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시작된 잠룡 대권플랜 전쟁

  • 김명일 mi737@ilyosisa.co.kr
  • 등록 2013.07.29 13:3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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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후엔 차기 대권 윤곽 보인다

[일요시사=정치팀]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채 반년도 지나지 않았지만 다음 대권을 꿈꾸는 잠룡들의 움직임은 벌써부터 분주하다. 차기 대선을 노리고 있다면 코앞으로 다가온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미 시작된 유력 대권주자 8인의 대권플랜을 <일요시사>가 세세히 살펴봤다.



차기 대선을 노리는 유력 대권주자들의 움직임이 벌써부터 분주해졌다. 차기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코앞으로 다가온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기 때문이다.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지 이제 고작 반년도 지나지 않았다. 차기 대권행보를 펼치기엔 너무나 이른 시간이지만 대권 잠룡들은 자의든 타의든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이미 시작된 대권잠룡들의 대권플랜은 무엇일까?

대권플랜 전쟁
이미 시작됐다

현재 다음 대선과 관련해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은 김문수 경기도지사다. 김 지사는 최근 잇단 여의도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3일 여의도에서 열린 경기지역 국회의원 및 원외 당협위원장들과의 만찬 회동 등 7월 한 달 동안 확인된 여의도 행보만 5차례나 된다.

일각에서는 김 지사의 여의도 행보가 사실상 다음 대권을 위한 기반다지기의 일환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지난 대선이 끝난 후 김 지사는 여의도 정치에서 거리가 있는 현역 도지사의 한계를 느꼈다며 여러 차례 소회를 밝힌 적이 있기 때문이다. 잇단 여의도 행보는 현역 국회의원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김 지사의 3선 도전 여부는 경기지역 정가의 최대 관심사로 부상했다. 김 지사의 3선 도전 여부는 곧 김 지사의 대권 출마 여부와 연계될 뿐만 아니라 차기 경기도지사 선거에도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으로서는 김 지사가 출마여부를 하루 빨리 결정해야 차기 경기도지사 선거를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다. 물론 김 지사가 3선에 성공한 후 도지사직을 유지하거나 중도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미 김 지사는 지난 대선 도지사직을 유지한 채 당내 경선을 치렀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바 있다. 따라서 다음 대권을 생각한다면 반드시 3선 불출마 선언이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또 김 지사가 이미 대선출마 입장을 수차례 밝힌 가운데 3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김 지사는 지난 2010년 재선 과정에서도 야권의 유시민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인 가운데 진땀승을 거뒀다. 만약 당시 선거에서 김 지사가 대선출마 입장을 명확하게 했다면 선거에서 결코 승리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김 지사는 지난 1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선 불출마와 대선 직행에 대한 뜻을 밝혔으나 이날 오후에는 “결정된 것이 없다”며 이를 번복하기도 했다. 이미 대선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나 이를 조기에 인정할 경우 앞으로의 도정 운영에서 공백이 생길 것을 우려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김 지사가 3선 도전을 포기한다면 김 지사의 대권플랜은 당권 장악 후 대권 도전으로 요약된다. 김 지사는 3선 도전을 포기한 후 내년 7월 재보선에 출마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대권 가려면
당권 잡아야

김 지사와 같은 현역 광역단체장인 박원순 서울시장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다. 김 지사와는 다르게 박 시장은 여러 차례 대권에 뜻이 없다며 선을 그어왔지만 박 시장의 차기 대권 도전설은 정치권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도왔던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도 박 시장의 차기 대권 도전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윤 전 장관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시장이 내년 서울시장에 재선되면 그 순간부터 국민들 머릿속에 유력한 대권후보라는 인식이 자리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치권에선 박 시장이 지금은 대권에 뜻이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지지율이 높아지고 당 안팎에서 대선출마 요구가 이어지면 대선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러한 가운데 새누리당은 최근 들어 연일 박 시장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새누리당은 박 시장에 대해 노량진 배수지 수몰사고와 관련한 책임론을 부각시키면서 보육비 전액 국고지원을 요구하는 서울시 행태에 대해 “보육대란을 일으켜 정쟁을 유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새누리당이 내년 지방선거를 의식해 일찌감치 박 시장 견제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 시장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상징 같은 인물이고, 박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유력 차기대권주자로 급부상하게 된다. 때문에 미리 견제할 필요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2017 대권으로 가는 길은 가시밭 길
대권 직행이냐 재선이냐 강요받는 선택

차기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박 시장의 제1과제는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재선이 될 전망이다. 이는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송영길 인천시장도 마찬가지다. 우선 안 지사는 대선이 끝난 직후인 지난해 송년 기자회견서 대권 도전 의사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하기도 했다. 안 지사는 앞으로의 정치 행보를 묻는 질문에 “눈은 멀리 미래를 향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안 지사는 “그러나 발은 오늘 한 걸음씩 나갈 것”이라며 “일단은 오늘의 도지사직에 충실하겠다”는 원론적인 대답으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안 지사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다면 자의든 타의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자라는 타이틀을 등에 업고 유력 대권주자로 하마평에 오르게 될 것이 분명하다.

송 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현재 송 시장은 “대권보다 인천의 문제해결이 시급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인천시장 재선에 성공한다면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 반열에 오르게 된다.



현역 국회의원 중에선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행보에 눈길이 간다. 안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이전에 신당을 창당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의원 측의 핵심관계자는 지난 5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신당 창당 시점은 내년 지방선거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지방선거에서 정당공천을 해야 책임정치를 구현할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오는 10월 재보선에서는 일단 창당이 아닌 안철수의 세력으로 도전장을 내민 뒤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으로 정면승부를 펼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10월 전 창당은 물리적으로 시간이 촉박할 뿐 아니라 법원의 판결 확정에 따라 지역구를 수동적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안 의원이 차기 대권을 노리고 있다면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성과를 얻어내야 한다.

모래성 지지도
성과 압박

현재 안 의원은 유력 차기 대권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초선인데다 정치권에서 뚜렷한 자기세력이 없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당장 다가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자기세력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안 의원이라도 차기 대선까지 존재감과 영향력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 안 의원의 지지기반은 무척 취약하다. 새누리당은 안 의원에 대해 “예능프로 출연으로 얻은 이미지로 ‘반짝인기’를 얻고 있는 거품 정치인”이라며 수차례 폄훼한 바 있다. 실제로 안 의원의 ‘지지도’는 무척 높지만 ‘지지강도’는 그리 높지 않다. 현재 안 의원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언제든지 안 의원에게 등을 돌릴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야권의 어떤 네거티브에도 흔들리지 않았던 박근혜 대통령의 콘크리트 지지율과 비교하면 모래성과 같은 수준이다. 따라서 다가오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 의원의 세력이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돌풍을 일으키지 못한다면 안 의원의 지지율은 곤두박질 칠 것이고, 차기 대권을 향한 꿈은 순식간에 물거품이 될 수도 있다.

안 의원의 대권플랜의 첫 번째 목표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켜 탄탄한 지지기반을 만드는 것이다.

여권에선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 김 의원은 새누리당 내에서 차기 대권후보 지지율 1, 2위를 다투는 인물이다. 특히 김 의원은 이미 새누리당 내 비박(비박근혜)계 의원 상당수에게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며, 최근에는 김 의원의 영향력이 범박(범박근혜)계에 까지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친박계에서는 박근혜정부 초기부터 김 의원의 세력이 너무 커질 것을 우려해 김 의원을 적절하게 견제할 방안을 찾느라 분주하다는 후문이다.


대권주자별 완성해야 할 대권플랜은?
대선 전초전, 유리한 고지는 누가?

김 의원은 친박으로 분류되지만 지난 2010년 박 대통령이 반대하던 세종시 수정안을 찬성하고 친이계 의원들의 추대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가 되면서 박 대통령과 이미 한차례 갈라섰던 경험이 있다. 친박계 내부에선 이런 김 의원의 전력을 문제 삼아 김 의원이 당내에서 세력을 넓혀가는 것에 불만을 가진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당 내부의 견제를 의식한 때문인지 김 의원은 아직까지도 차기 대권 출마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다만 김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권 도전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렇게 질문한다고 내가 대답할 수 있겠나”라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김 의원은 또 “정치인에 대한 여론이라는 게 오락실의 두더지게임과 비슷하다”면서 “조금 잘나간다고 머리 내밀었다가는 바로 두들겨 맞게 된다. 나는 좀 조용하게 있으려고 한다”며 대권의사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이유를 우회적으로 설명하기도 했다.

따라서 김 의원의 낮은 행보는 당분간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는 10월 재보선의 결과는 김 의원에겐 차기 대권행의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재보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수를 넘기지 못할 경우 지도부 교체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평소 ‘영도 당선→당권 도전→영도 재출마→대권 도전’의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 의원으로서는 10월 재보선의 결과에 따라 그간의 낮은 행보를 끝내고 당 전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낮은 행보 끝날까?
움직이는 잠룡들


반면 현재 아무런 타이틀도 가지고 있지 못한 손학규 전 경기지사와 김두관 전 경남지사는 10월 재보선과 내년 지방선거를 통해 정치권에 복귀하는 것이 시급하다. 물론 이후에도 재보선이 치러질 가능성은 있지만 어느 지역에서 재보선이 열릴지 알 수 없어 무리하게 출마를 강행하다가는 낙하산 논란을 겪을 수도 있다. 또 10월 재보선보다는 규모가 작을 것으로 예상돼 국민들의 관심도도 떨어질 수 있다.

만약 이번 기회를 놓친다면 최악의 경우 20대 총선이 치러지는 2016년까지 정치낭인 생활을 하게 될 수도 있다. 정치낭인 생활이 길어지면 그만큼 대중의 관심에서도 멀어져 대권을 노리는 것은 불가능해 진다.

이처럼 현재 정치권에서는 이미 차기 대선의 전초전이 시작돼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다. 차기 대선 전초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것은 누구일까? 정치권의 이목은 벌써부터 차기 대선을 향해있다. 


김명일 기자 <mi737@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결정
내년 지방선거부터 적용…지방선거 판도 술렁일 듯

 
민주당이 기초의원, 기초단체장에 대한 정당공천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여야가 선거법 개정에 나설 것으로 보여, 내년 지방선거 판도가 술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 25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초의원, 기초단체장 정당공천 폐지 내용을 담은 전당원 투표 결과를 밝혔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새누리당과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 내용을 담은 선거법 개정 논의에 본격적으로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도 기초선거 정당공천 폐지에 공감하는 입장이어서 내년 지방선거부터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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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단독] 한샘 시흥공장 그린벨트 훼손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우리나라는 개발이 제한돼있는 토지가 있다. 해당 토지들의 개발을 위해선 지자체장의 승인이나 대통령령 승인이 있어야 한다. 부동의 가구 1위 기업인 한샘이 개발제한구역을 마음대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상은 시흥 제1공장 부지 주변 필지다. 행정조치가 완료됐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원상복구는 되지 않았다. 한샘은 주방·인테리어가구를 판매·제조하는 대한민국 부동의 1위 가구 업체다. 1970년 9월 한샘으로 창립한 뒤 1977년 국내 최초로 주방가구를 수출해 1979년에 수출 100만달러 돌파의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한샘의 2023년도 기준 매출액은 1조9669억원에 달한다. 영업이익은 19억4660만원이다. 최초의 공장 성장 시발점 한샘의 성장은 시흥 공장과 함께했다. 조창걸 명예회장이 자본금 200만원으로 은평구 대조동에 23.1㎡의 매장으로 시작했던 한샘은 1976년 시흥시 조남동에 최초의 공장다운 공장을 설립했다. 제1공장을 통해 한샘은 생산 체계를 크게 개선하며 큰 실적 향상을 이뤘다. 한샘은 현재 시흥과 안산 등에 4개의 물류센터·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당초 한샘 시흥 공장은 조남동 ▲594-1번지 ▲91-144번지 ▲91-145번지 세 곳의 필지, 약 1만4610㎡의 면적으로 지어졌다. 현재는 한샘은 91-117번지 매수해 총 1만8429.8㎡의 면적을 공장 부지로 사용 중이다. 등기사항전부증면서 확인 결과 한샘은 해당 부지 외 시흥 공장과 인접한 4개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2076㎡ ▲조남동 91-165번지, 207㎡ ▲조남동 91-166번지, 109㎡ ▲조남동 산 57-1번지, 3273㎡도 소유하고 있다. 항공지도에 따르면, 한샘 시흥 공장의 정문 바로 앞을 3개의 필지 ▲조남동 91-163번지 ▲조남동 91-165번지 ▲조남동 91-166번지가 둘러싸고 있으며 산 57-1번지는 공장 뒤편 산과 맞닿아 경계를 이루는 형세를 나타낸다. 그런데, 가장 오래된 2008년 항공사진부터 지금까지 해당 필지를 야외주차장 및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해 왔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해당 필지의 지목이 모두 ‘임야’라는 것이다. 임야는 산림과 원야로 구성된 토지로, 공간정보관리법에서는 죽림지, 수림지, 암석지, 모래땅, 습지, 황무지, 자갈땅 등을 예로 들고 있다. 임야는 대부분 산림자원보호법에 따라 산림보호구역 또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다. 즉, 산림청의 허가 없이는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간혹 산림보호구역이나 지역이 아닌 임야도 있지만 이 역시 산림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토지의 용도변경이나 개발이 가능하다. 시흥 제1공장 주변 4필지 무단 개발 개발제한지역·공익용 산지에 해당 한샘이 야외주차장과 자재 적재용으로 사용한 필지는 모두 개발제한구역에 포함돼있다. 한샘이 산림청의 허가를 받지 않고 개발제한구역 땅을 개발해 무단으로 다른 용도로 사용했다는 의심이 드는 사안이다. 실제로 시흥시 도시정책과는 해당 필지와 관련해 많은 민원을 접수했다. 민원은 해당 필지들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 위반이 주된 내용이었다.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12조에 따르면, 개발제한구역에서는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토지의 형질변경, 죽목의 벌채, 토지의 분할, 물건을 쌓아놓는 행위(적재) 또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1항에 따른 도시·군계획사업의 시행을 할 수 없다. 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축물의 건축 또는 공작물의 설치와 이에 따르는 토지의 형질변경 ▲개발제한구역의 건축물로서 제15조에 따라 지정된 취락지구로의 이축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조에 따른 공익사업의 시행으로 철거된 건축물을 이축하기 위한 이주단지의 조성 ▲건축물의 건축을 수반하지 않는 토지의 형질변경으로서 영농을 위한 경우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토지의 형질변경 등 9가지의 경우만 예외로 하고 있다. 이렇듯 한샘의 4 필지 사용은 예외 사항에 포함되지 않는다. 산림청장 허가받았나 민원을 접수한 시흥시 건축과 개발제한구역지도팀은 2020년에 해당 필지에 관한 현장조사 이후 한샘에 원상회복 행정조치를 내렸다. 하지만 한샘은 이에 불복하고 행정처분 취소소송을 감행했다. 재판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 한샘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이행강제금 일부를 한샘에 돌려주도록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시흥시의 행정조치가 잘못됐다는 판결이 아니었다. 법적 싸움 끝에 시흥시의 원상복구 행정조치는 진행됐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에 따르면, 한샘은 행정소송 이후 2022년부터 2023년에 걸쳐 원상복구를 완료했다. 시흥시 개발제한구역지도팀 관계자는 “행정조치 이후 원상복구까지 불법으로 개발한 것을 모두 해체하고 폐기물 처리까지 완료해야 하는 만큼 많은 시일이 걸린다”며 “해당 필지(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는 지난해 11월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한샘이 소유하고 있거나 소유했던 땅으로 불법 점용한 적이 없으며, 해당 부지는 개발제한구역 지정 전과 동일한 상태로 복구를 완료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샘은 여전히 해당 필지들을 불법 점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흥시가 원상복구 이행을 확인한 필지는 조남동 91-166번지와 산 57-1번지다. 하는 척 얼렁뚱땅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91-166번지는 도로와 인접한 부분의 절반의 울타리만 철거됐으며 여전히 4~5대의 차량이 주차돼있는 상태였다. 해당 필지는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른 지역‧지구로는 도시지역, 자연녹지지역로 구분된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해당 지역에 4층 이하의 건축물을 지을 수 있지만, 개발제한구역이므로 건축물의 건축 및 용도변경 등이 불가능하다. 시장 혹은 도지사·군수 등의 허가를 받을 경우 가능하지만, 시흥시에서는 해당 부지의 주차장 사용을 허가해주지 않았다. 행정조치 이후에도 계속 불법으로 점용하고 있는 셈이다. 산 57-1번지도 마찬가지다. 항공사진을 분석한 결과 2008년부터 해당 필지를 덮고 있던 콘크리트는 2013년에 사라졌지만 자재가 적재돼있었다. 이후 2020년에 다시 콘크리트가 덮였다가 2022년 흙밭으로 복구됐다. 하지만 여전히 자재는 적재돼있다. 게다가 <일요시사> 확인 결과 조남동 산 57-1번지와 조남동 산 57-5번지가 개발제한구역이면서 공익용 산지로 지정돼있어 보전산지로 분류되는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산 57-5번지가 산지 그대로 있는 것과 다르게, 산 57-1번지는 콘트리트가 지반을 받치고 있으며 경계선에는 울타리가 쳐져 있다. 행정조치 완료? 완전 복구 안돼 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공익용 산지를 마음대로 개발하면 산지관리법에 의해 처벌받을 수 있다”며 “해당 부지 명의가 한샘이더라도 시장 등 지자체의 허가 없이 개발하면 안되는 곳으로 구조물을 통해 공장부지와 평행을 맞추는 지반을 만드는 것도 허가가 필요한 작업”이라고 말했다. 행정조치가 진행 중인 상황에 문제가 되는 필지를 매매한 정황도 포착됐다. 한샘은 조남동 91-163번지의 필지를 1985년 매입했다. 이후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해당 필지를 2022년 11월4일 갑자기 팔아버렸다. 2022년은 한샘과 시흥시의 행정소송이 끝나고 행정조치가 진행되던 시기였다. 현재 해당 필지는 ㈜효경개발이 매수해 크레인과 덤프트럭 등 중장비 주차장으로 이용 중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원상복구에 많은 금액이 들어가는데 이를 피하기 위해 토지를 매매한 것이라고 의심하고 있다. 한 토지 전문가는 “일반적으로 야외주차장으로 사용하던 토지를 원상복구하는 데 많은 금액이 들어가지 않지만 해당 필지는 공익용 산지로 산지 조성까지 해야 해 상황이 다르다”며 “산지 조성에 들어가는 금액도 지불하지 않고 토지를 매매한 것은 이중으로 이익을 얻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한샘 관계자는 “크레인 등 장비가 있는 부지는 한샘의 소유가 아니므로 저희가 알 수 없다”며 답변을 회피했다. 문제의 필지 매매한 정황 한샘 측은 이번 불법 점용 의혹에 관해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공장 설립보다 늦게 이뤄져 어쩔 수 없이 불법적인 개발로 분류됐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해당 필지들은 지난 1976년 12월에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됐다. 시기상 한샘의 공장 설립 이후에 묶인 셈이다. 하지만 산 57-1번지를 제외하고 나머지 필지들은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인 1985년 매입한 땅이라 불법임을 알고도 마음대로 개발했다는 지적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