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표심 흔든 박근혜 ‘경제민주화’ 공약 중간점검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3.05.10 18:3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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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 따로~ 속 따로~ 호박에 줄 긋는 다고 수박되나?

[일요시사=정치팀] 경제민주화는 18대 대선 최대 화두였다. 여야 모두 경제민주화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대국민 지지를 호소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박근혜정부 출범 두 달여가 지나서야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들이 입법화되고 있지만, 계류된 법안이 수 백 개인 것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관련 법안이 통과된 이후 여야가 정부조직개편안에 이어 또다시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 경제민주화를 둘러싼 극심한 진통이 예상되는 실정이다. 대선 표심을 흔들었던 경제민주화는 어디까지 진척되고 있는지 <일요시사>가 짚어봤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경제민주화 법안이 무리한 것은 아닌지 걱정되며, (기업 활동을) 자꾸 누르는 것이 경제민주화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이로부터 보름 후 하도급법과 금융시장법 통과로 경제민주화는 첫발을 뗐다. 통과된 법안은 총 7건이었다.

제1호 하도급법안
법원 판결 받아야 효력

국회를 통과한 경제민주화 ‘제1호 법안’은 불공정하도급거래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안이다. 법안은 기존의 징벌적 손해배상의 내용을 세 가지로 확대한 것으로 ▲원청업자의 하도급업체에 대한 부당 단가인하 ▲부당 발주 취소 ▲부당 반품 등이 제재 대상이다. 이에 대한 피해를 3배의 범위에서 손해배상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정무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건설업에만 국한된 게 아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도 협력사들이 있다. 이들 관계에서 원청업자는 하도급업체에 무리한 요구를 한다. 납품단가를 후려친다든가 물가인상률만큼 올려주지 않는다든가….”라고 발의의 배경을 밝혔다.

법안 통과될 때마다
당혹한 재계 반발

그는 이어 “하도급업체가 100 정도 피해를 봤다고 하면, 법원에서는 100도 받기 어려웠다. 이제는 300까지 손배책임을 부과할 수 있다. 원청업체의 부담이 커져 자신의 지위를 남용하는 불법행위에 관해 부담해야 할 경제적 손해를 증가시켜 불공정 거래를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라고 설명했다.


기자가 “법관이 3배에 달하는 손해배상 판결을 내려야 법안의 효력이 발생하는 것 아니냐”라고 묻자 관계자는 “그렇다. 판단할 수 있는 제재수단을 좀 더 많이 준 것이다”라고 답했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권투로 보면 그동안 통과된 법안은 강도가 약한 ‘잽’ 정도에 해당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정도로 대기업의 불공정을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60세 정년 연장 의무화 법안이 국회 관문을 넘어섰다. 재계는 불경기 투자의욕을 꺾는 ‘악법조치’라고 반발했지만 마땅한 대응책 없이 ‘속앓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정년 연장 법안 통과로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연봉 5억원 이상인 상장사 등기임원의 연봉을 공개하는 법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재계는 “포퓰리즘 입법”이라고 반발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주요 대기업 총수 등의 연봉이 일반에 공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주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수백 개 중 지난 4월 국회 7건 통과 
5억 이상 임원 연봉 공개 통과, 미등기 임원인 이건희 연봉은 제외   

하지만 임원 연봉 공개 무용론도 나오고 있는 상황. 연봉 공개 대상이 등기임원들로 제한돼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미등기 임원의 연봉은 공개할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미등기임원들까지 연봉 공개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법안무용론 논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4·1부동산대책 관련 법안도 처리했다. 국회는 연말까지 6억원 이하 또는 85㎡ 이하 주택 구입 시 양도소득세를 5년간 감면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4월 1일 부로 소급 적용하기로 했다.


또 부부합산소득 4000만원 이하 가구가 생애 최초로 구입하는 6억원 이하 주택의 취득세를 면제하는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같은 방법으로 적용키로 했다. 

군복무 중 학자금 대출 이자를 면제해주는 취업 후 학자금 상환 특별법 개정안, 공직 퇴임 후 로펌에 취업한 전관 변호사들이 수입내역을 국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변호사법 일부 개정안도 통과됐다.

정부예산안 제출 시기를 회기 시작 90일 전에서 120일 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국가재정법 개정안도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으로 분류된다.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소속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한해 국가 예산만 370조에 달한다. 경제민주화 측면에서 보면 예산의 운용이 아니라 처음에 정부가 작성한 예산안을 상임위가 사업별로 꼼꼼히 볼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로 볼 수 있겠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아직 통과되지 못한 주요 경제민주화 법안 중 정무위 법안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총 3건으로, 경제민주화의 가장 예민한 이슈로 분류된다고 복수의 관계자는 전했다.

공정위 힘 빼기
통과 여부 주목

그 중 하나는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이 법안에 찬성한 민주당 관계자는 “고발의무권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원래 이 법에 따른 각종 금지 위반 행위에 대한 형사적 제재는 검사의 공소제기를 통해 이루어졌다. 문제는 공정위의 고발을 필수요건으로 하고 있었다는 점에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공정위뿐만 아니라 감사원, 조달청, 중소기업청 세 군데에 고발권을 주기 때문에 이들이 조사요구를 하는 순간 공정위는 선택의 여지없이 고발해야 하는 의무가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뜨거운 논란이 됐던 프랜차이즈법은 가맹점주를 보호대상으로 하는 내용의 법안이다. 허위과장광고로 가맹점을 모집한 업체에게 피해액의 최대 3배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물리는 게 원안. 하지만 그 배율을 놓고 여야 간 이견을 보여 추가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관계자는 전했다.

마지막으로 국세청이 탈세자금을 추적·징수하기 위해 금융거래정보를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FIU법' 개정안이 통과될 예정이었다.

공정위 고발전속권, 프랜차이즈법,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아직 표류 중
“선거용 상품화 전략에 그칠 가능성 커, 정책에 반영되기 어려울 것”  

대표발의한 민주당 측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경제민주화라기보다는 지하자금 양성화에 관련된 내용을 담는 법안이다. 고액거래가 이루어진다거나 범죄거래가 의심되는 내용이 있으면 은행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하고, 국세청이나 관세청이 조세포탈 등을 확인하기 위해 이러한 자료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주는 게 개정초안이었다. 하지만 사생활 침해와 국세청의 권한남용을 우려로 최종적으로 국세청이 아닌 FIU가 정보 제출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논의 또는 계류 중인 주요 경제민주화법안은 일감몰아주기를 통한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에 과징금을 부과하는 독점규제법, 대주주 자격 심사를 비은행 금융회사에도 확대 적용하는 내용의 금융회사법, 금산분리 원칙을 제2금융권까지 확대 적용하도록 하는 금융지주회사법 등이다.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논의과정에 참여했던 관계자들은 향후 별 무리 없이 법안이 통과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이들은 논의과정에서 발의된 법안내용이 수정됐으며, 수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야가 법안을 수정하는 과정에서 당초 제안취지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채 통과시킨 경우도 있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제민주화에 대해 “작년 대선에서 박 대통령은 방어적 차원의 경제민주화를 받아들이면서 야권의 프레임 운동장에 들어왔으며, 여전히 작동 중에 있다고 본다. 경제민주화라는 시대정신을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는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한 표면적 노력은 하고 있지만, 법인세 감액·부자감세 등이 아직도 여전하다는 측면에서 여전히 기업중심의 정책이 경제민주화에 역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대정신 받아들여”
VS “정책은 역행 중”

이용길 시사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강경·보수주의자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지도자다.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경선에서 MB에게 패배하고, MB가 대통령에 당선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MB는 중도실용주의 노선으로 대선에서 재미를 봤다.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노선도 그것과 내용이 같다. 그럴싸하게 상품화시킨 것뿐이다. MB의 중도실용주의가 정책에 거의 반영되지 않았던 것처럼,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도 선거용 전략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 통과된 법안을 보더라도 경제민주화가 굉장히 불안전한 형태로 표출 되고 있다. 경제민주화의 내용이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은 굉장히 희박하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p.kr>



말 많고 탈 많은 '프랜차이즈' 왜 싸우나 보니

“파행까지는 아니고 추가 조율 중”

국회 정무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프랜차이즈 본사보다 가맹점주 권익 보호를 강화하는 내용의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개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일 열린 정무위 전체회의는 민주통합당 간사인 김영주 의원이 프랜차이즈법에 징벌적 손해배상 조항을 넣자고 주장하면서 파행사태를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회의 중단 직후 기자들과 만나 “허위 과장광고에 대한 징벌적 손배조항을 담은 수정안을 이날 제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무위 회의 과정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보통 가맹점 100개 이상을 가지고 있는 프랜차이즈 업계는 9% 정도로 91%는 점포수가 100개 미만이다. 지난번에는 징벌적 손해배상 적용 대상을 대기업만을 대상으로 해 통과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번에는 놀부보쌈 같은 중소 프랜차이즈에까지 적용대상을 확대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는데 여기에 이견이 있었다. 중소 프랜차이즈까지 다 포함하는 것은 너무 과도하다는 의견과 아무리 중소 프랜차이즈라고 하더라도 당하는 입장은 똑같기 때문에 경미하게 다룰 문제가 아니라는 의견이 부딪혔다. 또한 가맹점만큼 본사의 권익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전반적으로 추가 조율하고 것이고 파행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다”라고 답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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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