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대담> 경기 화성갑 10·30 재보선 후보② 민주당 오일용 후보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10.21 11:5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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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골리앗의 대결?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

[일요시사=정치팀] 경기 화성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민주당 오일용 후보가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에게 당당히 도전장을 던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잘 알려진 서 후보와 비교하면 오 후보는 무명에 가깝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승산 없는 싸움'이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다. 하지만 오 후보는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의 대결"이라며 오히려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경기 화성갑 보궐선거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비록 민주당 손학규 상임고문의 불출마 선언으로 빅매치는 성사되지 않았지만 손 고문을 대신해 공천을 받은 민주당 오일용 후보의 지지율이 최근 무섭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초 오 후보의 맞상대인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는 재보선과 관련 "중앙의 도움은 필요 없다"고 호언했었다. 그러나 서 후보의 최측근인 새누리당 이우현 원내부대표는 최근 화성갑 선거와 관련, 당 수뇌부와 의원들이 화성갑을 찾아 서 후보 지원에 적극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지원 요청이었다. 이런 까닭에서인지 오 후보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 내내 선거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오 후보는 민주당 화성갑 지역위원장으로서 오랫동안 지역에서 터를 닦아 온 저력이 있다. 현재 민주당은 여론조사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며 내심 '제2의 분당대첩'까지 기대하는 눈치다. 민주당은 지난 2011년 10월 야권의 불모지라 불리던 분당을 재보선에 손학규 상임고문을 출마시켜 당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를 꺾으면서 정국의 주도권을 쥐었다.

과연 다윗은 골리앗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 갈 수 있을까? 지난호(제927호)에서 새누리당 서청원 후보와의 단독인터뷰를 가졌던 <일요시사>는 선거유세로 정신없이 바쁜 오 후보를 지난 14일 화성시 조암면에 위치한 조암시장에서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오 후보와의 일문일답.

- 민주당 화성갑 최종 후보로 선출된 것을 축하드린다. 소감을 말해 달라
▲ 깨끗하지 못한 구정치인을 낙하산 공천한 새누리당과 달리 우리당은 국민 상식과 화성시민의 민심에 부합하는 공천을 했다. 저에 대한 공천은 '오만과 불통' '비리와 구태' '무원칙과 몰상식'이 판치는 음습한 구태정치를 이곳 화성에서 끝내달라는 준엄한 당의 요구이자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 앞으로 어떤 각오와 전략으로 선거에 임할 것인가?
▲ 이번 선거는 구태·낡은 정치의 상징인 후보를 낙하산 공천한 새누리당 박근혜정부의 오만함을 심판하는 선거이다. '구태' 와 '깨끗한 후보',  '낙하산' 과 '지역일꾼'과의 대결이다. 새누리당이 지지율도 높고 서청원 후보의 인물론이 우위에 있어 어려운 선거다. 그러나 지난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에도 △국립자연사박물관 △매향리 생태공원 △ 화성호 해수유통 등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누구보다 발로 뛰면서 앞장섰다. 이러한 진정성과 부지런함으로 주민들을 만나보면 진짜 화성일꾼이 누구인지 판단해주실 거라 믿는다.

- 만약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화성갑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청사진을 제시해 달라.
▲ 먼저 화성을 수도권 서남부지역 핵심 교통거점도시로 육성하겠다. 이를 위해 △KTX화성 역사(복합환승센터) 추진 △중단된 서해안 복선철도 예산확보 및 착공 △신분당선(호매실~봉담~향남)까지 노선연장 △신안산선 조기 완공 △비봉~매송 간 도시고속도로 조기완공 △국지도 82선(향남읍~오산시)4차로 확장을 반드시 이뤄내겠다. 둘째, 봉담·향남 지역을 혁신교육지구로 지정하고, 자율형 공립고등학교 지정으로 교육환경을 개선하겠다. 셋째, 경로당(마을회관)부지 시·국유지를 활용하여 서부권(송산), 남부권(우정·조암)지역에 복합복지관을 건립하겠다. 아울러 삭감된 경로당 냉난방비 국비 예산 확보도 이뤄내겠다. 넷째, 종합병원 유치(국립축산과학원 이전 부지)와 농어촌지역(우정읍·서신면)에 119안전센터 신설로 응급의료체계를 구축하겠다. 다섯째, 표류중인 국책사업의 조속 추진을 이뤄내겠다. △매향리평화공원특별법 △송산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를 이뤄내겠다.

"힘 있는 중진? 박희태 교훈 잊지 말아야"
"서청원 공천은 화성시민 무시한 태도"

- 공천과정에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오랫동안 민주당 화성갑 지역위원장으로 활동해왔는데 당에서 손학규 고문의 전략공천을 추진할 때 서운한 점은 없었는가?
▲ 민주당은 이번 보선에서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고 민생 공약을 파기한 '새누리당 정권 심판'을 내세운 가운데 새누리당이 비리전력을 지닌 대통령의 측근을 낙하산 공천함에 따라 '전국 선거'로 부각되었다. 그래서 우리당에서는 국민적 신망을 받는 손 고문의 전략공천을 적극 추진했다. 민주주의를 되돌리고 민생경제정책을 회복하기 위해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는 절박감에서 나온 충청으로 이해한다.

- 손학규 고문이 출마할 경우 후보직을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당시 양보하려고 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 민주당은 어려울 때마다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힘을 모아온 전통이 있다. 이번 보궐선거는 우리당으로서는 전력을 다해야 하는 선거인만큼 (저를 포함하여) 다른 후보가 출마하더라도 당의 승리를 위해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힘을 모으겠다는 자세를 표명한 것이다.

- 새누리당의 서청원 후보 낙하산 공천에 대해 비판한 것으로 안다. 하지만 민주당도 손학규 고문을 낙하산 공천하려고 했는데,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 우리당은 지역을 지키고 지역을 위해서 헌신한 지역일꾼인 저를 공천했다. 국민상식과 원칙을 지키면서 지역민심을 반영한 공천이었다. 반면 새누리당은 '비리전력자 공천배제'라는 당규도, '불법정치자금 수수 20년 공무담임권 제한'이라는 대선공약도 어겨가며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이유로 '밀실공천', '낙하산 공천'을 자행했다.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고 원칙 있는 우리당의 공천이야말로 당내 개혁과 정체성, 당내 민주화를 진전시키고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다르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공천 혁명'으로 평가한다.

- 새누리당의 서청원 후보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는가?
▲ 서청원 후보는 6선의 거물정치인이지만 역대선거사상 최악의 후보다. 화성지역과 큰 연고도 없고, 두 번이나 비리전력이 있으며 더구나 아들의 특채 의혹과 딸의 부정입학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한마디로 '불량후보'다. 새누리당이 이런 후보를 낙하산 공천한 것은 화성시민을 무시하고 자존심을 뭉개는 것이다. 비리가 있어도 공천만 되면 당선된다는 오만함에 화성시민의 공분과 분노가 모아지고 있다.


- 그동안 민주당 화성갑 지역위원장으로서 화성 지역발전을 위해 어떠한 활동을 펼쳐왔나?
▲ 19대 총선에서 4% 차이로 낙선한 후에도 지역위원장으로서 지역을 떠나지 않고 지역현안문제 해결을 앞장섰다. 국립자연사박물관 유치, 매향리평화공원특별법 제정을 위해 작년에 국토대장정을 할 때 채인석 시장과 함께 전라남·북도지사, 안희정 충남지사 등 많은 시장군수를 만나 설득과 지원을 약속 받았다. 이원욱 의원과 함께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00여명의 지지서명도 받았다. 뿐만 아니라 △봉담지역의 숙원사업인 생태공원과 어린이축구장 건립 △향남에서 정남면으로 가는 상습정체구간 해소 △남양동의 숙원사업인 남양읍 전환과 여성비전센터, 남양도서관 신축 △궁평항 개발을 통해 전곡항부터 압파도까지 해양레저문화관광의 메카로 만들기 위해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함께 문제해결에 앞장서왔다.

"필요한 것은 낙하산 아닌 지역일꾼"
"깨끗한 정치, 눈높이 정치로 차별화"

- 서청원 후보와 비교하면 무명에 가깝다. 대부분 서 후보의 낙승을 예상하고 있는데 이번 선거의 판세를 어떻게 예상하는가?
▲ 화성은 새누리당 지지율도 높고, 서청원 후보의 인지도나 정치적 중량감을 고려할 때 어려운 선거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인지도 높낮음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저는 낙선이후에도 지역을 위해 발로 뛰고 땀 흘리며 지역민과 같이 호흡해왔다. 화성시민들이 저의 진정성과 실천력을 믿어주실 거라 생각한다. 그리고 오만한 공천에 대한 화성시민의 공분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저의 진정성과 화성시민의 새로운 정치의 열망이 결합된다면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거라고 본다.

- 서청원 후보는 당선될 경우 7선 중진으로서 많은 예산을 배정받아 화성갑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비록 낙하산 인사라고는 하지만 이 같이 힘있는 중진이라는 점이 서 후보의 최대 강점이다. 서 후보와 비교할 때 자신의 강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정치적 힘이 있다는 점이 강점일 수 있다. 그러나 힘 있는 후보가 지역을 발전시킨다는 것은 깨끗한 정치를 할 때 가능한 이야기다. 지난 양산 보궐선거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힘 있는 중진의원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5선의 박희태 전 국회의장을 뽑아줬지만 결국 지역발전은 고사하고 양산시민이 얻은 건 '돈봉투 국회의장'이었다. 양산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 된다. 지금 화성은 당선되면 당대표나 국회의장 선거에 나가 중앙정치를 할 힘있는 후보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주민들이 어디가 아픈지, 지역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 주민과 함께 고민하고 땀 흘릴 지역일꾼이 필요하다. 지역을 위해서 일해 온 진정성과 깨끗함이 서청원 후보와 차별화된 저의 경쟁력이고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화성갑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새누리당 정권은 어린아이들 손가락 걸며 한 약속, 어르신 야윈 손목 부여잡고 한 약속까지 모조리 뒤집고 있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국민의 삶을 편안하게 하지 못하고, 화성시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면 꾸짖고 회초리를 내려주셔야 한다. 저는 화성시민들과 함께, 화성시민의 옆에서 눈높이 정치를 할 것이다. 내 욕심과 위만 바라보는 정치가 아니라 깨끗한 정치, 바른 정치로 지역발전을 위해서 늘 시민 옆에서 든든한 시민의 친구로서 정치를 하겠다. 시민들께서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심판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 저도 반드시 화성시민과 함께 다윗이 골리앗을 이기는 화성의 기적을 이루어 내겠다.


김명일 기자<mi737@ilyosisa.co.kr>

 


<오일용 후보 프로필>

▲ 열린우리당 법률국 국장
▲ 국회정책연구원
▲ 민주당 조직국 국장
▲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 민주당 인권법률국 국장
▲ 민주당 화성시갑 지역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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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