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로 4번 변신…어려운 서민경제 몸소 체험
‘무한돌봄 상담사’로 나서 사연 듣고 눈물 흘리기도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현장경영’이 연일 화제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김 지사가 직접 발로 뛰고 있는 것. 그는 지난 16일 군포시에서 ‘무한돌봄 1일 상담사’로 나섰다.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정확하게 듣기 위해서다. 이날 어려움에 빠진 도민들의 고통스런 목소리를 직접 들은 후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 1월27일, 2월15일, 21일에 수원, 의정부, 성남에서 1일 택시기사 체험을 했다. 심각한 경제난을 몸소 체험하기 위해서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발걸음이 바쁘다. 김 지사는 지난 16일, 경기도 ‘무한돌봄 사업 1일 상담사’로 나섰다. 취약계층과 소통하기 위해서다.
무한돌봄 사업은 경제난으로 어려움에 빠진 어린이, 노약자, 환자 등을 돕는 취약계층 지원책이다. 도내 각 동 단위까지 손길을 뻗쳐 벼랑에 선 위기가정을 돕겠다는 취지에서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됐다.
취약계층 목소리 경청
가장 큰 특징은 현장의 사회복지사에게 모든 권한을 줘 직접 상담하고 즉시 지원책을 마련해 준다는 점. 김 지사는 이날 군포시 광정동 주민센터를 찾아 무한돌봄 민원상담과 지원가정 방문을 통해 위기에 신음하는 도민들을 직접 만났다.
상담장에 나온 한 여성은 “오래전 남편과 이혼한 후 군포시 산본동 반지하 주택에서 고등학생 아들과 단둘이 살고 있는데 신장에 7cm의 혹이 있어 수술을 앞두고 있고,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무릎까지 좋지 않아 일을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건강이 이러니 도움 받고 싶다”면서 “우리 아이가 3년 있음 성인이 되니 그때 나라에 세금도 내고 내가 받는 거 그때 돌려주겠다”고 지원을 요청했다.
김 지사는 이 여성의 하소연을 듣고는 끝내 눈물을 흘렸고 “우선 건강문제부터 해결하자. 꼭 도와주겠다”며 지원을 약속했다.
또한 상담을 마치고 돌아가는 신청자들에게 직접 연락처를 적은 명함을 쥐어주며 “꼭 도와드리겠다. 도저히 스스로 해결해 나갈 방법이 없으면 연락하시라”며 두 손을 꼭 잡았다.
상담을 마친 김 지사는 “현장의 목소리가 가장 생생하고 정확하다”면서 “현장에서 직접 나와서 듣고 보면 얼마나 어려운 시민들이 많은지 실감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앞서 지난 15일에는 현장의 생생한 민심을 듣기 위해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벌써 네 번째 1일 택시기사 체험이다. 김 지사는 지난 1월27일, 2월15일, 21일에 수원, 의정부, 성남에서 1일 택시기사 체험을 했다.
이날은 새벽 5시부터 12시간 동안 고양시 곳곳을 돌며 1일 택시기사로 나섰다. 더욱이 전날인 14일 투자유치를 위해 5박7일간 미국을 방문하고 난 뒤 곧바로 운전대를 잡았다. 그만큼 김 지사는 도민들과의 의사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먼저 김 지사는 새벽 4시경 수원에서 출발해 5시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에 위치한 한 운수회사에서 배차를 받아 미터기 조작, 운행준수사항 및 장작동법을 숙지하고 운행에 나섰다.
김 지사는 이번에도 택시기사들의 주 교대시간인 새벽 시간대부터 운행에 나서 현장의 생생한 민심을 들었다. 김 지사는 손님과의 대화는 물론, 새벽운행을 마치고 난 아침식사 시간과 오전 운행을 끝낸 점심시간 등에도 택시기사들의 한마디도 놓치지 않기 위해 손에서 수첩을 놓지 않았다.
택시기사들은 “택시는 경기의 영향을 가장 빨리, 가장 많이 받는다”며 “요즘엔 손님들이 거의 없고 예전 같으면 손님이 몰리던 시간에도 지금은 거의 대기하는 시간이 많아 하루벌이조차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한 달에 200만원은 벌어야 생활이 유지되는데 하루에 15시간을 일해도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활고를 호소했다.
김문수 지사도 “이날 운행이 네 번째인데 이번에도 사납금을 채울 수 있을지가 걱정일 만큼 손님이 너무 없었다”면서 “택시기사 1일체험을 할수록 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위로했다. 이어 “손님이 없어 무작정 기다리는 시간도 많다”며 “사납금을 채우기 위해 급하게 운행에 나섰다”고 공감을 표했다.
한편 김 지사가 택시 운전대를 잡고 ‘민심탐방’에 나서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경기도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 지난 11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도가 본청 및 사업소 직원을 대상으로 ‘1일 택시운전 체험’ 참가 희망자를 모집한 결과 82명의 공무원이 자발적으로 참여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은 오는 13일과 27일 필기시험, 14~15일 운수종사자 교육 및 LGP 사용 운전자교육(2일 22시간), 운전정밀검사(수시, 3시간) 등 교육을 마치고 각자 공휴일 또는 주말 중 하루를 택해 1일 택시운전 체험을 하게 된다. 체험을 마치면 생생한 도민 목소리를 담은 체험 보고서도 제출하게 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신청서 접수 사유로는 도민 목소리를 직접 듣고 시책 발굴 등 자신의 업무에 적용하기 위한 경우가 대다수”라며 “직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호응으로 오는 12월까지 수시로 희망자를 접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심 듣기 위한 운전
운수업체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1일 택시체험에 사용되는 차량이 ‘쉬는 차’인데다가 업무시간, 보험 등도 현직 기사들과 똑같이 적용되고, 1일 기사들의 운송수입금 전액을 택시업체에 기부하기 때문. 경기도는 지난 11일 창진상사(주), 광일운수(합), 대성운수(주) 조흥운수(주) 등 4개 택시회사와 1일체험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운전체험에 그치지 않고 택시 1일체험에 참여한 직원들을 중심으로 ‘택시학습 동아리’를 만들어 택시산업발전을 위한 지원시책 발굴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문수 ‘터미네이터’와 만난 사연
김문수 경기지사가 아널드 슈워제네거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만나 녹색산업을 중심으로 한 교류협력을 약속했다. 지난 11일 김 지사는 LA에 소재한 주지사 집무실에서 슈워제네거 주지사와 만나 30여 분간 면담을 하며 양 지역간 협력방안을 나눴다. 김 지사와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먼저 최근의 경제동향 이야기로 면담을 시작한 뒤, 서로의 관심 분야인 신재생에너지 분야 협력을 중심으로 한 양 지역간 교류협력을 약속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올 가을쯤 한국방문 의사를 밝혔고 김 지사는 LA 인근에 경기도 사무소 개설 계획을 알리기도 했다. 슈워제너거 주지사는 “그린테크놀러지, 태양광, 풍력 등 분야에서 파트너십 강화를 원한다”며 “소득 증대와 고용창출이 그린테크놀러지와 이어지는 유일한 창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국경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교류하는 것”이라며 “한국에 진출한 캘리포니아 기업, 캘리포니아에 진출한 경기도 기업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이에 “텔리오 솔라, 스테메디카,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경기도에 진출했거나 추진 중인 캘리포니아 기업이 많고 신재생에너지 등 첨단 기술 연구를 위해 경기도의 학생과 공무원들도 캘리포니아에 많이 오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양 지역간 협력을 확대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 지사는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조속한 시일 내에 방한했으면 한다”고 제안하자, 주지사는 “복제인간이 가능하면 지금 바로 한국에 나를 한 명 보내고 싶다”며 “오는 가을쯤 한국방문 일정을 생각하겠다”고 답했다. 또한 김 지사는 “올해 내에 캘리포니아주에 경기도 사무소를 설치하려 하는데 많은 도움 부탁한다”고 밝혔고 이에 주지사는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화답했다. 이밖에 김 지사는 “가을쯤 한국에 오면 남북분단의 현장인 판문점과 DMZ를 꼭 보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인사를 나누고, 향후 교류협력 MOU체결을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