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전·현직 인사들로 묶인 ‘3각 라인’ 인맥이 뜨고 있다. ‘이웅열-이상득-김주성’이 주인공. 막강 라인은 이명박 대통령과 ‘직통 핫라인’이 연결될 정도로 MB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코오롱그룹이 최근 감지되고 있는 경기 회복 훈풍과 MB정부 ‘친기업’정책의 최대 수혜지로 관측되는 이유다. ‘코오롱맨’3인방의 특별한 인연을 들여다봤다.
이웅열-이상득-김주성 ‘특별한 친분’연결고리 화제
전·현직 코오롱 경영진 인연…“수혜지 낙점?”주목
MB정부와 가장 인연이 깊은 기업으로 롯데그룹이 꼽힌다. 롯데그룹은 ‘재계 청와대’라고 불릴 정도로 핵심 요직에 그룹출신 인사들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일찌감치 ‘MB 인맥’을 의식한 ‘코드 인사’까지 강행하면서 어깨에 힘이 단단히 들어간 모양새다. 항간엔 질질 끌던 제2롯데월드 건립 허가 등을 이유로 ‘줄대기’란 지적도 나온다.
여기저기 "줄대기"
각 기업들은 한결같이 “사실무근”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누가 먼저라고 할 것 없이 정·관계 또는 정부로 이어지는 라인에 바짝 신경을 쓰는 눈치다. 그 배경엔 자의든 타의든 인맥으로 통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버티고 있기 마련이다. 지연·학연·혈연 등 실타래처럼 얽힌 복잡한 관계가 ‘오작교’를 놓은 데 한몫한다.
이런 점에서 최근 코오롱그룹 전·현직 인사들로 묶인 ‘3각 라인’ 인맥이 주목받고 있다. 사실 코오롱그룹의 경우 MB정부 출범 직후 다른 대기업에 비해 별다른 인맥이 없어 발을 동동 굴렀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롯데그룹에 뒤지지 않을 만큼 MB정부와 특별한 인연을 맺고 있다. 물론 연결고리는 ‘사람’이다. MB정부에 줄이 닿을 수 있는 ‘코오롱맨’이 그들이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MB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뜨는 기업인’으로 분류됐다. 이명박 대통령과 같은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온 탓이다. 이 대통령과 이 회장은 각각 이 대학 61학번과 75학번이다. 이들은 모두 평소 고대 출신 인사들과 친분을 돈독히 하는 등 대학 동문 또는 선후배 관리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룹 측은 “이 회장이 단순히 고대 출신이라고 해서 ‘MB 인맥’으로 단정하는 것은 무리다. 고대를 나온 재계 오너가 이 회장뿐이냐”고 반문했지만, 두 사람의 인연은 해외에서도 연결된다. 이 회장은 고대를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1985년 조지워싱턴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밟았다.
공교롭게도 이 대통령도 조지워싱턴대학에 각별한 사연을 두고 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종로구 의원으로 당선됐던 이 대통령은 1998년 선거법 위반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뒤 그해 말 조지워싱턴대 객원연구원 자격으로 1년간 연수를 떠난 적이 있다.
이 대통령은 1999년 12월 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뒤 조지워싱턴대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청계천 복원 아이디어를 내는 등 곧바로 정치무대에 복귀할 수 있었다.
뿐만 아니다. 이 회장은 재계 총수 중 유일하게 지난해 5월 출범한 대통령 자문 ‘미래기획위원회’ 민간위원으로 위촉되기도 했다. ‘21세기형 집현전’을 표방한 이 위원회는 국가의 미래전략을 짜는 이 대통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위원회 소속 인사들은 대부분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MB맨’들로 채워져 있다. 이 회장이 이 단체에 낀 것만으로도 충분히 ‘MB의 숨은 복심’으로 여겨지는 대목이다.
‘코오롱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적인 거물이 바로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이다. 이 의원은 잘 알려진 대로 코오롱 사장 출신이다. 이 의원은 1961년 코오롱그룹 공채 1기로 입사해 17년 만에 대표이사에 올랐다.
정계엔 1988년 13대 의원(영일·울릉군)으로 입문, 이후 6선에 성공했다. 한나라당 원내총무와 사무총장, 국회 부의장 등 주요 직책을 두루 거치다 보니 정·관계 인맥이 넓기로 유명하다. 특히 이 의원이 이 대통령의 형이란 이유로 불거지는 현 정권 ‘막후 조정자’ 논란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코오롱그룹 측은 “이 의원이 한때 그룹에 몸담았을 뿐”이라고 애써 관계를 부인하고 있지만, 한번 엮인 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고 있다. 이 의원은 코오롱그룹 계열사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연간 5000만원씩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대선 당시 이 문제에 대해 “사장에서 물러난 1988년부터 19년째 코오롱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월 400∼500만원을 받고 있다”고 확인한 바 있다.
이 의원은 또 코오롱그룹 비상장 계열인 코오롱제약(1만157주) 주식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엔 코오롱그룹이 물사업에 뛰어들자 정부의 상수도 민영화 검토와 맞물려 ‘이상득 배후설’소문이 그럴싸하게 나돌기도 했다.
김주성 국가정보원 기조실장도 큰 인물 중 몇 안 되는 ‘정통 코오롱맨’이다. 김 실장이 현재 ‘이상득 라인’이란 사실과 과거 ‘이동찬 그림자’였다는 정황들은 코오롱그룹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증명한다.
그는 1973년 코오롱그룹에 입사해 35년간 근무하면서 부회장을 역임했다. 이 과정에서 비서실장 등을 거치면서 이 회장의 부친 이동찬 명예회장의 신임을 받았다.
김 실장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이동찬 회장님(명예회장)은 ‘전생에 나의 애인이었으리라’는 생각을 많이 한다”며 “회장님이 가시는 곳엔 내가 있었고 회장님은 나를 믿고 모든 일을 맡겨 주셨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런 신뢰관계가 이 명예회장에 이어 이 회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사업마다 특혜의혹도
2004년 11월 퇴진한 김 실장은 그룹 고문으로 지내다 2005년 12월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 세종문화회관 사장으로 영입된 후 지난해 3월 국정원 기조실장에 발탁됐다. 청와대는 김 실장 선임 배경에 대해 “전문경영인 출신으로 인사와 조직관리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국정원내 개혁이 기대된다”고 설명했지만 정·재계는 이를 곧이곧대로 해석하지 않았다.
김 실장과 이 의원이 코오롱그룹에서 함께 근무한 오랜 인연 때문이다. 김 실장은 지난 2월 국정원 고위급 간부진이 전면 교체되는 ‘물갈이’속에서 차장급에서 유일하게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경기 회복 훈풍과 MB정부 친기업 정책에 대한 재계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인맥의 중요성 또한 커지고 있다”며 “그룹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고 해서 꼭 그렇다고 할 수 없지만 특혜를 떠나 이 관계를 잘만 활용한다면 유리한 기업환경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웅열 대박 사연은?
3억원→500억원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요즘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달 7일 상장한 코오롱생명과학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오롱그룹이 2000년 설립한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달 13일까지 5거래일 연속으로 상한가를 치며 시초가 4만7400원이었던 주식이 9만4400원으로 폭등했다.
이 회장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주식 55만5880주(13.89%·최대주주)를 갖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액면가가 5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 회장의 지분평가액은 당초 2억 7800만원이었다.
그러나 상장 5일 만에 이 회장의 지분평가액은 200배 가까이 늘어난 500억원으로 뛰어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