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세 경보’ 대기업 해외골프장 소유 실태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3.06.07 19: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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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조세피난처 비자금·로비 창구?

[일요시사=경제1팀] 재계에 탈세 쓰나미가 덮쳤다. CJ그룹의 해외비자금에 대한 검찰 수사가 역외 탈세에서 비롯됐고, 같은 의혹을 받고 있는 해외 조세피난처에도 거액의 자산가들이 연루돼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의심의 눈초리가 ‘해외 골프장’에도 쏠리고 있다. 그간 골프장이 오너의 비자금 조성 창구로 종종 이용돼 왔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이 인수·운영 중인 해외 골프장은 대부분 일본과 중국에 편중돼 있다. 특히 지난 2004년부터 2008년까지는 원화 가치 상승과 국내 골프 붐을 타고 인·허가 절차가 까다로운 국내 골프장 대신 해외 골프장을 인수·건설하려는 기업이 쇄도했다. 공급 과잉론이 제기되던 국내보다는 원화 강세를 배경으로 싼 값에 매물을 사들일 수 있는 근거리의 해외 골프장이 투자가치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또 국내에서 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지자체 등으로부터 800건이 넘는 인·허가를 받아야 하고 780개의 도장이 필요하지만 해외 골프장은 가격만 맞으면 손쉽게 인수할 수 있었다.

한국 기업인들
일본서 ‘큰손’

국내 기업 중 해외 골프장을 가장 많이 소유한 기업은 ㈜한국산업양행이다. 일본 야마하 골프카트 수입업체인 한국산업양행의 유신일 회장은 일본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지난 2003년부터 일본 골프장을 잇달아 현지법인 명의로 매입했다.

일본 나가사끼의 명문클럽인 ‘페닌슐라 오너즈’ 골프장과 일본 골프장 최대 밀집지역으로 불리는 자바현의 ‘요네하라’ 골프장과 ‘이스미’ 골프장, 후쿠오까의 ‘레이크사이드’골프장, 구마모토현의 ‘INO' 골프장, 센다이의 ’Airport' 골프장 등 총 5개의 골프장을 인수해 운영 중이다.

특히 나가사키에 있는 페닌슐라 오너즈 골프장은 일본 내에서 한국인 전용회원제로 운영되는 유일한 곳으로 인기가 높다. 잔장 7022야드 18홀 규모로 빼어난 자연 풍치와 새로운 코스로 골퍼들 사이에서 ‘동양의 페이블 비치’라는 명성까지 얻고 있다. 이곳은 최문휴 전 아시아나 CC사장에 이어 현재 박갑철 아시아체육기자연맹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식품회사 해찬들의 전 회장인 오형근 에딘버러 CC 공동회장도 일본의 부동산 거품이 빠지면서 곳곳의 골프장이 연달아 부도를 내 헐값에 쏟아지던 무렵, 일본의 큰 레저업체인 로얄그룹 골프장 3곳을 인수했다.

현재 3곳의 일본 골프장을 총괄 지휘하는 유정웅 사장은 인수할 때부터 오 회장에게 큰 힘을 실어주었던 인물이다. 1998년 공군 준장 예편 후 남수원CC 대표이사를 역임했던 유 사장은 오 회장과는 대전고등학교 동창이자 수십년을 동고동락해 온 인연으로 일본 골프장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개나 소나 다…가격만 맞으면 손쉽게 인수 가능
대부분 일본·중국 편중 동남아·미국서도 운영

이들은 대하(大河)주식회사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3개의 골프장 이름을 ‘大河’의 일본어 발음 ‘타이가’를 넣어 ‘오다마타이가컨트리클럽’, ‘나코스타이가컨트리클럽’, ‘나스타이가컨트리클럽’으로 지어 개장해 운영하고 있다.

경북 구미의 선산CC와 제이스CC, 경주의 제이스 씨사이드CC 등 3개 골프장(54홀)을 운영 중인 ‘재일교포’ 전용사 동과그룹 회장도 일본 5곳(고바야시, 휴가, 가노야, 기타코, 히고)에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다.

코리아나 호텔도 2007년 ‘버블 경제’의 희생양이 된 아이와 미야자키 골프장을 인수했다. 호텔 측은 하와이 호놀룰루에 있는 이와 비치 골프장을 운영하는 등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하면서 축적한 세련된 서비스와 일본 전통의 서비스를 접목시키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 밖에 사조산업, 혼마왕도, 베어스타운, 반도건설 등이 일본 골프장을 인수해 운영 중이다. 또 승은호 서서울CC회장이 세운 인도네시아 코린도 그룹도 일본 가고시마의 게도인 GC를 사들였으며 상무종합개발 선산토건 쌍용투자개발 등도 일본 골프장을 인수했다.

거침없이
부지 싹쓸이

대기업 가운데는 한화그룹이 지난 2005년 일본 규슈 나가사키공항CC를 매입했다. 국내에서 4개 골프장과 13개 콘도를 운영 중인 한화는 호텔 수영장 요트계류장이 딸린 이 골프장을 리모델링해 오션팰리스CC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다.

한화에 이어 금호아시아나그룹도 대기업으로는 두 번째로 지난 2006년 말 중국 산동성 웨이하이에 있는 범화골프장을 매입했다. 범화골프장은 골프코스를 정비하고 클럽하우스와 호텔을 추가로 지어 새 단장한 뒤 2008년 9월 ‘웨이하이 포인트 오션 사이드 골프&온천리조트’로 재개장했다.

웨이하이포인트는 현재 호텔&골프 리조트 이용 고객에게 금호리조트에서 여행일정에 맞춰 항공, 공항픽업, 호텔, 골프, 외부관광, 비자발급 등 모든 여행서비스를 ‘원-스탑’ 처리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의 박성수 회장도 레저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해 남태평양 사이판에 자리잡은 유명 골프장인 ‘코럴오션 포인트(COP)’ 리조트 클럽을 인수했다. COP리조트 클럽은 한국인들도 많이 찾는 골프장이다. 필리핀해와 맞닿은 사이판 남부에 위치해 코스를 도는 내내 바다를 마주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총 코스 길이는 7015야드로 사이판에 있는 골프장 중 가장 길다. 90여개의 객실과 수영장,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도 갖췄다.

이랜드는 지난해 초 인수한 ‘퍼시픽 아일랜즈 클럽(PIC)’ 사이판이 COP리조트 클럽 옆에 자리 잡은 점을 감안해 두 리조트를 묶어 골프와 워터파크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상품을 개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골드·코리아CC를 운영 중인 이동준 코리아 골프 아트빌리지 회장도 2005년 미국 샌디에이고 인근에 있는 선시티골프&아트빌리지를 1000만달러에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코스는 18홀이지만, 딸려 있는 부지가 약 10만평에 달해 리모델링을 거쳐 재개장했다.

이 회장은 2007년에는 일본 효고현에 있는 갤럭시 리조트를 8억 5000만엔에 인수했고, 2008년 3월에 ‘스프링골프&아트리조트’로 이름을 바꿨다. 중국 상하이 인근의 난퉁(南通)에도 2008년 봄 개장했다.

이외에도 르메이에르건설이 호주 호라이즌 골프리조트를 인수했으며, 레저전문기업인 토비스리조트가 태국 칸차나부리소재 블루사파이어골프장을 사들였다. 또 대구CC를 운영하는 경산개발은 1996년 중국 다롄에 골프장을 직접 건설, 현재까지 운영해오고 있으며 리솜리조트는 중국 위해의 리솜골프리조트 웨이하이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탈세·횡령 혐의
‘골프왕’법정행

기업이 해외 골프장 소유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골프장 영업을 통한 수익 창출 보다는 사업상의 필요와 자체적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함이 크다. 골프장 부지가 부동산 투자의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하지만 그룹사 차원의 원활한 골프장 예약이 주된 목적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때때로 불법이 이뤄지기도 한다. 일본의 파산한 골프장을 잇달아 사들여 이른바 ‘골프왕’으로 불리고 있는 유신일 한국산업양행 회장이 대표적이다. 유 회장은 지난 2011년 100억원대 탈세·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유 회장은 주로 수입증명서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수입 물량을 부풀렸다. 직원들이 시중은행 외국환 거래영수증 양식에 컴퓨터로 출력한 날짜와 액수를 풀로 붙이고 이를 복사하는 방식으로 매입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도 받았다.

세무조사에 대비해서는 회계자료를 위조했고, 실제로 국세청 세무조사 과정에서 위조된 회계자료를 제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 탈세 발생하기도” 검은돈 마련 개연성 높아

이런 수법으로 유 회장은 2004년부터 2009년까지 법인세 24억원, 소득세 7억원을 포탈했고, 회삿돈 73억원을 빼내어 개인적으로 유용했다. 법원은 유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40억원, 그리고 복지시설 봉사활동 180시간을 선고했다. 일본 골프장 5곳을 인수 할 수 있었던 자금 출처 등에 대한 의혹도 불거졌지만 수사는 이것으로 마무리됐다.

지난해에는 영업정지 된 한국저축은행 윤현수 회장이 유명 휴양지인 보르네오섬의 한 골프장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이 제기 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사정기관 한 관계자는 “대기업 뿐 아니라 재무구조가 튼튼한 중견기업들이 해외 골프장을 운영하는 뒷배경에 의심이 가는 것은 사실”이라며 “결국 해외 골프장도 부동산 사업이라 투자자금조로 돈을 빼돌릴 가능성이 있고, 비용을 과다 계상해 돌려받는 수법으로 검은돈을 마련할 개연성도 있다”고 말했다.

“적법한 절차…
법적 문제없다”

이런 의심의 눈초리에 해외 골프장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들은 난색을 표했다. 한 기업 관계자는 “(해외 골프장 인수는) 여행·레저 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그룹 방침에 따른 것”이라며 “관광객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점을 눈여겨보고 일종의 투자를 한 것 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도 “원화 강세 당시, 싼 값에 매물을 사들인 것으로 안다. 신고도 했고 적법한 절차에 따랐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이미 인수한 골프장들의 경영 실적이 좋지 않고, 그렇지 않아도 역외탈세 문제로 시끄러운 상황에서 이런 의심들이 어떤 형태로 불거질지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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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