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사퇴’ 채동욱 '청와대-국정원-보수언론' 토끼몰이식 마녀사냥에 당했다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09.17 08: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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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 달았나?

[일요시사=사회팀] 채동욱 검찰총장이 결국 중도사퇴 했다. 최근 그를 둘러싼 ‘혼외아들’ 논란이 문제였다. 채 총장은 “검찰총장으로서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올바르게 검찰을 이끌어 왔다”고 말하고 대검찰청을 떠났다. 그러나 ‘혼외자 논란’은 표면에 불과하다. 이 사건의 핵은 따로 있다.




지난 6일 <조선일보>는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을 보도했다. 이에 대해 채 총장은 “보도내용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후 9일 <조선일보>는 후속기사에서 ‘혼외아들 의혹’을 재언급했다. 이에 채 총장은 “정정보도를 청구하겠다”며 “유전자 검사라도 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본인 명의 정정보도 청구서를 조선일보에 정식 접수했다. 내연녀로 지목된 임모씨는 언론사에 편지를 보내 ‘혼외아들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취임 163일 만에…
12번째 중도사퇴

지난 13일 법무부는 법조 출입기자들에게 채 총장에 대한 감찰에 착수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장관이 현직 검찰총장에 대해 감찰을 지시한 것은 사상 초유다. 조상철 법무부 대변인은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법무부 규정에 따른 감찰 착수 사실을 브리핑했다. 이날 대검청사 총장실에서는 전 간부진들이 긴급회의를 소집했다. 이러한 검찰 착수 소식을 들은 채 총장은 대검 간부 긴급회의 참석 후 1시간도 안돼 자진 사퇴 결단을 내렸다. 구본선 대변인은 채 총장의 사의 표명 사실을 전달했다. 그리고 채 총장은 퇴임사 없이 대검찰청 청사를 떠났다.

법무부는 채 총장에 대한 진상규명을 감찰관에게 맡겼다고 발표했지만 안장근 법무부 감찰관은 해외출장으로 자리를 비운 것으로 확인됐다. 안 감찰관은 지난 7일 출국해 채 총장의 혼외자녀 논란 진상조사 지시 결정을 파악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법무부는 “법무부 감찰관에게 조속히 진상을 규명해 보고하도록 조치했다”고 발표했다. 또 “진상규명을 위한 유전자 검사 등 구체적인 조사 방법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감찰관실에서 나름의 조사방법으로 진상을 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에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검찰의 불행한 역사라며 유감을 표했다.

민주당은 배재정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채 총장의 사의 표명으로 검찰이 다시 과거 회귀, ‘정치검찰’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현 상황을 엄중히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의 표명은 갑작스럽고 전례가 없는 법무부의 감찰 발표에 이어 나온 것으로 검찰총장이 더 이상 적절한 업무 수행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은 국정원 댓글사건의 주역인 원세훈 김용판 두 피고인에 대해 선거법 위반 기소를 하면서 여권 내부에서 검찰총장 교체론이 솔솔 나온 것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배 대변인은 이어 “실제로 새누리당은 국정원 국정조사에서 박근혜 정부 검찰의 기소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면서 여권의 기류를 확인시켜 준 바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유일호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채 총장이 사퇴의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최근 불거진 불미스러운 논쟁으로 인해 원활히 그 직을 수행하지 못하고 결국 사퇴의 뜻을 밝힌 데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유 대변인은 “사의 표명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들이 퍼지고 있는 상황을 감안해 진실이 하루빨리 밝혀져야 할 것”이라며 “채 총장과 관련된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법원은 공정한 판단으로 조속히 의혹을 규명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유 대변인은 검찰에 “채 총장의 사퇴에 동요하지 말고 흔들림 없이 국민만을 바라보며 직무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참여연대는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감찰 지시를 내린 지 1시간 만에 채 총장이 사의를 밝혔다”며 “공개적으로 감찰을 지시할 사안이 아니었는데도 전격 감찰 지시를 내린 것은 국정원 관련 검찰 수사가 청와대 입맛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채 총장에 대한 의혹이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감찰 지시가 일종의 압박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특히 국정원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검찰총장이 물러나면 앞으로 국민이 원하는 실체적 진실 규명이 제대로 될지 걱정”이라고 밝혔다.

정치검찰로 회귀?
우려 목소리 높아

채 총장의 혼외아들 의혹은 인선·검증 과정에서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지난 4월 국회 인사 청문회 당시 야당 의원들조차 “파도 파도 미담만 나온다” “청문회가 아니라 칭찬회 같다”고 채 총장을 치켜세울 정도였다. 그는 그만큼 청렴했다. 지난 4월 차기 검찰총장 내정자였던 채 총장의 청문회는 정책검증에 집중됐다. 그만큼 병역 등 개인비리 의혹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 당시 채 총장은 검찰개혁과 함께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관련해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취임사에서도 “부정과 비리를 단죄하는데 어떤 성역도, 망설임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자신의 의지를 연달아 강조했다.


‘언행일치’, 채 총장은 취임 직후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관련된 대선 개입 의혹을 담당하는 특별 수사팀을 꾸려 수사에 나섰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수사는 그에게 있어서 첫 시험대였다. 이명박 정권 시절 ‘정권의 시녀’라는 별칭까지 달았던 ‘검찰’의 개혁이 그의 손에 달려 있었던 것. 수사기간 동안 채 총장은 공개적으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지시해 외압을 막고 수사팀에게 힘을 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검찰은 수사팀의 의지대로 원 전 원장에게 국정원법상 정치개입 금지와 공직선거법 위반죄를 적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처음 검찰이 생각했던 사전구속영장은 청구할 수 없었다. 황교안 법무장관이 공직선거법 적용에 반대해 불구속 기소에 그칠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다.

그러자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채 검찰총장은 이명박 정부가 지명한 검찰총장”이라며 “그 검찰이 이명박 정부 사람에 대한 수사를 하는 것”이라고 말해 현 정부와 국정원 대선 개입의 무관성을 은연 중에 못 박기도 했다.

‘혼외자 의혹’법무부 감찰 소식에 사표
검찰 안팎선 외부세력의 ‘흔들기’의심

하지만 이런 청와대의 선 긋기에도 채 총장은 흔들림 없이 다음 수사를 진행했다. 그는 ‘전두환 추징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검찰에 “당초 시효 완성시점이었던 10월을 목표로 반드시 가시적 성과를 내야 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채 총장의 뜻대로 검찰은 뚝심있게 전두환 전 대통령을 몰아쳤다.

미납추징금 환수팀은 지난 7월 전 전 대통령의 서울 연희동 자택을 압류하고 일가 17곳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뿐만 아니라 전 전 대통령의 친인척 주거지 등 13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추가로 진행했다. 전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 소유의 사업체들도 수색망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같은 압박이 계속되자 결국 전 전 대통령은 지난 10일 재국씨를 통해 미납추징금 1672억원을 웃도는 1703억원의 추징금을 자진납부했다.

하지만 지난 6일 <조선일보>의 보도로 채 총장의 ‘혼외 아들설’이 각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그의 행보도 위기를 맞았다. 전 전 대통령의 추징금 자진납부에 기뻐할 새도 없이 채 총장은 ‘혼외 아들설’을 해명하고 ‘유전자 검사’까지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 청구소송을 제기해 의혹을 바로잡으려 노력했지만 유례없는 법무부의 감찰엔 채 총장도 의지를 꺾을 수밖에 없었다. 채 총장은 법무부가 감찰에 착수한다는 공식 발표를 한지 1시간 만에 ‘사퇴’를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가 취임한 지 꼭 163일 만이었다.

청문회를 칭찬회로 만들었던 그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부터 시작해 전두환 미납 추징금까지, 파란만장한 5개월을 끝으로 검찰총장직에 마침표를 찍었다.

조선일보 상대로
소송은 계속 진행

정국은 채 총장의 사의 표명으로 다시 냉각되는 모양새다. 민주당 내에서는 채 총장의 사퇴 이유가 된 황 장관의 감찰 지시를 ‘검찰 흔들기’로 보고 있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서 “채 총장이 전격 사퇴했다. 청와대와 국정원이 합작해서 검찰총장을 사퇴시켰다는 세간의 의혹이 확실하게 퍼지고 있다”며 “국가정보원 수사와 검찰 수사 흔들기 종결판”이라고 규정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권력기관 장악으로 국민공포시대를 만들고 국정원 개혁을 흔들려는 새누리당 정권의 음모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채 총장의 사퇴에 대해 여러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며 사적인 일에 개입하는 것은 정치권으로서 적절치 않은 처사”라며 “정치권의 자의적 해석과 주장이 오히려 일을 키우고 국민들에게 혼란만 부추길 수 있다”고 밝혔다.




학계·언론계의 전문가들은 보도 내용의 사실 여부를 떠나 대대적으로 이같은 의혹 제기가 나온 데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심재웅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공인의 사생활 문제에 대한 평가는 들쭉날쭉한 경향이 있다”며 “어떤 때는 공인의 사생활까지도 지켜져야 한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어떤 때는 공인이기에 사생활 역시 공적 성격이 있다는 식”이라고 말했다.

각 언론도 입장이 다르다. ‘사생활 관리’를 공직자의 의무로 보는 곳도 있는가 하면, 온전히 개인의 문제로 보는 곳도 있다. 윤정주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이같은 보도 행태에 대해 “검증되지 않은 의혹들을 내보낸 다음 나머지는 여론에 맡겨 마녀사냥을 당해서 내려오면 좋고 아니면 흠집 내기 정도로 만족하는 식의 몹시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라고 꼬집었다.

누구 위한 의혹?
진실은 무엇인가

이번 채 총장의 사퇴는 표면적으로는 ‘혼외아들’ 의혹이 원인이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가 촉발점이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민감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지난 6월 초, 국정원 특별수사팀은 국정원의 댓글 행위가 선거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결론내렸다. 댓글 작업을 지시한 원 전 원장에 대해서는 구속 의견을 대검에 전달했다.


채 총장은 수사팀의 의견을 그대로 받아들여 황 장관에게 보고했다. 그러나 황 장관은 원 전 원장에 대한 선거법 적용은 물론, 구속도 무리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장관과 총장의 의견 대립은 그대로 검찰 내부 갈등으로 이어졌다. 채 총장이 수사를 무리하게 지휘했다는 의견과 검사로서 용기있는 수사였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엇갈렸다.

누가 채동욱 밀어냈나 “진짜 배후는?”
사전 각본대로…철저한 시나리오 냄새

우여곡절 끝에 원 전 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되 불구속 기소하기로 절충을 봤지만, 논란은 사그러들지 않았다. <조선일보>가 수사 결과 발표 하루 전날 검찰 내부 보고서를 입수해 검찰 수사를 평가절하하는 내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하자, 채 총장은 감찰을 지시하며 강경 대응했다. 누군가가 수사 결과를 폄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보고서를 유출했다고 본 것이다. 법무부와 청와대 등 해당 문건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이 제한돼 있었던 만큼 검찰 안팎에서는 특정인의 이름이 유출자로 지목되며 갈등이 고조됐다.

이번 보도의 내용을 두고 누가 제보했는지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치권은 경찰이나 국정원 쪽으로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경찰과 국정원은 “말도 안 된다”며 펄쩍 뛰고 있지만, 두 기관 중 한 곳이 정보를 제공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앞서 정가엔 검찰의 타깃인 경찰과 국정원이 채 총장을 곱게 보지 않는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정치권 한 인사는 “사실 여부를 떠나 보도된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이다. 누군가의 제보나 정보 없이 나온 기사라 볼 수 없다”며 “거물급 인사의 사생활을 아무나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현재 야권은 대통령 사과와 국정원 개혁을 요구하며 장외 투쟁에 나섰고, 여권은 채 총장의 수사 지휘가 야당 반발의 빌미를 제공했다며 노골적으로 채 총장을 압박했다.

결국 검찰총장 사퇴의 직접적인 원인은 혼외아들 의혹 보도였지만, 그 배후에는 국정원 수사 결과에 불만을 품은 누군가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심이 끊이질 않고 있다.

채 총장은 세종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시험에 합격(24회)한 뒤 군법무관을 거쳐 1988년 검사 생활을 시작했다. 대검 수사기획관, 법무부 법무실장, 대검 차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특별수사통’인 그는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12·12와 5·18 사건, 굿모닝시티 분양 비리, 삼성에버랜드 사건, 현대차 비자금 사건 등 굵직굵직한 대형수사를 진두지휘했다.

그는 군 법무관 시절 고등학교 동창인 양경옥씨와 결혼해 슬하에 2녀를 뒀었다. 하지만 2009년 패혈증으로 뇌성마비 장애를 앓던 22세 큰딸을 잃었다. 채 총장은 평소 자녀사랑이 각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채동욱 총장은?>

▲서울 출생
▲세종고 졸업
▲서울대 법학 학사·석사
▲제24회 사법시험 합격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의정부지청 부장검사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부패방지위원회 법무관리관
▲대검찰청 수사기획관
▲제18대 대전고등검찰청 검사장
▲제42대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제39대 검찰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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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