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골프용품 ‘스마트 골프채’ 등장

2013 골프 화두는 ‘컬러와 튜닝’

작금의 세계 골프업계에 클럽에 있어서 더 이상의 기술적인 진보는 불가능하다. 전 세계 골프규칙을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가 헤드 페이스의 반발계수와 웨지의 그루브 제한 등 메이커들의 기술 개발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감나무(퍼시몬)에서 메탈, 티타늄까지 소재개발도 이미 한계에 이르렀다. 그래서 ‘컬러전쟁’이 시작됐다. 내 맘대로 골프채의 스펙을 즉석에서 조정하는 ‘튜닝전쟁’도 마찬가지다. 이제 골퍼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퍼포먼스만이 남았다.

눈에 띄게 달라진 화려한 골프웨어
올 시즌, 우드도 비거리 전쟁에 가세
롱홀 ‘2온 2퍼트’ 고반발 제품 러시

▲드라이버의 화려한 변신= 지난 1월 전 세계골프용품업계의 트랜드를 조망하는 ‘2013PGA 머천다이즈쇼’ 역시 울긋불긋한 원색의 드라이버들이 총출동해 화려함이 극에 달했다.

불과 2년 전 코브라 푸마골프와 테일러메이드가 오랫동안 금기시됐던 화이트 드라이버를 출시해 시장을 평정하더니 이제는 레드와 블루, 오렌지 등 총천연색 수준으로 확대되는 추세이다.

2013년은 기하학적 무늬까지 가세했다. 코브라 푸마골프는 아예 뱀의 피부를 헤드에 붙여놓은 듯한 AMP셀로, 테일러메이드는 R1과 로켓볼즈2의 흰색 크라운의 그래픽 디자인으로, 나이키는 VR-S 코버트 크라운에 나이키 로고를 두드러지게 새겨 넣어 차별화를 도모했다.

캘러웨이의 X-HOT 시리즈도 독특하다. 크라운 주변에 액센트 컬러를 가미했다.
타이틀리스트와 핑, 클리브랜드 등이 오히려 무채색에 초점을 맞춰 중·장년층을 향한 타깃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는 대목도 재미있다. 짙은 회색과 블랙이다. 핑 G25는 블랙에 마치 대포를 연상케 하는 육중한 디자인을 과시하고 있고, 클리브랜드는 아예 모델명을 블랙으로 명명했다.


▲필드의 트랜스포머= 최근 몇 년간 아마추어골퍼들을 유혹했던 튜닝기능은 더욱 다양하고 섬세해졌다. 실전에서의 효과는 차치하고서라도 마케팅 차원에서는 일단 획기적인 진화를 거듭하고 있는 셈이다. 테일러메이드 R1이 대표적이다. 12가지 로프트와 7가지 페이스 앵글 세팅, 2개의 이동 가능한 무게 추까지 탑재해 무려 168가지의 세팅이 가능하다.

캘러웨이와 핑 등 대다수 브랜드 역시 비슷한 맥락이다. 간단한 조작으로 로프트와 라이 등을 쉽게 조정하는데 공을 들였다. 핵심은 셀프튜닝 기술의 확대다. 현장에서 로프트와 라이, 페이스 앵글, 심지어 무게중심까지 바꿀 수 있다. 탄도와 구질, 스핀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다. 1개의 드라이버로 수십개의 드라이버를 보유하고 있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헤드 전체 무게의 경량화, 무게중심의 이동 등을 통해 ‘쉬운 골프채’에 대한 진전도 병행되고 있다. 공기역학적 디자인으로 헤드스피드를 높여 비거리를 늘리는 동시에 관성모멘트(MOI)를 최대치로 키워 유효타구면적을 늘리면서 빗맞은 샷에 대한 관용성도 좋아졌다. 적당히 휘두르기만 해도 똑바로 멀리 간다는, 이른바 ‘스마트 골프채’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2013년 골프웨어 트렌드다. 한동안 화려함에 초점을 맞췄던 골프웨어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지는 분위기다. 세계 최대의 골프브랜드 아쿠쉬네트가 웨어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바로 타이틀리스트 어패럴이다. 한국기업 휠라코리아가 글로벌브랜드인 아쿠쉬네트를 인수하면서 골프웨어에 공을 들였고, 이달 초 드디어 첫 발을 내딛었다.

휠라코리아의 골프웨어는 한국을 중심으로 일본과 중국 등 3개국에서 공동 개발했다. 골프용품 전문 브랜드답게 골퍼들의 라이프스타일을 고스란히 반영해 피트니스와 플레이, 갤러리 라인의 3가지 제품군으로 나눠 디자인했다는 점도 독특하다. ‘플레이라인’은 이름 그대로 필드용이다. 어떤 기후 조건에서도 편안함과 쾌적함을 제공하는 기능성 소재를 채택하는 등 경기력을 최상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수행한다.

프리미엄급인 ‘투어핏’은 선수들을 위해 한 단계 더 높은 고기능을 자랑한다. 색상도 아예 블랙과 화이트, 레드, 실버, 그레이의 5가지 컬러로만 구성했다. ‘갤러리 라인’은 라운드 전·후의 모임은 물론 비즈니스 캐주얼 등 일상에서도 착용할 수 있는 편안함이 핵심이다. ‘피트니스 라인’은 라운드 전 골프 피트니스에 유용한 인체공학적 디자인이 주종이다.

테일러메이드의 아디다스골프도 비슷한 맥락이다. ‘아디제로 라인’은 특히 ‘당신의 몸을 위한 장비’라는 슬로건처럼 옷도 클럽과 똑같은 장비라는 점을 강조했다. 경량화를 위해 첨단기술을 총동원한 까닭이다. 가벼운 소재를 선택해 오히려 디테일을 확 줄인 심플한 디자인으로 고기능성을 지행하고 있다. 비바람이나 자외선으로부터 신체를 보호해 최상을 컨디션을 유지해준다는 설명이다. 땀을 흡수하고 배출시키는 수분 관리를 비롯해 방수와 방풍, 인체공학적 3차원 패턴 등을 적용했다. 비비드 옐로와 블랙, 화이트 등 3가지 색상을 과감하게 믹스해 컬러도 군더더기가 없다. 간결한 그래픽 프린트를 가미해 포인트를 줬다.


나이키골프웨어는 ‘에어플로우’가 퍼포먼스에 초점을 맞춘 라인이다. 일명 ‘보디 매핑’ 기술이다.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체 부위 별로 기능과 소재를 달리했다. 무봉제 기술을 도입해 무게도 대폭 줄였다. 이 가운데서도 ‘타이거 우즈 컬렉션’이 돋보인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최근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선보인, 한층 밝아진 색상이다. 화사한 노랑과 살구색 등 눈에 확 띄는 이른바 ‘팝업 컬러’다.

프로선수에게 파5홀은 버디를 잡을 수 있는 ‘기회의 홀’이다. 아마추어골퍼들에게는 그러나 쉽지 않은 일이다. 일단 비거리가 문제다. ‘2온’에 성공해야 2퍼트로 쉽게 버디를 잡을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그래서 고반발 우드가 등장했다. 지난해 17야드가 더 날아간다는 테일러메이드의 ‘로켓볼즈’에 이어 올해는 ‘스푼(3번 우드)으로 300야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건 캘러웨이골프의 ‘X HOT’ 우드가 눈길을 끌고 있다.

우드를 포함해 드라이버와 아이언 등 토털라인으로 출시된 ‘X HOT 시리즈’다. 제작사 측은 특히 3번 우드에 공을 들였다. ‘스피드 프레임페이스’ 기술이 동력이다. 페이스의 두께를 더욱 정밀하게 가공해 더 넓은 스위트 에어리어를 만들고 어느 부분에 맞더라도 거리 손실 없이 공 스피드를 높여준다는 설명이다. 무게중심을 더 낮춰 탄도까지 높였다. 소속 선수인 배상문(27)이 테스트에서 303야드를 기록했을 정도다.

테일러메이드는 로켓볼즈의 인기를 토대로 ‘로켓볼즈 스테이지2’로 업그레이드했다. 기본적인 원리는 ‘X HOT’과 비슷하다. 얇고 유연해진 페이스와 진보된 스피드 포켓이 공 스피드를 향상시켜 더욱 긴 비거리를 보장한다. 무게중심을 낮춰 어떤 라이에서도 공을 쉽게 띄울 수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무광 화이트 크라운에 그래픽 디자인을 넣어 셋업에서 집중력을 높여주는 동시에 타깃 정렬도 쉽다. 투어버전은 로프트를 ±1.5도까지 조정할 수 있는 튜닝 기능도 있다.

‘장타 전용 드라이버’로 소문난 뱅골프는 비공인 초고반발 페어웨이우드로 맞서고 있다. 페이스 반발계수가 무려 0.88~0.90이다. 기존 제품이 0.75~0.77, 고반발의 경우에도 0.84~0.86에 그친다는 점에서 엄청난 차이다.

헤드 스피드가 평균 90마일 정도인 아마추어골퍼들을 대상으로 수원 태광연습장에서 직접 테스트한 결과 최고 30야드나 증가했다는 자랑이다.

메이커들은 우드의 비거리 증대는 효과적인 클럽 선택으로도 직결된다는 주장이다. 5번 우드로 기존의 3번 우드를 대체하면 그만큼 정확도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에서 론치 모니터를 이용한 실험에서 아마추어골퍼들은 3번 우드보다 로프트가 2도 더 큰 4번 우드로 쳤을 때 결과가 더 좋았다. 비거리가 오히려 5.3야드나 늘었다는 점도 이채다.

마이크 스태추러 클럽 전문가는 “페어웨이우드도 자신의 체형에 맞아야 한다”는 주장을 더했다. 가장 효과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는 로프트를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린이 타깃인 페어웨이우드는 드라이버보다 정확도가 더 높아야 한다. ‘2온’을 원한다면 스윙스피드나 스타일에 따라 로프트와 샤프트 길이를 정교하게 맞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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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