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신용 원룸 지고 부부용 투룸 뜬다

분양시장 대세는?

결혼을 앞둔 직장인 유선영(27·가명)씨는 3억원으로 신혼집을 구하던 중 전세난으로 아파트를 구하기 힘들어지자 예비남편과 상의 끝에 지하철역이 가까워 출퇴근이 수월한 신축 투룸 오피스텔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 이만한 가격이라면 아파트는 무리지만 상권이 형성되고 주변에 생활편의시설도 많아 쾌적하고 편리한 투룸 형태의 주거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과연 잘한 일일까.

수익형 부동산 중개시장서 수요 많아
오피스텔, 분양형 호텔 등 속속 공급

지난 4월 송도국제도시에서 분양된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시티’는 방과 거실(주방)이 문을 통해 분리된 투룸 구조의 58㎡(전용면적)가 성황리에 청약을 마쳤다. 92실 공급에 무려 471명이 모여 5.1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오피스텔의 평균 경쟁률(3.22대 1)을 훌쩍 뛰어 넘었다.

지역·특성별로 
수익률 천차만별

서울 마포의 투룸형 오피스텔인 ‘신공덕 더 네스트’ 29㎡(전용면적)의 경우 현재 월세가격은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80만원 정도다. 같은 오피스텔이지만 원룸 구조인 15㎡(전용면적)는 2000만원에 월세 50만원 정도로 투룸의 월세가 30만원 정도 높다.
바야흐로 투룸(two room) 수익형 부동산이 인기다. 분양시장은 물론 중개시장에서 수요가 많다 보니 인기가 높다. ‘원룸형’이 일색이었던 수익형 부동산 분양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원룸시대가 가고 투룸시대가 오는 것이다. 
그동안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서 비중이 낮았던 투룸형이 급부상하고 하는 이유는 전세난 해소와 2?3인 가구 주거 대안으로까지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아파트 등 주택 전세가격이 급등하고 전세 품귀 현상이 빚어지자 가격이 저렴하고 원룸형보다 규모가 조금 큰 투룸형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10년 통계청 가구 구조 통계를 보더라도 4인 가구는 전체의 22.5%에 불과했지만 2인 가구(24.3%)와 3인 가구(21.3%)를 합치면 전체 가구의 절반에 육박해 투룸형 수익형 부동산의 잠재수요는 풍부한 편이다. 임대수요도 늘고 있다. 2?3인 가구를 염두에 둔 공급이 거의 없는 반면 고소득 독신자는 물론 신혼부부·은퇴부부 등이 투룸형을 꾸준히 찾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발맞춰 투룸의 공급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원룸형 공급이 88.2%, 투룸형이 11.8%였지만, 올해엔 원룸형 공급이 85.9%, 투룸형이 14.1%로 나타났다. 그동안 정부는 철저하게 전용면적 30㎡ 이하인 원룸형 주택 공급에만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1인 가구만을 위한 주택이어서 다양한 수요를 소화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정부가 2009년 5월 도시형 생활주택을 도입한 뒤 지난해 9월 말까지 20여만가구가 넘어서고 원룸형이 80?90%를 차지하는 등 공급과잉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협소한 공간으로 생활의 질이 낮아진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오피스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공급된 오피스텔 4만5000여개실 중 90% 이상이 원룸이다.
투룸형 수익형 부동산의 경우 실거주가 아닌 임대사업 목적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 지역별, 상품·특성별로 실제 수익률 차이가 나기 때문에 주거 인프라와 교통여건, 단지 내 입주민을 위한 편의시설 등이 잘 갖춰진 상품을 고르고, 시공사 브랜드도 따져봐야 한다. 수익률을 높이려면 주변 시세대비 분양가가 저렴해야 하고, 절세면에 유리하며 관리비 등 부대비용도 적은 상품을 골라야 한다. 또한 지역 배후에 직장인 등 임대수요가 풍부한지, 인구가 증가하는 지역인지 꼼꼼히 따져보고 임대 사업성이 높은 곳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 
한 부동산 전문회사 이사는 “투룸형 수익형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서울 강남권 및 대도시 도심 지역을 눈여겨볼 만하다”며 “다만 공급이 일시적으로 늘어날 경우 임대수요를 찾기가 어려워질 수 있으므로 공급 추이를 살펴보면서 투자에 임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오피스텔 = 대우건설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정자동 3차 푸르지오시티’오피스텔을 분양 중에 있다. 최고 34층 높이의 4개동, 전용면적 24?59㎡의 1,590실 규모로 국내 최고층 높이의 최대 규모 오피스텔로 주목받고 있다. 
또 아파트 못지않은 높은 수준의 커뮤니티 시설을 갖춘 점도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지상 4층 옥상정원의 대규모 휴게공간을 마련했다. 오피스텔 전용 로비에는 무인 택배보관함을 설치해 입주자의 편의성을 높이고, 입주자 전용의 휘트니스센터와 고속도로 조망이 가능한 골프연습장도 갖췄다. 
여기에 SK C&C와 NHN 등이 위치해 탄탄한 임대 수요를 갖췄다는 평가다. 지리적으로는 분당선 지하철을 통해 서울 강남까지 16분대에 도달할 수 있고, 분당?수서간, 분당?내곡간, 경부고속도로, 외곽순환도로 등이 광범위하게 연계되는 도로 교통망을 갖추고 있다. 


대우건설은 ‘역삼 푸르지오시티’도 분양한다.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735-17번지 일대에 지하 7층?지상 15층 1개동 총 333실 규모다. 37%의 투룸형 오피스텔 구성으로 사업지 인근 및 강남권역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는 투룸 구조의 오피스텔 수요를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분양가는 강남구에서 보기 힘든 3.3㎡당 약 1500만?1600만원선이다. 

절세에 유리
부대비용도 적어


다함하비오는 서울 송파구 문정동 ‘송파 파크하비오 푸르지오’ 오피스텔을 분양한다. 지하 5층?지상 19층 5개동, 전용면적 21?74㎡ 총 3456실로 구성된다. 이 중 2283실을 일반분양한다.
이 오피스텔은 ‘2룸+거실’을 갖춘 스몰하우스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웠다. 분양가 역시 주변보다 200여만원 저렴한 편이다. 4가지 옵션을 제공해 벽체 타입이나 평면을 선택할 수 있다. 라이프스타일이나 가족구성원에 따라 맞춤형 공간 구성이 가능하도록 하는 한편 천장높이도 2.44m까지 높였다.
MDM이 시행하고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은 오피스텔 ‘광교 더샵 레이크파크’도 분양 중이다. 레이크파크는 광교호수공원 영구 조망이 가능한 광교신도시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에 지상 35층, 40층 2개동으로 들어선다. 전용면적 48?49㎡ 141실, 58?59㎡ 289실, 68?73㎡ 78실, 84㎡ 125실, 104?182㎡ 14실 규모로 총 647실을 분양한다. 
200만㎡가 넘는 광교호수공원은 기존 신도시 내에 위치한 인공호수와는 차별화된 친환경 천연 호수로서 수도권 명소로 꼽히고 있다. 여기에 전 가구의 호수공원 남측 영구 조망이 가능한 남향 배치는 물론 3면 개방 설계로 호수 조망, 채광, 맞통풍을 극대화해 그 어떤 주거상품보다 친환경적인 내부 공간을 자랑한다. 1?2인 가구를 위한 거실+1룸, 맞벌이·은퇴 부부 등 2?3인 가구를 위한 거실+2룸, 3?4인 가구를 위한 거실+3룸 등 고객 맞춤형 평면 설계를 적용했다.
대우건설이 분양 중인 ‘광교 센트럴 푸르지오시티’ 오피스텔은 전체 1712실 가운데 262실이 주방(거실) 및 방과 완전히 분리된 구조의 투룸으로 공급 중이다. 대부분 타입은 현관문을 지나 오른쪽으로 욕실이 있으며 왼쪽이 주방이다. 주방과 거실 사이에는 아일랜드식탁이 있어 공간을 분리했다. 
특히 39l1-T타입 등 일부 타입은 투룸 구조에 테라스까지 제공했다. 이 오피스텔은 지하 8층?지상 17층 규모로 롯데시네마, 롯데아울렛, 디지털 파크 등 판매시설 입점이 확정돼 오피스텔에서 생활·편의시설 이용 등 원스톱 생활이 가능하다.


동광건설이 청주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강서 동광 모닝스카이’도 투룸을 선보이고 있다. 오피스텔 총 419실 가운데 투룸은 전용면적 37㎡로 105실 규모다. 출입구를 들어서면 정면에 주방 겸 거실이 있고 왼쪽으로 방 2개가 위치했다.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을 합해 총 717실 규모로 청주에서는 보기 드문 대단지다. 높이도 최고 26층에 달한다.

‘2룸+거실’스몰하우스 인기
신혼·은퇴부부 꾸준히 찾아

▲도시형 생활주택 = 한국자산신탁과 중아건설은 부산 기장군 일광면에 전용면적 49㎡ 144가구 규모의 ‘동부산 쏠마레’도시형 생활주택을 분양한다. 지상 15층 3개동으로 구성된다. 49㎡A형이 103가구로 가장 많고 투룸형으로 구성된다. 3.3㎡당 600만원 초반에서 700만원 초반대에 공급한다. 
주변에 개발 호재가 많아 주목을 받고 있다. 2015년 일광역이 개통하면 기존 도시철도와 환승이 가능해져 교통이 훨씬 편리해진다. 이 밖에 장안고와 장안제일고가 인근에 있어 학군도 괜찮다. 월드컵빌리지, 꿈의 야구장, 야구박물관, 영산타운, 달음산 자연휴양림 등으로 인해 투자 가치를 기대할 수 있다.


시행사인 가양은 대전 유성구 봉명동 605번지에 투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인 ‘스카이뷰’ 112세대를 분양 중이다. 타입은 3가지로 풀옵션 구조다. 2013년 10월 준공돼 즉시 입주가 가능하다. 대전 지하철 유성온천역 도보 8분 거리, 충남대 도보 5분 거리, 대덕연구단지 차량 5분 거리 등에 위치해 대학생·직장인 임대수요가 풍부하다.


태성종합건설은 인천 구월동 중심상업지구에 도시형 생활주택 ‘리치캐슬’을 분양 중이다. 지하3층?지상10층 1개동 규모로 도시형 생활주택 94가구(공급면적 34.56㎡?84.24㎡형), 오피스텔 21실 등 115가구다. 인천 지하철 1호선 예술회관역 10m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 초역세권 주택이다. 인천2호선 2014년 개통과 더불어, GTX(2017년 예정) 개통시 트리플역세권 등 많은 호재와 제2경인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도로 등의 진출입이 편리하다. 
인천광역시청, 인천지방경찰청 등 17곳의 관공서와 길병원 종합센터 및 암센터, 삼성생명 신사옥, 삼성화재, 현대해상, 시티은행(본점), LIG생명 등 대기업이 밀집해 있다.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뉴코아백화점, CGV, 이마트, 홈플러스, 로데오거리, 중앙공원, 문학경기장 등 생활환경에 우수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남동공단 등이 인근에 있어 직장인과 자영업자 등의 임대수요가 풍부하다.

서울 강남권 등 
도심 지역 주목


▲분양형 호텔 = 제이스피앤디그룹이 대구에서 분양 중인 분양형 호텔인 ‘대구 메리어트 레지던스 로얄스윗’역시 투룸을 선보여 수요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전용 47㎡A타입, 72㎡E타입, 83㎡F타입 등 3개 타입에서 81실이 투룸 구조다. E타입과 F타입의 경우 전용 테라스가 제공된다. 시공은 신세계건설이 맡았다. 
메리어트 호텔 내 피트니스클럽을 비롯해 200m 이상 조깅트랙, 수영장, 골프장, GX룸, 스파 등 커뮤니티 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피트니스클럽은 대구 최초로 운영되는 회원제 스포츠클럽으로 서울시내 특급호텔 수준의 시설과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계약자에게는 호텔 숙박·식당 할인과 더불어 감포 시사이드C.C, 제이스C.C 및 일본골프장 5곳의 그린피, 숙박 무료 또는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통합멤버십전용카드가 발급된다. 건강검진 프로그램과 메리어트호텔 체인망 할인이용 등 다양한 혜택도 제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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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면죄부’ 역풍 맞은 중앙지검 막전막후

‘김건희 면죄부’ 역풍 맞은 중앙지검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도이치모터스 사건이 사실상 종결됐다. 항고가 남았으나 기소가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김건희 여사에게 면죄부를 던져준 꼴이다. 심우정 검찰총장은 특수통이 아닌 기획통 중심의 연말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갑작스러운 물갈이가 검사 ‘줄사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브리핑도 그렇고 결론 자체가 참담하다.” 서울중앙지검 한 검사의 말이다.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사건에 연루된 김건희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것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김 여사의 핸드폰과 주거지 압수수색을 시도조차 하지 않았으나 법원이 기각했다며 거짓말 논란을 자초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수사 결론을 내놓은 데 이어 내부에 균열이 생기는 분위기다. 4년 넘게 맹탕 수사 검찰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연루된 김 여사를 수사한 건 4년6개월이 넘는다. 증거와 법리를 따져 불기소 처분했다는 입장이지만 면죄부를 던져줬다는 비판은 현재진행형이다. 검찰은 김 여사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주가조작 범행을 간접적으로도 인식하지 못했다고 봤다. 그러나 관련자들을 조사하는 과정서 증거 확보 타이밍을 놓치고 엇갈리는 진술 등으로 인해 판단이 어려워졌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다. 이번 수사에 관여한 서울중앙지검 전·현직 검사장은 4명이다. 또 수사 실무를 총괄하며 일선 수사팀을 지휘한 부장검사도 4명이다. 이 사건은 문재인정부 시절인 지난 2020년 4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김 여사 등이 가담했다’는 고발장이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김 여사는 현직 검찰총장의 부인이었다. 같은 해 9월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이 검찰에 출석해 고발인 조사를 받았고, 이후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에서 반부패수사2부로 재배당됐다. 이듬해 8월, 수사팀이 재정비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을 내놓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 그해 6월,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확정된 것은 11월이다. 검찰은 2021년 12월 권 전 회장 등 일당을 무더기로 재판에 넘기며 사건을 일단락했다. 처분 대상서 빠진 유력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 여사에 대해 검찰은 “주가조작 가담 여부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지난 4월 총선서 야권이 압승하고 김 여사에 대한 소환조사 필요성이 연일 거론되면서 수사가 진척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지난 7월20일 김 여사에 대한 대면 조사가 이뤄졌지만, 최종 처분은 권 전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재판 선고 이후로 또다시 밀렸다. 앞서 김 여사는 검찰청사가 아닌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통령 경호처 부속청사서 비공개 방문 조사를 받았다. 이 과정서 서울중앙지검이 이원석 전 검찰총장에게 사후 보고한 점이 알려져 ‘패싱 논란’이 일기도 했다. 수사팀은 경호와 보안상 문제로 제3의 장소서 조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해명했으나 여타 사건의 피의자들과 다른 기준을 적용했다는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4년6개월 수사하고 김건희 성역 인정한 꼴 “압수수색영장 법원 기각” 대놓고 거짓말 당시 검찰 안팎에서는 “사법부의 판단을 두고 보면서 기소 여부를 결정하는 건 정권 눈치 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검찰이 참고하겠다고 밝힌 서울고법 항소심 재판부는 김 여사와 유사한 ‘전주(錢主)’ 역할을 한 인물에게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다. 특히 김 여사가 주식거래로 인한 손실 금액 상당인 4000여만원을 1차 주포에게 입금받은 내역, 2차 주포인 김모씨가 도피 중에 또 다른 사건 관계자에게 보낸 편지서 김 여사를 언급한 정황 등이 알려진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서 일각에서는 수사 결과의 공정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처분 전 수심위를 열어 외부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수사팀은 수심위 없이 차·부장급 검사, 일부 평검사 15명으로 구성된 레드팀의 검토를 거쳐 결론을 내렸다. 수사팀과 서울중앙지검의 지휘라인 모두 이 사건은 수심위를 열기에 적절치 않다는 일치된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최종적으로 김 여사에게 면죄부를 던져준 셈이다. 사건 처분 지연 이유를 묻자 수사팀은 “수사 종결을 위해 김 여사에 대한 대면조사가 반드시 필요했다”며 “여러 차례 출석을 요구했지만, 지난 7월 가까스로 대면조사가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권오수 전 회장을 비롯한 핵심 관련자들은 일사천리로 기소했는데 유일하게 김 여사에 대해서만 소극적으로 일관했다. 수십명의 검사들이 투입돼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했다는 게 겨우 대면조사”라며 “과연 최선을 다한 수사였다고 평가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검찰이 시간을 끌어온 게 제일 문제”라고 비판했다. 검찰이 시간을 끈 것보다도 언론 브리핑을 진행하면서 거짓말을 한 사실도 문제로 떠올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관계자는 지난 17일 브리핑서 “코바나컨텐츠와 도이치모터스 수사가 같이 진행돼 압수수색영장 같은 것에도 함께 범죄사실을 적었는데, 2020년 11월 김 여사 주거지, 사무실, 휴대전화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청구가 기각됐다”고 설명했다. 모르고? 알고도? 기각된 영장 혐의를 묻자 “코바나 사건이 주되긴 했지만 결국 코바나와 도이치는 같이 수사 중이었다. 압색영장에도 범죄 혐의가 같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도이치 사건으로도 영장 청구가 있었던 것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지난 18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김 여사 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된 건 코바나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논란이 일자 “전달 과정의 오해였을 뿐 거짓 내용을 브리핑한 적 없다”고 해명했다. 브리핑서 ‘김 여사는 기본적으로 계좌주’라고 전제한 후 “계좌주 중 압색영장을 청구한 사람이 없다”고 설명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각된 영장에 도이치 사건 혐의는 없었다’고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던 만큼 브리핑이 부정확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결과적으로 검찰은 김 여사의 자본시장법 혐의에는 한 차례도 강제수사를 시도하지 않은 것이라 수사 의지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수사팀은 “10년 지난 사건이고 실효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수사팀 입장서 ‘거짓말 논란’은 억울했을 수 있다. 그러나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지지 않은 건 수사가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소극적 수사로 꼽힐 수 있는 뼈아픈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검 한 검사도 “수사팀 내에서도 기소해야 한다는 견해가 있었다. 코바나컨텐츠 영장이 기각되지 않았으면 도이치모터스 관련 추가 물증을 확보할 수 있었을 거라는데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애초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소극적으로 수사한 것으로밖에 안 보인다”고 말했다. 검찰이 김 여사에게 지난해 7월 2차 서면 질의서를 보내고 지난 7월 답변을 받기까지 1년이 걸린 점도 의구심을 키웠다. 수사팀 관계자는 “서면 답변을 안 주면 (검찰이)어떻게 하느냐”고 했지만 대응이 미온적이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용산 갈등 후 이원석 배제 검찰의 판단으로 논란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명품백 사건의 경우 고발인인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 등이 검찰 불기소 결정에 불복하는 항고 의사를 밝혔다.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경우도 고발인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최강욱 전 의원이 항고장을 접수한다는 계획이다. 또 공수처 수사와 야당 측의 김 여사 특검 발의 등은 아직 진행 중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과 ‘명태균씨 여론조사 비용 부담’ 의혹을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도이치모터스 사건과 명품백 사건, 명씨 여론조작 등 총 13개 의혹에 대한 특검법을 발의했다. 다만 검찰 항고가 통계적으로 인용되는 비율이 10%로 매우 낮다는 점 등으로 볼 때 명품백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사건의 불기소 결론이 서울고검 등 이후 단계서 뒤집힐 가능성은 희박할 것으로 법조계는 내다보고 있다. 공수처가 인력 부족 등의 문제를 겪고 있는 점도 고려해 봐야 한다. 또 약 15년 전 벌어진 도이치모터스 사건을 새롭게 들여다봐야 한다는 물리적인 한계도 안고 있다. 심우정 검찰총장이 연말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어그러진 조직 내부를 점검하고 분위기 전환에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현재 공석인 광주고검장과 부산고검 차장검사 등 지휘부 재편이 목적일 수도 있지만 특수통이 아닌 기획·관리에 능한 검사 위주로 조직을 꾸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앞서 심 총장은 취임 직후 이뤄진 인사에서 신봉수 고검장이 광주고검장서 대구고검장으로, 임승철 검사장이 부산고검 차장서 광주고검 차장으로 각각 이동시켰다. 검찰 내부에서는 고위 간부보다 중간 간부 인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5월 단행된 인사에서 사법연수원 38기 검사들의 부장검사 승진이 보류됐다. 올해를 넘기면 38기부터 1년씩 승진이 유예되는 탓에 인사 적체를 우려하는 검사들이 많다. 연말 고위 간부 인사 정권 수사 힘 빼기? 특수 지고 기획통 주류로…녹슨 칼 되나 명품백 사건과 도이치모터스 사건 수사팀 소속 검사들은 지난 인사에서 잔류해 이들의 승진·전보 인사 요인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단행된 검찰 인사 기조를 보면 특수통은 좌천되거나 주류서 제외됐다. 지난 5월 검찰 인사에서 특수통으로 꼽히는 송경호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 부산고검장으로 전보됐고, 기획통에 가까운 이창수 검사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다. 심 총장 취임식 당일 발표된 인사에서는 전국 특수수사를 지휘하는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에 기획통으로 불리는 구승모 검사장이 임명됐다. 향후 인사에서도 이런 ‘관리형 인사’ 기조가 반영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 안팎에서는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나 이 전 검찰총장과 가까웠던 정통 특수통들이 인사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심 총장의 연말 인사 전후로 사직서를 던지는 중간 간부들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이미 사직서를 쓰겠다고 말한 부장급 간부도 있다. 특수통 외면은 이미 6개월 전부터 시작됐다. 특수통이 외면받게 된 이면에는 대통령실 및 김 여사 관련 수사에서 힘을 빼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한마디로 정권에 위협이 될 만한 칼을 미리 부러뜨리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이 이 전 총장과의 갈등 직후 특수통과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는 게 복수의 검찰 관계자의 말이다. 구권력 신권력 윤 대통령과 같이 근무한 인연이 있는 한 변호사는 “여권이 친한(친 한동훈)과 친윤(친 윤석열)으로 나뉜 것처럼 검찰 내부도 구권력과 신권력 간의 충돌이 시도 때도 없이 일어난다. 중앙지검이 김 여사를 불기소하면서 불만이 쌓인 검사들이 상당히 많다”며 “지금 상황서 특수통을 중용하는 건 당연히 좋은 선택이 아니다. 심 총장이 고위 간부와 중간 간부 대부분을 기획과 정무 감각이 뛰어난 이들로 꾸릴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차후 있을 인사에서 내치면 반골 기질이 있는 특수통들이 가만히 있겠나. 특수통들은 항시 정권의 심장을 겨눠왔다. 지금 용산이라고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