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소비시장 위축으로 성장세 둔화
“매출보완 전략 시급”
5월 창업 성수기를 앞두고 젤라또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소규모 아이스크림 매장과 카페형 복합매장으로 창업모델이 양극화되는 추세다. 지난 2002년 전후로 아이스크림 소비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한 젤라또 아이스크림은 이탈리아 방식의 천연 아이스크림이다. 생과일을 즉석에서 갈아 넣고 인공색소, 착향료 등을 일체 배제한 핸드메이드 방식으로 성장이 기대되는 업종이었다.
하지만 현재까지 국내 아이스크림 소비시장은 공장에서 대량생산해 매장에 공급하는 미국 방식이 여전히 주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젤라또 아이스크림 소비시장이 전체 아이스크림 소비시장에서 10%가 채 안 된다고 말한다. 국내 웰빙소비의 성장세를 고려할 때 수년내 미국식 아이스크림을 대체할 것이란 전망은 쏙 들어간 지 오래다.
복합매장, 커피ㆍ샌드위치도
최고급 이뤄야
가장 큰 문제는 소비위축에 있다. 매장에서의 판매가격이 기존 아이스크림보다 많게는 40% 가량 비싸다 보니 불황에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창업아이템으로서 젤라또 아이스크림은 복합매장 창업과 전문점 창업의 기로에 놓여있다. 아이스크림의 특성 상 4월부터 10월까지는 비교적 매출이 좋지만, 장마철에는 30%의 매출저하를 겪을 뿐만 아니라, 동절기에는 70%의 매출저하를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매출이 어렵다.
복합매장 방식은 이처럼 단일 품목으로서 젤라또 아이스크림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됐다. 커피, 샌드위치, 와플, 생과일주스 등의 메뉴를 보완해 최종적으로 카페의 형태를 취하자는 것.
실제로 젤라또 아이스크림 브랜드 중에는 복합매장 방식을 통해 젤라또 아이스크림, 커피, 제과류 등의 매출비율이 각각 30% 안팎으로 균형을 맞춘 곳도 있다. 하지만 이는 이상적인 사업모델일 뿐 이를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복합매장 방식으로 소비자들에게 인정을 받으려면 부대메뉴에서 기존 카페 브랜드만큼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가맹본사가 젤라또 아이스크림뿐만이 아닌 모든 메뉴의 가격, 품질, 맛에서 최고 수준을 유지해야 비로소 매출보완 효과를 볼 수 있다. 결국 흔히 알려진 스타벅스, 커피빈, 파스쿠치 등 유명 카페 브랜드와 시장에서 경쟁해야 해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접객 중심으로 사업을 하다 보니 카페 브랜드처럼 우수한 입지에 99㎡(약 30평) 안팎 규모 매장을 필요로 한다. 창업자금만 수억원대에 이를 수 있어 불황으로 창업시기를 미루는 예비창업자들에게는 실패에 대한 부담이 클 수 있다.
델리앤젤라또(www.gelato1905.co.kr)에서는 젤라또 아이스크림에 더해 오븐시설을 통해 즉석에서 굽는 커피 번, 커피원두를 바로 갈아 내놓은 원두커피 등 부대메뉴까지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커피 번은 자체 음식공장에서 냉동된 생지빵을 만들어 가맹점에 공급한다.
김광욱 델리앤젤라또 부장은 “젤라또 아이스크림이 카페형으로 경쟁력을 얻으려면 즉석조리로 메뉴의 신선도를 최대한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가맹점 관리에 더 많은 노력이 들고 각각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춰야 하지만 대기업 카페 브랜드들이 이를 꺼려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복합화와는 반대로 소규모 전문점 방식으로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120년 전통의 이탈리아 브랜드 빨라쪼 델 쁘레또의 한국법인인 (주)피디에프코리아(www.ipalazzo.com)에서는 철저하게 젤라또 아이스크림의 경쟁력을 높여 시장의 난국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한다.
위생, 건강, 맛, 신선도 등에서 고급화를 더해 기존 아이스크림과의 차별화를 분명히 하고, 타깃 고객도 직장인 여성, 5세 미만 아동과 엄마,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한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건강 디저트로 자리 잡는 것이 급선무라는 분석이다.
매장은 점포 임대료가 고가인 강남 등 우수한 상권에 출점하되 규모를 33㎡(약 10평)로 줄여 창업자의 부담을 줄이고 수익성을 맞춘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젤라또 아이스크림 전문 브랜드들이 100여개 안팎으로 가맹점 수를 제한하고 고급 소비자를 집중적으로 공략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손한승 (주)피디에프코리아 이사는 “많은 브랜드가 단순히 원료를 공급받아 기존 레시피 안에서만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등 메뉴 개발능력 부재가 실패의 요인 중 하나였다”면서 “젤라또 아이스크림 소비가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면 특정 소비자층을 위한 최고급 메뉴를 개발하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젤라또 아이스크림 전문점이 창업아이템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가맹본사들의 시장분석과 매출보완에 대한 연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소형화ㆍ전문화로
고급 소비자 잡아라!
특히 냉동 보관ㆍ배송 등에서 발생하는 비용부담으로 가맹본사들이 매장에서의 즉석제조를 선호하지만 이는 품질, 맛 관리에서 한계에 부닥칠 수 있어 브랜드 사업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 아이스크림 설비를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어 환율변동에 따라 창업비용이 달라지는 점도 한계다. 하지만 웰빙 건강식으로 지금까지보다 앞으로의 성장이 더 기대돼 가맹본사들이 아이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장산업으로 끌어낼 수 있을 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