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들의 책 출간 붐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배우 지진희도 작가 대열에 합류했다.
지진희는 와인책 <이탈리아, 구름 속의 산책>을 출간하고 지난 11일 서울 신사동의 한 레스토랑에서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와인에 대한 전문 지식도, 유별난 애정도 없었던 그가 어떻게 이탈리아까지 가서 와인에 대한 책을 쓰게 됐을까.
그가 처음 와인에 눈뜨기 시작했던 것은 불과 2∼3년 전, 우연히 친구와 ‘몬테스 알파 M’을 마셨던 날이었다. 이때까지 와인은 어렵다고 생각해 소주만 즐겨 마셨다는 그는 처음으로 와인이 ‘맛있다’고 느꼈단다. 오묘하면서도 한 단어로 설명되지 않는 복합적인 맛이었다.
결국 지난해 여름, 지인을 통해 일본 와인만화 <신의 물방울>의 저자 아기 다다시 남매와 작품 속 이탈리아 와인의 권위자 혼마 초스케의 실존 모델인 혼마 아스시를 만나면서 이탈리아 와인 여행을 결심하게 된다.
지진희는 “로마, 피렌체, 밀라노를 돌면서 더 많은 와인을 맛보기 위해 하루에 다섯 끼씩 식사를 했다. 매 식사 때 2∼3종류의 와인을 멋모르고 마시다 보니 취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평소 음식과 다른 나라의 문화에 관심이 많던 지진희에게 와인은 한 마디로 새로운 세계를 열어준 것이다. 하지만 출간하기까지 마음의 부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지진희는 “전반적으로 우리나라 젊은 사람들에게 와인이 대세인지라 와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거란 생각에 두려움이 앞섰던 것은 사실이다. 몇 마디 잘못했다가 내 이야기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릴 수도 있고 내 짧은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했지만 나 같은 와인초보에게 더 많은 관심을 불러 일으켜줄 만한 동기가 되고 싶었다. ‘나도 와인을 잘 모르지만 이렇게 즐기면서 마신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이렇게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책을 집필하기 전 이탈리아에 보름간 머무를 때도 한국음식이 그립기보다는 오히려 이탈리아 음식에 푹 빠져 있었다.
지진희는 “함께 이탈리아에 간 스태프들은 고추장과 한국 음식으로 속을 달랬지만 난 이탈리아 음식만 먹었다. 신기하게도 여행지에 있으면 한국 음식이 떠오를 수 있는데, 이탈리아 음식이 나와 참 잘 맞았다. 그래서 여행 후에도 매일 파스타를 먹었다. 실제로 책에 나온 레스토랑들의 80% 정도는 내가 실제로 즐겨 찾는 곳이고 나머지는 친한 지인들에게 추천을 받아서 가게 됐다. 지금도 자주 가고 있다”고 전했다.
책 속에서는 그가 직접 둘러보고 와인의 맛과 느낌을 기록한 19곳의 와인 레스토랑과 5곳의 와이너리가 등장한다. 에세이 형식으로 생생한 여행기와 함께 와인에 대한 정보를 읽기 쉽게 풀어냈다. 이탈리아 자연 속 배우 지진희의 매력적인 화보도 가득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는 “이탈리아는 사람들, 건축물 등이 멋질 뿐 아니라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나라다”라며 “와인을 접하는 사람, 이탈리아를 여행하고 싶은 사람이 보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