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의 수입은 일반 사람들에 비하면 비교적 많은 편이다. 물론 인기 있는 연예인이냐, 아니냐에 따라 수입의 정도는 다르지만 보통 사람보다 많은 게 사실이다.
인기 연예인의 경우 드라마의 회당 출연료가 1000만원이 넘기도 하고, 한 편의 영화 출연료가 1억원 안팎 되기도 한다. CF출연료 역시 웬만한 대기업 간부들의 연봉과 비슷하다.
게다가 화려한 의상에 비싼 명품으로 치장하고 비싼 외제차를 타고 다닌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몇몇 인기 연예인에 국한된 얘기다. 그들보다 더 많은 연예인들은 TV 출연료로는 생활을 할 수 없어 하룻밤에 밤무대 서너 곳을 뛰어야 하는 무명의 설움을 겪기도 한다.
가수 출신 연예인 A양 파산 신청…‘새끼마담’ 전업
S양 출연료 강제 압류 당해 매니저가 생활비 대줘
과거 가요계에서 명성을 떨친 한 그룹의 멤버였던 A양. 그녀는 한때 음악 프로그램은 물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인기가 높았다.
그런데 팀이 해체된 이후에도 한동안 활동을 계속하던 A양이 어느날 연예계에서 모습을 감추었다. 팀 해체와 함께 연예계 생활에 불안감을 느꼈던 A양은 지인의 권유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사업은 실패로 돌아갔고 수억원의 빚을 진 A양은 잠수를 탔다. 채무를 변제할 능력이 없었던 A양은 결국 지난 1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개인회생을 신청했다. A양은 법원에 신청한 채무변제계획을 성실히 이행할 경우 빚의 늪에서 헤어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엔 파산에 직면할 수도 있다. A양은 채무변제계획을 이행하기 위해 다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녀가 활동하는 무대는 가요계가 아닌 밤의 무대. A양은 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에서 아가씨를 관리하는 속칭 ‘새끼마담’을 하고 있다.
A양의 한 측근은 “팀 해체 후 연예인으로 계속 활동하기 위해 솔로 활동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예기치 못했던 이런저런 구설수에 오르면서 그녀의 인기는 계속 떨어졌고 그룹으로 활동하던 시절과 달리 곧바로 싸늘한 대중의 외면을 맛봐야 했다”며 “이에 불안감을 느낀 A양이 사업을 벌였지만 약 3억원 정도의 빚을 지고 말았다”고 전했다.
출연료로 생활 안돼
밤무대 뛰기도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파란만장한 경험을 겪으며 밤의 세계까지 진출한 A양의 소식을 접한 가요 관계자들은 “인기가 얼마나 덧없는 것인지 새삼 느끼게 한다”며 씁쓸해 했다. 여배우 B씨도 사업을 벌이다 실패해 개인회생을 신청한 경우다.
연예활동을 하면서 패션 사업에 뛰어든 B씨는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2007년 쓴맛을 봐야 했다. 그해 B씨는 2억여 원의 빚을 지고 개인회생을 신청한 뒤 회생절차에 따라 변제를 해오다 2008년 수입이 급격히 떨어져 개인파산 절차를 밟았다.
B씨의 한 측근은 “B씨가 의욕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의외로 큰 손실을 입었다. 개인적인 일을 얘기하지 않는 스타일이어서 정확한 사정을 알지는 못하지만 지금도 그때의 여파 때문인지 금전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는 모습은 자주 본다”고 말했다.
경기불황으로 인한 과도한 채무로 법원에 파산이나 채무조정을 신청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개인파산과 회생신청 대열에 합류하는 연예인들도 늘고 있는 것이다. 영화, 드라마, 그리고 오락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고 있는 탤런트 S양은 가족들의 실수로 출연료를 압류당하고 있다.
사업 뛰어든 여배우 B씨
개인파산 절차 밟아
S양의 한 측근에 따르면 S양의 가족들이 사업을 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S양이 어쩔 수 없이 은행 대출을 해줬고 사업이 실패로 이어지면서 S양이 2억원가량의 부채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S양은 현재 TV 출연료를 모두 강제 압류 당하고 있다. 때문에 매니저가 생활비를 대주어야 하는 형편이라고. 빚을 진 가족 대신 그녀에게 몰려오는 빚쟁이들을 상대하는 것 역시 매니저의 일과 중 하나라는 것이다.
한 번은 방송국 스튜디오까지 찾아온 빚쟁이들에게 멱살이 잡힌 채 반나절을 시달렸다고 한다.
이 측근은 “어느날 S양이 차고 있던 고급시계가 보이지 않아 ‘시계 어떻게 했냐’고 물었더니 ‘전기세와 수도세를 비롯한 공과금 낼 돈이 없어 50만원을 받고 전당포에 맡겼다’고 하더라”며 S양의 처지를 설명했다.
또한 얼마 전에는 해외에 나가게 됐는데 입을 옷이 없다며 눈물을 흘리더라는 것. 티셔츠에 청바지 차림으로 외국에 나가게 할 수 없어 방송출연용 의상이라고 속이고 의류업체로부터 협찬을 받았다고 한다. 이처럼 생활고에 시달리는 유명 연예인은 한두 명이 아니다.
중견탤런트 P씨는 이혼한 남편의 부채로 인해 몇 년째 시달리고 있고 같은 중견탤런트 K씨 역시 남편의 사업실패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주로 영화계에서 활동 중인 L군 역시 매니저가 떠넘긴 2억원가량의 빚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다.
연예계 가는 곳마다“불황도 이런 불황이 없다”
배우들은출연작 제작사는 돈 없어 ‘발만 동동’
현재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는 유명 영어강사 출신 방송인 C씨는 남편의 거듭된 사업 실패로 거액의 빚을 지게 되면서 과도한 채무를 감당할 길이 없어 파산 절차를 밟았다. 사업실패가 아닌 약속 불이행으로 개인회생을 신청한 경우도 있다.
남자 가수 D군은 2006년 한 유명제작사와 전속계약을 맺으면서 수억원을 받고 음반을 내기로 계약했지만 기간 내에 음반을 발매하지 못해 결국 해당 제작자에게 고스란히 3억여 원을 물어줘야 할 상황에 처했다. D군은 결국 채무를 변제할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지난 2008년 12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개인회생을 신청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연예계도 가는 곳마다 “불황도 이런 불황이 없다”며 입을 모은다. 제작자는 돈을 구하러 동분서주하고 연예인들은 출연작품이 없어 발을 동동 구른다. 잘나가는 톱 배우들에게 고민거리가 있을까. 남부럽지 않을 부를 축적했고 여기저기서 오라는 데도 많고, 그저 자기 관리만 잘하면 사고 없이 무사히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어 부러움을 사고 있는 이들이다.
하지만 요즘 톱 배우들에게도 고민거리가 생겼다. 출연할 작품이 점점 적어지고 그렇다고 아무 작품이나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 작품 고를 때마다 더욱 고민이 쌓인다. 작품의 선택이 향후 행보를 좌우하는 경우가 두려움의 대상이다. 이들이 해외 활동에 눈을 돌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최근 톱 탤런트 A양이 출연하려던 영화 제작이 무기한 연기됐다. 그 이유는 투자가 안 돼서다. 영화계, 드라마계가 블루칩으로 떠오른 A양을 잡기 위해 혈투를 벌였지만 그가 2년 만에 선택한 영화가 투자를 못 받아 제작을 못하게 됐다는 것은 연예계 불황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연예인뿐 아니라
매니저도 이직 고려
A양 측은 “영화가 연기됐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제부터 다른 작품을 찾아보는데 고민이다”라고 밝혔다. 과거에도 스타들은 “출연할 작품이 없다”는 말을 종종 했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작품이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요즘 스타들은 말 그대로 작품이 없어 출연을 못하고 있다. 제작이 들어가는 작품 자체가 현저히 줄어든 탓이다. 영화계와 드라마계의 불황보다 더 심각한 곳이 가요계다. 가요계 불황으로 가수들의 침체된 분위기는 변화하는 주위 환경을 보면 알 수 있다. 예전에는 밴을 타고 다니던 톱 가수도 일반 승합차로 차를 바꾸는 경우도 심심찮다.
톱 가수 C양 매니저는 “음반을 발표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 싱글이나 연기 활동 등 다른 돌파구를 찾느라 골머리를 썩고 있다”며 “아울러 부업을 찾거나 이직에 대해 고민하는 매니저들도 많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