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보는 부동산 동향] 박근혜정부 야심작 주민 반대로 ‘휘청 ’

말 많은 ‘행복주택’뭐기에…

희망이 넘치는 따뜻한 행복주택. 이런 캐치프레이즈로 정부가 추진하는 행복주택 사업이 논란이다. 사업지로 선정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집값 하락 등을 우려해서다. ‘내 집 앞은 안 된다’는 일종의 ‘님비(NIMBY) 현상’. 박근혜정부의 부동산 핵심 공약이 날아갈 판이다.

 

수도권 도심 시범지구 7곳 49만㎡ 지정
일자리 창출·친환경 복합주거타운 조성

박근혜정부의 부동산 핵심 공약인 행복주택 사업이 추진된다. 오류·가좌·공릉·고잔·목동·잠실·송파 등 수도권 도심 7곳에 행복주택(60㎡ 이하 소형 임대주택) 1만호가 건설된다. 시범지구인 이들 지역은 친환경 복합주거타운으로 조성된다. 각 지구별로 특화해 개발한다.

 

“따뜻한 안식처”
각 지구별 특화

국토교통부는 최근 박근혜정부에서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주요 국정과제인 ‘행복주택 프로젝트’의 수도권 7개 시범지구를 발표했다.

서승환 장관은 “행복주택이 젊은이들에게는 희망의 디딤돌이 되고, 어르신들이나 장애인들에게는 편안하고 따뜻한 안식처가 되도록 하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국토부는 주거수요가 풍부한 수도권 도심에 철도부지 4개 지구, 유수지 3개 지구 등 총 7개 지구에 약 49만㎡를 지정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양호하고, 주변에 학교 및 상업시설 등 주거 편의시설이 충분히 구비된 지역을 중심으로 권역별 배분을 통해 특정지역에 치우치지 않도록 지구를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7개 지구는 복합기능공간과 일자리 창출, 친환경 소통공간으로 개발된다. 국토부는 지역경제가 활성화되도록 임대주택 외에 업무·상업기능을 복합적으로 디자인하고, 주변 구도심에 대한 도심재생을 연계시켜 추진한다.

유관부처 간의 협업을 통해 사회적기업, 창업 및 취업지원센터 등을 유치해 입주민과 지역주민의 일자리 걱정을 덜어준다는 복안.

주민센터, 파출소, 보건소 등 공공시설도 유치해 주민들이 편리하고 안전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든다. 또 대중교통이 편리한 입지적 특성을 활용하고, 새로 조성한 인공대지 위를 녹지 공원화해 인근 주민에게 개방한다. 계획 시 보행공간, 자전거 도로, 바람길, 일조환경 등을 포함시켜 행복주택을 친환경 복합주거타운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특히 국토부는 행복주택 시범지구의 입주자 특성과 지역 여건 등을 검토해 지구별 특화전략을 마련했다. 다음은 각 지구별 개발방향이다.

 


오류동지구 = 서울시 구로구 오류동 일대에 조성되는 오류동지구는 친환경적이고 건강한 행복주거타운으로 추진된다. 사업면적 10만9000㎡에 행복주택 1500호를 건설할 예정. 수용가능인구는 3450명(316.5명/ha)이다. 국도46호선, 남부순환로, 지방도 397호선, 오류동역(국철, 경인선) 등이 인접해 광역 및 도심 접근성이 우수하다.
단순한 노인복지의 관점을 넘어 이 지역에 거주하는 어르신들과 입주민을 대상으로 일자리가 지원될 수 있도록 창업·취업 지원센터 및 사회적기업 유치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개발될 오류동지구는 단절된 도시를 데크로 연결하고, 체육공원 등을 조성해 친환경 건강도시로 변화한다. 공공시설 허브로 활용될 수 있도록 주민복지센터, 건강증진센터 등도 마련한다.


가좌지구 = 서울시 서대문구 남가좌동과 마포구 성산동·중동 일대에 조성되는 가좌지구는 지역 간 소통의 공간인 ‘브릿지 시티’형태로 개발된다. 경의선 가좌역에 위치한 가좌지구는 사업면적 2만6000㎡에 650호를 건설할 계획. 수용가능인구는 1495명(575명/ha)이다.
내부순환로(성산IC), 국도 48호선, 경의선 및 공항철도(가좌역) 등으로 도심 접근성이 우수한 지역이다. 인근 5㎞ 이내에 연세대, 홍익대 등 많은 대학이 위치하고 있어 대학생을 위한 주거공간을 마련한다. 경의선 철도로 인해 지역 교류가 힘든 상황이지만, 철도로 나눠진 지역을 데크 브릿지로 연결해 지역 간 소통의 공간을 제공한다.


공릉지구 =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 일대에 들어서는 공릉지구는 녹지와 대학문화가 함께하는 도시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경춘선 폐선부지에 사업면적 1만7000㎡, 200호를 건설할 예정. 수용가능인구는 460명(271명/ha)이다. 서울외곽순환도로, 국도3호선, 지하철 7호선(공릉역) 등 기반시설이 양호하다.
다만 현재 이 지구는 반경 2㎞내 과학기술대 등 4개 대학이 있고, 주거 밀집지역임에도 문화공간 및 편의시설 등이 열악하다. 반경 1㎞ 이내에 근린공원도 없는 지역이다.
이에 따라 공릉지구는 녹지와 대학문화가 함께하는 도시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대학생을 위한 주거공간과 재능기부 공간을 조성하고 지역주민을 위해 문화·휴식공간인 소규모 공연장, 공원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고잔지구 =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일원에 건설되는 고잔지구는 다문화 소통의 공간으로 조성된다. 수도권 전철 4호선에 위치한 철도부지에 사업면적 4만8000㎡에 1500호를 건설할 계획. 수용가능인구는 3450명(714명/ha)이다. 안산은 외국인 거주비율 1위 도시다. 인근 3∼4㎞엔 서울예술대학교와 한양대학교 안산캠퍼스가 자리 잡고 있어 외국인과 젊은 계층이 함께 어울려 살고 있다.
국토부는 이러한 특성을 살려 고잔지구의 개발 테마를 ‘문화 소통’으로 정했다. 지구 내 주민 소통 및 정서 함양을 위해 문화예술공간을 마련하고 외국인 근로자를 위한 다문화 교류센터도 제공한다. 슬럼화 되기 쉬운 철로교각 하부에는 다문화 풍물시장, 체육공원, 주민 쉼터 등을 조성해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소통의 공간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국도39호선, 국도42호선, 고속국도50호선(영동고속도로), 고속국도15호선(서해안고속도로) 등이 통과해 교통여건이 좋다.


목동지구 = 서울시 양천구 목동 일대에 들어서는 목동지구는 ‘물과 문화’를 주제로 개발된다. 복개유수지 10만5000㎡에 2800호를 건설할 계획. 수용가능인구는 6440명(614명/ha)이다.
이 지역은 소비, 문화, 운동시설이 충분한 주거환경과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교육열로 특히 유명한 곳이다. 유수지는 현재 공영주차장, 쓰레기선별장, 테니스장 등 다수의 공공시설이 무질서하게 산재돼 있다. 유수지 기능을 유지하면서 기존 공공시설을 체계적으로 정비하고, 물과 문화를 주제로 자원순환센터와 연계한 물테마 홍보관 및 친수공간과 목동 문화예술거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국회대로(8차로), 안양천로(6차로), 지하철 5호선(오목교역), 경인고속도로, 서부간선도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잠실지구 =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 일대에 자리 잡는 잠실지구는 스포츠와 공동체문화가 살아있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유수지로서 사업면적은 7만4000㎡에 1800호를 건설할 계획. 수용가능인구는 4140명(558명/ha)이다.

 

문화와 소통
주거·휴식공간

현재 유수지는 축구장, 야구장 등 체육시설과 주차장으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본래의 홍수위 조절 등 방재기능을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체육공원 등 스포츠와 공동체 문화가 살아있는 공간으로 조성된다.
동부간선도로, 남부순환로, 올림픽대로와 지하철2호선(종합운동장역), 지하철9호선(개통예정) 등 교통여건이 우수하다.


송파지구 = 서울시 송파구 가락동 일대에 지정된 송파지구는 ‘활기찬 오픈마켓’콘셉트로 개발된다. 유수지로 11만㎡에 1600호를 건설할 예정. 수용가능인구는 3680명(336명/ha)이다.
1987년 탄천변에 조성된 송파유수지는 주택밀집지역에 위치해 가락시장과 가깝다. 지역이 활기차게 생동할 수 있는 오픈마켓을 기본콘셉트로 친근한 이미지의 벼룩시장을 통한 자발적인 교류를 유도하고 화합과 배움을 위한 복합문화센터와 도서관을 건립함으로써 나눔과 교감의 장을 만들 계획이다. 동부간선도로, 남부순환로, 올림픽대로와 지하철2호선(송파역), 지하철9호선(개통예정) 등이 인접해있다.


정부는 7개 시범지구를 시작으로 점차 지방 대도시권까지 확산시켜 행복주택을 본격적으로 공급해 나갈 계획이다. 행복주택이 도심 내에서 일자리, 복지, 문화, 공공생활의 구심점으로 기능하도록 조성해 낙후된 도심도 다시 활성화시켜 나가겠다는 방안이다.


국토부는 수요분석 용역을 통해 지구별 인구구조, 주거수요, 시장상황, 지역여건 등을 좀 더 구체적으로 검토해 행복주택을 수요자 맞춤형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행복주택의 수혜계층을 늘리기 위해 올해 내 LH의 미매각용지 등을 포함한 유휴 국·공유지를 발굴해 추가 공급도 병행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오는 7월 말까지 7개 후보지를 행복주택 사업지구로 지정하고, 연말까지 시범사업 1만호에 대한 사업승인까지 완료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관련법령을 연말까지 정비하고, 정부부처 간 유기적인 협력을 위한 ‘행복주택 협업 TF’를 국토부 내에 설치해 사업추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행복주택을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집값 하락 등을 우려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해당 자치구마저 주민들 쪽에 서면서 사업 자체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가장 반대가 심한 곳은 목동지구로 지정된 양천구다. 이 지역 주민들은 행복주택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집단 반발하고 있다.
양천구 비대위는 “국토부가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행복주택 시범대상 지역을 선정했다”며 홍수위험, 교통정체, 인구·학급 과밀화 등을 문제 삼아 사업 재검토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사업 둘러싼 잡음 끊이지 않아
집값하락 등 우려 지역서 반발


공릉지구와 고잔지구 주민들도 “사업 자체를 철회해야 한다”며 ‘절대 불가’주장을 분명히 했다. 나머지 지구들은 아직 주민 의견 수렴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신중한 입장이지만 주민들의 얼굴엔 달갑지 않은 표정이 역력하다.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예정대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5일 시범지구 7곳에 대한 주민공람공고를 냈다. 국토부 관계자는 “지역 주민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지구계획에 반영할 것”이라며 “민간임대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절대불가 입장
국토부는 강행


국토부는 지구지정 전까지 지구별 수요조사와 설문조사 등을 통해 해당 지역별 수요에 맞는 합리적인 계획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달 12일엔 평촌 소재 국토연구원에서 행복주택 공청회를 열고 정부와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행복주택 정책방향과 소음·진동, 악취 저감방안 등을 논의한다. 공청회에는 시범지구 주민대표와 관련 시민단체 대표도 참석시킬 예정이다.

 

- Q&A로 풀어본 행복주택은? -

 

Q. 행복주택이 기존 보금자리주택과 다른 점은?
A. 행복주택은 도심 내 건설돼 서민층의 실질적인 임대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보금자리주택은 주로 개발제한구역 등 도시 외곽에 건설, 저소득층의 직주근접이 곤란해 출퇴근시 교통난 등 부작용 발생한다. 기존의 영구·국민임대주택보다 대학생, 사회초년생 등 우선 공급대상을 다양화해 수요자 맞춤형으로 공급한다.
 
Q. 도심에 개발하면 교통 체증이 증가하지 않을까?
A. 많은 비용으로 대규모의 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대신 보행 접근로,자전거 길 등을 통해 인접한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하고, TOD 방식 등을 접목시켜 단지를 설계해 교통 정체 등의 문제를 최소화한다. 또 향후 교통영향평가 등을 통해 지자체와 협의해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세심하고 구체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것이다.
 
Q. 철도부지나 국공유지를 활용할 경우 사업시행 주체는?
A. 기존 주택사업을 수행해온 LH 및 SH 등이 사업시행자로서 행복주택의 지구지정·주택사업계획 등 사업의 전반을 주관할 예정이다. 철도공사, 철도시설공단, 지자체 등은 철도부지, 유수지, 공유지 등의 대상 토지를 제공(점용료 수익)한다. 이를 위해 사업 시행관련 유관기관 간 협약 체결을 추진할 예정이다.
 
Q. 건설로 인한 혼잡·환경·소음 해결 방안은?
 A. 지구지정·지구계획 단계에서 실시하는 환경 및 교통영향평가, 사전재해영향성검토 등을 거쳐 주변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행복주택 건설을 통해 도심재생 및 지역의 커뮤니티 활성화 효과도 거둘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Q. 유사한 해외사례는?

A. 일본, 홍콩, 프랑스, 독일 등 많은 선진국에서 철로상부, 유휴 국공유지 등을 활용해 복합적으로 개발한 사례가 있다. 프랑스 리브고슈와 몽빠르나스, 일본 니시다이 주택단지, 독일 슈투트가르트, 홍콩 쿨롱베이 데파트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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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