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숙 해수부 장관 ‘변신의 여왕’ 된 사연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6.12 14:5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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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이 날개라더니~ ‘장관의 변신은 무죄?’

[일요시사=정치팀] ‘여자의 변신은 무죄’라더니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변화를 시도했다. 말투, 억양, 걸음걸이까지 일단 변신에 성공했다는 평이다. 여성정치인에게 패션은 자기표현의 수단이자 논란의 원인이기도 하다. 여성 리더들이 착용한 아이템은 ‘완판’이 되기도 하고, 때론 비난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윤 장관은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 <일요시사>가 따라가 봤다.



윤진숙 해양수산부 장관은 단 15일 만에 놀라운 변신을 보여줬다. 윤 장관이 인사청문회에서 보여준 모습은 국민에게 큰 실망감을 안겼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여론과 야당의 비난이 빗발쳤다. 국민의 질타도 이어졌다. 한순간에 비난의 화살이 폭포수처럼 쏟아졌다. 혹독한 신고식으로 그동안 속앓이가 심했던 탓일까? 최근 '업그레이드’ 된 윤 장관의 모습이 연일 언론의 조명을 받고 있다. 

자세 낮춰 공식 사과

윤 장관에 대한 인사청문회 이후 한 개그우먼은 윤 장관을 패러디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윤 장관의 패션도 패러디 소재였다. 입술이 돋보이는 붉은 립스틱, 정돈되지 않은 단발머리, 코끝에 걸친 안경, 얼버무리는 말투 등 모두가 조롱의 대상이었다.

인사청문회에서 어설픈 답변으로 여야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임명을 강행한 박근혜 대통령까지 비판을 받게 했던 윤 장관이었다. 특유의 ‘모르쇠’ 답변과 혼잣말, 보기에도 짜증나는 웃음을 유발했던 윤 장관의 어법은 청문회 내내 입방아에 올랐다.

윤 장관은 인사청문회장에서 “GDP 성장이요? 정확하게 모르겠습니다.” “권역까지…. 그게 2000년 몇 년인지 모르겠네.” 등의 답변을 늘어놔, 업무에 대한 무지와 불성실한 모습으로 국민의 질타를 받았다.

하지만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윤 장관은 전혀 딴 사람 같았다. 의원들의 질문에 대해 혼잣말하듯 얼버무리던 버릇을 버리고 “총 4조 2660억원으로 알고 있습니다”라고 답하는가 하면, 깍듯하고 명료한 말투로 “가능한 한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방안을 강구해보겠습니다”라고 답변해 보는 이를 놀라게 했다.


이 자리에서 윤 장관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제기된 불성실한 답변 및 자질 부족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윤 장관은 “농해수위 위원장과 위원 여러분께 정중하게 사과의 말씀을 올리고자 한다.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개인의 부족함으로 인해 위원들과 국민께 큰 심려를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자세를 한껏 낮춰 “후보자가 돼 나름대로 준비를 했지만 청문회에 임하다 보니 제가 알고 있던 이상으로 업무가 광범위하고 현장과 밀접히 연결돼 있어 많이 부족하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 위원들의 지적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여 앞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다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장관은 “청문회에서 제기된 부동산 매매와 관련해 친척들의 개인 비밀보호에 신경 쓰다가 제대로 말씀드리지 못한 것도 국회와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돈된 말투·세련된 의상·우아한 헤어스타일에 걸음걸이까지 
혹독한 신고식 후 청와대 권유로 15일간 ‘비밀과외’ 받아

이어 “앞으로 제 부족한 점을 보완해 나가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해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헌신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 장관은 이날 스스로 몸을 낮춰 사과하는가 하면, 의원들의 질문에도 적극적으로 답했다. 말투도 한결 사근사근해졌고 성실하게 답하려 애쓰는 모습이 확연히 눈에 띄었다.



홍문표 새누리당 의원은 윤 장관이 사과의 뜻을 밝히자 “살이 많이 빠지신 것 같은데 고민이 많았나 보다. 이렇게 진통을 이겨내면 장수하는 장관이 된다. 국민을 안심시키고 좋은 정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격려했다.


무엇보다 달라진 외모가 가장 큰 변화였다. 짧아진 헤어스타일은 세련미를 강조했다. 윤 장관은 와인색 뿔테 안경으로 한층 젊은 감각을 뽐냈다. 메이크업도 달려졌다. 인사청문회 때는 붉은색 립스틱으로 입술을 강조했지만 이날은 은은한 핑크색을 선택했다. 볼륨을 살린 헤어스타일은 한층 더 세련된 모습이었다.

의상도 답답한 셔츠가 아닌 목선이 드러난 흰색 블라우스에 파스텔톤의 실크스카프를 매치해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치아를 보이게 하는 웃음도 짓지 않았다.

윤 장관의 변신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열린 129차 대외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한 윤 장관은 영국의 왕실을 상징한다는 로열블루 컬러의 정장과 진주목걸이를 매치해 여성장관으로서의 위엄을 자랑했다. 노량진 수산시장을 방문했을 때는 ‘빨간 장화’를 신었다. 여성장관이기에 더욱 돋보인 소재였다.

한 패션전문가는 매체를 통해 “여성정치인으로서 스카프와 액세서리를 이용한 세련된 연출은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고 있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전문성에 대한 카리스마 연출과 목주름 등 신체적인 단점 보완은 다소 아쉽다”고 덧붙였다.

‘진숙스타일’에 이목 집중

또 다른 전문가는 “메시지를 전달할 때 내용의 중요도는 7밖에 안 된다”라고 설명했다.

윤 장관의 이 같은 변신에는 치밀한 ‘비밀과외’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종편채널인 JTBC는 윤 장관이 청와대의 권유로 15일간 아나운서 전문학원에서 걸음걸이부터 화법, 화장법 등을 배웠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단기과외로 놀라운 발전을 보인 윤 장관의 향후 패션스타일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과를 계기로 ‘윤진숙 사태’는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윤 장관이 스스로 변화한 외모처럼 5년 만에 부활한 해양수산부도 새롭게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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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