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일감 몰빵' 기업 내부거래 실태 (75)하림그룹-한국썸벧판매-한국썸벧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2.11.05 10:2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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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청난 축산재벌…무더기 융단지원

[일요시사=김성수 기자] 기업의 자회사 퍼주기. 오너일가가 소유한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반칙'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시민단체들이 귀에 딱지가 앉도록 지적해 왔지만 변칙적인 '오너 곳간 채우기'는 멈추지 않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드디어 칼을 빼 들었다. 내부거래를 통한 '일감 몰아주기' 관행을 손 볼 태세다. 어디 어디가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 기획으로 정부의 타깃이 될 만한 '얌체사'들을 짚어봤다.

 

닭으로 유명한 하림그룹은 지난달 기준 총 62개의 계열사를 두고 있다. 이중 오너일가 지분이 있으면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는 '한국썸벧판매'와 '한국썸벧'이다. 두 회사는 계열사들이 일감을 몰아줘 적지 않은 실적이 '안방'에서 나왔다.

지난해 560억 지원

1999년 설립된 한국썸벧판매는 동물용 의약품 제조업체다. 당초 동진제약에서 2010년 현 상호로 변경됐다.

문제는 자생력이다. 계열사들이 '힘'을 실어주지 않으면 사실상 지속이 어려운 형편.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분석 결과 매출의 80% 정도를 내부거래로 채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통해 수백억원의 고정 매출을 올리고 있다.

한국썸벧판매는 지난해 매출 707억원 가운데 560억원(79%)을 계열사들과의 거래로 올렸다. 일거리를 준 곳은 하림(171억원)을 비롯해 팜스코(124억원), 제일사료(118억원), 제일곡산(60억원), 선진(46억원), 천하제일(23억원), 익산(7억원), HBC(6억원) 등이다.


그전에도 마찬가지였다. 하림(156억원), 제일사료(149억원), 팜스코(141억원), 제일곡산(79억원), 선진지주(56억원), 천하제일(44억원), 익산(6억원), HBC(5억원), 선진브릿지랩(3억원) 등 계열사들은 2010년 한국썸벧판매의 매출 788억원 중 640억원(81%)에 달하는 일감을 퍼줬다.

2009년의 경우 매출 557억원에서 내부거래로 거둔 금액이 477억원(86%)이었다. 하림(129억원)과 제일사료(99억원), 팜스코(96억원), 제일곡산(60억원), 선진지주(53억원), 천하제일(30억원), 익산(6억원), 선진브릿지랩(3억원) 등과 거래했다.

그전엔 내부거래 내역을 공시하지 않아 확인할 수 없다. 한국썸벧판매는 ▲2002년 148억원 ▲2003년 207억원 ▲2004년 234억원 ▲2005년 251억원 ▲2006년 260억원 ▲2007년 282억원 ▲2008년 3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한국썸벧판매는 계열사들을 등에 업고 거둔 안정된 매출을 기반으로 꾸준히 몸집을 키워왔다. 공시를 시작한 2002년 이후 단 해도 적자를 낸 적이 없다. 매년 영업이익은 20억∼70억원, 순이익은 20∼120억원을 올렸다. 총자산의 경우 2002년 106억원에서 지난해 765억원으로 9년 만에 7배 이상 불었다. 같은 기간 22억원이던 총자본은 364억원으로 무려 16배나 늘었다.

한국썸벧도 동물용 의약품 제조업체다. 닭, 돼지 등 동물들의 영양제, 항생제 등을 만든다. 2010년 한국썸벧판매에서 제조부문을 물적분할해 분리하면서 설립됐다.

매출 대부분 계열사서 올려…매년 수백억 거래 
김홍국 회장 100% 소유 "사실상 오너 개인회사"

한국썸벧은 설립 첫해 68억원의 매출을 냈다. 그런데 66억원(97%)이 한국썸벧판매(41억원), 제일사료(6억원), 팜스코(6억원), 하림(5억원), 제일곡산(4억원), 선진(2억원), 천하제일(2억원) 등 그룹 계열사에서 나왔다.


지난해엔 더 심했다. 거래 계열사들이 대폭 줄어든 반면 모회사와의 거래액이 급증했다. 한국썸벧은 지난해 내부거래 비중이 99%에 달했다. 총매출 275억원에서 한국썸벧판매 거래액이 273억원이나 됐다.

한국썸벧판매와 한국썸벧의 내부거래가 도마에 오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오너와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썸벧판매는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지분 100%(20만4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한국썸벧은 한국썸벧판매가 100%(20만주) 출자한 자회사다. 결국 두 회사 모두 김 회장이 소유한 사실상 오너의 개인회사인 셈이다.

전라북도 익산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11세 때 외갓집에서 병아리 10마리를 받아 키웠는데, 이게 바로 하림그룹의 시초가 됐다. 대학진학을 포기하고 양계사업을 시작한 김 회장은 익산농림고(현 익산대학) 재학 중인 1978년 18세에 자본금 4000만원으로 황등농장을 세웠지만 실패의 쓴잔을 마셨다.

영원사원까지 하며 재기를 노린 김 회장은 1986년 닭고기 전문업체 하림식품을 설립, 지금의 하림그룹을 일궈냈다. 사업 때문에 학업을 포기했던 김 회장은 1998년 호원대 경영학과를 나와 2000년 전북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러나 하림그룹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가축재해보험 강제 가입, 대출금 이자, 불공정한 상대평가, 사육비 관계, 수입닭고기 유통 등을 두고 전국의 양계 농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이 와중에 특혜 의혹까지 불거졌다. 지난달 농림수산식품부에 대한 국감에서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은 "하림은 이제 단순한 닭 가공회사가 아니라 4개 지주회사와 58개 계열사, 매출액 3조1000억원에 영업이익만 2000억원을 상회하는 축산재벌기업이 됐다"며 "그런데도 이런 거대한 기업집단에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 10년간 2016억원을 저리 융자해줘 하림의 배만 불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하림의 19개 농업회사법인 형태 계열사에 법인세 면제 등 각종 세제 혜택을 주고 있다"고 질타했다.

특혜 의혹 불거져

이 자리에선 김 회장과 한국썸벧판매도 언급됐다. 김 의원은 "김 회장은 자신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는 자본금 20억원짜리 한국썸벧판매를 통해 복잡한 순환출자 방식으로 많은 계열사들의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며 "김 회장의 보수는 10억원이 넘는다. 이런 회사에 2000억원이 넘는 융자금을 지원하는 게 말이 되냐"고 꼬집었다.

 

<한국썸벧판매·한국썸벧 기부는?>

받을 땐 '왕창' 나눌 땐 '찔끔'

 

하림그룹 계열사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한국썸벧판매와 한국썸벧은 기부를 얼마나 할까.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국썸벧판매는 지난해 1120만원을 기부했다. 이는 매출(707억원) 대비 0.0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2010년엔 매출(788억원)의 0.06%인 5000만원을 기부금으로 냈다. 557억원의 매출을 올린 2009년의 경우 단 한 푼도 기부하지 않았다.


한국썸벧은 지난해 고작 18만원만 기부했다. 매출(275억원) 대비 0.0007%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2010년 기부금은 '0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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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다 된 밥’ 이재명 연임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합심해 이재명 대표의 연임설에 군불을 때고 있다. 이 대표는 긍정의 뜻을 밝히지 않았지만 구태여 거절하지도 않았다. 주어진 시간은 3개월. 고심을 거듭한 이 대표의 선택은 무엇일까? 2022년 3월부터 쉼 없이 달려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다. 이 대표는 지난 20대 대선서 패배한 후 곧바로 인천 계양으로 향했다. 지역구에 깃발을 꽂자마자 그해 8월에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직까지 싹 쓸었다. 지난해 9월, 윤석열정부에게 민주주의 파괴에 대한 사과 등을 요구하며 24일 동안 단식을 했고 올해 초에는 피습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죽지 않고 돌아왔다 하지만, 그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당 대표 임기를 3개월 앞둔 시점서 이번에는 연임설이 솔솔 오르고 있다. 지금까지 이 대표는 당대표 연임을 묻는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지난달까지만 하더라도 “당 대표는 정말 3D(어렵고·더럽고·위험한 직을 일컫는 말) 중에서 3D다.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며 불출마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이 대표는 대선 패배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대선서 패배한 뒤 6·1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해 약 한 달 반 만에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것이다. 당에서는 이 대표의 선택을 만류했다. 대선 패배의 책임론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서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은 오히려 본인에게 독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이 대표가 출마를 고심한다는 풍문이 여의도를 돌자 그의 측근들 사이에서는 “스스로를 생각해서라도 자제하셔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저격하고 나섰다. 당시 차기 당권주자였던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전과 4범의 이력으로 뻔뻔하게 대선에 나서고 연고도 없는 곳에 나가 ‘방탄용 출마’로 국민들 부끄럽게 하시더니 이젠 제헌절마저 부끄럽게 만드나”라며 이 대표를 직격했다. 이어 “‘개딸(개혁의 딸)’들 같은 광신도 그룹의 지지를 받아 ‘어대명(어차피 당 대표는 이재명)’이라고 하니 ‘방탄 대표’ 이 의원의 당선을 미리 축하는 드린다”며 비꼬기도 했다.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를 공식화했다. 경선을 약 한 달 앞둔 2022년 7월이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과 대선 결과에 연동된 지방선거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제게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면서도 “책임은 문제회피가 아니라 문제해결이고 말이 아닌 행동으로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선 끝에 이 대표는 77.77%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머쥐었다. 대선서 패배한 지 채 반년도 되지 않아 169석을 가진 거대 야당의 우두머리가 된 것이다. 산전수전 다 겪고 당대표로 우뚝 연임-지선 코스 밟고 대선까지 쭉 당 대표직을 따내는 데 성공했지만 이 대표의 정치 인생은 난항의 연속이었다. 당시 민주당은 친문(친 문재인) 세력이 주류였던 만큼 하루가 멀다하고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 간의 갈등이 불거진 탓이다.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이 심심찮게 오갔고 비명계 의원들의 도미노 탈당이 이어졌다. 총선을 앞두고 공천 과정서 또다시 계파 갈등이 불거졌다. 모든 과정서 비판과 화살의 끝은 이 대표를 향했다. 오는 8월을 마지막으로 이 대표가 자리서 물러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총선이 끝나자 판세가 바뀌었다. 이번 선거를 승리로 이끈 이 대표가 한 번 더 당권을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 빠르게 확산한 것이다. 민주당이 이 대표의 연임을 원하는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제시된다. 첫 번째로는 정권교체다. 이번 총선서 압승을 거둔 이 대표의 능력이 입증됐으니 2027년 정권을 교체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기세를 몰아야 한다는 것이다. 범야권까지 탈탈 털어도 대권주자가 마땅치 않은 모양새다. “윤석열 대통령의 맞수는 이재명 뿐”이라는 주장이 커지는 이유기도 하다. 두 번째는 인사의 부재다. 당장 전당대회가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당내 차기 당 대표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총선 후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지목된 이들이 여의도 입소문에 오르내릴 법도 하지만 사소한 소문조차 떠돌지 않는다. 이 대표가 연임을 시작으로 지방선거를 거쳐 대권주자까지 이어지는 코스를 밟아도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할 이들이 없다. 이번 공천을 통해 다수의 비명계가 경선서 탈락하거나 탈당하는 등 대규모 물갈이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연임설에 최초로 불을 댕긴 건 5선을 달성한 박지원 당선인이다. 그는 지난달 15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번 총선을 통해서도 국민은 이 대표를 신임했다”며 “총선 때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표가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이 대표 본인이 원한다면 당 대표를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매끄러운 시나리오 최근에도 박 당선인은 “연임에 대해서 아무런 이의가 없고 현재 당내서도 당 대표에 대해서 도전자가 없다”며 연임 가능성을 재차 강조했다. 이어 “전직 총리 등 중진들과 이야기해 보면 지금은 ‘이재명 타임’이라고 한다”며 “이 대표가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기 때문에 당을 이끄는 것이 좋다고 전에 얘기한 것이 적중한 것 같다”고 말했다. 친명계 좌장으로 통하는 민주당 정성호 의원은 “이 대표의 연임은 당내 통합을 강화할 수 있고 국민이 원하는 대여 투쟁을 확실히 하는 의미서 나쁜 카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주당 장경태 최고위원 역시 “국민의 바람대로 22대 개혁 국회를 만들기 위한 대표 연임은 필수 불가결”이라며 “부디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민주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선택, 최선의 결과인 당 대표 연임을 결단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대표 연임 추대 분위기 조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까지 밝혔다. 그는 “옆에서 가까이 지켜본 결과 (이 대표가)한 번 더 당 대표를 하면 갖고 있는 정치적 능력을 더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당 대표 연임으로 윤석열정부에 반대하는 모든 국민을 하나로 엮어내는 역할을 할 지도자는 이 대표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계열서 당 대표가 연임한 건 1995년 9월부터 2000년 1월까지 새정치국민회(민주당 전신)의 총재직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전례가 없는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민주당 역사상 두 번째로 남게 된다. 핵심 친명을 중심으로 이 대표의 연임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사실상 추대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그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차기 대권주자로서 명분과 타이밍을 모두 챙길 수 있게 된다. 만일 이 대표가 연임을 받아들인다면 그의 임기는 2026년 8월까지 연장된다. 하지만 민주당 당헌·당규상 대권후보가 되기 위해서는 대선일로부터 1년 전 당 대표직을 사퇴해야 하는 만큼 2026년 3월까지 당직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6년 6월에 치러질 지방선거를 3개월 앞둔 시점이다. 3개월은 공천 작업 등 선거를 치르기 위한 기반을 충분히 다져놓을 수 있는 기간이라는 게 민주당 측 관계자의 설명이다. 민심? 당심? 엇갈린 선택 이번 총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이 대표 체제로 승리한다면 그는 더할 나위 없는 리더십을 얻는다. 2027년 치러질 대선에 출마할 명목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게 된다. 이 대표의 연임이 확실시되는 분위기지만 그만큼 날 선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의 연임이 ‘사법 리스크 방탄용’이란 지적이 제기되면서 또다시 발목 잡힐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 대표의 연임이 대장동 개발 특혜를 비롯한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등을 방어하기 위한 ‘매력적인 카드’에 지나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 대표 개인뿐만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가 ‘방탄 정당’이란 오명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에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함께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사법 리스크로 당내 신 비명 세력이 생기고 지방선거 결과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이 대표는 오히려 대권주자로서 큰 오점을 남기게 된다. 게다가 이번 총선처럼 지방선거서도 압승을 거둘 것이란 보장도 없다. 따라서 이 대표가 그동안 쌓아온 업적을 보존한 채 한발 뒤로 물러서 숨을 고르는 게 좋은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여의도에서는 실보다 득이 더 크게 보이는 만큼 총선 승리라는 유종의 미를 거두고 박수칠 때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 역시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어차피 다음 당 대표도 대통령 후보도 이재명 당신이 될 테니 좀 쉬셔라’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총선서 좋은 성적표를 받지 않았나. 또다시 자신을 시험에 들게 하는 건 확률이 반반인 게임을 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원대·의장 이어 ‘3톱’ 달성? 점점 멀어지는 포스트 우려도 이 대표가 연임한다면 2022년부터 2026년까지 내리 4년 동안 당권을 잡게 된다. 국민의 피로도가 누적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이다. 최근 당내 발생한 일렬의 사건에 모두 명심(이재명 대표의 의중)이 짙게 묻어났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 대표에게도 정치적 휴식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앞서 지난 3일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 선거가 열렸는데 다른 후보가 없어 경선을 건너뛴 채 친명 박찬대 의원이 찬반 투표로 선출됐다.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선거 후보군은 당초 4명이었지만 정성호·조정식 의원이 잇따라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교통정리가 이뤄졌다. 원내대표 선거와 국회의장 후보가 교통정리 되는 과정서 이 대표가 과도하게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포스트 이재명’에 대한 논의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서 당의 무게 중심이 지나치게 이 대표 쪽으로 쏠릴 경우 민심의 후폭풍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전당대회까지 3개월가량 남은 만큼 민주당은 당의 흐름과 민심이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점도 의식해야 한다. <뉴시스>가 국민리서치그룹과 에이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에게 이 대표의 연임에 관해 물은 결과 ‘찬성한다’는 응답은 44%로 ‘반대한다’는 응답 45%보다 1%p 낮게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11%였다. 오차범위로 인해 반대 여론이 우세하다고 확실할 수는 없지만 민주당과 민심에 차이가 존재한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당 지지도별로 봤을 때는 더욱 확연한 차이가 드러난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찬성이 83%, 반대가 12%로 찬성 여론이 압도적인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76%로 찬성(15%)보다 61%p 높게 나타났다. 무당층에선 반대 응답이 47%, 찬성 응답은 25%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5%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금부터 이의 시간 이 대표는 떠오르는 자신의 연임설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도 “당 대표 연임설과 관련해 의견 교류는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대표는 최근 들어 당 의원들에게 “어떻게 하는 게 좋겠냐”며 의견을 묻고 다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당의 수장이 아랫사람들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공당의 대표로서 당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은 당연한 민주적 절차”라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재 여의도 안팎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 대표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연임이 가능하다. 2027년 대선까지 앞으로 3년, 민주당의 운명은 이 대표의 손에 달려 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견제구 던지는 국힘 총선 참패의 먹구름이 채 가시지 않은 국민의힘에 다시 한번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마지막 날까지 윤-이 대결 구도로 정국을 운영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김민수 대변인은 지난 7일 논평을 통해 “이 대표의 민주당 사당화 전략은 반헌법적 행태”라며 일찌감치 견제에 나섰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이 대표의 ‘점지’ 없이는 주요 보직에 자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처절한 마음으로 국민을 바라보며 이 대표의 독주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