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스포츠> 골프클럽과 우승의 상관관계

올 시즌 전반기 남·여 챔프들이 이용한 클럽은?

2013시즌 남자 투어는 턱없이 부족한 대회 탓에 너무 일찌감치 전반기를 마무리해 선수들이나 팬들 모두 아쉬운 느낌이고, 여자 투어는 쉼 없이 달려온 풍성한 잔치 끝에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선수들은 한 달여의 서머 브레이크 기간 동안 전반기에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하며 도약의 발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클럽은 조력자로서 스윙기술과 멘탈 못지않게 선수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선수들의 클럽, 특히 우승 선수들의 클럽에 대해 아마추어 골퍼들은 관심을 갖게 되고, 이는 클럽 선택의 가이드라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투어 사용률을 근거로 한 투어 마케팅은 골프용품 브랜드에서 가장 주력하는 마케팅 수단 중 하나가 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전반기에는 KPGA투어 5개 대회와 KLPGA투어 10개 대회 등 총 15개 대회가 열렸다. 특히 KLPGA투어는 다승자가 김보경(2승)이 유일할 정도로 춘추전국시대의 양상을 보여줬다.
그렇다면 과연 남녀 챔프들이 쓰는 클럽은 과연 우승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쳤을까? 드라이버, 페어웨이우드, 아이언, 퍼터, 골프볼 등 선수들의 핵심 장비를 부문별로 나눠 분석해봤다.

골프볼 시장 타일러·스릭슨 양분

▲아이언은 편중 없이 ‘골고루’=아이언은 한쪽에 편중되지 않고 전체적으로 고른 분포다. 보통 선수들이 용품 계약을 맺을 때 적어도 드라이버부터 아이언까지는 같은 라인의 브랜드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드라이버 등의 우드류 클럽과 브랜드 분포가 대동소이하지만 강경남의 경우 3, 4번 롱아이언은 타이틀리스트 712U를 사용하고, 나머지 번호의 아이언은 캘러웨이 X-FORGED를 사용한다.
캘러웨이는 투어에서 대부분의 클럽 사용률이 매우 뛰어나고, 특히 아이언의 경우 KLPGA투어에서 사용률 1위를 지키고 있지만 많은 우승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우드류는 역시 테일러메이드 강세=최근 몇 년간 드라이버와 페어웨이우드, 하이브리드 등 우드류 제품군에서 테일러메이드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많은 골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전세계 주요 프로골프투어에서 테일러메이드의 드라이버 및 우드류 클럽은 사용률 상위권을 점령하고 있으며, 전반기 국내 투어 우승자들의 우드류 클럽 중에서도 테일러메이드 제품을 사용하는 선수가 가장 많았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드라이버와 페어웨이우드, 하이브리드 모두 같은 브랜드의 제품을 사용했지만 매경오픈 우승자인 류현우(테일러메이드 드라이버 사용)는 캘러웨이의 엑스핫 페어웨이우드와 엑스유틸리티를 조합했고, 금호타이어 우승자인 김다나(코브라 앰프셀 드라이버, 페어웨이우드 사용)는 하이브리드를 타이틀리스트 913H로 조합했다.

▲웨지, 보키 디자인이 압도적=웨지는 선수가 용품 계약을 맺을 때 옵션으로 걸어두는 경우가 많다. 쉽게 말해 표면적으로 계약은 하되, 선수 개인의 선호도가 반영된다는 뜻이다. 퍼터만큼의 절대적인 것은 아니지만 우드류와 아이언에 비해 비교적 자유롭다.
전반기 국내 투어에서 우승자들에게 압도적인 선택을 받은 웨지는 타이틀리스트의 보키디자인 SM4 웨지다. KLPGA 투어 우승자 중에는 양수진과 허윤경이 각각 일본 브랜드인 포틴과 웨지맨의 제품을 사용했다.

▲골프볼은 2개 브랜드 양분=골프볼은 타이틀리스트와 스릭슨이 양분했다. 우승자 전체 14명 중 10명이 타이틀리스트, 4명이 스릭슨의 골프볼을 사용했다. 타이틀리스트 골프볼의 대표 격인 Pro V1과 Pro V1x, 스릭슨의 Z-STAR시리즈가 선수들의 우승을 도왔다. 아마추어 시장에서는 국산 골프볼인 볼빅이 시장점유율을 높이며 매우 선전하고 있지만 아직 올 시즌에는 우승 소식이 없다.


▲챔피언 퍼터, 오디세이 최다=퍼터는 선수의 개인 선호도가 거의 100% 반영되는 클럽이다. 선수들 사이에서도 상금과 직결되는 클럽으로 ‘귀한 몸’이신 퍼터는 14개 클럽 중 절대적으로 따로 국밥이다. 그래서 선수들의 사용 클럽 중 가장 다양한 브랜드를 볼 수 있는 것도 퍼터다. 베티나르디, 크램스키, 게린(Guerin) 라이프퍼터 등 퍼터 전문 브랜드가 많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다만 전반기 국내 투어 우승자들은 대부분 대중적인 브랜드의 제품을 선호했다. 우승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한 브랜드는 오디세이였다. 우승을 확정짓는 퍼팅을 오디세이가 여섯 번, 스카티 카메론이 네 번 기록했다.
2013년 골프용품 시장은 LPGA투어에서 단연 독보적인 챔프 자리에 오른 ‘박인비 열풍’이 강타했다. 메이저대회 3회 연속 우승 쾌거를 이룩한 박인비가 사용하는 클럽과 볼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인비 열풍으로 가장 큰 이득을 본 브랜드는 젝시오와 스릭슨이다. 젝시오는 일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 중 하나다. 다만 중장년층 브랜드라는 인식 때문에 젊은 골퍼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했던 상황.

챔피언 따라 용품시장 희비 엇갈려
클럽 선택의 가이드라인은 챔피언

그런데 박인비가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시니어 클럽’이라고 불리는 젝시오로 기량을 뽐내며 편견을 불식시키고 있다.
또 한 가지, 프로는 무조건 어려운 클럽을 사용할 것이라는 인식도 깨뜨렸다. 박인비가 “젝시오의 편안함에 만족했다”고 밝힌 것이 그 배경이다. 젝시오 포지드 아이언의 경우 목표치 대비 300% 이상 판매고를 올렸다.
스릭슨도 대박을 맞았다. 올해 스타플레이어와 계약을 체결한 후 ‘챔피언은 바뀐다’를 외치던 스릭슨은 박인비를 통해 ‘챔피언의 볼’에 등극했다. 그동안 세계 볼 시장은 특정 브랜드의 독주에 가까웠다. 경쟁 브랜드가 힘을 제대로 써볼 수 없을 정도다. 그런데 박인비 열풍이 스릭슨에 빛이 되고 있다.
특히 박인비가 올해 메인스폰서 체결이 지연되는 동안 스릭슨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쓴 덕에 브랜드 노출 효과를 톡톡히 봤다. 그 결과 스릭슨 볼은 국내 시장에서 전년 동기대비 200% 이상의 매출 신장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비 열풍에 조용히 미소 짓는 브랜드가 테일러메이드다. 현재 박인비가 사용하는 로켓볼즈 페어웨이우드와 하이브리드가 이미 단종이 된 모델. 하지만 테일러메이드는 박인비를 통해 두 가지 효과를 누리고 있다. 먼저 테일러메이드라는 브랜드에 대한 호감이다. 소비자는 해당 모델을 구매하고 싶은 마음과 함께 테일러메이드라는 브랜드에 신뢰를 갖게 된다. 이러한 신뢰는 현재 출시되고 있는 모델의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또 하나는 박인비가 실제 사용한 모델의 판매량 증가다. 신제품이 출시된 후에도 재고가 시중에 유통되는 것은 당연하다. 세계적으로 판매량이 많은 테일러메이드라는 점에서 시중에서 이전 모델을 흔히 볼 수 있다. 그런데 박인비 열풍이 불며 이러한 제품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시장에서 로켓볼즈 페어웨이우드와 하이브리드는 물론 드라이버까지 거래가 활발하다는 소식이 들리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젝시오·스릭슨 매출 승승장구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곧장 바꾸는 선수가 있는가 하면 반대인 선수가 있다. 선수의 성향 차이인데 잘 안 바꾸는 선수가 덜컥 우승을 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사람들이 ‘신제품이 출시됐는데 왜 옛 모델을 써?’라고 물어올 때 말문이 막히기 때문이다.” 골프용품업체 홍보담당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다. 최근 화제의 중심에 선 박인비도 마찬가지다. 올해 신제품으로 재무장한 품목이 있는가 하면 변함없이 손에 익은 옛 모델을 쓰기도 한다.

얼어붙은 시장 따뜻한 햇살 ‘박인비’
상반기 클럽·볼 총 매출 3900억원

박인비는 클리블랜드골프 588 투어 액션 웨지 3개를 쓰고 있다. 이 모델에 뒤이어 출시된 신제품이 꽤 많은 상황. 해당 업체는 내심 박인비가 최신 모델을 썼더라면 어땠을까 하고 아쉬움을 토로한다. 그런데 아쉽지만 고마운 것이 실상이다.소비자인 골퍼는 해당 모델뿐만 아니라 588 웨지, 클리블랜드골프라는 큰 테두리 안에 박인비 웨지를 넣어두고 있다. 실제로 박인비 웨지를 찾아 골프숍을 찾고, 최신 클리블랜드 웨지를 구매하는 골퍼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비슷한 입장인 브랜드가 오디세이다. 이미 오래 전 단종된 화이트아이스 세이버투스는 박인비 때문에 시장에서 큰 화제가 된 모델이다.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다는 점이 골퍼들을 당혹하게 했다. 다행이라면 박인비 퍼터를 찾아 골프숍을 방문한 골퍼들이 발길을 돌리기에 앞서 최신 오디세이 퍼터를 살펴본다는 것.
이와 함께 골퍼들이 애타게 찾던 박인비 퍼터, 세이버투스를 실제로 만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오디세이가 세이버투스의 재출시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탓이다. 그렇게 된다면 박인비 열풍에 기름을 끼얹을 가능성이 크다.

“왜 옛 모델 써?”아쉽지만 고마워…


상반기 국내 골프클럽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아직 국내에는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자료가 없다. 8일 리서치 회사인 GFK코리아가 발표한 서울 경기 인천 경남 경북 등 5개 지역의 오프라인 매장 매출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를 유추해볼 수 있다.
GFK코리아에 따르면 5개 지역의 상반기 골프클럽 매출은 총 2540억30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는 충청 호남 강원 제주지역이 빠져 있다.
GFK코리아 관계자는 “2011년 전국의 오프라인 매장을 전수 조사한 결과 수도권과 영남권의 매출이 전체의 70~80%를 차지했고 나머지 지역은 20~30%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충청 호남 강원 제주지역의 매출을 20~30%로 잡을 경우 508억~762억원이다. 이를 더하면 상반기 전국 오프라인 매장의 총 매출은 3048억~3302억원으로 추정된다.여기에 인터넷 등을 통한 온라인 판매액도 포함시켜야 한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판매가 오프라인 매출의 20% 정도로 보고 있다. 온라인 매출은 609억~660억원 정도라는 얘기다. 이에 따라 국내 상반기 온·오프라인 골프클럽 판매 총액은 3657억~3962억원으로 추산된다.
GFK코리아가 5개 지역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판매금액 중 아이언세트가 936억2500만원(점유율 36.9%)으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드라이버가 604억5200만원(23.8%)으로 2위, 3위는 골프볼 246억8400만원(9.7%), 4위는 풀세트 240억원(9.5%), 5위는 페어웨이우드 180억원(7.1%) 등의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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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