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 와글와글 '종북 논란' 정치인 총정리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9.09 15:4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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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는 시작일 뿐…다음 타깃은 누구?

[일요시사=정치팀] 이른바 '이석기 사태'로 대한민국 정치권 곳곳에 숨어있는 종북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경계심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그들은 누구이고 그동안 어떠한 행적을 남겼을까? <일요시사>가 종북 논란을 겪고 있는 정치인들의 면면을 세세히 살펴봤다.



국회가 지난 4일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 이석기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했다. 체포동의안 표결에 참여한 289명 중 258명(89.3%)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대해 여야는 북한을 추종하는 종북세력에 대한 정치적 사망선고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종북 논란을 겪고 있는 정치인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누구일까?

종북주의?
사상자유?

우선 이번 사태를 촉발한 이석기 의원이 속해있는 통진당은 정치권 종북 논란의 중심이다. 현재 통진당 당원 중 상당수는 NL(민족해방)계로 분류된다. 김일성의 주체사상을 따르는 NL계는 일명 주사파(主思派)로도 불린다. 통진당 NL계는 지난 2006년 민주노동당(이하 민노당) 최기영 전 사무부총장과 민노당 이정훈 전 중앙위원 등 NL계 간부들이 주요 현안에 대한 당내 계파별 성향과 동향을 분석한 자료를 북한 공작원에게 제공한 것으로 드러난 '일심회 사건' 당시 '일심회 제명처분안'을 폐기한 주역들이다.

통진당은 또 지난 2월에는 북한의 핵실험을 강력 규탄하는 대북결의안 표결에 소속의원 6명이 전원 불참한 바 있으며, 지난 3월에는 한미연합훈련을 북침전쟁훈련으로 규정하고 유엔안보리가 대북제재결의안을 채택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해 스스로 종북 논란을 부추겼다. 지난해 통진당과 결별한 정의당 관계자는 "지난해의 분당사태로 통진당은 더 순도 높은 종북 인사들로 구성되게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통진당은 소속된 현역 국회의원들 또한 대부분 종북 논란을 겪고 있다.

특히 국정원으로부터 RO(Revolutionary Organization 혁명조직) 조직원으로 지목된 김재연 의원과 김미희 의원은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고 있다. 국정원은 지난 2일 국회에 제출한 체포동의요구서에서 두 의원의 실명을 밝히진 않았지만 'RO 조직원 ○○○은 비례대표, ○○○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이라고 명기했다.


종북 척결 또는 매카시즘 '한끗' 차이
스스로 자초한 종북 논란에 '허우적'

지난해 4ㆍ11 총선에서 통진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의원은 모두 6명이지만 부정경선 사태로 4명이 탈당해 현재 남은 비례의원은 이석기, 김재연 의원 2명밖에 없다. 따라서 국정원이 RO 조직원으로 지목한 비례대표가 김 의원이란 추정이 가능하다. 또 지역구 의원은 통진당에 김미희·김선동·이상규·오병윤 의원 등 4명이 있지만 김선동·이상규·오병윤 의원 등 3명은 경기도당과 무관해 국정원이 사실상 김미희 의원을 지목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

공안당국은 "두 의원이 적어도 한 차례 이상 RO 모임에 참석한 사실을 근거로 RO 조직원이라고 봤다"고 밝혔다. 그러나 통진당은 국정원이 뚜렷한 증거도 없이 두 의원을 RO 조직원이라고 체포동의안에 명기했다면서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통진당 부정경선 사태로 이 의원과 함께 제명 압박을 받아온 김재연 의원은 한국외국어대 러시아어과 99학번으로 북한 대남적화노선을 노골적으로 주장하다 98년 이적단체로 판시된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 대의원 출신이다.

국보법 위반
기본 옵션?

김 의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004년 11월까지 수배자 생활을 하기도 했다. 그는 RO의 5ㆍ12 비밀회합에 대해 당초 "그런 모임을 전혀 알지 못하고 간 적도 없다"고 부인했다가, "(당시 모임은) 정세를 강연하는 자리였다"며 말을 바꿨다.

김 의원은 지난 2012년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체제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밝혀 달라"는 질문을 받자 "(북 체제를) 인정하지 말자는 것은 전쟁하자는 것밖에 안 된다. (따라서 북 체제 인정이) 평화통일의 노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해 북한 체제 인정 논란에 휩싸였으며 "친북인사냐"란 질문에는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했다"는 답변으로 질문을 회피했다.


김미희 의원 역시 김재연 의원과 함께 국정원으로부터 RO 조직원으로 의심을 받으면서 종북 논란에 휩싸였다. 김 의원은 전남 목포에서 태어나 서울대 약학대학 학생회장을 지냈으며, 통진당의 전신인 민주노동당 창당준비위 운영위원 등을 맡는 등 민노당에서 활동해왔다.

김 의원은 총선에서 재산내역을 허위로 기재하고 선거 당일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지난 4월19일 항소심에서 벌금 250만원인 원심을 깨고 벌금 80만원으로 감형된 판결을 받았다. 국회의원 당선자는 선거법 위반으로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을 선고받으면 당선무효가 된다.

최근 열린 국정원 국정조사에서 비교섭단체 몫으로 참여해 활약을 펼쳤던 통진당 이상규 의원도 종북 논란을 겪은 인물이다. 이 의원은 지난해 5월 모 방송사의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한 자리에서 한 방청객이 "북한 인권이나 북핵, 3대 세습 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질문하자 "질문 자체가 사상 검증이며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화적인 관계로 끌고 갈 것인지 악화된 상황으로 갈 것인지 이분법적으로 재단하는 것이기 때문에 옳지 않다"고 주장하며 답하지 않았다.

당시 방송에 함께 출연했던 진보 논객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국회의원은 유권자를 대변하는 것이다. 유권자 앞에서 양심의 자유를 말할 수 없다. 유권자에게는 자신의 이념과 정책을 분명하고 뚜렷하게 밝혀야 한다"며 "양심의 자유를 지키고 싶다면 공직에 나오면 안 된다"고 이 의원을 비판했다.



또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은 국회 입성 후 자신의 상임위와는 다소 연관성이 떨어지는 각종 국방자료를 요청해온 것으로 알려져 언론들로부터 의도적인 군사정보 빼내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의원이 요청한 자료들은 지난 2004년 주한미군 병력감축 합의 과정과 연도별 병력이동, 한국에 재배치된 주한미군 화학대대 등 주로 주한미군 병력 이동과 현황, 전략무기에 관한 것들이었다.

이에 대해 이 의원 측은 "지난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요청한 것"이라며 "소관 상임위에서만 자료를 받아서 질의를 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통진당의 경우는 만약 이석기 의원이 제명된다고 해도 비례대표 후순위자 역시 종북 논란을 겪고 있는 인물이라 정치권의 우려를 낳고 있다. 비례대표의 경우 전임자가 중도에 하차할 경우 총선 당시 비례대표 순번 후순위자가 이를 승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석기 의원의 빈자리는 통진당 비례대표 15번인 황선 희망정치연구포럼 대표나 18번 강종헌 한국문제연구소 대표가 승계하게 된다. 그러나 황 대표는 지난해 당으로부터 제명을 당했다. 황 대표는 이에 반발해 제명처분 무효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 1월 법원은 이를 각하했다. 때문에 황 대표가 비례대표직을 승계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북한 편들기
남한 때리기

황 대표는 2005년 10월 북한 문화유적을 참관하러 방북했다가, 평양에서 둘째딸을 제왕절개로 출산해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특히 제왕절개 수술일이 10월10일로 노동당 창당 60주년 기념일이었다. 당시 북한의 체제선전사이트 '우리민족끼리'는 "김정일 위원장이 아이 이름을 윤겨레로 지어줬다"고 선전까지 했다. 황 대표는 이에 대해 "남북 양측으로부터 '평화둥이'로 축하받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황 대표의 남편인 윤기진씨는 이적단체 '범청학련(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 남측본부' 의장 출신으로 국보법 위반 혐의로 9년간 수배 생활을 하다 2008년 수감돼 지난 2011년 출소한 인물이다. 그는 당시 법정 최후 진술에서 "김일성 만세를 주장할 수 있어야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

황 대표보다 비례대표직 승계가 좀 더 유력한 강종헌 대표는 1975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때 간첩 혐의로 기소돼 사형 확정판결을 받고 13년 동안 옥살이를 하다 가석방됐다. 강 대표는 이후 범민련 활동을 계속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재심 청구 끝에 지난 1월 서울 고등법원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았다. 검찰은 즉각 상고했고,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때가 어느 땐데?" "종북 진짜 있나?" 여론은 악화
국가보안법 위반은 기본, 종북이 떳떳한 정치인들
 

통진당 외의 대표적인 종북 논란 정치인은 민주당의 임수경 의원이 꼽힌다. 임 의원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이하 전대협) 출신이다. 전대협은 1989년에 북한 평양에서 열리는 제13차 세계청년학생축전(평양축전)에 미리 비밀리에 참가계획을 세우고 한국외대 4학년이던 임 의원을 대표로 선발하여 보냈다.

이 평양축전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에 대항해 막대한 외화를 쏟아 부으며 북한이 유치한 국제행사였다. 이후 판문점을 통해 돌아온 임 의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 1992년 12월에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지난해 4월 민주당의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된 임 의원은 그해 6월 한 술자리에서 탈북자들과 북한 민주화 운동을 하고 있는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 등을 '변절자'라고 비하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기도 했다. 탈북자 단체의 주장에 따르면 임 의원은 탈북자 대학생에게 변절자라고 언급한데 이어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기는 거야? 대한민국 왔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살아"라고 발언했다.

신 매카시즘?
숨겨진 진실은?

이후 임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변절자라는 표현은 학생운동, 통일운동을 하다 새누리당에 입당한 하태경 의원에 대한 표현이었을 뿐 탈북자에게 한 말이 아니었다"며 "자신의 불찰이며, 부적절한 발언으로 상처받은 분들께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또 임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북한의 체제선전 사이트 '우리민족끼리'에 올라온 남한 정부 비난글을 여러 차례 리트윗하면서 북한에 대신 사과드린다는 표현을 써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일부러 국가보안법을 위반한다"는 글을 덧붙이기도 했다.

당시 이 같은 내용을 접한 누리꾼들은 "북한 대변인이냐" "섬뜩하고 황당하다"며 임 의원을 비판했다. 임 의원은 이에 대해 국가보안법 폐지를 요구하는 일종의 불복종운동 성격의 퍼포먼스에 참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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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