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추적 - 신인 탤런트 A양, 헬스클럽에서 쫓겨난 이유

“홍보해 드릴테니공짜로 안 될까요?”

공짜라면 눈이 뒤집히는 사람이 많다. 영화 한 편, CF 한 편 출연할 때마다 억대의 출연료를 받는 스타들도 마찬가지다. 언뜻 생각하기론 돈 많이 버는 스타들이 돈 몇 푼을 아끼겠냐 싶지만, 돈 많은 스타들일수록 공짜를 밝히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돈 쓸 데가 많아서라기보다는 공짜에 익숙하기 때문이다. 스타가 나타나면 디자이너들은 연말 시상식에 입고 나가달라며 공짜로 옷을 주고, 보석 브랜드에서는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착용해달라며 목걸이와 귀고리를 선물하며, 식당 주인은 찾아주셔서 영광이라며 밥값은 안 내도 된다고 말하기 일쑤다. 여기저기서 값비싼 선물을 스타의 품에 안기며 “돈은 안 내셔도 된다”고 외치는 것에 익숙해진 나머지 스타들은 웬만해선 지갑을 열지 않는다.

탤런트 A양, 헬스클럽 공짜 이용 부탁했다 거절당해
“공짜가 좋아서” 탤런트 P양, 드레스 협찬 위해 애교
의상·가방·보석 등 연예인들 협찬 받는 분야 다양
“공짜에 워낙 익숙하다보니 계산할 생각하지 않아”


 최근 신인 탤런트 A양은 ‘수모 아닌 수모’를 당했다. 연예기획사의 메카인 청담동에 위치한 헬스클럽을 찾아 “내가 여길 다니면 공짜로 홍보가 되니 좋은 것 아니냐”며 공짜 이용을 부탁했다가 일언지하에 거절당한 것. 
요즘 연예기획사에선 협찬 0순위로 헬스클럽을 올려놓고 있다. 바로 건강미가 돋보이는 몸짱 열풍에서 비롯된다. 그래서일까. 청담동이나 압구정동, 역삼동에 위치한 헬스클럽들은 스타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편이다.

연예인들 보이지 않는 차별(?)
‘억울하면 톱스타 돼라’

실제 유명 연예인들은 헬스클럽을 공짜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예 모 헬스클럽은 스타든 신인이든 연예인이면 무료이용이 가능하다. 대신 헬스클럽은 연예인 누구누구가 다닌다는 일종의 스타 마케팅 활용의 반대급부를 얻는다. 한류스타 B가 이용하는 헬스클럽엔 한동안 연예 관계자들이 위풍당당하게 왔다가 조용히 사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이는 요즘도 현재진행형. 공짜 이용을 생각했다가 단 한마디에 꼬랑지를 감춘다. “한류스타 ○○○도 회비 내고 다니셨는데요.” 그럼 더 이상 반론이 없다고 한다. 회비를 내고 이용하거나 아니면 다음에 오겠다고 슬그머니 자리를 뜬다. 톱스타가 회비를 내는 상황에서 공짜로 이용하거나 협찬 받을 수 없다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다.

탤런트 P양도 얼굴이 화끈거리는 일을 당했다. 고가의 드레스샵으로 유명한 청담동 S샵에 들린 P양은 당연하게 공짜로 선물할 줄 알고 1500만원 상당의 옷을 입고 고개를 빳빳이 들며 나가버렸다. 그런데 그 샵은 연예인한테도 돈을 받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매니저한테 곧바로 끌려온 P양은 드레스 값을 지불하라는 디자이너의 요구에 눈웃음을 살살 치며 “아잉, 제가 입고 다니면 바로 광고가 되잖아요~”라며 코맹맹이 소리를 냈다. 하지만 가차없이 옷을 벗고 돌려줘야 하는 ‘수모 아닌 수모’를 당했다.

연예계에선 톱스타와 스타, 그리고 평범한 연예인으로 분류되는 보이지 않는 차별(?)이 존재한다. 때문에 ‘억울하면 톱스타 돼라’는 말이 정설처럼 굳어져 있다. 일반인들이 즐겨 쓰는 ‘억울하면 출세하라’는 말과 똑같다. 연예인들 사이에선 톱스타는 바로 출세를 의미한다. 같은 연예인이라도 누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그게 원칙이고 법이 되는 셈이다.
사실 연예인 공짜 밝힘증에 대해 연예가에선 공공연하게 회자되는 얘기가 즐비하다. 회식 자리에 자신의 친구나 가족을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을 데리고 와 왕창 먹기만 하고 빠지는 연예인이 있는가 하면, 어느 연예인은 자신의 의상 협찬사에 가서 마음에 드는 옷을 무조건 달라고 떼쓰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공짜를 밝히기로 소문난 모 배우는 자신이 CF모델로 출연한 음식 매장에 몇 차례 친구들을 데리고 가서 돈을 안 내고 먹은 게 문제가 돼 교체되기도 했다.

한 탤런트 매니저는 자신의 경험담을 이렇게 밝혔다. 유명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나오는데 밥값 대신 사진촬영과 연예인 사인을 부탁했다는 것. 이런 게 수차례 반복되자 연예인은 물론이고 자신도 음식값을 지불하는 게 오히려 이상해졌다고 한다. 이는 비단 음식점만 비롯되지 않는다. 연예인 활동의 필수인 미용실도 마찬가지다. 대부분이 협찬이란 미명하에 정상가격을 지불하지 않는다. 그래도 연예인 매니저들은 말한다. 최소비용은 지불한다고. 이도 천차만별이며 대개 1만원에서 3만원 사이다. 당연히 스타급 연예인들은 공짜 이용이 다반사다. CF스타 출신인 신인급 연기자를 데리고 있는 한 매니저의 답변은 다소 황당하다. 그는 이용 때마다 1만원은 지불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유는 추후 무리한 부탁을 요구받을 시 거절하기 위한 방편이라는 것.

이와 관련 해당 미용실 관계자의 답변을 우회적으로 들어봤다. “신인급은 일종의 투자다. 솔직히 청담동이나 압구정동 미용실 중 연예인 협찬 안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야 유명세를 타고 일반인들이 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일반인들이 와도 직접 원장이 손질해주는 경우는 없다. 그저 마지막에 잠깐 손질만 할 뿐이다. 하지만 연예인들은 원장의 손길이 많이 미치는 편이다. 왜냐면 훗날 이들이 스타가 됐을 경우 돌아오는 이익이 만만치 않아서다. 1만원은 차라리 안 받는 게 낫다. 그래도 준다고 했는데 거절하면 기분 상할까봐 받아주는 것이다.”

명품 의류나 보석 브랜드의 런칭 행사장에는 바쁜 일정 가운데도 잠시 들러 사진을 찍고 가는 연예인들이 넘쳐난다. 방문한 스타들에게 주최측에서 고가의 상품을 선물로 주기 때문이다. 한 달 동안 각기 다른 행사장에 열 번 가까이 얼굴을 드러내는 여배우도 있다. 갖고 싶은 액세서리를 발견할 때마다 사지는 않고 코디네이터를 시켜 “좀 얻어 오라”고 시키는 배우들도 많다. 스타 마케팅의 효과가 워낙 큰 액세서리의 경우 이 같은 ‘짠순이 작전’은 대부분 성공한다.

바쁜 일정에 런칭 행사장 들러
사진 찍고 가는 연예인들 넘쳐

그동안 공개된 적이 없던 스타의 집이 어느 TV프로에 낱낱이 공개된다면, 그 집을 공짜로 리모델링해 주거나 공짜로 가구를 제공한다는 조건이 배경에 깔려 있는 경우가 많다. 영화 홍보사가 출연 배우에게 무대인사 하러 지방에 가자고 하면 처음엔 튕기다가 옷이나 구두를 사주겠다고 ‘꼬시면’ 그제서야 따라나서는 배우들도 있다. 일부 스타들은 “○○ 모으는 게 취미”라고 공공연하게 밝히고 다닌다. 신문·방송 등에서 그런 발언을 하면 다음 날부터 팬들의 선물이 쏟아지게 마련이다.

수입차 업계도 일부 연예인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차량 값을 파격적으로 할인해 주거나 아예 공짜로 달라고 요구해 수입차 판매회사들이 애를 먹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연예인과는 아예 거래를 안 한다는 회사도 나오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인기 절정인 모 연예인이 차를 홍보해 준다기에 6개월간 빌려주기로 했지만 한 달가량 지난 뒤 그가 군에 입대한다는 기사가 나왔다”며 “하도 어처구니가 없어 연락했더니 매니저가 되레 ‘공익요원으로 군에 갔는데 뭐가 문제냐’며 따졌다”고 전했다.

차를 공짜로 달라는 요구도 많다. B사 관계자는 “차를 주면 화보 촬영 등에 적극 이용하겠다며 공짜로 달라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나중에 알아보니 그들은 한 회사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수입차 업체에 전화해 공짜로 차를 받을 수 있는지를 타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수입차 회사는 명확한 대가 없이 차를 특정인에게 무료로 공급하는 행위가 내규상으로 금지돼 있다. 스타급 연예인이 특정 브랜드의 차량을 선호한다면 홍보에 도움은 되겠지만 해당 차를 실제 몰고 다니는지 파악하기도 어렵고 소비자들에게 이 같은 사실이 제대로 알려질 기회도 많지 않기 때문.
하지만 인기 연예인과 껄끄러운 관계에 놓이게 되면 마케팅에서 여러모로 불리해질 수 있어 이런 황당한 요구에 즉각 ‘노(No)’라고 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고민이다.

보통 연예인들의 협찬은 연예인 모르게 스타일리스트나 코디네이터, 매니저들 사이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C사 홍보실에 근무하는 모 대리는 “이들이 얼마어치를 받기로 하고 연예인한테는 액수를 속이거나 말을 안 하는 경우가 나중에 문제되는 경우도 종종 봤다”고 귀띔했다. 또 이들이 반납하지 않고 중간에서 물건을 갖고 ‘튀거나’ 중고명품상에 팔아버리는 경우도 있다.

상당수의 방송연예 관계자들은 “연예인치고 공짜 밝히지 않는 사람은 1%도 안 된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한 연예 관계자는 “억대의 개런티를 받는 스타가 보통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는다면 누가 밥값을 낼까요”라고 기자에게 오히려 역으로 물어왔다. 언뜻 생각하면 당연히 돈 잘 버는 스타들이 기꺼이 계산을 한다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공짜 앞에선 스타도 꽁무니를 뺀다고 한다. 그 이유에 대해 연예계 관계자는 “일부 연예인에 한정된 얘기라고 밝히겠다”면서 “공짜에 워낙 익숙하다보니 이들은 계산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연예인에 대한 모방심리 강해
연예인 협찬 더 활발해질 것”

드물긴 하지만 협찬을 거부하는 스타도 있다. 협찬에 따르는 각종 프로그램 출연과 홍보 활동이 부담스럽다는 것.
한 연예인은 “피부과에서 협찬을 해 준다고 했지만 거절했다. 공짜에 따르는 은근한 부담감을 견디느니 차라리 내 돈을 내고 다니는 것이 편하다. 하지만 주변에서는 대부분 협찬을 받는다”고 말했다.
톱스타의 경우 이미지 관리를 위해 패션쇼 출입을 거의 하지 않는 스타들도 있다. 자신의 이미지가 다칠까 소중히 여기는 이들이다. 한마디로 가방 하나 받기 위해 패션쇼장 앞에서 사진을 찍는 일이 품위를 잃는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모 탤런트는 “예전에는 연예인들이 의리 때문에 행사에 가 주곤 했는데 요즘은 모두 돈을 받고 간다고 해 정말 놀랐다”며 달라진 세태를 안타까워했다.
끊임없는 폐해에도 불구하고 연예인 협찬의 거품은 쉽사리 빠지지 않을 전망이다. 연예인과 언론매체의 파급력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는 연예인에 대한 선망만큼 모방심리도 강하다. 때문에 앞으로도 이 같은 연예인 협찬은 오히려 더 활발해질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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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