾌하면서도 배려심 있는 진행으로 게스트들의 재능을 이끌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KBS 연예대상은
김준호 vs 이영자

올해 MBC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이하 일밤)>가 단연 돋보였다. 토요일의 터줏대감 <무한도전>과 일밤의 두 코너인 <아빠! 어디 가?> <진짜 사나이>가 일요일 예능까지 석권하면서 올해 MBC 예능은 풍년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개그맨 박명수의 대상 수상 논란으로 고민이 많은 MBC는 특정 MC가 없는 프로그램들의 흥행에 대상 선정이 더 어려워졌다. 그 중 <진짜 사나이>의 김수로와 류수영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으나 대상감은 아니라는 여론이 많아 단체 수상이 예상된다.


게다가 최근 MBC 측 관계자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MBC는 연예대상의 대상 후보군을 따로 뽑아놓지 않는다”며 “그 해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팀과 활약해준 모든 예능인 개인이 대상 후보이다”라고 말해 프로그램 수상이나 단체수상 쪽으로 힘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MBC는 2011년 대상을 개인이 아닌 <나는 가수다>에 ‘올해 프로그램상’을 준 바 있다. 이에 <MBC 연예대상> 후보로 <아빠! 어디 가>와 <진짜 사나이>가 경쟁구도를 그리고 있다.

매년 공정성 등의 논란으로 비난을 피하지 못한 방송사들의 연말 시상식. 올해는 무사히 지나갈 수 있을까 하는 우려와 함께 대상을 받는 영광은 누가 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수상 노린 스타들의 말말말

“‘온몸상’ 받고 싶어요”

연말 시상식을 열흘 정도 앞두고 수상을 향한 연예인들의 발언이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개그맨 박명수는 올 <MBC 연예대상>을 향한 발언으로 화제를 모았다. 지난 7일 <무한도전>에서 고3수험생들을 위한 깜짝 이벤트를 준비하던 중 박명수가 갑자기 “내가 2013 연예 대상 수상자다”라고 말했다. 이에 “2012년이다”라고 정정하는 멤버들을 향해 박명수는 “올해 또 (받을지 누가)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어 “제가 올해에는 안 될까요?”라는 박명수의 질문에 김태호 PD가 “안 되겠죠. 작년에도 논란 많았는데” 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예능 <진짜 사나이>에 출연해 올해 많은 인기를 얻은 방송인 샘 해밍턴 또한 <MBC 연예대상> 신인상을 노리고 있다. SBS <좋은 아침>에 출연한 샘은 “연말 시상식, 욕심 나지 않느냐”는 제작진의 질문에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형식이 때문에 힘들어졌다. 윤후도 만만치 않다”며 경쟁자를 의식하기도 했다. 샘이 견제했던 윤후는 누리꾼들 사이에서 대상 후보감으로 예상되기도 했으나 이에 MBC <아빠! 어디가?>의 제작진은 “출연 아이들의 순수함을 위해 신인상 수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상을 향한 욕심은 예능인뿐만이 아니었다. SBS 아침드라마 <두 여자의 방>에 출연중인 배우 서갑숙과 김청은 <SBS 연기대상> ‘신인상’을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김청이 “연말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받고 싶다”고 말하자 서갑숙은 이에 동조하며 “안 되면 온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에게 주는 상 ‘온몸상’이라도 받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서 악역 ‘민준국’을 연기한 배우 정웅인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수상에 대한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다. DJ 정선희가 “죄송한데, 상 타세요?”라고 묻자, 정웅인은 “손현주 선배가 SBS <추적자>로 상 받았을 때 기분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며 “연말 연기대상 전까지 민준국 이상의 악역이 없어야 되는데 상반기에 드라마 <야왕> 수애 씨가 있었다”며 배우 수애를 견제하는 발언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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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