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모유 찾는 남자들 '천태만상'

  • 이광호 khlee@ilyosisa.co.kr
  • 등록 2013.08.06 11:4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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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큰 어른들이…현대판 변태 젖동냥

[일요시사=사회팀이른바 ‘현대판 젖동냥’이 유행이다. 아이의 건강을 위해 인터넷을 통해 모유를 거래하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황당한 건 건강에 좋다는 이유로 성인 남성들도 모유를 구매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판매자 여성들에게 직거래를 요구하며 변태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러한 모유거래의 실태를 <일요시사>가 알아봤다.



아이를 가진 엄마들은 임신과 출산의 과정이 끝나면 한고비 넘긴 것 같지만 또 하나의 관문이 기다리고 있다. 바로 모유수유다. 분유보다 소화도 잘되고 면연력 향상과 두뇌발달에도 좋은 모유는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다. 그러나 먹이고 싶어도 모유양이 적거나 엄마가 아파서 먹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어떻게든 모유를 먹이고 싶은 마음에 현대판 젖동냥에 나선 엄마들이 적지 않은 이유다. 최근 인터넷을 통해 모유거래가 극성이다.

인터넷 사이트서
은밀한 모유거래

특히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중고물품 사이트인 ‘중고나라’ 등에서 최근 모유를 사고파는 사례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모유 판매자들의 대부분은 주로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전업주부들이다. 이들은 모유를 저장팩에 담아 낱개로 냉동실에 얼린 뒤 모유팩의 사진을 찍어 홍보글을 올리며 모유 판매에 나서고 있다. 모유의 평균 거래가는 200㎖ 기준으로 약 500∼2000원 선이다.

모유공급의 수요층은 주로 직장 생활을 하며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들이다.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한 모유가 분유에 비해 여러모로 좋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남의 모유라도 사서 먹이고 싶은 엄마들이 부쩍 늘었다.

문제는 판매자들이 이 같은 모유 판매가 불법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모유 판매자 L씨는 “용돈벌이 정도로 생각하며 모유를 판매하고 있었다”며 “불법이라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불법이라면 홍보 게시글을 지우겠다”고 말한 뒤 모유 판매글을 바로 내렸다. 사실 대다수의 모유 판매자들은 대단한 수익을 올리고자 모유를 판매하는 게 아니다. 그저 모유량이 넘치기 때문에 나누고자 인터넷 상에서 거래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모유 거래는 지난 2008년 도입된 모유은행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인터넷 통해 산모들 모유 거래 늘어
건강에 좋다?…구매자 대부분 성인남

강동 경희대병원 모유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정식 모유은행은 산모로부터 남은 모유를 기증받아 살균 처리 후 수유가 어려운 조산아, 저체중아, 입양아 및 영·유아 환자에게 제공한다. 기증 조건도 까다로워 출산 1년 이내의 건강한 산모로 매일 수유 중이고 모유를 보관할 시간이 따로 있는 엄마만 기증 가능하기 때문에 안전하다. 기증자는 신청 후 병원에서 실시한 혈액검사 결과서, 기증동의서 등을 제출하기 때문에 믿을 만하다”고 전했다.

반면 인터넷을 통해 개인적으로 매매되는 모유의 경우 집유 중 안전수칙 소홀로 모유 변질 등의 위험은 물론 모유 제공자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각종 감염의 위험에 노출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위험한 개인거래
감염에 노출될라

그러나 모유은행의 공급은 현저히 부족해 수요량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형편이다. 또 모유은행을 이용하려면 우선순위에 들어야하는데 이 조건이 생각보다 까다롭다. 이를 충족시키는 경우는 드물다. 그리고 하루 이용에 보통 1만6000원이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부담이 되는 면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하면 모유를 보다 저렴하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거래가 끊이지 않는 것이다.

놀라운 것은 모유 수요자의 절반이 남성이라는 께름칙한 사실이다. 이에 기자는 인터넷을 통해 모유를 판패중인 H씨를 만나 모유 거래 내용을 들었다. H씨는 총 8차례 모유를 판매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구매자 8명 중 3명이 남성이었다고 말했다. 구매자 2명은 택배로 거래했지만 1명은 직거래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H씨는 “직거래를 요구한 남성은 30대 초반이었다. 그는 거래 장소에서 모유를 받으며, 다음에는 바로 유축한 따뜻한 모유를 받고 싶다”며 변태적인 말을 하며 “거래 후에도 끊임없이 문자를 보냈다고”말했다. 이에 두려움을 느낀 H씨는 “곧바로 번호를 차단하고 이후 남성과의 모유거래를 중단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황당한 일이 H씨에게만 일어난 건 아니다. ‘중고나라’에서 모유를 판매하던 K씨는 모유를 구하는 한 남성에게 변태적인 쪽지를 받았다. 그 쪽지의 내용을 보면 경악을 금치 못한다. 다음은 그 쪽지의 내용이다.


흑심 품고 판매 여성에 직거래 강요
“직접 먹어볼 수 없나?”직수 요구도

“안녕하세요. 저는 수원에 살고 있는 32세 남자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모유가 많으신 분들을 대상으로 용돈벌이를 알려드리고자 연락드리게 됐습니다. 모유가 어느 정도 나오시는지는 모르겠지만 양이 많을수록 더 많은 수익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간략하게 말씀드리면 저에게 직접 모유를 수유해주시는 겁니다. 부담 없이 아기에게 수유해주시는 것처럼만 직접 수유 해주시면 됩니다. 기본 양쪽 수유해주시고 5만원 드리고 있습니다. 시간과 장소는 아기엄마분이 편한 시간에 제가 가겠습니다. 장소는 어디든 좋습니다. 차 안에서도 가능합니다. 오로지 수유만 해주시면 됩니다. 그리고 제가 모유를 수유 받으려는 이유는 엄마젖에 대한 어떤 동경심 때문입니다. 모유를 먹고 있는 시간이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느낌이 들어서 이렇게 까지 구합니다. 수유는 주기적으로 가능합니다. 혹시라도 젖이 뭉쳐서 고통스러우신 엄마 분들께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일전에도 모유수유를 해주셨던 분들이 계셨습니다. 그분들도 간단하게 용돈벌이가 돼서 좋다고 하셨습니다. 한번 생각해보시고 답장 꼭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가능한 시간대와 연락처도 같이 적어서 보내주시면 됩니다. 시간대는 오전 10시부터 밤 시간까지 아무 때나 괜찮습니다. 실례가 됐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감사합니다.”

K씨는 이 쪽지 내용을 엄마들의 커뮤니티에 게시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모유 추축한 걸 사먹는 것도 충격적인데 직수를 요구하다니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 같다” “직수? 미친 거 아닌가요?” “직수요구는 대놓고 바람피자고 하는 거죠” “모유 구매로 이렇게 접근하다니 정말 치가 떨리네요. 너무 충격 받았어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부인 위해서”
 거짓말로 접근

모유를 찾는 남성들은 보통 자신의 부인을 위해서 구매한다고 항변한다. 물론 실제로 그런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아니다. 그리고 이들은 모유를 마시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모유비누도 찾고 있다. 모유비누는 아이들 아토피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신의 모유로 직접 비누를 제작해 판매하고 있는 C씨에 따르면 모유비누 구매자의 절반이 남성이라고 한다. 즉 이 남성들은 C씨를 통해 모유와 모유비누를 동시에 구해 마시고, 세안을 하는 것이다.

C씨는 “4만원이면 비누가 10∼11장 정도 나온다. 보통 택배를 이용해 얼음팩에 채워보 보내준다”고 말했다. 구매자의 대부분이 남자지만 이들에게서 변태적인 문자를 받은 적은 없기 때문에 불쾌한 적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런 남성들을 무조건 변태라고 치부할 수는 없다. 건강이 불편한 일부 남성들이 모유를 사먹는 건 종종 있어왔던 일이다. 실제로 모유는 ‘아기에게 하늘이 내린 영양의 선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단백질과 무기질이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고 소화 흡수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의 모유를 받아먹는 건 매우 위험한 행동이다. 인터넷 모유 구매가 위험한 이유는 수유한 엄마의 몸 상태를 모른다는 점, 충분히 위생적으로 보관했는지 알 수 없다는 점, 보관 개월 수가 정확하지 않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불법 유통 모유의 가장 큰 위험은 혈액으로 전파될 수 있는 바이러스 중 일부가 모유로도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이다. 모유로 전파될 수 있는 바이러스는 매독, 에이즈, HTLV, 간염, CMV 등이다.

강동 경희대병원 배종우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모유를 제공하는 산모의 건강상태, 모유를 전달하고 전달받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감염과 변질의 위험 등을 검증하고 관리할 수 있는 기관을 통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모유은행연합기준에 따른 절차를 거쳐 저온살균과 영양상태, 감염에 대한 검사를 거친 후 제공되는 모유인지 확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고 운송과정에서 변질될 수 있기에 안전한 운송과정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식약처 관계자는 “개인 간 모유 거래를 막을 수 있는 규제가 현재로선 없다”고 말하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민하겠다”고 덧붙였다.

매매 가격 200㎖ 기준 2000원
불법…모유은행 통해서만 가능

결국 현재로선 ‘모유은행’이 가장 안전하다는 지적이다. 모유 기증이 활발해져 모유 공급이 원활해진다면 굳이 개인 간 거래를 하지 않아도 안전한 모유를 구할 수 있다. 그럼 인터넷 거래는 자연스럽게 감소할 것이다. 개인 거래가 줄어들면 모유를 구하는 변태적인 남성들도 줄어들지 않을까.  


중국 직장여성들
모유 판매 유행

그런데 현재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유거래가 중국에서는 더욱 더 극성이다. 중국 부자들의 경우 아예 집에 모유수유 도우미를 들여놓고 바로 먹고 싶을 때 마다 유축해 먹는다는 것이다. 도우미의 임금은 월 300만원 정도라고 한다.

중국에서 성인들의 ‘모유 마시기’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대도시에서 모유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에서 발행되는 <심양만보>는 시내에서 공공연하게 이뤄지는 모유 거래 현장을 취재했다.

한 때 모유를 직접 팔았다는 한 여성은 “선양에서 모유 거래가 시작된 것은 이미 반년이 넘었다”면서 “모유는 보통 성인들이 사서 마시며 신선한 것과 냉동한 것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200㎖ 한 봉지에 20위안(3700원)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그녀는 신선한 모유는 2시간 이내의 것이고 냉동 모유는 3개월을 넘지 않은 것을 사고판다고 귀띔했다.

제보를 받은 기자가 구매자로 가장해 모유 판매 여성에게 연락하자 해당 여성은 생후 4개월가량 된 아기를 안고 약속 장소로 나왔다.


그녀는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아기를 데려왔다”면서 “모유를 찾는 사람이 꾸준히 늘어 매일 3∼5봉지를 쉽게 판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에게 장기간 마실 것을 권하면서 신선한 모유와 냉동 모유 2봉지를 시세보다 싼 30위안(5500원)에 팔았다.

신문은 모유 판매가 전업주부뿐만 아니라 간호사, 회사원, 상점 직원 등 직장에 다니는 여성들 사이에도 부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모유를 팔고 있는 한 간호사는 “생후 7개월 된 아기가 있는데 모유를 다 먹지 못해 팔기 시작했다”면서 “모유 판매로 적잖은 부수입을 올릴 수 있고 부끄러운 일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법률 전문가들을 현행법상 개인 간의 모유 거래가 위법하지는 않지만 사회도덕을 해치는 행위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중국의과대학의 한 전문가는 “간염이나 에이즈 등 전염성 질병은 모유를 통해서도 전파될 수 있으며 모유 제공 여성이 질병에 걸렸거나 항생제를 남용했을 경우 모유를 마신 사람도 건강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중국 남방도시보는 최근 광둥성 선전의 부유층 사이에 영양 보충을 위한 모유 마시기가 유행해 유모 중개회사까지 등장했으며 고객이 원하면 유모의 가슴에서 직접 모유를 먹을 수도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광호 기자 <khlee@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모유 수유 엿보면?
“엄연한 성범죄”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이성의 신체를 엿볼 목적으로 모유 수유실에 침입하면 성범죄로 처벌받는다. 공중화장실과 목욕탕, 체육시설 탈의실 등에 대한 침입행위를 성범죄로 규정한 데 이은 후속조치로 지금까지 사법당국은 남성이 모유 수유실 등에 침입하더라도 마땅한 처벌규정이 없어 건조물침입 혐의로 처벌해 왔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지난 5월 입법예고했다. 현행 성폭력범죄처벌법 제12조는 성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공공장소에 침입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앞서 법무부는 공중화장실, 목욕탕, 체육시설 탈의실 등 공공장소에 침입해 이성의 신체를 훔쳐보거나 소리를 엿듣는 등 변태적 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근거 조항을 성폭력특별법 제12조에 신설한 바 있다.

법무부는 이번 재개정을 통해 무단 침입해서는 안 되는 공공장소로 ▲모유 수유시설 ▲대형마트·백화점 등 대형 점포의 탈의실이나 목욕실 ▲관광지로 지정된 곳의 탈의실이나 목욕실을 추가했다.

 

방송중 모유 수유 ‘발칵’
방청객 가슴에 입 대고 ‘쪽쪽’

네덜란드의 유명 코미디언 폴 드 레이우가 방송 중 모유를 직접 먹어 보는 행동을 저질러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다. 코미디언인 폴 드 레이우는 지난 5월12일 모유 수유를 주제로 한 그의 토크쇼 ’랑 디 리우브’(Langs De Leeuw)에서 상의를 올리고 양쪽 유방을 내놓은 한 모유 기증단체 여성 회원의 가슴에 입을 대고 모유를 먹었다.

레이우는 모유를 맛 본 직후 “맛있는데 어제 당신이 먹은 아스파라거스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농담을 하기까지 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레이우가 자신의 토크쇼를 진행하던 중 모유 기증단체의 한 회원에게 이같은 돌출행동을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시청자들은 레이우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비록 여성 출연자의 동의 하에 이뤄진 일이라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네덜란드 시청자들은 대체로 “역겹고 혐오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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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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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