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재계 인맥 대해부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11.23 14: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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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 잡은 회장님…돈줄 잡은 후보님

[일요시사=경제1팀] 재계와 정치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올 대선에서도 ‘경제 살리기’가 화두가 되면서 ‘빅3’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안철수 무소속 후보 등과 인연이 있는 재계인물은 누구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연 이번 대선에서는 어떤 기업인이 대선후보 핫라인을 잡고 있을까. 각 후보의 탄탄한 우군이 되고 있는 재계인맥을 살펴봤다.

18대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 후보들의 행보에 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각 후보들이 내놓은 공약은 말할 것도 없고, 대기업과 관련한 후보의 말 한마디가 향후 5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역시 마찬가지다. 유명 재계인사의 지지는 승패의 당락에 적잖은 영향을 끼친다. 지난 대선에서도 유력 후보들의 캠프에는 많은 재계 인사들이 포진해 경제정책을 논의하는 등 후보와 동고동락했다.

박근혜
한화·삼성과 인연

3명의 후보 가운데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재계와 인연이 가장 많다. 출신학교(장충초-서강대)를 중심으로 재계와 맥이 닿아 있다. 박 후보 캠프에 합류한 기업인들 중에도 유난히 학벌이 눈에 띈다.

김경수 넥스트칩 대표와 김병기 애플민트홀딩스 대표, 이서규 픽셀플러스 대표 등 벤처업계 인사들이 모두 서강대 출신이다. 특히 김경수 대표는 박 후보와 같은 과인 전자공학과출신으로 한때 박 후보의 씽크탱크 국가미래연구원 멤버로도 활동했다.

벤처뿐 아니라 대기업 출신인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도 박 후보의 서강대 후배로 대표적인 친박 인사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회장은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현재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 부실장을 맡으며 박 후보를 보좌하고 있다.


박근혜, 김호연·벤처업계인사들과 서강대 동문

현재 서강대총동문회장으로 박 후보와 서강대를 이어주는 키맨으로 통한다. 김 전 회장과의 인맥은 다시 한화그룹으로 이어진다. 김 전 회장의 형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박 후보와 서울 장충초등학교 동기 동창이다.

삼성그룹도 박 후보와 인연이 있다.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은 박 후보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멤버로 지난 7월 대선 경선 때는 박 후보 캠프에서 정책위원을 맡았다. 그는 5년 전 대선에서도 박 후보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바 있다.

김낙회 제일기획 사장,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도 박 후보와 같은 서강대 출신이다. 이효율 풀무원 식품 사장, 오규식 LG패션 사장 등도 박 후보와 같은 시기에 서강대를 다녔다.

허용수 GS 전무도 박 후보와 연이 닿아 있다. 허 전무의 장모는 고 육영수 여사와 자매인 육인순씨의 딸 홍지자씨다.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 맡은 뒤 많은 화제를 낳은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가방브랜드 MCM을 지금의 명성에 올려 논 장본인이다. 박 후보와 특별한 인연은 없었지만 박 후보가 수차례 만나며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성공한 여성 CEO를 전면에 내세워 여성 및 기업인의 표심을 잡겠다는 박 후보의 의도로 풀이된다. 김 회장은 고 김수근 대성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딸이어서 향후 대성 쪽과 박 후보와의 인연이 이어질 지도 지켜볼 만하다.


문재인
건설업계와 맥 닿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측이 지난달 발표한 ‘일자리혁명위원회’ 구성 명단에는 기업인 출신 7명이 포함돼있다. 먼저 대기업 출신으로는 김진 전 두산베어스 부회장이 있다.

부산 출신의 김 전 부회장은 1978년 오비맥주에 입사해 두산그룹 홍보실 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2009년 두산베어스 프로야구단 구단주를 맡아 2년 뒤 부회장 자리에 올랐다.

관료출신 기업인인 박봉규 전 대성에너지 사장을 포함해 장영승 전 나눔기술 대표, 정수환 앱디스코 대표, 김영두 동우애니메이션 대표이사 등도 일자리위원회 위원으로 합류했다.

문 후보는 경남고와 경희대를 매개로도 재계 인사들과 인연이 닿아 있다. 우상룡 GS건설 해외사업총괄 사장은 문 후보와 경남고 동기동창이다. GS그룹을 이끄는 허창수 회장은 문 후보의 경남고 4년 선배다. 문 후보는 그러나 동창회 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아 이들과의 연결고리는 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GS 허창수·서희건설 이봉관 학맥 인연 

또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은 건설업계에서는 보기 드문 경희대 출신 대표이사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은 문 후보와 경희대 동문으로 이 대학 총동창회장을 맡고 있다. 서희건설은 한때 ‘문재인주’로 분류돼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유통업계에도 인연이 있다. 경남고 학맥으로는 박준 농심 사장, 경희대 출신으로는 하병호 현대백화점 사장과 김정완 매일유업 사장 등이 있다. 금융계에서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문 후보와 경남고 동기다.

14∼16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종웅 대학석유협회 회장과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문 후보와 고교 동문, 최신원 SKC 회장은 대학 동문이다. 이밖에 문 후보가 과거 대표 변호사로 재직하던 법무법인 부산이 바른손의 법률고문을 맡고 있다.

이밖에도 아프리카TV로 유명한 나우콤의 문용식 전 대표는 현재 문 후보의 시민캠프 인터넷소통위원장을 맡고 있다.

문 위원장을 비롯해 이용익 신흥캐피탈 대표와 김을재 금양통신 대표 등은 법정최고한도인 1000만원을 당내 경선을 위한 문 후보 후원금으로 내놓으면서 적극적으로 지지를 선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IT CEO들과 친분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재계와의 인맥은 ‘포스코와 브이소사이어티’로 요약된다. 안 후보는 국내 정보 보안업체의 효시격인 안철수연구소를 설립해 벤처업계의 스타 CEO(최고경영자)로 이름을 날렸다.

안 후보는 대기업·벤처기업인 간 친목모임인 브이소사이어티 일원이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는 포스코 사외이사로 재직했다. 이를 계기로 재계에 인맥이 넓다.

먼저 안 후보의 캠프에는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측근 조용경 전 포스코엔지어리링 상임고문과 신철호 포스닥 대표가 눈에 띈다. 안 후보는 조 상임고문과 포스코 사외이사를 지내며 알게 됐고 신 대표와는 지난 2006년 안철수연구소와 전자투표서비스를 공동으로 개발하면서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브이소사이어티 활동을 중심으로 한 인맥도 넓다. 지난 2000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주도해 만든 이 모임은 현재 벤처 거품이 꺼져 활동이 주춤해졌지만 회원들 간 관계는 여전히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 포스코 조용경 영입·V소사이어티 친분

최 회장 외에 대표 멤버로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웅렬 코오롱그룹 회장,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등을 꼽을 수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벤처비즈니스 과정을 수료한 안 후보는 학맥으로도 재계와 인연이 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차장,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장남 허세홍 GS칼텍스 전무,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외아들인 구본웅 하버퍼시픽캐피탈 대표가 스탠퍼드대 출신이다.

서울대 의대 인맥도 있다. 박용현 전 두산그룹 회장은 안 후보와 함께 병원개업이나 의사를 본업으로 하지 않고 다른 직업을 선택한 서울대 의대 동문들의 모임인 ‘경의지회’ 멤버다.

이 외에도 안 후보는 IT업계 출신 CEO들과도 돈독한 인맥을 이어오고 있다. 이재웅 다음 창업주는 안 후보와 종종 모임을 가지면서 대선에 대한 의견을 나눈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대규 휴맥스 대표와 이홍선 전 나래이동통신 사장도 안 후보와 가까운 IT업계 지인이다.

재계인맥 경쟁
관전 포인트

이런 대선후보들의 경제계 인연으로 볼 때, 재계 인맥은 ‘경제 살리기’가 화두가 된 이번 대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지난 2007년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 캠프에는 대기업 출신의 젊은 실세들이 많았다.

캠프에 속속 합류…경제정책 브레인 활동
“줄만 잘 타면 5년 편하다”줄서기도 감지

당시 삼성그룹 출신의 황영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고, 삼성그룹 출신의 지승림씨가 미디어홍보분과 간사를 맡았다. 또 삼성전자 사장 출신의 진대제 전 정통부 장관이 이 후보를 지지했고, 고려대 교우회장이며 재계 마당발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도 재계의 탄탄한 우군이 돼 줬다. 이 후보는 이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경제대통령’의 이미지를 굳혔고 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총성 없는 전쟁. 18대 대선이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념이 퇴색하고 여·야 모두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화두로 삼은 가운데 대권 후보 뿐 아니라 재계 인맥들의 경쟁도 또 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지 주목된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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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