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 스토리> 두 얼굴 공무원의 천태만상

편하니 딴 생각…철밥통의 위험한 이중생활

[일요시사=사회팀] 타의 모범이 돼야할 공무원들이 연이은 막장행태를 보이고 있다. 의붓딸 성폭행, 수차례에 걸친 미성년자 성매매와 사기도박 행렬, 수억원대 공금횡령까지 강력범죄를 일삼는 무개념 공무원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반듯한 이미지와 추악한 욕망이 공존하는 공무원의 충격적인 이중생활을 공개한다.  



영화 <배트맨>의 ‘투페이스’가 현실에서도 존재했다. 주인공은 바로 공무원. 이들 중 일부는 각종 성범죄와 도박, 사기 등 강력범죄와 다를 바가 없는 범죄를 저지르며 국민을 기만하는 행동을 일삼고 있다. 이처럼 공무원의 범죄 수위는 날로 높아지는 반면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양의 탈 쓴
늑대 아빠

지난 15일 동거녀의 미성년자 두 딸에게 음란물을 보여주고 수차례 성폭행한 30대 남성 양모(30)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양씨는 무기 계약직 공무원으로 2007년부터 동거녀와 더불어 동거녀의 딸들, 초등학교 재학 중인 연년생 자매와도 한 집에서 살았다.

동거녀는 양씨의 근면성실함과 한결같음에 반했고, 특히 어린 두 자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는 점이 마음에 들어 동거를 결심했다. 양씨는 잘못이 있을 때는 아이들을 엄하게 대했지만 두 자매를 친아버지 못지않게 살뜰히 챙겨줬다. 두 자매는 점차 양씨에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고 친아버지처럼 양씨를 잘 따르게 됐다.

아이들이 마음의 문을 연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양씨는 숨겨왔던 검은 욕망을 하나씩 들춰내기 시작했다. 동거를 시작한 지 2년이 지났을 무렵 양씨는 당시 8살, 7살이던 두 자매를 자신의 변태적인 성욕을 채우는 성노리개로 전락시켰다. 양씨는 당시에 음란 화상채팅에 중독돼 있었고 성욕을 채우기 위해 두 자매에게 음란물을 보여주며 버젓이 음란 행위를 따라 하도록 강요했다.


어린 의붓딸 상습 성폭행…변태 성행위도
미성년 성범죄 교육공무원 비율 10배 이상

너무 어린 나이 탓에 ‘성’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서 있지 않았던 두 자매는 아버지 같은 양씨의 말을 곧이곧대로 따르며 자신들이 성폭행을 당하는지도 모른 채 양씨에게 끔찍한 유린을 당했다. 양씨의 변태적인 행각은 2009년부터 동거가 끝나는 2011년까지 일주일에 한 차례 이상 3년 넘게 이어졌고 두 아이에게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아이들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비밀을 무려 4년이 지나서야 이모에게 조심스레 털어놓았고 이모의 신고로 두 자매는 양씨와의 ‘위험한 동거’를 끝낼 수 있었다. 양씨는 경찰에서 “당시에 음란 채팅에 빠져서 욕정을 참지 못해 이 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양씨에 대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공무원의 성추문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해 10월 인천 중구 운서동의 한 호텔룸에서 세관 하청업체 여직원을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친 세관 공무원 박모(38)씨가 준강간미수 등의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9급 공무원인 박씨는 주말에 자신이 관리감독 하고 있던 하청업체 여직원(24)을 업무 핑계로 출근 시킨 뒤 인근 주점에 데리고 가 술을 마셨다. 그는 여직원이 술에 취해 정신을 잃자 근처 호텔로 데려가 성폭행하려다 여직원이 정신을 차리고 완강히 거부의사를 표해 미수에 그치고 말았다. 이에 격분한 박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로 여직원의 나체사진을 찍어 협박했고, 이를 약점 잡아 괴롭히기 시작했다.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힌 박씨는 모든 혐의를 시인했다. 경찰조사결과 박씨는 하청업체 소속인 여직원이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지 못할 것을 악용해 강제 성관계를 맺으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룸서 집단강간
7급 공무원도


이 외에도 공무원의 인면수심 성범죄가 잇따르고 있었다. 2011년 4월 초 문화체육관광부 7급 공무원 유모(31)씨 등 3명이 서울 노원구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혼자 온 여대생(20)을 집단 성폭행한 뒤 신고를 막기 위해 강제추행한 사건이 벌어졌다.

유씨와 공범 2명은 즉석만남을 통해 피해자와 합석했고, 룸에서 나가지 못하게 막은 뒤 돌아가며 성폭행을 시도했다. 이들은 피해자를 밀치고 어깨를 누르는 등 힘으로 제압해 움직이지 못하게 만든 뒤 변태적인 행위를 강요했다. 피해자가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반발하자 온몸을 더듬으며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등 강체추행도 서슴지 않았다.

그러나 엘리트 공무원으로 정평이 난 유씨는 경찰조사에서 합의하에 관계를 맺은 것이라며 자신의 범행을 거듭 부인했고, 검찰에 넘겨진 사건은 거짓말탐지기까지 동원되며 증거확보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끝내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 수사가 답보상태에 빠질 때 즈음, 유전자 검사결과가 나왔고 피해자의 신체에서 유씨 일행의 것으로 추정되는 타액이 검출돼 혐의가 일부 드러나 그들은 특수강간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다음해 7월, 서울북부지법은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여성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특수강간 등)로 불구속 기소된 공무원 유씨에게 징역 3년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죄질이 불량하고 잘못을 뉘우치지 않은 채 피해자가 합의금을 노리고 허위 진술한다며 비난하고 있어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미성년자 성매매도 예외라고 볼 수 없다. 특히 학생들의 가까이에서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 공무원들의 미성년자 성매매 비율이 타 부서 공무원보다 10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돼 충격을 주고 있다. 조사 결과 교육 공무원 10명 중 4명은 성매매 혹은 도박에 손을 댄 적이 있으며 이들은 대부분 벌금형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른 복직도 가능했다.



일례로 제주교육청의 교육 공무원들이 성매매 혹은 성범죄 사건으로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교육청 측은 해당 교사 및 직원들에게 경범죄에 가까운 벌금이나 징계 수준의 처벌을 내렸고, 몇 개월 후 복직시켰다. 다른 사례로는 이사장의 아들인 중학교 교사 정모(50)씨가 인터넷 채팅으로 만난 여중생을 차 안으로 유인해 관계를 맺은 뒤 8만원을 건네 미성년자 불법성매매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지만 이후에도 정씨의 사표는 수리되지 않은 채 어물쩍 넘어가기도 했다.

이처럼 공무원들의 파렴치한 미성년을 상대로 한 성범죄 및 성매매는 점차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피의자들이 저지른 범죄에 걸맞은 중형이 가해져야 하는데 그런 사례는 거의 없었다. 오히려 복직을 시켜주거나 동료 직원 및 교사가 선처를 요하는 투서를 보내는 등 교육부의 체면 세우기에만 급급해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이 같은 공무원들의 기강해이에 따른 강력범죄는 비단 성범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사기도박과 불륜, 수십억원대 공금횡령 등 공무원의 범법행위는 연중행사처럼 꼬리를 문다.

사기도박·횡령
이젠 일상범죄?

지난해 8월 불법게임장을 운영하던 교육 공무원과 전문적인 수법을 이용해 사기도박을 벌여온 교육 공무원이 덜미를 잡혔다. 아에대해 구속영장이 신청되는 등 교육 공무원의 근무기강이 흔들리고 있다. 인천경찰청 수사과는 마킹 카드를 이용해 상습 사기도박을 벌인 인천의 한 중학교 행정실 김모(55)씨 등 2명에 대해 사기도박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함께 도박에 가담한 자 1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 등은 2011년 7월부터 최근까지 인천 남구 숭의동 사무실에서 마킹 카드를 이용해 사기도박 판을 벌여 1억45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았다. 경찰조사 결과 교육 공무원과 인천시 기술직인 이들은 매회 500만∼1000만원의 판돈을 걸고 16차례에 걸쳐 도박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도박·대낮술판·공금횡령 다반사 
뿌리 깊은 부정부패…강력처벌 시급


이에 앞서 인천의 현직 교육청 공무원이 자신의 부인과 내연녀 등을 바지 사장으로 내세워 불법 게임장을 수년 동안 운영해 수십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겨 오다 경찰에 붙잡혔다. 2012년 5월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 근무 중인 조모(47·기능직 교육 공무원)씨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도박개장)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 2008년 초부터 10월까지 인천 서구 석남동의 한 상가 2층을 임대해 동거녀를 바지사장으로 세워 놓고 ‘바다이야기’ 게임기 30대를 설치 운영하고, 같은 해 11월부터 다음해인 2009년 3월까지 동서를 바지사장으로 세워 같은 방법으로 불법 게임장을 운영했다. 또 조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지난 2010년 2월까지 장소를 옮겨 다니며 자신의 처와 동서, 내연녀 조카 등을 바지 사장으로 내세워 불법 사행성 게임장을 운영해 하루에 500만원씩 무려 20여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이 같은 교육 공무원의 부적절한 행위가 이어지자 교육부는 기강해이 다잡기에 나섰지만 쉽게 누그러지지 않고 있는 게 사실이다. 공무원의 부정행위는 나아가 억대 공금횡령에 마침표를 찍는다. 행정 공무원의 공금횡령은 보편화된 범죄로 인식될 정도로 빈번하다.

전남 여수시의 8급 공무원 김모(48)씨는 2009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총 80여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공금을 대담하게 횡령했으며 그의 부인 및 친척도 사채놀이를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후 김씨의 범행이 발각됐지만 사라진 공금은 제대로 환수가 불가능했고, 그는 징역 11년을 선고받은 상태다. 이외에도 같은 해 12월 전남 완도군에서는 군청 여직원 최모(38)씨가 5억원대의 공금횡령을, 역시 같은 달 광주시 동구청 여직원 임모(44)씨가 건강보험공단에서 나온 동료들의 환급금을 제대로 지급하지 않은 등 수천만원의 공금을 횡령한 혐의를 받았다.

범죄 근절 위해
강력 징계해야

범법수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정부도 징역 5년 이상의 중징계 및 파면처분을 하는 등 처벌법을 강화하고 있지만 뿌리 깊이 박힌 공무원의 부정부패는 쉽사리 근절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근무시간임에도 사우나를 다니며 대낮술판을 벌이고, 외근을 핑계로 도박장이나 불법변태업소를 기웃거리는 불량 공무원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각종 비리와 범죄로 얼룩져버린 공무원의 기강해이를 바로잡기 위한 강력 처벌이 시급해 보인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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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단독] ‘또다시 나타난 그때 그 사기꾼’ 케이삼흥은 왜 서울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케이삼흥 사태가 대국민 사기극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피해자가 최소 1000여명, 피해액은 수천억원에 이르는 등 실체가 드러날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무엇에 홀려 돈을 넣었을까? 무엇이 그들에게 절대적인 믿음을 안겨줬을까? “징조도 없었어요. 2월까지는 돈이 잘 들어왔거든요. 3월25일하고 27일에 원금하고 배당금이 안 들어오면서 난리가 난 거죠.” <일요시사>와 연락이 닿은 한 케이삼흥 투자 피해자는 여전히 정신이 없는 듯했다. 이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에게도 투자를 권유했다고 한다. 현재 원망 그 이상의 감정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2월까진 괜찮았다 최근 케이삼흥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2021년 설립된 부동산 투자플랫폼업체 케이삼흥은 월 최소 2% 수익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연 단위로 따지면 24%의 고수익 투자상품인 셈이다. 피해자는 ‘정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의 말에 현혹된 것으로 보인다. 케이삼흥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개발 예정인 토지를 매입한 뒤 개발사업이 확정되면 소유권을 넘겨 보상금을 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만들 수 있다고 홍보했다. ‘토지 보상 투자’라는 용어가 나왔다. 직급에 따라 수익금을 차등 지급하는 다단계 방식으로 업체를 운영해 전형적인 ‘다단계금융 사기’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번 사태서 의문이 제기된 부분은 횡령 등의 혐의로 복역한 경험이 있는 김현재 케이삼흥 회장이 어떻게 또다시 수천명에 이르는 투자자를 끌어모았는지다.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의 창시자로 불린다. 토지를 싼 가격에 사들인 뒤 개발 호재 등이 있다고 소문내 이를 쪼개 파는 방식으로 사기를 저질렀다. 이 과정서 투자금 20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2006년 징역 3년형을 선고받았다. 20여년이 지난 2021년 김 회장은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서울 등 전국에 7개 지점을 둔 케이삼흥은 언론 광고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투자자를 모았다. 한 케이삼흥 직원에 따르면, 7개 지점서 일하는 직원은 300~350명가량이었다. 직원들은 이른바 가족·지인 영업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월 2% 수익 약속에 수천명 투자 20년 전과 과정도 결과도 같다? 대부분의 직원은 중·장년층으로 인터넷 기사 등을 통해 공개된 김 회장의 과거를 잘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의 사기 전과를 알고 있던 피해자 역시 “원래 무죄였다”거나 전직 대통령을 거론하는 김 회장의 말솜씨에 넘어갔다고 한다. 훈장, 공적비, 기부 기사 등은 김 회장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따박따박 통장에 찍히는 배당금은 김 회장에 대한 신뢰를 굳건하게 만들었다. 투자금의 1.5~2%에 이르는 배당금이 매달 입금되고 계약에 따라 만기가 되면 원금이 들어오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 1000만원을 투자하고 3개월 만기로 계약을 맺었다면 1060만원을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파격적인 수준이었다. 김 회장은 본인의 사재를 털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다고 직원들에게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면서 직원들에게 더 열심히 일하라고(투자자를 모집하라고) 했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김 회장은 자신의 재산이 1조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수익이 나기 전까지 자신의 돈으로 원금과 배당금을 일부 주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원금과 배당금을 받은 대부분의 피해자는 더 많은 돈을 재투자했다. 피해액이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불어난 이유다. 하지만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방식의 사업구조는 자금 순환이 막히면서 결국 무너져 버렸다. 피해자는 지난 2월까지 원금과 배당금을 정상적으로 받았기에 케이삼흥 사태를 예측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 중장년층↑ 하지만 경고음은 분명히 존재했다. 회계법인은 케이삼흥에 대해 ‘감사 의견 거절’을 냈다. 감사 의견 거절은 ▲감사인이 감사보고서를 만드는 데 필요한 증거를 얻지 못해 재무제표 전체에 대한 의견 표명이 불가능할 때 ▲기업의 존립에 의문이 들 때 ▲감사인의 독립성 결여 등으로 회계 감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제시한다. 기업 내부 사정이 심상찮다는 소리다. 케이삼흥의 경우 ‘회계연도의 현금흐름표 및 재무제표에 대한 주석을 받지 못했다’가 감사 의견 거절의 근거가 됐다. 그럼에도 수많은 피해자는 김 회장을 철석같이 믿었다. 오히려 정관계 인사를 잘 안다는 김 회장의 말이 피해자의 투자심리를 부추겼다. 과거에도 김 회장은 기획부동산 사기로 검찰 조사를 받던 시기에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김 회장이 횡령한 돈 일부가 정치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 등의 유력인사를 언급해 투자자의 믿음을 사는 김 회장의 수법은 이번 케이삼흥 사태서도 반복된 것으로 보인다. 한 피해자는 “(김 회장이)정치인 인맥이 많다는 말을 하곤 했다”고 말했다. 다양한 통로로 정보를 얻는 젊은 층에 비해 정보에 어두운 중‧장년층은 김 회장이 주장하는 인맥에 신뢰를 보냈다. 사기 전과 있는데도…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과의 친분도 주장했다. 강연 과정서 서울시 고위공무원의 직책을 언급하면서 그를 통해 협조 약속을 받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과정서 토지나 주택 등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의 이름도 등장한다. 투자자에게 수익금에 대한 확신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김 회장은 “작년에는 부동산 경기 자체가 불투명하니까 1년 동안 거의 안했어요. 착공 들어가려면 제일 먼저 하는 게 보상 업무잖아요. 올해 작년 것까지 합쳐서 하고 있어요. 사업계획 세워놓은 것은 차질이 없다고 하니까”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공공기관,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을 말하면서 “(서울시 고위공무원 직책이)그걸 관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은 서울시서 주택, 재난안전 등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시 고위공무원을)만나서 사업이 진행되면 케이삼흥 것을 우선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했다. 토지 보상을 하는 과정서 케이삼흥에 우선적으로 협조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주진입도로’ 등을 언급하면서 “2단계든, 3단계든 관계없이 케이삼흥 것을 먼저 협조해주겠다고 그 약속까지 제가 다 받아냈으니까. 하반기에 보상 나오는 것은 확실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강연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중간중간 호응하다가 김 회장의 말이 끝나자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정치인 인맥·훈장 자랑 당사자는 “처음 들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일요시사>에 “개인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확인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이 언급한 직책의 인물은 지난 8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현재라는 이름은 지금 처음 듣는다”고 전했다. 케이삼흥이라는 회사명도 이날 처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는 사적 친분은 물론이고 전혀 관계가 없다는 말이다. 현재 케이삼흥 사태는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서 수사하고 있다. 김 회장 등 케이삼흥 경영진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특경법)과 유사수신행위 규제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와 피해액은 최소 규모로 시간이 가면 더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직원으로 불린 모집책이 가족이나 지인 등을 상대로 투자를 권유한 경우가 많아 가정이 파탄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가족의 병원비 등을 투자금으로 넣은 경우도 있었다. 피해자들은 수사기관에 고소하거나 집회를 준비하는 등 개별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빠른 수사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피해자가 받는 정신적 고통이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 케이삼흥 사태와 같은 대형 사건서 투자금을 돌려받지 못하거나 투자를 권유한 사람에게 독촉을 받던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빠른 수사 피해 복구는? 한 피해자는 “가족과 지인 돈까지 다 끌어모아서 투자했다. 원금만이라도 제발 돌려받고 싶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얼굴을 들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직원이면서 동시에 투자자인 이 피해자는 5억원 이상을 투자금으로 넣었다고 고백했다.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문자메시지, 전화 등을 통해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