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스폰서1> 매니저들이 말하는 <연예인 스폰서> 실체

‘접대용 신인여배우’ 따로 두고 광고주 접대

요즘 연예계 화두는 미모의 여성 연예인들에게 거액을 제시하며 유혹의 손길을 내미는 이른바 스폰서에 꽂혀 있다. 고 장자연의 죽음으로 갑자기 수면 위에 떠올랐지만 스폰서는 오랜 세월 암묵리에 스타가 되고 싶은 연예계 신인들의 돈줄 역할을 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스폰서와 연예인을 연결해주고 수수료를 가져가는 브로커들은 오늘도 자신의 존재를 감춘 채 미모의 여성 스타들에게 무작위로 전화 공세를 펼치고 있다. 연예인들과 가장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매니저들을 만나 스폰서의 실체에 대해 들어보았다.

대부분 매니저들 스폰서 부정…“포주로 소문나면 이 바닥서 버티기 힘들다”
일부 감독들 ‘캐스팅 미팅’ 명목 하에 수시로 여배우들 술자리로 불러내
연예인들끼리 스폰서 연결해 주는 경우도 …가수 A양 ‘호텔 원나잇 5백만원’
톱스타 자리에 오르면 스폰서 관계 청산…더 이상 돈이 궁하지 않기 때문

연예인과 스폰서와의 관계는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진 채 은밀하게 이뤄진다. 연예인의 직업적 특성을 차치하더라도 거액의 비용을 지불하는 스폰서 중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연예인은 여흥 혹은 몸을 제공하고, 스폰서는 성공 혹은 돈을 지불한다.
연예인과 항상 붙어있는 매니저들이 중개인으로 나선다고 생각하기 십상이다. 이를 쉽게 인정하는 매니저는 없다. 대부분 매니저는 “얼토당토않다”며 펄쩍 뛴다. “포주로 소문나면 이 바닥에서 버티기 힘들다”는 이유를 댄다.

지명도 없는 신인급 여배우
잠자리 시중 유도하기도

하지만 매니저 A씨는 “연예기획사 소속 여배우가 룸살롱에서 술 접대를 하는 관행은 분명히 있다. 회사 규모와 상관없이 사장 마인드에 따라 벌어지는 일이다”라며 “몇 년 전부터 기획사들의 주식시장 상장 붐이 일면서 ‘돈줄’이 되어줄 외부 투자자들에게 접대를 하는 경우가 늘어났는데 그때 여배우가 동행하곤 한다”고 털어놓았다.

A씨는 이어 “일부 기획사는 데뷔는 했지만 지명도가 없는 신인급 여배우를 잠자리 시중으로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A씨에 따르면 기획사들은 여배우들에게 “그 사람 눈에만 들면 네 인생이 변한다. 스타 ○○○도 저 사람이 뒤를 봐주고 있다”는 식으로 유혹을 한다. 집안 경제력이 약하거나 양친이 생존해있지 않은 등 불우한 환경의 여배우들이 주 공략대상.

그러나 “대부분 기획사와 여배우가 서로 합의한 상황에서 접대가 이뤄지지, 강제로 접대에 동원되는 경우는 거의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매니저 B씨는 “수천만원 계약금을 주고 데려와서는 영화·드라마 캐스팅에 별로 신경을 써주지 않는 배우들이 있는데 알고 보니 투자자들 만나는 자리에 데리고 나가기 위해 영입했던 것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형화의 길을 걷고 있는 우리나라 연예기획사 중 이런 식으로 사업을 하는 경우는 예외에 속한다. 연예기획사 간부 C씨는 “성 상납 같은 건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며 “과거에는 캐스팅을 위해 ‘돈질’(금전 뒷거래)을 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지만 이제는 사라져가고 있다”고 말했다.
C씨는 이어 “밀고 있는 신인이 있으면 드라마에 제작비를 지원하고 그 대가로 캐스팅을 요청하면 되는데 왜 그런 음성적이고 불확실한 방법을 쓰겠느냐”며 “혹시 그런 회사가 있다고 해도 소규모의 개인 회사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아무리 넉넉히 잡아도 우리나라 연예기획사 20% 미만이 투자자와의 술자리에 여배우들을 동원할 것이다”라며 “대부분 연예기획사는 여배우는 물론 여자 스태프들까지도 식사 자리가 끝나면 집으로 돌려보낸다”고 말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영화·드라마 캐스팅 권한을 쥐고 있는 사람들의 힘이 강했다. 연예기획사 대표 D씨는 “당시 일부 감독들은 ‘캐스팅 미팅’이라는 명목 하에 수시로 여배우들을 술자리로 불러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주제작사가 늘어나고 지상파 방송사의 힘이 약화되면서 이런 관행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 증언. 한 매니저는 “요즘 힘 있는 연예기획사는 스타급 배우를 이용해 신인들을 ‘끼워 팔기’하고 있기에 별도의 접대를 하는 일은 드물다”고 말했다.

그러나 CF 출연료가 주수입원인 연예인들의 경우, ‘광고주 접대설’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한 광고 대행사 간부는 “수년 전 스타성에 비해 엄청난 물량의 광고에 출연했던 한 탤런트의 경우 소속사 사장이 광고주와의 미팅을 잡아 주었다는 설이 파다했다”고 말했다.
물론 다른 주장도 존재한다. 광고대행사 간부로 퇴직한 다른 이는 “광고주들 대부분이 세상 소문에 민감한 사람들이라 연예인들을 따로 만나는 걸 부담스럽게 생각하는데다, 내부 결재 과정이 여러 단계라 특정 연예인을 밀어준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라고 말했다.

CF 출연료 주수입원인 연예인들
‘광고주 접대설’ 지속적으로 제기

일부 기획사는 아예 ‘접대용 신인 여배우’를 따로 두고 광고주 등을 성접대하게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매니저 K씨는 “일부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이른바 접대용 신인여배우들은 광고주를 접대하라고 강요받기 일쑤”라며 “여기서 얼굴 마담 역할은 유명 여배우가 맡고 술자리, 성접대 같이 몸을 던져야 하는 일은 이들이 맡는다”고 증언했다.

K씨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빌미로 술시중이나 자리에 그런 끌어들여서  신인들을 이용한다”며 “자사의 기존 톱배우들에게 광고권(광고 출연)이 돌아가고 혹은 회사의 영업권을 확대시키는 데 이용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컨대 광고주 접대는 기획사에 소속된 다른 스타급 연예인의 광고 출연을 위해서이며 스타를 위해 신인이 희생하는 구조라는 것.

K씨는 “광고출연계약을 따내기 위해 수백대 일에 이르는 오디션보다는 은밀한 접대가 효과적이라는 건 업계에서 정설로 통한다. 일부 광고주는 신인여배우 접대를 노골적으로 요구하기도 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유명 배우의 매니저 C씨는 “강제로 스폰서와 만나기를 권하지는 않는가”라는 질문에 “큰일 날 소리”라며 손사래를 친다. C씨는 “얼마 전 신인 배우가 스폰서를 구해달라고 해 호통을 치며 돌려보낸 적이 있다. 연예계 내부에서도 스폰서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있다. 하물며 외부에서 보는 시선은 어떻겠는가”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분 연예인과 스폰서의 만남은 자발적으로 이뤄진다. 화려해 보이는 연예계에서 더욱 돋보이기 위해서는 금전적인 부분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은 정설이다. 이를 충당하기 위해 일부 연예인은 스폰서를 찾아 나선다.
전성기가 지난 연예인이 과거 짭짤한 수입을 잊지 못해 스폰서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1970~80년대 모 정치인 혹은 모 재벌가와 유명 연예인의 만남이 회자된 것처럼 권력에 의해 이뤄지던 때는 지났다.


필요에 의해 만난 사이인 만큼
효용 가치가 떨어지면 뒤돌아서

요즘 들어 연예인들끼리 스폰서를 연결해 주는 경우도 많다. 예전처럼 대놓고 ‘뚜쟁이’ 역할을 하는 이들을 찾아보기 힘든 탓이다. 스폰서를 두고 있는 연예인들이 또 다른 연예인을 끌어들이는 게 요즘 모양새다. 단골 룸살롱이나 바에서 함께 만나 친해진 후 공식 스폰서로 발전하곤 한다.
또 다른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가수 A양의 경우 술자리에서 중견 기업인을 소개받은 후 500만원을 받고 강남의 한 레지던트호텔에서 ‘원나잇’을 했다. A를 끌어들인 이는 배우 B다”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연예인과 스폰서의 관계에서 정말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하기도 한다. 하지만 극히 드문 경우다. 필요에 의해 만난 사이인 만큼 효용 가치가 떨어지면 이내 뒤돌아 서버린다”고 덧붙였다.

톱스타의 자리에 오른 연예인이 스폰서와 관계를 청산하는 경우도 있다. 더 이상 돈이 궁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스폰서=돈’이라는 등식이 성립된다. 사랑 없는 남녀의 만남인 ‘연예인 스폰서’가 찰나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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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내부 총질 ‘친명 전쟁’ 서막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당내 울려 퍼지던 비명(비 이재명)계 소리가 사라졌다. ‘내부 저격수’가 사라졌으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똘똘 뭉쳐 국회를 꽉 잡을 것이란 희망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우려의 뜻을 내비친다. ‘이재명 독주’ 체제로 완성된 민주당이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실현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22대 총선서 압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큰 폭으로 물갈이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주요 자리에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을 대거 투입했다. 친명 위주의 인선을 단행해 원팀 민주당을 꾸리겠다는 셈이다. 공천 파동을 딛고 살아남은 친명 의원들이 일제히 한 보 전진했다. 피바람 잦아드니… 지난 21일 이 대표는 사무총장에 김윤덕 의원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총선서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위원을 지낸 인물로 지난 20대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후보의 열린캠프서 활동한 바 있다. 조직사무부총장은 황명선 당선인,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전략기획위원장은 민형배 의원 등 친명계가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의 정책을 이끌 민주연구원장에는 이 대표의 ‘정책 멘토’로 알려진 이한주 전 경기연구원장이 선임됐다. 이 원장은 이 대표의 ‘기본소득’을 설계한 인물로 민주당이 제시한 ‘25만원 지원금’에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법률위원장에는 이 대표의 대장동 변호를 맡은 박균택 당선인이 낙점됐다. 이 밖에도 당 대표 비서실장에는 천준호 의원,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에는 김우영 당선인, 교육연수원장에는 김정호 의원, 수석대변인에는 박성준 의원, 대변인에는 한민수·황정아 당선인이 자리했다. 이날 한민수 대변인은 인사 소개를 마친 후 당직 개편에 대해 “4·10 총선의 민심을 반영한 개혁 과제 추진에 있어서 동력을 형성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신진 인사들에게 기회를 부여한다는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선은 이 대표가 국회에 입성한 후 진행된 두 번째 물갈이다. 2022년 8월 이 대표가 취임 직후 단행한 인선을 두고 ‘친명 일색’이라는 거친 비판이 터져 나왔다. 곧바로 한병도·권칠승·고민정 등 대표적인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등용하면서 논란을 잠재웠지만 이번 총선서 친명이 주류를 이루면서 이들을 당에 대거 투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22대 국회 문턱을 넘은 친문 세력은 약 스무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민주당 180석을 지탱하던 핵심축이었지만 총선을 거치면서 세력이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민주당 공천을 두고 ‘비명횡사 친명횡재’라는 말이 나오자 고민정 최고위원은 위원직을 사퇴했다가 다시 복귀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처럼 공천 피바람이 당내를 휩쓸었지만 총선 이후 이 대표를 비판하던 목소리가 단숨에 잦아들었다. 총선 결과 이후 이 대표 체제는 더욱 견고해졌다. 이 대표를 거칠게 비판하며 당을 떠나거나 새로운 둥지를 꾸린 이들이 줄줄이 낙선하면서다. ‘친명’ 타이틀 달고 꽃밭 안착 둥지 떠난 탈당파 줄줄이 낙선 새로운미래 이낙연 공동대표는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새로운 당을 꾸렸다. 이번 총선서 광주 광산을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민주당 민형배 당선인에게 62.25%p로 크게 밀려 패배했다. 이 공동대표가 야심 차게 창당한 새로운미래는 지역구 한 석에 그치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개혁신당과 손을 잡은 이원욱 공동선대위원장 역시 지역구서 낙선했다. 탈당 후 국민의힘으로 이적한 ‘5선 중진’ 이상민 의원과 김영주 의원(국회 부의장)도 고배를 마셨다. 홍영표·설훈 등 다른 비명계 의원 역시 줄줄이 낙선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당을 떠나면 춥다는 걸 몸소 보여줬다”며 “소위 비명계로 분류됐던 이들이 모두 당을 떠났으니 당내 파열음이 나오지 않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대부분 여의도를 떠나게 됐으니 당분간 ‘내부 저격수’로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명 체제에 화룡점정을 찍을 원내대표 선출 결과에도 눈길이 쏠린다. 내달 3일, 선출을 앞둔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사실상 친명인 박찬대 의원의 독무대인 만큼 ‘친명일색 민주당’이 완성될 것이란 해석이 우세하다. 박 의원은 지난 21일, 일찌감치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와 강력한 투톱 체제로 개혁 국회, 민생 국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한 박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자천타천으로 물망에 오른 의원들은 속속 불출마를 선언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위한 기자회견을 예고했지만 돌연 취소했다. 당 대표 ‘원픽’ 이와 관련해 서 최고위원은 “(박찬대 의원 포함)2명 다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면 제가 원내대표에 당선돼도 최고위원 두 자리가 비게 된다”며 “총선에 압도적으로 이긴 이 대표 체제에 문제가 된다는 게 처음부터 고민이었는데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4선 김민석 의원도 “당원 주권의 화두에 집중해 보려고 한다”며 불출마를 시사했다. 인재위원회 간사였던 3선 김성환 의원과 원내수석부대표인 박주민 의원 역시 불출마 입장을 표했다. 민형배·진성준 의원도 하마평에 올랐지만 각각 전략기획위원장, 정책위의장에 임명되면서 자연스레 출마가 불발됐다. 이로써 원내대표 출마 후보군은 박 의원 한 명으로 압축됐다. 친명계 핵심인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10명 안팎의 후보군이 난립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물밑서 이 대표가 교통정리에 나섰다는 해석이다. 당 대표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당을 좌우하는 명심에 대항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친문 인사가 끼어들 틈도 없이 빠르게 상황이 흘러갔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주당 원내대표 겸 의장단 선출 선거관리위원회 간사인 황희 의원은 지난 24일, 선거관리위원회 1차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당규상 민주당서 원내대표 선거는 결선투표가 원칙으로 기본적으로 과반 득표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후보자가 1인일 경우 찬반 투표를 하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원내대표 다음으로 주목받는 자리는 바로 차기 국회의장이다. 당내 우직한 이력을 가진 후보들이 기싸움이 이어가면서 명심이 누군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에서는 6선에 성공한 조정식·추미애 당선인과 5선인 정성호·우원식 의원이 22대 전반기 국회의장 출마를 밝혔다. 이들은 일제히 “기계적 중립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강경 성향 의원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명성 경쟁에 나섰다. 완벽한 시나리오 먼저 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기계적 중립만 지켜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민주당 출신으로서 다음 선거의 승리를 위해 보이지 않게(그 토대를) 깔아줘야 된다”고 말했다. 여야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서 다수당의 주장대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정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알려졌다. 40년 가까이 알고 지낸 만큼 ‘원조 친명’이자 ‘친명계 좌장’으로 통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7인회’ 핵심 멤버기도 하다. 친명 후발주자인 추 당선인도 국회의장 도전에 대해 “주저하지 않겠다”며 “국회의장도 물론 좌파도 우파도 아니다. 그렇다고 중립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정치적 유불리를 계산하지 않고 유보된 언론개혁, 검찰개혁을 해내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면서 강성 지지자의 호응을 유도했다. 민주당 조 전 사무총장도 “여야 합의가 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릴 수 없다”며 “국회의장이 되면 긴급 현안에 대해서는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를 열어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차지한 만큼 당내 경쟁도 치열해진 양상을 띠고 있다. 국회의장 경선에 당원투표를 반영하자는 주장까지 나온 것으로 전해진다. 강성 지지층의 힘이 크게 작용하는 만큼 후보들은 당심을 겨냥하기 위해 명심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당의 주요 인사들이 ‘이재명과의 호흡’을 강조하고 나선 만큼 이 대표의 의중인 ‘명심’은 당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를 앞세운 메시지가 앞다퉈 나오면서 입법 독주에 대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너도나도 ‘명심팔이’를 하며 이 대표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하니 국회의장은커녕, 기본적인 공직자의 자질마저 의심스러울 정도”라며 “협치라는 말을 머릿속에서 아예 지워버려야 한다는 망언을 빙자한 민주당의 속내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상임위를 독식하겠다는 위헌적 발상도 서서히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솔솔 올라오는 ‘대표 연임설’ 대세는 ‘명심’…친문계 주목 총선 승리 이후 일부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 “협치는 없다”는 기류가 흐르자 이를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당내 주요직이 속속들이 친명으로 배치되는 가운데 친문에게 더 이상 핵심적인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여기에 이 대표의 연임설까지 불거지면서 ‘이재명호’ 민주당은 한층 견고해질 전망이다. 이 대표 임기는 오는 8월28일까지다. 이제까지 민주당서 당 대표가 연임한 역사는 없지만 당헌·당규상 이를 금지한 조항도 없다. 이 대표가 마음만 먹는다면 몇 번이고 당 대표를 연임할 수 있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대표는 20대 대선 패배 직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와 전당대회에 연이어 출마하면서 이전과는 다른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총선 승리 직후부터 친명 의원 중심으로 “민주당에 압승을 가져다준 이 대표가 한번 더 당 대표를 맡아야 한다”는 여론이 일면서 친·비명 간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정성호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국회가 본연의 역할을 하고 민주당이 윤석열정권의 무능과 폭주하는 이 상황을 막아야 된다는 측면서 당 대표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그런 면에서 연임할 필요성도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총선이 끝나고 이 대표를 만나 “강한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도 덧붙였다. 해남·진도·완도에 승기를 꽂은 박지원 당선인 역시 “만약 이 대표가 계속 대표를 한다고 하면 당연히 해야 한다. 연임해야 맞다”며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이 대표를 신임했다”고 전폭적으로 힘을 실어줬다. 반면 친문계 핵심으로 꼽히는 윤건영 의원은 이 대표 연임에 대해 “전당대회가 넉 달이나 남은 상황서 민주당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라며 “지금은 총선서 나타난 민의를 충실하게 수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의 리더십에 관한 것은 시간을 두고 차분하게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의도 정가에 밝은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친명 체제를 두고 외부서 걱정하는 모양이지만 정작 당내에서는 후폭풍이 불 수 없는 상황”이라며 “비명 의원끼리 바람을 일으키려고 해도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풍 전야 잔잔한 미풍 일제히 이 대표의 의중만 바라보는 민주당은 친명과 찐명 그리고 ‘신명(새로운 친명)’만 존재하게 된다. 이런 상황서 “당의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되겠냐”는 비판이 물밑으로 조용히 들려온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애초에 이 대표의 목적은 자신만의 민주당을 만드는 거였고 이번 총선을 통해 결국 이뤄냈다”며 “친명 민주당이라는 날카로운 검을 어떻게 사용할지 결국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이 대표는 임기를 마치는 날까지 자신의 영향력 밑에 당을 두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속 타는 조국혁신당 교섭단체 구성에 난항을 겪는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의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앞서 조국당 조국 대표는 여러 차례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게 ‘범야권 연석회의’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만찬 회동으로 갈무리하는 데 그쳤다. 민주당 내에서는 “아직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며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이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는 조 대표가 부담스럽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캐스팅보트 역할을 쥔 것 또한 조국당인 만큼 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