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국민의힘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했던 이준석 전 대표의 최측근들이었던 ‘천아인(천하람·허은아·이기인)’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이기인 도의원 모두 지난 28일, 이 전 대표의 탈당 및 신당 창당 기자회견장에는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서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국민의힘을 탈당한다. 동시에 국민의힘에 제가 갖고 있던 모든 정치적 자산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이어 “지난 2년 동안 이준석을 쫓아내고 나서도 무수히 많은 혁신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준석 때리기로 일관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지도부에 날을 세웠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서는 “이제 경쟁자 관계로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이준석과 차별화하는 게 아니라 대통령과 차별화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이날 불참했던 3인방이 이 전 대표와 같은 길을 걷게 될 것 같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치권에 따르면 천 위원장은 29일 오전,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이 예정돼있다. 이 자리서 이 전 대표를 따라 탈당 및 잔류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허 의원도 지난 28일, 국회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제 거취에 관해서는 다음 주 중 별도로 입장을 밝히겠다”고 알렸다.

그는 “어떤 말씀을 드리든 최대한 정중하고 사려 깊게 하고 싶다”며 “당분간 기자들의 취재에 응하지 못할 것 같아 미리 송구한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일정이 정해지는 대로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거취에 대해 고민 중인 것으로 해석된다.

허 의원이 이 전 대표의 탈당 및 신당 창당 기자회견장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인 그가 이 전 대표의 탈당 기자회견보다 먼저 예정돼있던 인사청문회를 빠질 수는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앞서 이기인 도의원은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서 “신당으로 가는 것은 기정사실”이라며 탈당을 시사했던 바 있다. 다만, 해당 매체는 아직 국민의힘 경기도당에 탈당계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앞서 김철근 전 국민의힘 당 대표 정무실장도 BBS라디오에 출연해 “항상 혁명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서 온다. 저는 충분히 (신당 창당이)가능성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실장 역시 조만간 탈당 의사를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앞서 지난 25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서 “김용태의 정치를 하겠다. 당내서 혁신하고 쓴소리 내는 게 제 정치”라며 이 전 대표와의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오래전부터 당내서 혁신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래서 언론을 통해서도 탈당하지 않겠다는 것을 피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을 떠날 생각이 없다. 국민의힘의 진정한 성공과 개혁을 위해 저의 소신을 지키고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가칭 ‘개혁신당’으로 알려진 이준석 신당이 흥행을 불러일으킬지, 찻잔 속 태풍이 될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정가에선 이 전 대표의 개혁신당에 대해 회의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른바 ‘한 방’이 부족했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되면서 언론 매체들의 관심은 한 비대위원장으로 쏠렸다. 그만큼 이 전 대표의 탈당이나 신당 창당에는 취재 포커스가 맞춰지지 않았고 한 비대위원장의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전 대표는 탈당을 연말 정치권을 달군 빅 이벤트로 생각했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졌을 것인데 제가 봤을 땐 그 정도의 파괴력은 없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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