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11월 괴담' 사건·사고 백태

  • 최현경 mw2871@naver.com
  • 등록 2013.11.19 11:0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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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역시…스타 잡는 무서운 11월

[일요시사=사회팀올해도 어김없이 ‘11월 괴담’이 연예계를 덮쳤다. 연예인들의 음주운전 사고부터 도박 사건까지 유독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았던 11월의 징크스가 올해도 재연되고 있다.




매년 11월만 되면 연예계는 긴장감이 돈다. 1987년 11월1일 가수 유재하가 교통사고로 사망 이후 가수 김현식, 그룹 듀스의 김성재의 의문사까지, 잇따른 연예인들의 죽음과 마약, 이혼, 도박 등이 유독 11월에 발생해 ‘11월 괴담’이라는 말이 생겼다. 좋지 않은 소식들로 연예계는 물론 대중들까지도 분위기를 술렁이게 만드는 11월의 괴담을 연예계는 올해도 피해가지 못했다.

지난 10일 개그맨 이수근이 불법 스포츠도박인 ‘맞대기 도박’을 한 혐의로 검찰에 소환됐다. 맞대기 도박은 프리미어리그 같은 해외 스포츠 경기를 대상으로, 게임의 운영자가 회원들의 휴대폰으로 경기 일정을 발송하면 회원들이 예상 승리팀을 골라 돈을 거는 형식의 도박이다. 이수근은 검찰에 소환된 지 하루 만에 혐의를 인정했고, 이에 소속사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수근이 혐의 대부분을 인정했다”며 “앞으로 자숙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밝혔다. 그는 6년간 출연했던 KBS <1박2일>을 비롯해 KBS <우리동네 예체능> 등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했다.

이수근을 시작으로 방송인 탁재훈, 개그맨 양세형, 가수 토니안, 앤디, 붐 등이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연예계 불법 도박’파장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배팅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도박에 연루돼 검찰조사를 받은 연예인들은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 자진 하차하거나 회사 대표직을 사임하는 등의 자숙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수근, 토니안…
불법 도박 혐의

지난 12일에는 개그맨 윤정수가 파산신청한 사실이 알려졌다.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따르면 윤정수는 사업 투자 실패와 보증 문제로 10억원이 넘는 채무를 해결하지 못해 개인파산신청을 했다. 채권자는 각종 금융기관을 비롯해 소속사 라인엔터테인먼트도 포함되어 있는 상태로 법원은 윤정수의 월수입 등을 감안해 파산신청 승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윤정수의 소속사 라인 엔터테인먼트 측 관계자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개인파산신청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확한 이유나 액수 등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 확인 중이다”고 밝혔다.

윤정수의 파산 소식이 알려지자 과거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어려운 사정을 고백한 사실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 1월 SBS <자기야>에 출연한 윤정수는 “전망 좋은 회사에 무리하게 투자했다가 경기가 나빠지면서 투자금 회수조차 어려웠다. 투자 실패로 23억 규모의 집을 처분했다”며 “회사를 살리려고 한 번 보증을 더 선 것이 더 안 좋아졌고, 어쩔 수 없이 집을 포기하는 게 내가 살 수 있겠구나”라고 고백했다. 당시 경매로 집을 처분하고도 빚이 20% 남아있던 그는 “이젠 어머니를 위한 가방을 사서 현금을 채워 드리고 싶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1992년 SBS 개그콘테스트로 방송에 데뷔한 윤정수는 귀여운 외모로 MBC 드라마 <미라클> MBC 예능 <느낌표>, KBS <비타민> 등에 출연해 인기를 얻었다. 2002년 MBC 방송연예대상 진행자 부문 우수상, 2003년 방송연예대상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 2004년 MBC 방송연예대상 쇼버라이어티 부문 스타상 등을 수상했다.

이수근·탁재훈·토니안 등 불법도박 적발
개인파산에 마약·음주운전…징크스 재연

KBS <개그콘서트>의 ‘갑을 컴퍼니’ 코너에서 술 취한 상무를 연기한 개그맨 이원구는 음주 교통사고로 괴담의 주인공이 됐다.

지난 5일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후 오토바이를 타고 귀가하던 이원구는 서울 영등포구 노들길에서 우측 도로 경계석에 있는 가로등에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다. 사고로 팔과 다리가 골절된 그는 여의도 성모병원 응급실로 후송돼 수술을 받았다.

경찰에 따르면 오토바이가 출입할 수 없는 자동차 전용도로로 진입해 가로등을 받아 파손시킨 이원구는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농도가 0.157%로 면허취소됐다. 이에 자동차 전용도로 불법 진입과 재물 손괴에 해당해 그는 추후 경찰의 사고 경위 조사 후 처벌받는다.

이원구의 소속사인 마이크 엔터테인먼트 측은 “이원구가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이원구 본인이 후회하고 뉘우치고 있지만 잘못한 일은 잘못한 일이기 때문에 이번 사건에 관해서는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다. 일단은 자숙의 의미로 당분간은 활동 중단을 생각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2007년 KBS 22기 공채 개그맨 이원구는 <개그콘서트>에서 애정남, 갑을남녀 등의 코너에 출연해 얼굴을 알렸다. 지난 3일에는 황현희, 정범균, 박성호와 함께 ‘남자뉴스’로 복귀했다. 이원구의 음주 사고로 인해 그가 출연 중인 '남자뉴스' 코너는 1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잠정 폐지됐다. 이원구의 음주사건으로 <개그콘서트> 제작진은 방송 리허절 전 개그맨 출연자들에게 당분간 음주를 자제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이원구, 주석
음주운전으로

앞선 지난 4일에는 래퍼 주석이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주석은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서 오전 1시쯤 <S.F League> 공연을 끝내고 자신의 SUV 차량을 운전하다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당시 그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115%로 면허가 취소되는 만취 상태였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현장에서 (주석이) 술에 취한 상태라 귀가시켰고 향후 출석시켜 음주 사유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된 주석은 일주일 만인 지난 12일 SNS를 통해 “제 불찰로 팬 여러분과 주위 분들에게 심려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하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자숙하겠다”며 “11월에 예정되었던 음원은 조금 미루기로 했다. 팬분들과의 약속 지키지 못하게 되어서 다시 한 번 죄송하다. 차후에 좋은 소식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1997년에 데뷔해 힙합 1세대로 이름을 알린 주석은 <싫거나 혹은 좋거나> <정상을 향한 독주> 등의 히트곡을 냈다. 지난해 Mnet <쇼미더머니>에서 최종 라운드까지 진출한 그는 올해 초 자신의 독립 레이블 피이스트레코즈를 설립해 직접 <One Way Ticket>을 촬영하고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OST에 피처링하는 등의 활동을 했다.

개그우먼 송인화는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지난 12일 송인화는 지난 6월과 7월 미국과 서울 자택에서 언니와 함께 두 차례에 걸쳐 대마초를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송인화의 머리카락과 체모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조사를 의뢰한 결과 양성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송인화는 “미국에서 친구에게 건네받은 대마초를 언니와 함께 호기심에 피웠으며, 피우다 남은 대마초를 국내로 들여온 후 한 차례 더 흡연했다”고 진술했다.

송인화는 2005년 영화 <투사부일체>로 데뷔해 SBS 드라마 <괜찮아, 아빠딸> 등에 출연했다. 배우로서 무명활동이었던 그는 지난 4월 친언니와 함께 KBS 28기 신입 코미디 연기자 시험을 봤고, 송인화만 합격해 개그우먼으로서 얼굴을 알리기 시작했다.

은혁, 전효성
해킹 당해…

지금까지 11월 괴담의 원인 제공자가 연예인이었다면 올해는 사생활 및 개인 정보 유출되는 피해가 잇달아 발생해 피해를 입는 연예인들도 있었다. 지난 11일 슈퍼주니어 멤버 은혁의 SNS에 한 여성의 누드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게재된 글에는 Mnet <슈퍼스타K>의 출연자였던 황모양의 실명이 함께 거론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은혁의 소속사인 SM엔터테인먼트는 트위터가 해킹당했다고 밝혔다.

당시 은혁은 슈퍼주니어 월드투어 <슈퍼쇼5>를 마친 후 영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틀 후인 13일 은혁의 SNS는 또다시 해킹당했다. 그의 SNS에는 지난 11일 게재되었던 여성의 또다른 사진과 글이 올라왔다.

두 번의 해킹을 당한 은혁은 13일 오후 2시경 “실명을 다시 거론하진 않겠다. 피해입은 여성분께 죄송하다”며 “내가 관리를 못해서 그런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회사와 이야기 중이니까 빨리 조치를 취하겠다. 아무튼 죄송하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약 2시간 후, 은혁의 트위터는 “자꾸 xxx 본인 아니라고 해명하는데, 거짓말 한 거 들통났네? 이러고도 본인이 아니라고?”라는 글과 함께 사진이 게재돼 일주일동안 세 번의 해킹당하는 수난을 겪었다. 은혁은 앞선 3월과 6월에도 해킹당해 곤혹을 치른 바 있다.

해킹 당해 사생활 정보유출
과거 찍은 누드사진 파문도

같은날 걸그룹 시크릿의 멤버 전효성도 해킹의 피해를 입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전효성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증명사진과 개인정보가 적힌 문서가 올라왔다.

이후 온라인에 퍼진 사진은 전효성으로 확인됐고, 인하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재학 중인 그가 입학 전 작성한 문서로 밝혀졌다. 사진 속에는 이름, 학번,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등 신상 정보와 학적사항들이 기록되어 있었다. 이에 시크릿의 소속사 TS 엔터테인먼트는 “전효성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현재 경로를 파악 중이다”며 “학교에 관련 내용을 문의하고 유출 경로를 파악해 법적 대응을 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유출 당시 전효성의 연락처는 모두 바뀐 상태로 피해는 없었다.

소녀시대도 11월의 괴담을 피할 수는 없었다. 소녀시대는 지난 9일과 10일까지 양일간 아시아 월드 엑스포 아레나에서 홍콩 단독 콘서트 <2013 걸스 제너레이션 월드 투어 걸스&피스 인 홍콩>을 개최했다.

지난 11일 한류 소식지인 올케이팝은 홍콩의 한 클럽에서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윤아와 태연이 홍콩의 한 클럽에 갔다가 파파라치에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보도된 영상에는 두 명의 여성이 파파라치를 피하다가 쓰레기더미 위로 넘어지는 장면도 있다.


소녀시대 제시카
공항 실신하기도

올케이팝은 홍콩의 클럽에 방문한 윤아와 태연이 VIP룸에서 두 시간 가량 샴페인을 마시고 댄스로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소녀시대의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측은 “(태연과 윤아가 클럽에 방문했다는 것은) 사실 무근이며 파파라치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윤아, 태연과 전혀 닮지 않았다”며 올케이팝의 주장을 부인했다.

같은 날 또다른 멤버 제시카 역시 머리를 부상당하는 사고를 입었다. 콘서트를 마치고 홍콩에서 출국하던 중 경호원에 밀쳐져 난간에 머리를 부딪치는 부상을 당했다. 당시 부상으로 실신한 제시카가 한 남성에게 부축받는 모습이 팬들의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 나갔다. 소속사 측은 “공항에 팬이 많이 몰렸고, 이 상황에서 제시카의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며 “병원 검진 결과 타박상이 있다고 한다. 머리 부위이기 때문에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녀시대의 클럽 출입 의혹을 제기한 올케이팝은 지난 10일 ‘에일리로 예상되는 여성의 누드사진’이라는 제목으로 몇 장의 사진을 공개해 논란이 됐다. 다음날인 11일 오후 에일리의 소속사는 “에일리가 데뷔 전 미국에서 속옷모델 제의를 가장한 사기를 당했다”며 “사기 당한 사실을 상의하기 위해 올케이팝에 재직 중인 전 남자친구에게 보낸 사진이 유출당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최현경 기자 <mw287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정도박’신정환 뭐하나?
3년째 자숙 중

탁재훈의 불법 도박사건으로 과거 ‘컨츄리 꼬꼬’로 함께 활동을 했던 신정환에 대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신정환은 2010년 마카오에서 원정 도박을 한 혐의로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지난달 26일 88체육관에서 개최된 1990 나이트 콘서트 <늑대와 여우>에 신정환의 출연 여부로 관심이 모아졌으나 무산됐다. 당시 탁재훈은 기자회견에서 “(신정환)본인이 아직 복귀할 시기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많은 생각 끝에 고사한 것 같다”고 대신 입장을 전했다.

<늑대와 여우> 콘서트는 지난달 2일과 3일 KBS 스포츠월드에서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돌연 취소됐다. 이후 같은 달 26일 다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내부적인 문제를 이유로 또다시 취소됐다. <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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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경주 APEC’ 강대강 매치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오는 31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APEC 정상회의(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이하 정상회의)가 경북 경주에서 열린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20개 나라 정상이 초청 대상으로, ‘외교 슈퍼 위크’가 시작된 셈이다. 우연의 일치일까? 각국의 강경파들이 경주로 모이면서 서로 어떤 합을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025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미 관세 문제가 급물살을 탔다. 지난 7월 협상 시한 하루를 앞두고 한미 간 무역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된 지 약 세 달 만이다. 정상회의를 계기로 관세 협상이 매끄럽게 마무리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노브레이크 미국 관세 쟁점은 한국이 상호 관세를 15%로 낮추는 조건으로 미국에 투자하기로 한 3500억달러(약 500조원)에 대한 지불 방식이다. 한국은 직접 투자 비중을 줄이고 투자 기간을 늘리겠다는 방침이지만,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 최대한 현금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 현금 선불 투자를 고집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지가 협상 타결의 관건이란 관측이 나온다. 정상회의가 며칠 남지 않은 시점까지도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큰 틀에서는 합의가 이뤄졌지만, 세밀한 부분이나 주요 쟁점이 해결되지 않는 등 의견이 모이지 않은 탓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과 회담한 뒤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김 실장은 ‘마지막 쟁점이 조율됐느냐’는 특파원들 질문에 “쟁점이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한두 개라고 했고, 아주 많지는 않다”며 “오늘 남아있는 쟁점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진전이 있었다. 만나면 조금 더 상호 입장을 이해하게 된다”고 답했다. 양국의 대면 협의가 사실상 이날 종료되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두 사람의 결단만 남았다. 미중 간의 관세 협상 결과와 이번에 이뤄질 두 정상의 만남이 한국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과 미국은 지난 4월부터 보복 형식으로 서로를 향해 관세 허들을 높여갔다. 그러던 중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카드를 꺼내면서 질주하는 미국에 제동을 걸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100%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관세 전쟁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추가 관세가 현실화하면 중국이 미국에 내야 할 관세는 157%에 달하는 만큼 미중 간의 팽팽한 대립이 이어졌다. 좁히지 못한 ‘디테일’ 막판 협상 난항 이 “우리는 동맹…상식과 합리성 공유” 중국이 밸브를 잠그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와 핵심 광물 공급 협력에 관한 협정에 서명했다. 이는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기 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일본도 일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희토류 삼각 동맹이 이뤄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백악관 로즈가든 클럽에서 주재한 오찬 행사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한국에서 만나 많은 것을 이야기할 것”이라며 대화의 여지를 열어뒀다. 이어 “우리가 협상에서 잘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좋은 합의를 하고 싶고, 시 주석이 중국을 위해 좋은 합의를 하길 바란다. 하지만 그 합의는 공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장기화되면 한국 경제 성장률을 비롯해 수출입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망과 관련해 “조정·교정하는 데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를 둘러싼 이견에 대해서는 “결국 이성적으로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동맹이며 서로 상식과 합리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중 갈등이 현재 진행형인 상황에서 다음 차례를 기다리는 한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11년 만에 이뤄진 시 주석의 방한도 눈여겨볼 만하다. 아직 한중 관계에 큰 잡음은 없지만 훈풍이 불지 않는 만큼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한중 관계의 안정적 관리에 대해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정부의 첫 주중대사인 노재헌 신임 대사는 “(시 주석의) 국빈 방문이 계획됐기 때문에 한중 관계가 새로운 도약을 맞이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고 생각한다”며 “양국 지도자 간에 우호와 신뢰 관계를 다시 굳건히 하고 그 초석 위에서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 친하지?” 서먹해진 중국 이정부는 출범 직후부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시험대에 놓였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전승절)’에 초청받았지만 의전 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신 자리했다. 이 대통령의 전승절 참여 여부를 놓고 국민의힘이 친중 프레임을 굳히자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백악관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축사를 하던 중 뜬금없이 “중국의 간섭과 영향력 우려”라며 중국을 향해 견제구를 날렸다. 한국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임을 강조할 경우 미국이 제동을 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해석이다. 이처럼 한중 관계 개선의 가장 큰 변수는 미국인 만큼 한국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외교 전략을 펼쳐야 한다. 김지수 한반도 미래경제 포럼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미경중(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단어가 나오던 때랑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안보와 경제가 같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그런 점에서 미국이 더 중요해졌다”고 봤다. 이 대통령 역시 안미경중 노선에 대해 “과거처럼 그런 태도를 취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미국이 중국에 대한 강력한 견제, 나아가 봉쇄 정책을 본격 시작하기 전까지 한국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몇 년 사이 자유 진영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진영 간 공급망 재편이 본격적으로 벌어졌고 미국의 정책이 노골적으로 중국을 견제하는 방향으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한국도 미국의 기본적인 정책에서 어긋나게 행동하거나 판단할 수 없는 상태”라며 “중국은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운 데서 생겨나는 불가피한 관계를 잘 관리하는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고 부연했다. ‘여자 아베’ 경주 데뷔 김 대표는 “미국의 최대 경쟁국은 중국”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은 중국을 제어하기 위해 한국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미중 패권 전쟁에서 유리한 전략을 모두 취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중국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다. 미국과 가까이 지내기 위해 중국을 적대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한국 전역에 퍼진 반중 혐오 시위도 고려 대상이다. 최근 국민의힘 등 보수 세력을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확대되면서 외교 갈등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노 대사는 중국 주상하이 총영사관에서 주중대사관을 상대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국 내 반중·혐중 시위를 묻는 말에 “당연히 우려되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고 양국 국민의 우호 정서 함양·증진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며 “근거 없고 음모론에 기반한 행위에 대해서는 조치를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시적 비자 면제 정책에 대한 자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도 “불법 체류 현황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범죄 같은 부분은 입국자 등을 잘 지켜보면서 필요하면 단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지난 21일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본격 대외 행보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보수 성향이 짙은 탓에 한일 관계가 틀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권 초기인 만큼 우호적 태도를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10선 의원으로 경제안보담당상, 총무상, 자민당 정무조사회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일본 정계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비세습 여성 정치인으로 강경 보수 성향이라는 평가와 함께 입지를 다져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하며 당권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1999년부터 자민당과 협력해 온 중도 보수 성향인 공명당이 연정에서 이탈해 표가 분산될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강경 보수 성향이자 제2야당인 일본유신회를 새롭게 끌어들이면서 극적으로 총리직에 당선됐다. 서로 싫다는 미·중, 사이에 낀 한국 일본까지 강경파 ‘폭풍 속 한반도’ 이 대통령은 신임 일본 총리가 선출된 것에 대해 “정상회의가 개최되는 경주에서 총리를 직접 뵙고, 건설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같이 밝히며 “우리는 새로운 한일 관계의 60년을 열어가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 그 어느 때보다 불확실성이 높아진 국제 정세 속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 역시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중대한 시기에 총리와 함께 양국 간, 그리고 양 국민 간 미래지향적 상생 협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길 기대한다. 아울러 셔틀 외교를 토대로 양국 정상이 자주 만나 소통할 수 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훈훈한 축하 인사와 달리 한일 관계는 다시 시험대에 놓였다. 온건하다고 평가받았던 이시바 시게루 내각 체제만큼 협력 기조가 이어질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2021년 총재 선거 당시 고 아베 전 총리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신임 보수 전사로 떠올랐다. 이번 총리 선거에서 역시 아베 전 총리의 파벌로 형성된 아베파의 지지가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 현지 신문은 자민당의 연정 상대가 공명당에서 유신회로 바뀌면서 다카이치 내각의 보수색이 선명해졌다고 해석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과거부터 야스쿠니 신사를 꾸준히 참배해온 만큼 한국 과거사와 독도 영토 문제 등 민감한 사안을 놓고 이정부와 충돌할 우려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가 이번에 보여준 강경 보수 행보는 우익 세력을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으로 한일 외교에 있어서는 이시바 내각과 마찬가지로 온건한 노선을 택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총리는 취임 기자회견에서 한일 관계에 우호적인 뜻을 내비쳤으며 가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을 것으로도 전해진다. 한일 관계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다카이치 총리의 온건 행보가 일시적일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역대 총리들이 그랬듯 지지율이 떨어지면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고 반한 감정을 부추겨 보수 지지층 결집을 유도할 것이란 점에서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국가 간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한중, 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가능성이 크고 비핵화와 관련해 이 대통령이 남·북·미 간의 대화 물꼬를 튼다면 경주를 무대로 ‘평화 한반도’ 기조를 형성하는 일등 공신 역할을 노릴 수 있다. 눌리거나 손잡거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이 대통령에게 가장 큰 변수는 아무래도 미국이다. 각 국가 정상마다 성향도 다르고 원하는 바도 다른 만큼 미국부터 삐끗하면 차후 일정도 줄줄이 꼬인다”면서 “조급하게 나서면 될 일도 안 되는 게 외교 문제다. 한국은 한국만의 강점이 있다. 우리 쪽에서도 몇 가지 카드가 있을 테니 지금으로서는 정부를 믿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하필 지금? 미사일 쏜 북한 속내 지난 22일 북한이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한미·한중 정상회담 등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미국을 향한 시그널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주한미군과 우리 군의 반응이 엇갈린 점 역시 주목된다. 주한미군은 미국의 한미 동맹에 대한 공약이 굳건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불법적이고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를 강력하게 비판한다. 북한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반면 우리 군은 통상 해오던 미사일 발사 규탄 성명을 내지 않았다.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정부가 남북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만큼 이를 의식해 톤 조절에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