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 추천] 내나라 호국 · 안보여행 ②연천안보관광

분단의 현장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다

해마다 6월이면 생각나는 한국전쟁. ‘세계 유일의 분단국’이란 수식어는 우리나라의 아픈 현실을 말해주고, 남과 북을 가로막은 철책과 지뢰, 군부대로 상징되는 DMZ(비무장지대)는 한국전쟁의 아픔을 여실히 보여준다.

 

호국 얼 찾아가는 뜻 깊은 안보여행


애잔한 역사를 품은 비극의 땅이지만, 마냥 슬프지는 않다. 안보관광이라는 이름 아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걸음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경기도 북부의 연천으로 떠나는 안보관광은 철책 너머로 손에 닿을 듯한 북한이 한눈에 들어오는 승전OP(Observation Post, 초소)에서 시작된다.
승전OP는 철원이나 고성 지역에 설치된 여행객을 위한 전망대와 달리 육군 25사단이 북한군의 활동을 관측하기 위해 운용하는 최전방 관측소다. 그러다보니 망원경 시설이 갖춰지지 않았지만, 국군 관측소와 북한군 관측소의 거리가 750m에 불과해 북한 땅을 생생하게 살펴볼 수 있다. ‘북녘의 산하는 어떤 모습일까?’ 하는 궁금증을 해소하기에 충분하다.

 


전쟁 흔적 오롯한
호국 숨결의 땅

승전OP 앞으로 남방한계선의 철책이 길게 늘어섰고, 2km 북방에 휴전선이라 부르는 군사분계선이 있다. 군사분계선 앞에는 태극기와 유엔기가 꽂힌 GP(Guard Post, 휴전선 감시초소)가 있고, 북쪽으로 2km 지점에 북방한계선이 있다.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남북 2km 사이에 국군과 북한군의 관측소와 초소가 빼곡하게 설치돼 있다. 사소한 움직임도 금방 알아챌 수 있을 만큼 시야가 확 트였고, 개미 기어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하다. 무거운 분위기 때문에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것도 잠시 뿐이다.
철책 주변은 흔히 볼 수 있는 시골풍경과 다르지 않다. 나지막한 산자락이 파도처럼 이어지고, 잡초가 우거진 넓은 들이 펼쳐진다. 한국전쟁이 사람들의 왕래를 막아놓았을 뿐, 생명의 자유로운 움직임마저 없는 것은 아니다. 노루와 산양 같은 동물이 뛰어다니고, 독수리와 참매 등 새들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희귀한 식물들이 자생한다.

 

철조망에 걸린 희망의 메시지./승선OP를 알리는 지형도.


민통선 안에서 농번기를 맞아 분주하게 모를 가꾸고, 밭을 일구는 농부들이 보인다. 풍경만 보면 남과 북이 대치하는 일촉즉발의 공간이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과 다르지 않아 언젠가는 자유롭게 왕래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품게 된다.

 아직은 남과 북이 마주하고 있기에 군인들이 24시간 경계 임무를 수행한다. 승전OP의 감시 망원경으로 북한 초소와 북한군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감시 중이다. 우리 땅이 왠지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 낯선 풍경이 안보관광에서 접할 수 있는 선물이다.


안보관광을 할 때 지역에 대한 설명은 반드시 들어야 한다. 눈으로 보고 있어도 어디가 북한 땅인지, 멀리 보이는 건물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휴전선과 너른 평지, 중첩되는 산자락이 전부다. 하지만 승전OP 내 전망대에 마련된 지역 모형도를 보며 담당 군인의 설명을 듣고 나서 주위를 바라보면 느낌이 다르다. 내가 보는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어느 것이 북한군이 국군을 관측하는 초소이며 북한군이 주둔하는 부대인지 자세히 알 수 있다. 그러고 나서 북녘을 바라보면 눈에 들어오는 것이 훨씬 많고, 남북이 대치하는 상황이 절로 실감 난다.

 

1·21무장공비 침투모습을 재현한 모형물. / 6·25전쟁 당시 사용했던 총알.

승전OP 다음으로 방문할 곳은 1·21무장공비침투로다. 1968년 1월17일 밤11시 북한군 민족보위성 정찰국 124군 소속 김신조를 포함한 무장공비 31명이 남방한계선을 넘어 침투한 곳이다. 이들은 한국군 복장에 수류탄과 기관총으로 무장하고 1월21일 서울에 잠입, 청와대와 주요기관을 폭파하고 요인을 암살하고자 했다.
그러나 19일 오후 9시경 파주시 법원리에 거주하는 나무꾼이 신고하여 군경 합동으로 소탕 작전이 펼쳐졌다. 이들은 세검정고개 자하문을 통과하려다 근무 중이던 경찰의 불심검문을 받아 정체가 드러나자, 수류탄을 던지고 기관총을 난사해 많은 경찰과 시민들이 죽거나 다쳤다. 세검정 일대에서 사살 29명, 도주 1명, 생포 1명으로 상황이 종료되었다.

 
1·21무장공비침투로는 무장공비가 침투한 구간을 걸으며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당시 이곳에 주둔한 미군 2사단 방책선 경계부대가 설치한 경계철책과 철조망을 뚫고 침투하는 무장공비의 모형물이 전시됐다. 경계철책에는 통일의 염원을 담은 희망리본이 가득 달려 있어 분단의 아픔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연천은 낭만적인 여행길은 아니지만, 민족의 상처와 아픔 위에서 더욱 건강한 미래를 이야기하는 여행지다. 가까이 보이는 북녘 땅, 남북을 가로지르는 휴전선을 바라보며 가슴과 머리를 맞대어 우리에게 주어진 어려운 숙제를 풀고 희망을 이야기해보자.

승전OP 인근에는 경순왕릉, 호로고루 등 역사 유적지가 있다. 경순왕릉은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978)의 능이다. 백제의 잦은 침입과 각 지방 호족들의 할거로 국가기능이 마비되는 상태에 이르자, 경순왕은 고려에 평화적으로 나라를 넘겨주고 왕위에서 물러났다. 고려 왕건의 딸 낙랑공주와 결혼했고, 고려에서 태자보다 높은 정승공에 봉해지기도 했다.

 

발걸음마다 역사와 문화 숨결 가득



아픈 역사 위
여름이 익어가네

경순왕이 세상을 뜨자 신라 유민들이 경주에서 장례를 치르려 했으나, 고려 조정에서 “왕의 관은 100리 밖으로 나갈 수 없다” 하여 현재 위치에 장례를 지냈다. 경순왕릉이 신라의 왕릉 중에서 유일하게 경주를 벗어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후 오랜 세월이 흐르면서 능의 존재가 잊혔다가, 조선 영조 23년(1747년) 후손들이 왕릉 주변에서 묘지석을 발견해 조선 후기 양식으로 재정비되었다.

경순왕릉 전경.

고구려의 방어성곽인 호로고루성.

 

호로고루는 임진강에 위치한 고구려의 성곽이다. 평지에 설치한 성곽으로 남한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삼각 형태가 이채롭다. 성곽이 위치한 고랑포 여울목은 임진강 하류에서 처음 만나는 여울목으로, 배를 이용해야 건널 수 있는 군사적 요충지다. 호로고루는 고구려가 임진강 방어선을 관장하는 국경 방어 사령부가 있던 곳이다.


승전OP에서 전곡 방면으로 가다 보면 고려 태조를 비롯해 현종, 문종, 원종의 위패와 고려시대 공신 16명의 위패를 모신 숭의전이 나온다. 해마다 고려의 네 왕과 16공신에게 제향을 지내는 곳이다. 입구에는 ‘어수정’이라는 우물이 있는데, 태조 왕건이 그 물을 즐겨 마셨다고 한다.
한탄강 주변에 있는 연천 전곡리유적도 들러볼 만하다. 우리나라 구석기시대 유적을 대표하는 곳으로, 1978년 주한 미군 병사가 그때까지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발굴되던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를 발견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유적지가 되었다.

 

선사박물관 안의 모습./선사시대 움막.

 

유적지에는 토층 전시관과 움집, 선사시대 야외 체험관 등 구석기인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는 시설이 갖춰졌다. 유적지 내 전곡선사박물관에서는 인류의 진화 과정, 선사시대의 자연환경, 구석기시대의 예술 등 구석기시대 문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자료제공 : 한국관광공사
www.visitkorea.or.kr

  

                                 - 여행정보 -

 

 당일 여행 코스

 승전OP→1·21무장공비침투로→경순왕릉→호로고루→숭의전

 1박 2일 여행 코스
 ▲ 첫째 날 : 승전OP→1·21무장공비침투로→경순왕릉→호로고루→숭의전
 ▲ 둘째 날 : 연천 전곡리유적→한탄강유원지→재인폭포→허브빌리지

 관련 웹사이트 주소
 ▲ 연천군 문화관광 www.iyc21.net에서 ‘문화관광’ 클릭
 ▲ 연천 전곡리유적 031-832-2570, www.goosukgi.org
 ▲ 전곡선사박물관 031-830-5600, www.jgpm.or.kr

 문의 전화
 연천군청 문화관광체육과 관광팀 031-839-2061

 대중교통 정보
 승전OP와 1·21무장공비침투로는 대중교통으로 돌아볼 수 없으니,
 자가용을 이용하는 편이 효율적이다.


 자가운전 정보
 ▲ 자유로→문산 IC→37번 국도→장남교→경순왕릉→승전OP
 ▲ 의정부→동두천→한탄강다리 건너기 전 좌회전→37번 국도 문산·적성
     방면→적성→장남교→경순왕릉→승전OP 

 숙박 정보
 ▲초성모텔 : 청산면 청신로, 031-835-2610(굿스테이)
 ▲조선왕가 한옥호텔 : 연천읍 현문로, 031-834-8383, www.royalresidence.kr(한옥에서의 하루)
 ▲허브빌리지 클럽플로라 : 연천군 왕징면 북삼로20번길, 031-833-3322, www.herbvillage.co.kr

 식당 정보
 ▲ 언덕너머매운탕 : 쏘가리매운탕, 군남면 솔너머길, 031-833-0447
 ▲ 하남식당 : 매운탕, 전곡읍 선사로, 031-832-0625
 ▲ 고려가든 : 손두부버섯전골·버섯불고기, 미산면 숭의전로,
  031-835-5464, www.goryogarden.co.kr
 ▲ 망향비빔국수 : 비빔국수·만두, 청산면 궁평로, 031-835-3575

 축제와 행사 정보
 DMZ민통선예술제 : 2013년 6월 6~30일, 학곡리 평화누리길
 031-835-2859, www.sj-gallery.com 

 주변 볼거리
 태풍전망대, 열쇠전망대, 허브빌리지, 한탄강유원지, 동막골유원지, 재인폭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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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단독]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탈옥했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모씨와 조직원 3명이 필리핀 현지 수용소서 탈옥한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와 함께 보이스피싱 등의 범행을 함께한 조직원 포함 총 4명은 최근 필리핀 루손섬 남동부 지방 비콜 교도소로 이감됐던 것으로 확인된다. 이후 지난 4월 말, 현지서 열린 재판에 출석한 박씨와 일당은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한 수사 당국 관계자는 “박씨와 일당 3명이 교도소로 이송되는 과정서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구체적인 탈출 방식 등 자세한 내용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로 알려져 충격을 안겼던 바 있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간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왔다. 특히,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는 후문이다. 박씨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 “박씨가 마닐라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필리핀 루손섬 비콜교도소 수감 보이스피싱 이어 마약 유통까지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또, 박씨는 새로운 마약왕으로 떠오르고 있는 송모씨와 함께 비콜 교도소로 이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비쿠탄 교도소에 수감돼있는 한 제보자에 따르면 “박씨의 텔레그램방에 있는 인원이 10명이 넘는다. 대부분 보이스피싱과 마약 전과가 있는 인물들로 한국인만 있는 것도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씨는 본래 마약과는 거리가 멀었던 인물이다. 송씨와 안면을 트면서 보이스피싱보다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마약 사업에 빠지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이 교도소 내에서 마약 사업을 이어왔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 안팎에서는 “새로운 조직을 꾸리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들이 비콜 교도소서 탈옥을 계획 중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쿠탄 교도소 관계자는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서 약 100만페소(한화 약 2330만원) 정도면 인도네시아로 밀항이 가능하다. 비콜 지역 교도소는 비쿠탄보다 탈옥이 쉬운 곳”이라고 증언한 바 있다. 한편, 지난 7일 외교부와 주필리핀 대한민국 대사관 측은 정확한 탈출 방식이나 사건 발생 일자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일축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